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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여왕-115화 (115/226)

<-- 6. 공작님, 제발! -->

(무삭제본은 노블 23화!)

***

생각해 보니 유렌 방이 바로 옆인데 소리가 들리진 않았나 모르겠다. 내가 미르 방으로 찾아가려 했지만 미르가 갑자기 들어와서 깜박해버렸다. 나는 내 배를 벌꿀이 묻은 듯한 손끝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내게 팔베게를 해주고 옆에 누워 사근사근하게 속삭이는 미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식사시간 후에 휘감기듯 스치는 달콤한 꿀 냄새와 매끄러운 피부의 감촉이 소름끼치도록 좋았다. 미르는 알몸 대 알몸으로 나를 옆에서 끌어안았다.

"시아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여기서 지내야 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그동안은 잘 보살펴줄게. 그 인간 혼혈보다 훨씬 잘해줄 수 있어. 나 드래곤이라서 돈도 많아! 전에는 앨리스로 페리시엘에게서 대륙에서 가장 비싼 검도 땄고, 예전 대의 드래곤이 만든 던전을 클리어해서 보물도 많이 모아놨어. 시아는 내 레어에 가본 적 없지? 나중에 데려가 줄게. 거기에서 시아가 달라는 거면 뭐든 줄테니까, 응응."

앨리스란 도박의 일종으로 주사위 말판 게임이었다. 카덴 전체에 널리 퍼져있는 게임이며 시장에 나가면 앨리스 주사위와 약식 말판 세트도 종종 팔고 있었지만 실제로 하는 건 못 봤다. 뭐 드래곤이니까 돈은 문제 없겠지. 일단 인간을 초월하는 마법 생물인 만큼 마법물품만 팔아도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다. 3클래스 마법물품이 수천골드인데 9클래스라는 전설템은 얼마이겠는가.

그런데 대체 꽃이 그런 걸 소유해서 무슨 소용이란 말인데? 나는 맛있는 미르만 있으면 된다. 예쁘고 자잘한 장식품 같은 건 있으면 좋지만 큰 쓸모는 없다. 미르는 고개를 끄덕이는 내 뺨을 핥으며 계속 말했다.

"하지만 일단은 첩일 수밖에 없겠지. 너를 좀더 늦게 만난 내 잘못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대신 미르헬은 첩이라는 이름에 충실해서 밤낮으로 시아를 유혹할거야. 그러고 보니 첩이라는 거 굉장히 좋은 직업이구나."

미르는 유렌 때문에 자기가 그보다 한 단계 숙이고 들어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지만 마치 여기 없는 유렌을 약올리듯 남편의 단점과 첩의 장점에 대해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했다.

"영지 일 같은 귀찮은 건 다 안해도 되고, 대신 밤에는 남편보다 더 많이 예쁨받고, 하루종일 집에서 시아 생각만 할 수 있고, 내가 시아 것이라고 자랑하고 다닐수도 있고, 키스마크 같은거 대놓고 새기고 다녀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 그렇지, 시아! 지금 키스마크 만들어 줄래?"

"어디?"

"시아가 새기고 싶은 곳 어디든!"

흐응, 어디로 할까나……. 나는 미르의 이마를 짚었다. 이마는 앞머리에 가려지지. 뺨은 키스마크로 보이지 않으니까 싫어. 턱은? 귀 뒤는? 목덜미 어디? 그냥 큰맘먹고 쇄골 부근에 해 줄까? 점차로 탐색하듯 손가락이 이곳저곳 짚으며 타고내려가자 미르는 미묘한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나는 볼록하고 넓은 그의 가슴에 있는 탄탄한 근육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듯 쓸어내리다가 그 밑에 있는 분홍빛 유두에서 손끝을 멈춰세웠다.

"여기로 결정."

"그, 흣, 거긴……!"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 보니 벌써 티가 나도록 딱딱해져 있었다. 두 손가락으로 집어세워 살짝 짓눌러보았다. 윽, 하고 애원하는 신음소리를 내며 미르는 허리를 조금 틀었다. 참기 힘든 걸까.

"하, 하고 싶으면 시아 마음대로……. 그치만 다른 곳도 해줘야돼. 거기에만 하면 남들 눈에 안 보이잖아……."

"키스마크 남에게 보여줘서 어쩌려는 거야? 응?"

나는 괜히 미르가 귀여워져서 애교스럽게 중얼거리며 손끝으로 유두를 꼬집었다. 좋아 죽겠다는 듯 미르는 목덜미까지 빨개져서 소녀 같은 어조에 남자의 목소리로 교성을 질렀다.

"더 세게……!"

"남들한테 이런 자국 보여주면서 나한테 이렇고 저런 짓 당했다고 자랑하려는 거야? 그런 게 하고 싶어?"

어쩔 수 없지, 라며 나는 중얼거리며 손으로 잡아 비틀던 그의 유두를 혀로 말아올려 입안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세게 빨아들였다.

"아흣!!"

