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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여왕-88화 (88/226)

<-- 6. 공작님, 제발! -->

***

세르는 간만에 출장 후 휴가를 얻어 한가한 나를 침대에 잡아두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발끝부터 맛보기 시작했다. 발을 살며시 깨물 때는 그의 단단한 치아에 닿아서 조금 놀랐지만 그는 금세 부드럽게 혀로 핥아주었기에 긴장이 풀려 한숨을 쉬었다.

대외적으로 남매사이였기 때문에 세르와의 관계는 집안의 하인들에게도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된다. 세르는 마법을 쓸 줄 알았기에 결계라는 마법을 언제나 사용해서 밀실을 만들 수 있지만, 둘만 있는 시간이라거나 남들의 시선, 분위기 같은 것도 늘 신경써야만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나와 세르를 서로 사이가 좋은 남매로 보는 사람들밖에 없었다.

피곤하고 위험한 출타를 마치고 잠깐이나마 휴가 중인 나였기 때문에 아무도 내 생활에는 간섭하지 않는다. 정말 오랜만에 세르와 둘이서 낮 내내 함께 있을 수 있다. 해가 저물면 나는 유렌 것이 되어버리겠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행복한 일이다.

세르가 나의 팔목을 붙들고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내 손톱 밑을 헤집듯이 혀로 핥아대자 나는 팔을 움찔거리며 눈을 감았다. 내가 눈을 감자, 그는 내 입안에 갑자기 무언가를 물려주었다. 작은 육면체 모양의 조각이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걸 보니 초콜릿인가 보다.

"맛있어?"

우물거리느라 나는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포장을 뜯는 소리가 또 한번 들려왔다. 그는 종이에 포장된 초콜릿을 네모로 쪼개서 입 안에 하나 더 물려주었다.

"눈 뜨지 마, 먹여줄테니까."

(중략 ㄷㄷ노블 15화)

***

"좀더 먹고싶어."

"으음, 안돼. 곧 해가 져버릴 텐데."

나는 세르의 애원에, 거절의 말을 하면서도 말랑말랑해진 몸으로 세르의 따뜻한 가슴팍에 달라붙었다. 그때, 발그스름해진 내 몸을 누군가가 단단한 팔로 붙잡고 일으켜 안았다. 방에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온 유렌이었다. 그는 흐느적거리는 내 몸을 안으며 달아오른 분홍빛의 목덜미를 핥았다.

"이제 내게 양보할 시간입니다."

부드럽게 내리깐 연녹색의 눈에 나는 정신이 팔려 표정이 멍해졌다. 그리고 유렌의 벌린 양팔 사이로 안겨들었다. 응, 포근하다. 세르는 유렌에게 안긴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말했다.

"뭐어, 좋아. 오늘의 시아는 충분히 맛봤으니까."

새삼 생각하는 거지만 세르와 유렌은 의외로 사이가 좋은 것 같다. 둘의 첫 만남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 둘이 서로를 적대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정말로 기우였다. 게다가 서로 합의해서 둘이 동시에 꼼짝 못하는 나를 냠냠하질 않나. 저 두명이 합심하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서로는 필요 이상으로 따로 만나거나 용건 없이 대화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굉장히 미묘하면서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 관계였다. 사실 여동생의 첩과 오빠는 굉장히 난감한 관계가 될 수도 있었다. 질투나 경쟁이라는 것은 엘프나 드래곤은 하지 않는 걸까?

유렌은 내 맨몸에 옷을 차근차근 입혀주며 말을 걸었다.

"저녁은 아직 안 드셨지요?"

나는 속옷과 블라우스를 그가 입혀주는 대로 얌전히 입으며 대답했다. 팬티 차례를 건너뛰고 곧장 폭이 넓은 원피스를 입히자 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유렌은 자연스럽게 연분홍색 니스타킹을 내 발에 신겼다.

"우응, 아직. 유렌은?"

"저도 아직입니다. 그럼 일단 식사부터 하러 갈까요? 그리고 조금 늦었지만 산책하러 나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원에서, 당신이 원한다면……, 그곳에서 하고 싶습니다."

스타킹에 감싸인 내 발을 살짝 문지르고 구두를 신기던 그는 숨죽여 마지막 말을 낮고 은근하게, 하지만 방 안에 있는 세르에게까지 다 들리도록 말했다. 나는 잠시 유렌의 제안을 곱씹다가 경악했다.

"뭐?!!"

갑자기 자연스럽게 야외 플레이 제의!?

유렌은 약간 붉어진 뺨으로 빙긋 웃으며 세르 쪽을 은근슬쩍 쳐다보았다. 그게, 세르와는 절대로 밖에서 못하니까, 지금 세르를 놀리는 건가?

사실 오늘이 당신이 돌아온 첫 날인데 온 낮을 전부 세리안에게 빼앗겨 버렸으니까, 조금 질투한 겁니다, 라고 유렌은 나중에 내게만 몰래 알려주었다. 그러나 세르는 이미 진작부터 눈치챈 듯 하다. 그는 웃으며 방문 앞까지 배웅해주었다. 유렌은 떫은 표정으로 나를 안고 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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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를 잊은게 아니고 미르에 대해 얘기하는 걸 잊은거라능ㅋㅋ 아 웃을때가 아니네여 급 안써집니다 ㄷㄷ;

게다가 컴 님께서 고장나셔서 좀 많이 늦었네염ㅠ 지금 AS 가셨습니다.

원래 이번 편에는 이럴 예정이 아니었지만 사막편 내내 세르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세르한테 그 보상을! 준 걸까나…….

노블 보실 수 있는 분께서는 노블 15화로 가셔서 투표를... 이지만 노블 비싸졌잖아!!!

어쩌지;;

성인 내용 투표라서 성인분들만 가능한 투표니까 여긴 적을수가 업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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