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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여왕-200화 (200/226)

<-- 9. 전쟁 -->

**개인지 24~25일에 '입금'하신 분들 중에서 입금확인 되었다는 알림메일 안온 분들 연락주세요! 밝혀지지 않은 입금이 여러 건 있습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먼지투성이의 뺨을 살그머니 쓸어보았다. 언제나 느끼던 좋은 향기보다는 피 냄새가 먼저 났지만 그래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약간 길어진 머리는 목 뒤에서 한 번 묶여 있었다. 땀에 젖은 옷이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갈아입고 온 듯 피가 묻어있지는 않았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유렌의 짙은 감람석빛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끈적거리는 시선이다. 그만큼 애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억 속의 유렌의 목소리는 이 순간 전부 잊혀졌다. 눈 앞에 그가 있으니까. 어서 내 귓속을 적셔줬으면 했다. 내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 때 그 순간 마치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다는 듯 유렌은 찌릿하게 척추가 울리는 듯한 거친 목소리로 내게 작은 소리로 외쳤다.

“시아, 보고 싶었습니다!”

으응! 응! 응! 나도! 나도 보고 싶었어!!!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이제야 실감이 났다. 유렌은 뜨거운 입술로 반복해서 내 뺨과 입술을 더듬었다. 피곤한 건지 입술이 평소보다 까실거렸다. 너무나 익숙한 그의 품 속이라 그런지 정말로 돌아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긴장이 풀려 그의 품 안에서 머리를 기댔다. 유렌은 나를 꼭 껴안고는 끊임없이 얼굴을 부볐다.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듯한 반응이다. 겨우 몇 달 못본 것 가지고…….

“제가 얼마나, 그동안 당신을 그리워했는지 상상도 못하실 거에요. 이제 두 번 다시 출장같은 건 보내고 싶지 않아요! 가지 말아요, 응?”

그는 답지 않게 어리광부리듯 내게 졸랐다. 정말 싫은 모양이다. 당분간은 출장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이번 출장을 끝으로 다시 영지로 내려가 쉬려고 생각했고.

나는 그의 손을 꼭 쥐고 약속했다. 손이 무척 건조해져 있었다. 소드 마스터쯤 되면 며칠 내내 검을 하루종일 휘둘러도 물집이 박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검과 거의 일체나 다름없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런 것까지는 어쩔 수 없겠지.

“다음에는 절대 혼자 두고 가지 않을게.”

“정말요?”

“응. 정말로.”

그의 기쁜 표정, 행복한 표정, 절절한 표정, 전부 눈에 다시 새겼다. 역시 실물이 최고다.

몇 달만에 겨우 만난 남편과 서로 안고서 애절한 눈빛을 교환하는 나를 옆에서 슈가 조르듯이 불렀다. 그는 꽃의 기분에 무척 예민하다. 아마 유렌보다 훨씬. 눈치 빠르게 지금 상황을 짐작했을 텐데도 도중에 방해를 하다니, 그만큼 중요한 일인가 보다.

“저기, 플로라님, 플~ 로~ 라~ 니임~!”

유렌은 달콤한 분위기를 방해하지 말라는 듯 슈를 노려보았지만 슈는 꽤 급한지 반복해서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인가 하고 나는 그를 쳐다보았으나 유렌은 다시 내 머리를 안아 자신의 가슴팍에 가두었다. 슈가 답답한지 나에게 설명했다.

“저기 저거 백기인가 하는 거 아니에요? 저는 인간의 전쟁에 대해서는 모르는데, 저게 항복의 의미라면 지금 당장 멈추라고 해야 되는 건가요? 아니면 항복해도 그냥 다 죽여요? 그 쪽은 싫은데…….”

그러고 보니 엘릭이 저기로 가버렸구나. 엘프들끼리 정한 리더는 슈인 모양이지만 슈도 엘프인 만큼 인간의 전쟁에서는 단순히 전투에 따른 도움밖에 주지 못한다. 나는 백기라는 말에 유렌의 팔 안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서 앞을 바라보았다. 압도적인 엘프의 전력에 이기지 못하고 남은 인원들은 전부 무기를 두고 중간에 모여 백색 깃발을 올리고 있었다. 엘프의 야생에서는 항복 따위 없다. 공격과 도망만 있을 뿐이다. 아마 앞은 난공불락의 성, 뒤는 엘프 군단이니 도망칠 수 없어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자 백기를 든 모양이었다. 나는 급히 슈에게 엘프들을 멈추게 하라고 말했다. 그들은 전쟁을 하지 않으니 백기의 의미를 모를지도. 아니, 어쩌면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젤타 왕국은 엘프 노예 주 거래국 1, 2위를 앞다투고 있으니까.

