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의여왕-52화 (52/226)

<-- 4. 인연 -->

*공지 아니에염 밑에 본편있음*

아 그나저나 누가 제 소설을 신고한 덕분에 아주 기겁했습니다. 아니 대체 누가 신고한거지요ㅠㅠㅠ 역하렘에 불만있으신건가 아니면 근친이 싫으신건가;; 바쁘게 뛰어다니며 수위조절 하고 다시 일반소설로 바꾸고 이제서야 소설을 올리는군요. 신고의 여지를 둔 제가 실수했습니다. 걸릴만한 부분은 다 노블로 옮겼으니까 이제 신고해도 소용없으실듯ㅋㅋㅋㅋㅋㅋ. 아마 신고당한 게 시아와 유렌의 욕실 플레이 때문인듯 해요. 그것만 아니면 안전하겠죠??

공지는 다시 삭제했습니다. 조아라 운영자님한테서 쪽지 오고 노블로 갑자기 소설이 바뀌어버려서 엄청 놀랬어요ㅠㅠ

그래도 삭제 안된게 어딥니까. 일단 경고글의 18금을 15금으로 바꾸고 야한 부분 잘라서 '꽃의 여왕★'에 새로 올렸습니다. 이 소설은 한층 더 건전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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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이었다. 나는 혼미한 정신 속에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깨닫고 놀라 눈을 떴다. 밤의 마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나는 세리안의 침대 위에서 그의 팔을 베고 누워 있는 상태였다.

"오빠!?"

"오빠라고……, 뭐어, 그것도 상관없지. 낮 동안은 오빠라고 불러도 좋아."

그는 내 말을 정정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세리안은 당황한 내 목소리에 느긋하게 대답하며, 일어나려는 나를 강하게 껴안았다. 버둥거렸지만 팔 힘이 너무 세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세리안의 어깨를 잡고 그를 밀어내려 시도해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세리안은 반항하는 내가 귀엽다는 듯 쿡 하고 한번 웃더니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일어날 필요 없어. 아직 아침 아홉 시야. 아침식사라도 하겠어, 아니면 더 자겠어? 그것도 아니면 오빠랑 기분좋은 거 할까?"

"잠깐, 오빠……."

그는 내 이마를 살며시 눌러서 다시 눕게 하고 내 몸 위에 올라탔다. 내게 예의상 물어봤지만 틀림없이 세번째 걸 하려는 작정이었다. 나는 그의 턱을 밀어내며 다급하게 물었다.

"우리가 친남매가 아니라니, 무슨 소리야? 설마 유렌이 말한 거야?"

그가 나에 대한 말을 함부로 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면 짐작하기 어려웠다. 내 말에 세리안은 고개를 갸웃했다.

"……유렌? 그래, 그러고 보니 유렌은 나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 그가 말해준 건가?"

……뭔가 서로 말하는 핀트가 묘하게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세리안을 무시한 채 바닥에 널려 있는 잠옷을 대충 챙겨입고 내 방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유렌은 어제 말했던 대로 내 방에 있었는데, 이미 늦은 아침이라 그런지 옷을 확실히 다 챙겨입고 내 방의 의자에 기대앉아 아침햇살을 받으며 다리를 꼰 자세로 한가로이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자, 빙그레 미소지으며 읽던 책을 엎어놓고 일어났다.

"아침까지라는 약속은 지켰군요. 세리안이 당신을 이렇게 쉽게 놓아주다니, 의외인데요. 오후까지 물고 놓지 않을 기세였는데 말입니다."

"유렌, 물어볼 게 있어!"

문을 닫고 유렌에게로 다가가려던 나는 세리안이 내 뒤를 이어 방문을 벌컥 열자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유렌은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둘다 무슨 일 있습니까? 물어볼 일이라니요?"

***

파티 이틀째의 밤. 나는 유렌의 어깨에 기대고 나란히 소파에 앉은 채 세리안이 가져다주는 연녹색의 라임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묘하게 귀족들의 동향이 수상쩍다. 나는 오빠, 아니, 이제 드래곤 실버 일족으로 밝혀진 카이세르의 얼굴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니까, 그게 사실은 육체적으로도 친오빠가 아니었다는 거지.

