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공작님,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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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우려낸 스피아티를 한 모금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대와 여관비는 후불이었다. 아마 상대를 보고 선불 후불을 부르는 게 아닐까 하지만. 유렌이 고른 방은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보드라운 더블 베드에는 방금 빨아 말린 깨끗한 시트가 깔려 있었고 비록 마룻바닥일지언정 벽난로 덕분에 방은 따뜻했다.
종일 말 위에서 흔들린 나는 피곤해서 하품을 하며 침대로 향했다. 그 전에 망토를 벗어 서툴게 개어 놓았다. 미르는 내 망토를 빼앗아 자기가 반듯하게 접었다. 우와, 미르 의외로 옷을 잘 개는구나.
뭐든 서투른 미르였기에 당연히 옷도 너저분하게 내팽개쳐놓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많이 의외였다.
"여행을 오래 하면 정리를 당연히 잘 하게 돼. 나 잘하지, 응응?"
미르는 싱긋 웃으며 칭찬해달라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유렌은 뭐 그런 당연한 걸 칭찬하냐며 미르에게서 내 몸을 돌리고 내 옷을 벗겼다.
나는 당연히 그가 잠옷을 입혀줄 줄 알고 속옷을 벗기는 손길에 얌전히 있었는데 유렌은 애초에 잠옷 따위는 입혀줄 생각이 없었던 듯, 끈적이는 눈길로 나를 바라보며 브래지어의 후크를 천천히 벗겨냈다. 그제서야 나는 유렌이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챘다. 그건 상관없지만, 그치만…….
"그치만 여기선 미르도 있는데에……."
"그게 뭔가 문제라도 됩니까?"
유렌은 빙긋 웃으며 태연히 답변했다. 유렌이 벗겨 건네주는 속옷을 미르가 받아 반듯이 개어 넣었다. 우와, 둘이 협동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 미르는 옷이 홀랑 다 벗겨진 내 몸을 안아들어 침대로 데려갔다.
"같이 하면 되잖아."
미르의 같이 하자 발언에 유렌도 덧붙였다.
"이미 서로 합의한 사항입니다."
응? 그, 그렇게 쉽게!?
"나나 그나 똑같이 당신에게 종속된 노예입니다. 하지만……."
내가 더 당신을 좋아합니다, 라며 유렌은 웃으며 속삭였다. 미르 역시 내가 더 플로라를 좋아한다며 반박했다. 유렌은 침대에 앉은 미르의 무릎 위에 올라탄 내 다리를 잡아 부드럽게 문질렀다.
"하루종일 말 타느라 피곤하셨을 테니까 잘 풀어드릴게요."
말탄 건 오히려 나보다 유렌이 더 피로할텐데, 내가 유렌 마사지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손가락으로 눌러도 조금도 안 들어갈 것 같은 유렌의 굵고 탄탄한 근육질 허벅지를 바라보았다.
"전 남자니까 괜찮습니다."
소드 마스터의 체력과 꽃 한포기의 체력을 비교하지 말라는 것이 유렌의 대답이었다. 혀로 허벅지 안쪽을 삭 핥아내리며 그가 천천히 내 엉덩이를 들어 침대에 걸터앉혔다. 침대 위에선 미르가 내 상체를 들어 안으며 머리카락이 걸리적거리지 않게 묶어주었다.
"……엇?"
무심결에 있던 도중 머리가 시원하게 틀어올려지는 느낌에 고개를 갸웃했다. 미르는 매우 부드럽게 내 머리를 묶어올렸다. 한번도 내 머리를 묶어준 적 없는데 묶는 손길은 능숙했다. 유렌은 내 머리를 빗어주거나 그냥 가볍게 끈으로 묶기만 했고, 나머지 작업은 전부 시녀들이 했다. 유렌의 머리가 짧다 보니 긴 머리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세르는 머리가 어느정도 기니까 보통 여자들처럼 올려 묶는 방식이나 틀어올리는 방법을 잘 알아 나에게도 가끔 머리를 편하게 묶어주는 걸 좋아했다. 미르는 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매우 익숙한 손놀림이었니까.