백기건 뭐건간에 적이라 입력된 인간은 죄다 몰살시켜야 한다는 천명이라도 받은 듯 눈 앞의 병사들을 쓸어버리던 엘프들은 그만 공격을 멈추라는 명령이 내려오고 나서야 활을 내렸다. 의외로 할 때는 정말 가차없구나, 엘프란 종족.

유렌은 나를 안은 채 뮴뮴 성 앞으로 갔다. 나는 시체를 거두고 항복한 포로를 차례로 잡아들이는 인간들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세르가 기다린다는 말에 윗층으로 올라갔다. 엘프들은 성 안에서 자기네들끼리 속닥거리고 있었다. 뮴뮴 성의 주인이라는 후작이던가 백작이던가 하는 남자는 엘프들에게 도움을 주러 정확한 타이밍에 와 줘서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지만 인사를 받은 엘프들은 그 남자를 놀리고 싶었는지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척 엘프어로만 대답을 했다. 당황하는 귀족을 보고 엘프 군사들은 자기들끼리 얼굴을 쳐다보여 킥킥 웃었다. 쓸데없는 데서 단결력이 돋보인다.

엘프들은 인간을 돕고 싶다는 이유나 싸우고 싶다는 이유보다는 단순히 전에 자기 가족들을 구해준 적이 있는 제국에 보답할 겸, 그냥 바깥 세상을 구경하러 나갈 명목 겸 지원한 비중이 훨씬 컸다. 그렇게 군사 지원을 해 온 엘프는 대체로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다른 엘프들보다 약간 호전적인 성격이었다. 남자가 80%, 여자 엘프가 20%정도 된다. 다들 의외로 장난기가 많아서 나야 정령왕이라 그들에게 놀림받지는 않았지만 엘프를 상대하는 제국민들은 꽤 고생 좀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엘프들이 나쁜 성격은 아니지만,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인간보다 더 얌전하고 배려심이 깊지만 평소 그들끼리 과격한 장난을 하는 것을 종종 봐왔던 나는 엘프들 뒤치다꺼리를 해 줄 하급 귀족과 시종들의 명복을 조용히 빌었다.

나는 맨 윗층에서 나를 기다리는 세르에게 단숨에 달려가 안겼다. 그리고 슈를 유렌과 세르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세르는 빙그레 웃었지만 유렌은 조금 언짢은 표정이었다. 내 앞에서 내색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자기 스스로 멜과 루이를 먹으라고 내게 붙여준 적도 있으면서 유렌은 왜 엘프에게만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거지?

잡아들인 전쟁 포로들을 데리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세르가 맡았다. 유렌은 다시 검을 집어넣고 깨끗이 샤워한 후 나를 안고서 지금까지 못한 얘기를 하겠다며 물고 빨며 지냈다. 나는 길게 늘어진 유렌의 곱슬머리를 살며시 쥐어보았다. 전에 기르라고 말한 뒤로 자르지 않았나 보다.

“머리……, 신경을 못 썼더니.”

유렌의 머리는 곱슬거려서 그냥 놔두면 짧아 보이지만 쭉 잡아당기면 거의 등을 덮을 정도다. 짧았을 때도 보들보들하고 좋았는데 이 만큼 길어지니 의외로 유렌의 성숙한 면모가 드러나 색달라 보였다.

“으응, 괜찮아. 계속 길러도 좋을 것 같아.”

“그럼 더 길러 볼까요?”

유렌과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던 중 슈가 나를 찾아와서는 내 무릎을 껴안고 유렌에게 말했다. 먼저 인사부터. 가볍게 눈을 마주친 그 둘은 서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오랜만이죠? 그 때는 도움 고마웠어요. 설마 당신이 플로라 님이 말씀하셨던 그 ‘유렌’ 이었다니…….”

둘은 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사이였던가? 유렌은 가늘게 대꾸했다. 경계하는 듯한 시선이다.

“……이쪽이야말로.”

그러나 그 일은 그 일, 나는 절대 시아를 양보하지 않겠다며 그는 내 팔을 붙잡았다. 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얘기 다 들었어요.”

“……?”

유렌은 뭐냐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경계하며 내 몸을 더욱 끌어안았다. 슈가 무슨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는지 눈치챈 나는 자리를 비켜주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유렌도 슈도 나를 붙잡아 앉혔다. 보고 있어달라는 의미였다.

“당신의 모친……,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유렌은 슈의 손에 낀 반지를 쳐다보았다. 그 역시 어느 정도 눈치를 챈것 같다. 슈는 유렌의 표정을 보고, 그의 대답을 듣지 않은 채 얘기를 조금씩 시작했다.