유렌을 사이에 두고 다 밝혀진 진실에 세리안, 즉 카이세르는 별로 대단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한 마디 말했지. 그럼 적어도 시아가 나보다 일찍 죽지는 않는다는 거네, 라며.

함께 더 오래 있을 수 있어서 잘됐다는, 수명 긴 종족 특유의 안심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드래곤이라는 사실에 식겁했다. 이건 말도 안돼. 드래곤이라고? 내 오빠가 사실은 드래곤이었다고?! 당신이라면 믿기겠는가!!!

나는 한숨을 쉬었다. 친혈육은 아니라 다행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세리안이 유렌과 짜고 나를 반띵하기로 한 사실에 대해서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유렌이 별로 탐탁치 않은 표정인데도 나를 세리안에게로 양도했구나. 하지만 그렇게 합의한 이유가 유렌이 내 남편이 되기 위해서였다는 것은 조금 기뻤다.

그냥 이대로 결혼해도 상관없지만 그는 그러길 원치 않았다. 최대한 나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유렌의 말이었지만, 나는 아직은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오빠."

"응, 왜 그러니 시아?"

조그맣게 소리를 내서 불렀는데 세리안은 다시 부드럽게 웃으며 나에게 시선을 주었다. 나는 묘한 긴장상태로 들어간 파티장 내의 귀족들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오늘 파티장에 입장할 때에 새까맣게 칠해진 은빛 장식의 심플한 마차가 황궁 입구에 놓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보통 다른 귀족들의 마차보다 크기는 약간 큰 듯한 대신 장식이 적어서 나는 무슨 남작가가 황궁을 방문했나 하고 고개를 갸웃했었다. 그 마차 정중앙에 단 하나 박혀있는 금빛의 장식적인 문양. 검은 갈기를 휘날리는 날카로운 이의 흰 사자의 위에는 풀잎에 감싸인 푸른 보석이 박혀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문양인데 하고 생각하던 도중, 아젤이 그걸 보고 말했다.

"흑의 대공 전하께서, 오늘 황궁을 방문하셨습니까……?"

대공가라 그런지, 게다가 이 카덴에서 현존하는 최강의 무사의 가문이라 그런지 마차를 끄는 말들도 다른 말보다 훨씬 간지난다. 나는 그 말에 조금 감탄하고 말았지만 파티장에 입장하고서 그 흑의 대공이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지녔는지 실감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바로 그 위대한 흑의 대공 때문에 평소에 떠들던 거 멈추고 남들 눈치만 보며 입 다물고 대기타는 중이라는 거지?

"흑의 대공은 어떤 사람이야?"

드래곤인 그에게 인간의 평가를 요구한다는 것만큼 웃긴 일은 없었지만 세리안은 지금까지도 나에게 잘 설명해줬기에 그에게 질문했다.

"이트리샤 대공 말인가? 아아, 몇 번 파티에서 마주친 적이 있지. 두세 번인가……."

"……겨우?"

"그는 파티를 좋아하지 않거든. 일년에 한번 참석할까 말까야. 그래서 그가 참석하는 모임에는 제국뿐 아니라 타국의 주요인사들도 많이 참석하지. 왜냐하면 그 때밖에 만날 수 없거든."

걘 생긴것만 봐도 풍류를 즐길 줄 모르는 인간이야, 라며 고개를 저으며 세리안이 말했다. '걔'라니, 60살짜리 할아버지에게 자연스럽게 반말을 해대는 걸 보니 그가 역시 3천살쯤 먹은 드래곤이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그리고 곁에서 유렌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트리샤 대공은 원로 귀족 중 하나입니다. 올해가 아마 환갑이 되는 해일겁니다. 황제 폐하의 가장 강력한 중심축이자 여제파 귀족의 구심점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기에 현 정세로 볼 때는 이 사람쪽에 붙는 것이 제일 유리합니다만, 너무나 압도적인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의 수하에는 능력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세이시아 님이 그 쪽에 붙으시는 것이 결코 틀린 결정은 아닙니다만, 그렇다면 그다지 능력을 크게 인정받기는 힘드실 것입니다."

