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의여왕-79화 (79/226)

<-- 5. 젊은 여공작과 사막의 황제 -->

*제 뜰에 가시면 메인소개장에 블로그주소가 있는데, 제 블로그에 '천재 마법사 루이즈님!'의 청소권 외전 수정버전이 있습니다. 이미 본문을 읽으신 분도 다시 보시면 읽는 맛이 색다를듯. 제 블로그에는 루이즈 집 단면도나 캐릭터 예상사진 등의 자료가 있으니 궁금하시면 가보셔도 됩니다.

외전을 블로그에 올렸단 소리를 어디에 공지해야 문의하신 분께서 보실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여기다가 씁니다ㅎㄷㄷ.

*제 뜰에 마나 모으는 법을 결국 올리고 마는군요……ㅠㅠ.

***

미르는 의외로 눈치라던가 육감이 상당히 민감했다. 들어오자마자 씻고 있는 나를 끌어안고 불평했다.

"나 없는 동안 그 노예들과 같이 즐긴 거야?"

……어, 어떻게 알았지? 내 찔리는 표정을 본 그는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흥, 어차피 내가 허락한 거니까 화내진 않겠지만, 그 녀석들과 할 때는 내 침실 대신에 옆방을 사용해."

왕의 침실에서 왕의 연인이 다른 남자를 끌어들인다면 뭐가 되겠어, 라며 그가 덧붙였다. 그리고 내 다리를 기어오르던 엔다이론을 붙들었다.

"……이건 뭐지? 정령?"

"내 목욕시중."

머리는 이미 아침에 감았기 때문에 엘레스트라를 부르진 않았다. 대신 약간 미지근하게 식은 물에 엔다이론 한 마리만 불러놓고 느긋하게 몸을 씻도록 명령해 둔 상태였다. 남색 엔다이론은 움찔하더니 여왕님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을 하듯 파란 눈동자를 살며시 깜박이며 고개를 돌렸다. 나는 미르의 말에 대답하며 엔다이론의 꼬리를 잡아당겨 그의 손아귀에서 미끄러뜨려 빼냈다.

미르는 젖은 옷가지를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같이 욕조에 들어왔다. 금과 청금석으로 장식된 넓은 욕조였지만 물을 가득 받아놓았다 보니 미르가 들어오자 물이 넘쳤다. 그는 머리를 틀어올려 묶은 나를 보고는 머리카락의 방해 없이 드러난 하얀 나체를 위에서 아래로 쭉 훑었다.

"정령은 돌려보내. 내가 이 무기로 너를 깨끗하게 씻어줄테니까."

음흉하게 웃으며 나를 덥석 껴안는 미르의 행동에 물이 더더욱 넘쳐흘렀다. 나는 어디 한번 씻겨보라는 듯 그에게 얌전히 몸을 쥐여주었다.

***

……아침.

아, 또 아침이다.

어젯밤에 내가 어쩌다가 잠들었더라? 기억 안 나. 게다가 목말라…….

멍한 머리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지친 나는 갈라진 목소리로 미르를 불렀다.

"미르으……, 물……."

머리가 지끈거린다. 나는 엘레스트라의 이름을 희미하게 불렀다. 어떻게든 물로 배를 채운 후에 제정신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 나는 미르가 한 시간 전에 나를 깨워서 나간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왕이란 복잡한 직업이다. 매일 아침마다 회의를 해야 한다니.

나도 수도의 귀족이었다면 회의에 참석해야겠지만 지방에 영지를 둔 공작이라 매일매일 골치아픈 회의를 할 일은 없었다. 그래도 일은 해야하지만 말이다.

오늘이 며칠째고, 평화조약 회의는 언제 있더라? 날짜 계산을 해 보니 4일 남았다. 사흘 내내 미르, 엘레스트라, 카딘, 라르슈와 번갈아가며 놀았더니 정신이 없다. 저택에 있을 때도 이 정도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진 않았던 것 같다. 밤에는 미르와, 아침과 저녁에는 엘레스트라, 그리고 낮에는 카딘과 라르슈. 이 얼마나 규칙적인가?