“카르테인의 의미는 알죠? 그 나무의 이름은 하이엘프가 대대로 사용해 오던 성이에요. 그것도 수장의 자격을 가진 순혈 하이엘프가. 에라렌 씨는, 그러니까 제 고모는, 차기 수장이셨어요. 굉장히 다정하고 좋은 분이셨죠……. 그 때 저는 에라렌 님을 찾고 있는 중이었어요. 바로 옆에 에라렌 님의 친아들을 놔두고. 재밌지 않나요?”

그가 모르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유렌은 나를 놓지 않은 채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렌은 나를 안고 그 상태 그대로 무언가를 가만히 상상했다. 마치 봉인해 두었던 옛 기억을 넣어 둔 비밀스런 상자를 열듯이. 이윽고 유렌의 마음이 잡혔는지 그는 슈의 앞에서 자신이 아는 어머니에 대해 조금이지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마디 했다.

“지금이라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화장했으니까.”

무덤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만나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에라렌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었던 걸까. 나는 그런 그를 옆에서 쭈욱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엘프가 우울하면 나 역시 우울하다. 그걸 아는지, 슈는 본인도 힘들 텐데 나를 위해 일부러 금세 웃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유렌 역시 예전에 정리한 마음을 새롭게 꺼내는 바람에 속이 울렁거리는지 바람을 좀 쐬고 싶다며 밖으로 나갔다.

그 후 며칠째.

처음에 나는 둘의 사이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하룻밤이 지나고 나자 나는 유렌과 슈의 관계가 내 예상보다 훨씬 어색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유렌과 오랜만에 만나 뜨거운 밤을 지샌 다음 날 아침 슈는 새처럼 일찍 일어나 내 침대로 찾아왔다. 그러나 이미 새벽에 깨서 세 번이나 나를 안은 유렌은 슈가 찾아와 달콤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고서는 나를 놓지 않고 보란 듯이 무리해서 한 번 더 덮쳤다.

붙임성 좋은 슈는 원래부터 유렌이라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해 왔었기 때문에 그 장면을 매우 흥미롭게 쳐다보았고 유렌은 슈가 보고 있으니 더더욱 열을 올리며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결국 중간에 낀 나만 과식해서 기진맥진했지만, 그것도 다 그 때 뿐일 거라 생각했다. 슈는 누가 뭐래도 착하고 남들과도 잘 어울리는데다가 유렌 역시 상대가 미르만큼 막무가내인 성격이 아니라면 한 번도 싸움 같은 것을 한 적이 없고 특별히 사이 나쁘게 지내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날짜가 지나도……, 이건 경계가 너무 심하잖아!!!

유렌은 날이 가면 갈수록 묘하게 슈를 경계하던 태도를 명백하게 슈를 경계하는 태도로 바꾸었다. 미르 같은 제멋대로인 애라면 모를까, 어째서 슈를 저렇게까지 질투하고 경계하는 거야? 게다가 둘은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도움을 좀 받았다는 유렌의 말도 말이지만서도 슈의 성격으로 보아 결코 나쁜 관계는 아니었을 터였다. 그런데 이유 없이 저만치 사이가 나쁠 수가 있나?

둘 다 서로를 껄끄러워하면 모를까, 정작 슈는 유렌에게 무척 호감을 갖고 있었다. 슈가 동경해 오던 선명한 근육과 날랜 검 솜씨, 게다가 무척이나 남자다운 외모까지 완벽히 유렌이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슈는 자신을 피하는 유렌을 틈만 나면 쫓아다니며, 같은 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친하게 지내자고 말하질 않나, 같이 셋이서 즐기지 않겠냐고 제안하질 않나, 나한테 붙어있는 시간을 제외하면 순전히 유렌만 졸졸 쫓아다니고 있었다. 유렌은 정말 싫은 표정이었다.

"당신……."

"네?"

음침한 얼굴로 접근하는 유렌의 앞에서 슈는 생글생글 순수하게 미소지으며 반가운 어투로 대답했다. 서, 설마 유렌, 슈를 괴롭힐 셈이야!? 그, 그치만 슈는 아직 어린데……. 아니지, 절대적인 연년으로 따지면 슈가 훨씬 나이가 많고, 상대적으로도 슈가 더 어른이다. 유렌은 고작 스물 두 살. 하지만 슈는 성인이 된 후에도 족장 시험은 물론이고 갖가지 사회경험까지 어느 정도 마친, 인간으로 치면 딱 결혼적령기에 들어서는 스무 살 중반이다.

그럼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슈가 더 어른이란 거잖아?

그치만 유렌은 귀여우니까 됐어. 더 크면 되지 뭐. 나는 그래도 설마 나이에 비해 무척 어른스러운 유렌이 슈에게 무슨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기껏해야 말 몇 마디로 끝내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예상은…….