"와, 예쁘다."
나는 미르가 보여준 거울을 보며 감탄했다. 머리카락이 이곳저곳 흐트러지지 않게 큼직한 리본으로 올려 묶은 머리는 왠지모르게 귀여워 보였다. 미르는 머리가 굉장히 길었는데, 머리 관리를 안 하는 듯 하면서도 의외로 잘 하는구나. 하긴 그러니 갈라진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고 색도 안 빠진 채 붉고 윤기가 흘러 선명하겠지.
"시아, 맘에 들어? 기분좋은 거 하는 동안에 머리카락이 자꾸 귀여운 몸을 가리니까 그냥 묶어버렸어. 요 나쁜 머리카락! 그치만 시아 꺼니까 그것마저도 사랑스러워."
미르는 제발 이번에야말로 칭찬해달라며 나에게 쪽쪽 뽀뽀하면서 계속 졸랐다. 그런데 이 하얀 리본 처음 보는 건데? 난 머리를 풀고 다니기 때문에 리본을 챙긴 적 없고, 잘 챙기고 다니지도 않는다.
"그건 내가 쓰던 머리끈이야. 리본으로는 묶지 않지만.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 있는데 시아가 원한다면 나중에 더 예쁘게 묶어줄게."
으응, 의외로 미르는 이런 것도 좋아하는구나. 나는 미르를 껴안으며 칭찬의 의미로서 귀에 가볍게 키스해주었다. 미르는 만족스럽게 나를 자신의 팔로 받쳐안고 입술에 키스를 되돌려주었다.
그는 과일젤리를 쪽쪽 빨아먹듯이 내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물어 빨아당겼다. 아랫입술을 빨며 놓지 않는 미르의 입을 내가 스스로 혀로 밀어내는 동작조차도 강렬하고 관능에 가까운 감각으로 돌아왔다. 혀로 키스하게 되면 입술뿐 아니라 뺨과 코, 턱까지도 핥아져서 얼굴의 거의 절반이 타액 투성이가 되어버린다. 거기에 더해 얼굴 전체, 귀와 목덜미, 이마, 눈까지도 입술로 빨고 핥는 것은 유렌의 방식이었다.
그 동안 유렌은 경쟁하듯 다리와 발을 손만이 아니라 입술까지 사용해서(이후 노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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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3P 집행 카운트다운▶◀.
아 지금 쓰고 있는데 수위 너무 강한듯 ㅠ
사실 전에도 적었다시피 이 소설은 100% 제 취향은 아닙니다만 어쩔 수 없이 작가 취향이 기본적으로 60% 정도는 반영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40% 정도는 대중성을 따라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중성 무시했다간 캐 마니악한 소설이 나올거에요! 그런 소설은 혼자 보며 즐길 때나 쓰지, 이렇게 소설사이트에 올리는 용도는 아니지요.
작가로서 독자들의 호응 또한 무시할 수 없으니까, 최대한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캐릭터를 출연시키되 본 주제나 큰 스토리라인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만 역하렘 소설에 무슨 그런ㅋㅋㅋㅋ.
적어도 읽는 사람 입장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쓰되 쓰는 과정에 들어간 노력은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막장막장 하지만 사실 생각해서 쓴 내용들이에요! 덕분에 아직까지 무개념작 소리는 안 듣고 있습니다ㄷㄷ;
결론은 제 취향인것도 있지만 아닌것도 약간 있다는 의미입니다. 쇼타쇼타나 마른 타입의 남자나 사막의 황제나 안경 쓰고 서류처리 등은 제 취향이 아니지만 복근이나 존댓말이나 기사 같은건 제취향 맞습니다ㅋㅋ.
슈는 저번 챕터에서 유렌과 만난 적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