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젊은 여공작과 첩 -->
나는 화악 피어나서 아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나를 향해 자비롭게 생긋 웃어주었다.
"그렇게 됐으니, 함께 준비할까요?"
그의 친근한 말에 나는 활짝 웃었다. 아 역시 아젤님은 짱이야. 귀엽고, 상냥하고, 배려심도 깊고.
드레스라고는 해도 내가 아는 거라고는 전에 열렸던 데뷔식 겸 계승식날 다른 귀족 여성들이 입고 왔던 그런 종류의 옷이었다. 데뷔식 드레스가 아니라고 화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이가 한창때인 20대 내외의 부인들-대체로 여자가 20살이면 기혼자-이 입은 옷이 디자인을 보나 보석 양을 보나 장식적이고 더 화려했다. 하지만 풋풋한 아름다움과 중후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의 차이일까.
아무리 머리 붙잡고 고민해봤자 없던 드레스가 생길리는 없지 않은가. 그러던 나는 앗, 하고 생각난 게 있었다. 수도에 가면 미리 만들어진 옷들을 파는 가게가 있다고 했지. 좋아, 그걸로 해야지. 완성품을 보고 쇼핑하는게 내 성격에도 좀더 잘 맞고, 게다가 귀찮지도 않고 말이다.
춤에 대해서는 아젤님이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다고 했다. 물론 그는 남자 춤의 경우 직접 출 수도 있었다. 귀족 예절은 현자의 기본 상식 중 하나였다.
여자 춤을 춰본적은 없지만, 방법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아젤님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아직 성장기를 맞지 않은 어린 소년인 아젤이 나보다 키가 작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껴안고 여자가 남자의 어깨에 기대는 자세같은 상체의 포지션은 실습할 수 없지만 동작이나 스텝은 알려줄 수 있다고 아젤이 말했다.
그래서 나와 아젤은 텅 빈 파티홀에서 즉시 연습에 돌입했다. 한달 전에는 화려하게 장식되었던 홀이지만 지금은 그저 휑하니 비어있을 뿐이었다. 카펫도 전부 걷어내고 없어서 그냥 대리석 바닥에 신발이 닿는 소리가 또각하고 들렸다. 아젤은 긴 로브차림이었고, 나는 짧은 원피스 차림이었는데도 그는 완벽한 자세로 허리를 숙이고 내게 손을 내밀었다.
"일단, 발의 위치부터 알려드릴게요."
나는 조심스레 그의 눈치를 살피며 아젤의 작은 손을 잡았다. 생각만큼 작지는 않았다. 내가 맨손으로 그와 접촉하자 아젤은 조금 흠칫하는 듯 했지만 곧 자연스레 내 손을 맞잡았다.
"워, 원래는 제가 세이시아 님의 허리를 안고 세이시아 님께서 제 어깨에 손을 얹으셔야 하는데, 키가 맞지 않으니까 손만 잡고 할게요."
스텝을 외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노래가 있다면 더 잘할 수 있겠는데, 열심히 바닥만 보고 발을 움직이는데, 아젤님이 내 자세를 지적했다.
"실전에서 하실 때는 절대 밑을 봐서는 안 됩니다. 춤을 추는 상대와 눈을 마주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가끔 원치 않는 댄스를 추게 되신다거나 할때는 상대의 어깨 너머를 보시면 됩니다."
"아, 엣, 그러면 아젤 님도 제 쪽을 봐주세요."
나처럼 밑을 보고 있는 아젤에게 내 눈을 올려봐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점점 내 얼굴 쪽으로 머리를 들다가, 어느 부분에 시선이 딱 멈춰버리고는 귀 끝까지 새빨갛게 물들어서 고개를 저었다. ……왜??
"……파티에서는 남자의 시선이 대체로 여자의 위에 와 있을테니까 세이시아님께서는 약간 위쪽을 보셔야합니다."
위쪽이라……. 확실히, 유렌의 시선은 나보다 훨씬 더 높겠지. 어쩌면 그와 눈을 마주치고 있으려다가 목이 아플지도? 근데말야, 유렌은 춤을 출 수 있을까? 만약 같이 추게 된다면 그 넓은 가슴팍에 기대서 그가 단단한 팔로 내 허리를 꽈아아악……-, 그런 상상을 하며 걷고 있는데, 역시 허공만 바라보고 스텝을 밟으니 발이 엉켜서 순간 휘청거렸다.
"으앗!"
"세이시아 님!!"
한 여자와 한 소년의 비명과 함께 꽈당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초보단계라 바닥을 안 보니 스텝이 금방 얽혀버린다. 아옭, 아파라. 대리석 바닥이라 더 아프네. 하필이면 내가 앞으로 쓰러져버려서 아젤이 내 밑에 깔려버렸다. 급히 몸을 일으키고, 나는 아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앗, 아젤 님,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
아젤은 새빨개진 것이 다 티가 나는 얼굴로, 여전히 맨바닥에 앉아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내가 내미는 손을 애써 외면하고, 의아해하는 나에게 겨우 입을 뗐다.
