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의여왕-42화 (42/226)

<-- 4. 인연 -->

*수위경고*

이번 편도 노블 7회로 옮깁니다. 무삭제본은 거기에서 봐주세요!

***

"저기, 칸스티어님. 방금 그 위스피닌 공자라는 사람, 여자였어?"

이루가 고개를 숙이고 말소리를 낮춰 아젤에게 물었다. 반존대였지만 아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위스피닌 공자님께서는 확실한 남성분이십니다, 황자저하."

당연하지. 어딜 보나 남성미의 결정체인데. 하지만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이루는 경악했다.

"그럼……."

오빠마저 인정할 정도로 공개적으로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건가? 그래도 보통은 연인끼리 옷 갈아입는것까지 보여주지는 않잖아. 게다가 오빠라고 해도 한두살짜리도 아닌데 여동생이 옷 입는 걸 도와줄 정도로 허물없는 남매사이인건가.

첩과 귀족 사이는 그 귀족의 신상명세에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루는 시아를 포함해서 타인의 신상 정보를 알아보기보다는 직접 말을 섞어서 알아내는 걸 좋아했기에 그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대체 둘은 무슨 사이지? 가정만 해볼 뿐이었다.

***

"자, 속옷만 남기고 벗어."

그 말은 속옷 직전까지는 다 벗으라는 말이 된다. 우리 집 욕실보다 조금 좁은 정도인 넓은 피팅룸 안의 한쪽 면은 전면 거울로 되어 있었다. 뒷모습을 볼 수 있는 이중거울도 있었다.의상샵이라 거울이 좀 많았다. 그 거울에 비치는 세 사람은 붉은 원피스를 입은 나와 연한 푸른 색 셔츠를 입은 유렌, 그리고 내 드레스를 든 채의 검은 코트차림 세리안이었다. 세리안의 요구에 망설이고 있자, 그는 직접 내 원피스 단추에 손을 댔다. 히익! 오빠 뭐하는거야, 유렌이 보고 있는데! 세리안은 내가 뺨을 붉히자 재미있다는 듯 악마처럼 웃었다.

"새삼 뭘 부끄러워하는 거야? 어릴 때 같이 목욕까지 한 사이에."

뻥치지마! 세이시아가 아무리 어렸다고 해도 오빠와 같이 목욕을 했을 리가 없잖아,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 핑계로 마음껏 옛 일을 날조하다니. 평민이면 모를까, 귀족들은 어린아이라고 해도 동성끼리마저도 섞어서 목욕시키지 않으니까. 나는 세리안의 손길을 거부하고 스스로 옷을 벗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유렌이 나를 뒤로 껴안고 앞에 붙은 원피스의 단추를 풀어내리기 시작했다. 이건 이거대로 곤란하다. 그의 손에 옷이 벗겨진 적은 많지만 그걸 오빠 앞에서 보일 일은 아닌 것이다.

이윽고 한 겹짜리 원피스는 카펫이 깔린 바닥으로 떨어져내리고, 민소매 슬립차림이 되었다. 문제는 그 슬립이 거의 비치는 얇은 실크 재질이라 속의 레이스 브래지어와 팬티가 살짝 비쳐버린다는 것이다. 속옷은 핑크색이고 슬립은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이니 비침이 더 심했다. 얇은 어깨끈은 몸을 가리는 데 전혀 도움되지 않았고, 슬립의 윗부분과 브래지어 상단 부위는 별로 촘촘하지 않은 레이스로 되어 있어 노출이 더욱 심해 보였다. 내 속옷이 거의 다 그런 디자인이니, 뭐 어쩌겠어. 난감한 일은, 이 두 남자가 전혀 곤란해하거나 얼굴을 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렌은 이미 원피스를 벗기고도 은근히 허리에 손을 대고 내 뺨에 자신의 얼굴을 댄 채 키스를 하며 짙은 스킨십을 하고 있었고, 세리안은 정말 노골적으로 내 몸을 감상 중이었다.

"우리 귀여운 시아☆ 속옷 예쁘구나. 누가 골라준 거지?"