입술로 사정없이 유두를 쭉쭉 빨며 손가락으로는 부드럽게 그 주변을 간지럽혀 주었다. 한참 후 입술을 떼자 붉게 달아올라서 약간 부어있는 것 같기도 한 딸기색 젖꼭지가 드러났다. 나는 그 직후 이로 유두를 한번 깨물었다. 그리고 그대로 잘근잘근 송곳니로 물어 씹기 시작했다.

"앗! 아아♥"

확실히 느끼고 있는 고음이었다. 드래곤이라서 그런가, 미르는 통증에 비교적 둔한 대신 이렇게 확실하고 강한 자극을 너무 좋아했다. 흐음, 혹시 세르도 그런 건가?

"좀더 세게 깨물어줘! 다른 쪽도 똑같이!"

그의 요구에 따라 다른 쪽 가슴에도 비슷하게 괴롭혀주었다. 그는 괴롭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덕분에 너무 빨아대느라 내 입술이 아플 정도였다.

(이후 노블 중략. 짧은데 이 부분만 노블입니다.)

***

유렌은 살살 녹고 있는 내가 물기 가득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자 곧장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 방과 연결된 문을 닫고, 나는 유렌의 침실 끝에 놓인 침대로 다가갔다. 내 방과 색만 다르고 같은 디자인의 침대였다. 미르와 하고 샤워 직후 온 거지만 일부러 옷을 다 챙겨입었다. 속옷은 물론이고 보라색 치마와 구두, 스타킹, 블라우스까지 전부.

그는 하늘거리는 내 몸을 안아올려 곧장 침대 위로 모셨다. 그리고 내 손을 쥐고 자신의 심장 부근에 주저없이 갖다대었다. 내 위로 살짝 몸을 기울인 유렌은 살짝 벌어진 입술에 매우 짙어진 페리도트 빛 눈동자를 하고 끈적이는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침착함이 전부 불타버리고 없었다. 화끈한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졌다. 심장이, 마치 내 손에 반응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뛰고 있었다. 가벼운 한숨 같기도 하고 약한 신음소리 같기도 한 헐떡임이 섞인 낮은 목소리로 그가 내게 말했다.

"옆방에서 소리 다 들렸습니다. 덕분에 저는 준비할 필요도 없이 이렇게 되어버렸어요. 그러니까 시아가 책임져요."

힉, 그 소리 역시 다 들렸구나! 심장에 얹은 내 손을 잡아 자신의 어깨에 걸치게 한 유렌은 내 허리를 안고 귓가에 따뜻한 숨을 후우 하고 불어넣었다. 눈꺼풀이 저절로 살며시 감기며 그의 팔에 매달릴 정도로 따뜻했다.

"아앙, 유레엔……."

그가 느긋하게 내 치마를 걷어올리자 나는 묘하게 달아오르는 느낌에 움찔거렸다. 평소에 신사적이던 유렌이 왜인지 오늘처럼 무릎 길이로 짧게 입은 내 치마를 그런 음흉한 표정으로 걷어올린다거나 치마 속에 먼저 손을 댄다거나 하면 그에 동조되어 나까지 흥분하게 되어버린다. 나는 유렌이 내 엉덩이에 먼저 손대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두다가 그의 팔을 밀어냈다.

"싫어어, 부끄러워어♡"

그는 부드럽고 정중하게 내 옷 위로 키스하고는 함부로 치마를 건드리지 않았다. 손을 다시 얌전히 올려 신사적으로 내 뺨과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살짝살짝 귓불을 건드리다가 입술을 귀에 가까이 대고 후후 웃으며 낮게 속삭였다.

"알겠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하지만 그 남자(미르)보다 훨씬 기분좋게 해드리겠습니다."

***

미르는 당연히 시아가 옷까지 챙겨입고 옆 방으로 가자마자 문 앞에 달라붙어서 긴장하며 그 방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빠짐없이 엿들었다. 드래곤 족이라서 인간보다 훨씬 우월한 청력에 마나 감지력까지 있으니 방 안에서 일어나는 웬만한 일은 다 짐작 가능했다.

흥, 시아의 남편이라고? 제까짓 게 얼굴 하나 믿고 시아의 총애를 받는다고 기고만장한 모양인데, 아무리 잘생기고 키도 크고 남자답고 젊고 앞날 창창한 소드 마스터라고 해서…….

……크흑.

미르는 묘한 열등감을 지워버리려 애쓰며 더욱 귀를 가까이 댔다. 왜인지 두근두근하다. 생각해 보니 케르타에서도 시아가 노예 둘을 자신의 종으로 만들어 즐기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바로 옆에서 접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유렌이라는 사내의 목소리는 묘하게 울림이 느릿해서 여자들을 자지러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괜히 자신도 시아 앞에서는 더 색기어린 목소리를 내게 된다. 경쟁심이라는 걸까. 하지만 미르가 보기에 유렌은 굉장히 무뚝뚝하고 불친절하고 애교도 없어 보였다. 위험할 정도로 시아를 사랑하는 것은 눈빛으로 투영되어 보였지만, 행동과 말로 자주 티를 잘 내지는 않았다. 하고 싶으면 주저없이 입으로 내어 말하고 당연하게 감정을 표현하며, 눈 앞에서 사랑스러운 시아를 보기만 해도 혹은 생각만 해도 사랑한다는 단어가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미르의 입장에서 유렌의 얌전함과 절제 뿐인 태도는 지극히 비사교적으로 보였다. 대체 저런 남자를 시아는 뭐가 좋다고 남편으로까지 삼은 걸까? 서류 처리를 잘 하나? 아니면 단순히 외모만 보고?