"시아와의 밤은 괜찮았습니까?"

완전히 빗나갔다.

“에? 당연히 좋았죠! 태어나서 그렇게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슈는 드디어 유렌이 자신에게도 말을 걸어주나 싶어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유렌은 웃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시아가 얼마나 좋아했느냐, 그것 한 가지 뿐이에요.”

“네, 플로라 님도 기분 좋아하셨어요! 저한테 잘 배운다고 칭찬도 해 주셨고.”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표정을 짓는 슈에게 유렌은 피식 웃으며 그의 가슴에 비수를 박았다. 여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남자들 사이에서는 꽤 거대한 광범위 언어 공격이라고 세르는 말한 바 있다.

“그런 허리로……?”

오히려 웃음기 없는 유렌의 목소리가 더욱 데미지를 키웠다. 전부터 부실해 보이는 허리가 은근히 콤플렉스였던 슈다. 나는 가느다랗고 선이 고와 섹시한 허리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게 결코 자랑이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슈는 유렌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마치 상대가 단순 안부를 물은 것처럼 자연스레 흘려 넘겼다. 어떻게 보면 시비보다 더 강력한 기술이다.

“그렇죠? 어떡하면 유렌 씨처럼 남자다운 몸매가 될 수 있을까 고민중이에요.”

“엘프니까 어쩔 수 없잖습니까.”

비꼬는 듯한 유렌의 말에도 슈는 아랑곳않았다. 단지 그는 유렌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어 기분이 좋을 뿐인 것 같았다.

“맞아요, 유렌 씨는 혼혈이라 그런지 근육도 그렇고 얼굴도 그렇고 정말 부러워요.”

아까의 한 번의 공격은 단지 맛보기일 뿐이었는지 유렌은 대놓고 슈에게 노골적인 도발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 시아가 어떤 체위를 가장 좋아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으으응, 전 역시 아직 부족한가봐요. 자세나 포인트 같은 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어요.”

“어디를 누르면 느끼는지도?”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한번 넣으면 전부 닿아버리거든요.”

그거야 슈는 버섯이 엉망진창……, 아직 내가 익숙해지지 못해서 이상한 자세 같은 건 해볼 엄두도 안 나고 중요한 곳이든 안 중요한 곳이든 다 눌러버리니까 특별히 가르쳐 줄래야 가르쳐 줄 수가 없는걸!

“당신, 시아가 특히 가장 안쪽을 휘저을 때 얼마나 귀여운 목소리를 내는지, 어떻게 하면 흥분해서 스스로 허리까지 흔들 수 있는지 모르겠죠?”

“앗? 플로라 님이 그,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요? 저랑 할 때는 허리에 전혀 힘을 줄 수 없는 것 같았는데……. 부러워요. 저도 해 보고 싶은걸요.”

“……. 게다가 기절하면서까지 거길 꾹꾹 눌러가며 조여버린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애초에 그런 허리로 기절시킬 만큼 시간을 끌 수는 있…….”

“아, 그건 알아요! 완전 끝내주잖아요, 그죠? 저 처음에 깜짝 놀랐어요!”

“…….”

순진하고 똘망똘망한 눈을 한 슈를 유렌은 흠칫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더욱 더 강한 일격을 준비하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나는 당황해서 유렌에게 매달려 징징거렸다. 하지 마아! 너네 얘기에 회복불능의 데미지를 입는 건 나 뿐이잖아!!! 슈는 죄다 흘려버리고 있잖아!

유렌은 나중에 두고 보겠다며 그의 팔에 매달리는 나를 안아올리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슈는 대체 얘기 잘 하다가 왜 도망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작품 후기 ==========

일단 개인지... 관련 내용은 개별 답장보다는 일괄적으로 블로그에 공지합니다(날짜 등)

11번 항목인 "책갈피" 관련 내용을 기재하지 않으시거나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계시던데요...

책갈피는 1차 개인지, 즉 몇개월 전에 제가 1,2권 개인지 낼때 있잖아요.

그때 선입금 구매하신 분들께 드립니다.

뭐가 선입금 구매냐 하면요, 지금 받는 것처럼 예약 선입금 구매만 말하는거에요.

1,2권을 구매했어도, "재고" 구매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로 정말로 책갈피 해당하는지 아닌지 확인작업 하고 있습니다만...(신청하시는분들께 다 드리고 싶지만 갯수가 모자랄 수도 있으니까 딱 1,2권 선입금구매 하신 분들께만 드립니다.)

아예 11번 항목을 안 적으실 경우에는 확인작업에조차 들어가지 않으니 해당한다 싶으시면 11번 기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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