"그 녀석에게 잘 보여서 자리 하나라도 따내라고. 그는 그래보여도 인재를 볼 줄 아는 녀석같으니까. 애초에 그것 때문에 네 첩을 골랐으니, 위스피닌 공작에게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해봐."

제국의 두 기둥 중 하나. 레이나 여제와 이트리샤 대공. 그 이트리샤 대공에 대한 세리안과 유렌의 관점은 조금 다른 듯 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에 대한 정보는, 역사책에 나온 정도뿐이다.

60년 전의 건국전쟁때는 물론이고, 40여년 전에 제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한 정복전쟁 때 엄청난 활약을 했다는 전쟁영웅인 이트리샤 '전대' 대공인 엘리아스 이트리샤는 눈부신 금발에 아름다운 아이스 블루의 눈동자를 가진 귀공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양자로 들인 '지금의' 이트리샤 대공인 레이니안 이트리샤는 검은 머리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미청년이었다. 양자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둘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고 오히려 당시 실력있는 마법사였던 엘리아스 쪽이 더 어려보이기도 했다(마법사들은 마나의 영향 어쩌구 하며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경우가 있다더라). 그래서 금빛의 귀공자와 흑발의 미청년의 금단의 사랑 어쩌구 하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렸다. 개중에는 출신이 불분명한 흑발의 청년을, 단지 금발의 이트리샤 대공이 갖고놀기(?) 위해 타국에서 데려왔다가 검의 재능을 인정해 양자로 들였다는 말도 있고, 심지어는 지금의 흑발 레이니안 이트리샤 대공이 양아버지이자 연인이었던 선대 금발 엘리아스 이트리샤 대공을 잊지 못해서 지금도 여자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래서 여직껏 대공은 미혼이라는 말도 있었다.

"……헐."

그리고 그 말은 내게 역사공부를 가르쳐 주던 아젤마저도 긍정했다.

"대공전하께서 남자를 좋아하신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었지만, 그 분이 워낙 여자에 관심이 없으셔서 동성취향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합니다."

"……."

왠지 그 영감을 만나기 꺼려지는 기분이었다. 그, 그래도 60살이래잖아. 설마 그 나이 먹고 미소년을 밝힌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미 은거해서 사망설이 나도는 엘리아스와의 관계가 아니었다. 현 대공인 검성 레이니안 이트리샤는 이미 소드 마스터의 단계를 초월했다더라. 그런 만큼 제국뿐 아니라 모든 대륙의 기사와 검사들에게 그 남자의 이름은 상징적 우상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요새 활동이 좀 뜸해서, 이제 은퇴하는 거 아니냐는 설도 나돌고 있는 중이다. 60살쯤 먹으면 아무리 젊을 때 날고 기는 영웅이라도 뼈가 좀 삭았겠지. 검 잡기도 힘들테고 말야.

나는 구석에서 그 대공이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생각하며 유렌과 세리안을 낀 채 사과를 뜯고 있었다. 그때였다, 알페인 대공과 자크루 대공이 자리에 입장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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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드디어 다음편 등장! 이트리샤 대공입니다. 환갑 덜덜. My Fair Knight에서 주연캐릭이었던 녀석인데 벌써 환갑ㅠ 안습이군요. 알페인 대공(현 55세)도 그 소설 출연당시에는 10대 초반의 팔팔한 소년이었습니다. 흑흑.

이 영감님은 시아에게 나중에 조언을 주거나 도와주는 보조캐 역할이지요. 전작과 설정이 이어지는 캐릭이기 때문에 상당히 특별하신 분이라 비중이 예상보다 좀 높아질지도 모르겠네여. 게이설은…… 마음대로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일단 노인네에 대한 예의는 갖춰드리겠습니다ㄹ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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