어젯밤 그의 방에서 잠들어버렸는데, 일어나니 아침이더라. 잠결에 어렴풋이 그가 나를 깨운 기억이 나는데 나는 앙탈부리며 계속 이불을 껴안고 있었다. 제길, 왜 그랬지, 나야!! 아침에는 유렌이 내 방에서 속옷을 가져다줬다. 말하자면 유렌이 고른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친오빠 앞에서 그런 말을 제정신으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내 첩이 오늘 아침에 골라줬어', 라는 말을 어떻게 해!

유렌은 세리안의 시선에서 나를 거의 가리듯 했다. 그 점은 조금 다행이었다. 세리안이 아무리 철면피라고 해도 '구경하게 좀 비켜봐', 라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하지만 세리안은 상상 이상의 철면피였다.

"이봐, 유렌. 손 좀 치워봐. 예쁜 내 동생의 몸이 가려지잖아."

"싫습니다."

유렌은 역시 내 편이었다. 딱잘라 거절의 말을 세리안에게 하고 더욱 세게 나를 껴안았다. 세리안은 드레스를 들어보이며 다시 말했다.

"자. 시아, 뭘 그렇게 멍하니 있는 거야. 어깨가 드러나는 디자인이니 윗옷을 다 벗어야지."

"……."

"그런 표정 짓지 마, 내 여동생이라구. 내가 좀 봐도 상관없잖아."

그게 오빠란 사람이 할 말이냐! 결국 세리안의 말을 무시하는 척 돌아선 채로 팬티만 남기고 슬립과 브래지어를 전부 벗었다. 세리안은 내 뒤에 서 있었지만 유렌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볼 수는 없었겠지. 그의 말에는 계속 휘둘리는 느낌이 든다. 어째서지.

한 번만 더 야한 말을 했다간 이번에야말로 트집을 잡고 피팅룸에서 쫓아내리라 다짐했는데 그걸 눈치챘는지 세리안은 이제부터 성실하게 드레스를 입혀주기 시작했다. 속치마인 얇은 비단천은 수없이 주름이 져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맨다리에 살랑거리는 게 감촉이 좋았다. 속치마 다음으로는 드레스를 입혔다. 세리안은 여자 옷을 많이 입혀본건지 내 허리 뒤의 분홍색 얇은 끈을 섬세하게 매주었다. 뒤를 돌아서 보이는 드레스 스트링과 리본은 무척이나 예쁘게 매여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는 계속해서 내 머리를 틀어올려 넓은 비단리본을 묶어주었다. 임시로 틀어올려 묶은 거지만 전체적인 드레스 차림을 살피기에는 문제 없었다. 장갑과 스타킹, 머리장식도 부드러운 실크재질이었다. 그런데 조금 디자인이 소녀틱하지 않나? 데뷔식 드레스를 입었을 때보다 다섯살은 어려보인다. 속치마때문에 풍성하게 떠오른 드레스자락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보았다. 치마에 붙은 실크천으로 된 크림색과 분홍색 꽃장식들과 프릴이 팔랑거렸다. 세리안은 만족스럽게 내 모습을 바라보더니 물었다.

"어때, 사이즈는 맞아? 불편한 데는 없고?"

나는 가슴께로 손을 가져갔다. 약간 답답했다.

"가슴 부분이 작아?"

ㅇㅇ. 나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조금 작은 느낌이지만……, 뭐, 괜찮으려나. 매일 입는 것도 아니고. 수선까지는 할 필요 없을 거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세리안이 갑자기 내 뒤에서 자신의 손을 드레스로 감싸인 내 가슴 위에 올리는 바람에 나는 기겁하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하앙……, 오, 오빠, 뭐 하는 거야!!"

(여기부터 삭제. 미치겠네염 진짜. 이 부분은 전개상 꼭 필요한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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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체 무슨내용을 쓰고있는거지ㅠㅠ 이대로 어떻게 되는 건가여 저 세명. 세리안 공략은 미르헬 다음으로 미루고 있었는데 왜 벌써 만지작거리는거야!!

이 다음 내용은 마음껏 망상해주세요. 그리고 덧글로 남겨주세요, 어떤 덧글을 쓰던간에 그 이하를 보여드리죠. 다음편은 수위 없거든요ㅋㅋㅋㅎㅎㅎ흐어억. 하지만 여러분의 망상과 욕망은 이후의 베드신 장면에서 반드시(가능하면) 반영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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