혹은……, 시아와 단 둘만 남으면 애교덩어리 늑대로 돌변한다거나?

그래, 분명히 그것이 이유라고 생각한 미르는 유렌이 시아에게 어필하는 진짜 매력을 제대로 밝혀내야만 이제부터 자신이 유렌과 대결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것을 몰래 엿듣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시아가 있으니 하악하악 엿듣고 싶었지만. 이왕 옆방인거 뭐 어때.

"아하앙, 유레엔~, 그런 곳까지 만지면 부끄러워……!"

순간 터져나오는 시아의 달디단 신음소리에 미르는 깜짝 놀라 고개를 휘저었다. 그, 그 신음소리 뭐야! 한없이 꿀에 절여져서 흐물거리는 듯한 목소리는 바로 미르가 시아와 처음 만난 그 날, 미르를 유렌으로 착각했던 시아가 자신 앞에서 냈던 유일한 애교와 같은 목소리였던 것이다. 어, 어, 어째서 시아, 내가 아니라 하필 저런 녀석에게 내가 지금껏 그렇게나 듣고 싶어했던 응석을 부리는 거야! 무엇 때문에? 내가 저 녀석보다 부족한 게 뭔데!?

"시, 싫어……, 유렌……, 아앗, 응, 기분좋아♡ 유렌♡"

나도 만지면 부끄러워할 장소까지 빠짐없이 만졌는데? 엄청 기분좋게 해주었는데?!

"좋습니까? 시아? 여기도?"

유렌은 비교적 침착하게 시아를 감싸며 애무를 계속했다. 무척이나 다정한 목소리였지만 너무나 낮고 부드러웠기에 미르의 성에 차진 않았다. 미르였다면 너무 귀여워를 연발하며 말할 틈도 없이 키스를 퍼부었을 것이다. 으으. 제길, 나 서버렸잖아.

미르는 초조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왜 나한테는 애교부려주지 않냐면서 시아에게 애원하고 싶었지만 지금의 시아는 가까우면서도 먼 옆방에 있었다.

마침내 본격적인 행위에 들어선 듯 격렬하게 질퍽거리는 소리가 대놓고 이 방까지 들려왔다. 이곳과 그 방 사이에는 방음이 그다지 좋지 않은 듯 하다. 부부 방이니 서로의 외도를 막기 위한 게 아닐까 하지만…….

"앙! 아악! 하아, 아, 아아앗……!"

거의 기절 직전까지 몰리는 시아의 색기어린 교성과 유렌의 거친 숨소리는 문앞에 귀를 대고 엿듣던 미르가 그 정반대쪽인 욕실까지 기어가도록 만들었다. 아니, 뭘 어떻게 하면 저런 소리가 나오는 거야? 어째서 쉴새도 없이 신음소리가 나는 건데? 저녀석 테크닉이 저 정도였어? 사람은 겉만 봐선 모른다더니…….

부드러운 푸딩과 탱글탱글 젤리가 끈적한 초콜릿 시럽을 묻힌 채로 서로 찰싹 부딪치며 안고 뒹구는 듯한 소리가 끝도 없이 들려왔다. 드래곤 족은 필요하다면 성충동이나 욕구를 조절할 수 있고, 그렇기에 자위행위는 불필요하다. 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럴 때는 어쩌란 말인가! 바로 옆에 엄청난 자극물이 있는데 나는 방에 갇혀 있고, 지금은 손댈 수 없고. 이건 새로운 방치 플레이?

방금 그녀에게 물린 자국들이 간질거리며 극도의 흥분 상태로 몸을 다시 끌어올렸다. 좀더 세게 욱신거릴 정도로 물린 곳은 마치 지금도 자극되고 있는 것 같았다. 미르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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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괴롭혔나…….

다행히 다음 편에서 괴롭힘 끝.

아, 아쉬운가여?

다른 방식으로 또 괴롭혀야죠.

급 선삭 중입니다.

저야 전에 말했다시피 제 한계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제 와서 선작수 떨어지는 게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여 ㅋㅋㅋ.

나중에 노력해서 더 실력이 오른다면 그 위를 노려보고 싶습니다. 이 소설은 이미 정해놓은 내용이 있으니까 스토리는 예정대로 나갑니다!

슈는 슈크림의 슈가 아니지만 그럴 의도로 지은 애칭은 맞습니다ㅋㅋ

시아를 예쁘게 그려주신분 뜰에 그림이 올라와있는데 무슨 버그인지 덧글이 써지질 않아요! ㅠㅠ 여기서 감사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엘릭은 일등급으로 만들까 말까 고민입니다. 원래 2등급캐였지만 미르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1등급 캐로 등업되었는데, 요새 비중이 줄어서 다시 반쯤은 2등급이 되었습니다. 호응이 좋다면 1등급으로 계속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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