이쯤되니 어느정도 이 열기의 출처가 감이 잡힌다. 미르와 관계를 가지고 나면 몸이 뜨거워서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강한 갈증을 느끼거나 정욕을 느껴 종종 취한 듯한 행동을 하고, 그걸 잠재울 수 있는 것은 비교적 시원한 기운을 가진 엘레스트라와 라르슈와의 동침이었던 것이다. 사람마다 각각 고유의 기운이 다른데 갈증을 느끼는 중에는 그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라르슈와 엘레스트라는 물, 카딘은 땅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 조금은 불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드래곤인 세르와는 괜찮았는데 왜 미르와 함께 자는 것만 그렇게 뜨거워지는 거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실피드에게 물어볼까. 하지만 그것도 귀찮아져서 나는 엘레스트라를 끼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러나 곧 벌떡 다시 일어났다.

하루에 몇 명의 남자를 몇 번씩 상대하는데 기력이 쇠하기는커녕 오히려 생생해지고 있었다. 잎도 윤기가 흐르고 매끌매끌 통통해졌고 꽃잎도 벨벳같은 보드라움이 더해져 활짝 피어나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건 꽃받침이 균형있고 반듯하게 피어났다는 것이다. 식물의 은근한 건강을 상징하는 꽃받침이 이렇게까지 예쁜 꽃이 있다니. 나는 아무래도 지금 굉장히 건강하고 팔팔한 것 같다.

여자의 특권이라는 건가.

나는 오늘 가벼운 산책을 해보기로 했다. 며칠간 한 것이라고는 방과 욕실과 거실을 옮겨다닌 것 뿐이니까 가끔은 걷기운동도 좋을 것이다. 연한 푸른 색을 띤 비취빛의 옷을 입고 흰 숄을 두른 뒤 방 밖으로 나섰다. 날씨가 꽤 좋았다.

얼결에 여자들의 하렘 쪽으로 가게 되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건물이 조용했다. 그러니 괜히 호기심이 생겨서 건물을 기웃거리던 나는 지나가던 궁녀에게서 왕비나 몇몇 후궁들이 근신처분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라?'

게다가 몇 명의 노예는 목이 베여 가축들의 먹이가 되었다더라. 설마 미르는 내가 그때 여자들에게 당할 뻔한 걸 안걸까? 나한테는 아무 말 안했으면서…….

나는 의외로 미르가 이 궁을 완벽하게 자신의 시야 안에 넣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렘에 있는 것도 재미없어져서 이제는 본궁 쪽으로 향했다. 몇 번이나 헤매다 보니 간단한 길 정도는 안다. 그리고 실프에게 물어봐도 되니까.

실프는 인간의 건물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건물 생김새를 설명해주면 금방 알아내서 내게 가르쳐준다. 뭐, 종종 오류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동쪽의 건물을 지나쳐 본궁으로 가려던 나는 익숙한 목소리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무언가를 설명하는 듯한 성인 남성의 목소리와, 거기에 대응하는 약간 높은 소년의 목소리. 나는 고민하다가, 살며시 풀숲으로 들어가 그곳을 훔쳐보았다. 그러고 보니 낯익다. 이 풀숲 말이다. 옆의 바나나 잎도 본 적 있고.

.

바나나의 정령이 내 신발 위에 포르르 다가와서 생긋 웃어준다. 나는 핥고싶은 걸 참고 마주 웃어주었다. 위험하네. 내가 좋아하는 과일이라니.

하지만 중요한 건 풀숲에 있는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다. 확실히 한 명은 하민이었다.재상 하민 마이아르. 그는 평평한 잔디밭 위의 테이블에 앉아 맞은 편의 소년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있었다. 아마 이쪽 궁의 정원인가 보다. 이 궁은 분명 내 기억에는 왕자궁이었다. 하민은 어느 왕자의 가정교사 역도 맡고 있나보다. 그리고 하민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왕자는 분명…….

그 때 그 건방진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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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 군은 스토리 진행상 나중에 맛보여드립니다. 핥는건 가능함.

짧아서 저도 슬프네요. 담편부터는 원래 분량대로 갑니다! 덧글점…….

p.s. 그런데 이동식 디스크 안전하게 제거를 안하면 카드리더기가 고장나나요? 몇달 썼다고 고장났음ㅠ 문구점에서 사면 만원 넘던데; 인터넷에서 사야하려나.

소설을 SD카드에 넣고 컴으로 옮겨서 올리고 하기 때문에 리더기가 고장나면 소설을 못올립니다. 쓸순 있지만 올릴수가 없는ㅠㅠ. 지금은 다행히 스페어 리더기로 쓰고 있지만 이것마저 고장나면 새로사야겠네요.

만약 안전하게 제거 하지 않아서 고장난거라면 앞으로는 해야겠네요. 귀찮아서 계속 안하고 그냥 카드 쑥 뺐던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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