"……저, ……세이시아님."
"네? 왜 그러세요?"
"그게, 아까부터 신경쓰였는데……. ……혹시……."
정말 힘든 말을 하는 것처럼 겨우겨우 한 글자씩 말해가는 그의 사과빛 뺨이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버리고 싶었다.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걸까나?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아젤을 보고 있는데, 그는 내 눈을 차마 마주보지도 못하고 말을 끝맺었다.
"……그, ……아침에, 속옷……, 입는 거 잊으신겁니까?"
"에엑! 이, 잊을리가 없잖아요!!"
랄까 갑자기 그런 말을 들으니 내가 정말로 잊은건지 엉덩이에 손을 올려서 확인해보았다. 휴, 다행이다. 잘 입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한 걸까.
"하지만, 그, 아까 넘어졌을 때, 감촉이……."
아젤이 이렇게까지 제대로 무언가를 말하지 못한 적은 처음이다. 나한테 생물과목을 가르칠 때에도 그 자그만 입으로 무슨 단어든지 당당히 얘기했지 않은가.
그러던 나는 그가 '속옷'이라고 말한만한 게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아까 넘어졌을 때 닿았던 거라면…….
"혹시 브래지어 말씀하시는 건가요? 오늘은 더워서 안 입었는데."
얇은 면으로 된 반쯤 비치는 원피스 속치마와 여름용 천으로 된 겉옷밖에 걸치지 않았다. 분명 넘어졌을 때 가슴이 닿았을지도 모른다.
아젤은 그 단어에 흠칫하더니, 여전히 달아오른 얼굴로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진짜 귀여워. 겨우 가슴의 감촉 좀 닿았다고 해서 이렇게 당황하다니. ……아니, 이 편이 정상인건가?
오늘은 기본 스텝과 응용법 몇 가지만 배우고, 머릿속으로 순서를 기억하며 천천히 제 4관으로 향했다. 하지만 급히 길을 가로질러 빠르게 걷던 기사 제복 차림의 남자가 갑자기 나를 보더니 다짜고짜 말을 걸어 불러세웠다. 회색의 숏컷에 가까운 머리를 뒤로 넘겨 짧게 묶은 회청색 눈동자의 30대 남자는 시렌느 가문의 기사단장인 라이언 경이었다. 첼시 경X10의 그 라이언 경 말이다.
"공작 각하!"
서른의 까칠한 미중년은 평소의 근엄하고 묵직한 무게감은 어디 갔는지, 다급하게 뛰다시피 걷고 있었다. 나를 찾고 있었던 것 같았다.
"라이언 경? 갑자기 무슨 일이죠?"
"위스피닌 경 말입니다!"
"위스피닌 경……이라니, 누구?"
웬 처음 보는 사람 이름을 말하나 싶었는데, 나는 유렌의 성이 위스피닌이었다는 것을 곧장 기억해 냈다. 하지만 유렌은 기사가 아니었으니 경이라는 호칭이 붙을 수는 없었다. 위스피닌 공자라고 해야겠지. 그리고 그의 아버지인 위스피닌 공작도 기사였던 적은 없다.
"각하의 측실이신 유렌 위스피닌 경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혹시 유렌의 형이나 남동생이 아닐까 했는데, 그 뒤에 이어진 라이언 경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의 말실수를 지적했다.
"유렌은 기사가 아닌데요."
"그런 실력자가 기사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씀이십니까!"
나는 라이언 경이 갑자기 언성을 높이자 화들짝 놀랐다. 경도 무심결에 큰 소리를 냈다가 곧 헛기침을 하며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평소 윗사람에게 결코 정도를 넘어선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물론 그 윗사람이 그릇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에만- 라이언 경 치고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일부일처제만을 지지하며 측실을 첩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정 파탄자라고 부르며 축첩제도를 맹비난하던 경은 지금 그 측실 때문에 나한테 따지러 온 것 같았다. 더 이상 뭐라고 말하지 않고, 일단 그는 나를 제 6관 뒤의 기사 훈련장으로 끌다시피 해서 데리고 갔다. 그는 명실상부한 기사였고, 나는 숙녀(레이디)였으니 차마 함부로 손을 잡고 질질 끌고 가지 못해서 애타하는 모양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경이 이 정도로 다급해하는 거지?
기사들의 연무장은 제 5관과 6관에 있었지만 6관의 연무장은 구석진 위치 때문에 평소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도 버려져서 관리조차 하고 있지 않고, 그래서 곳곳에 잡초가 자라 있으며 이제는 기사 훈련장이라기 보다는 그냥 화원으로 갈아엎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정도였다.
그런 곳으로 날 데려가서 뭘 어쩌자는 건지 궁금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연무장 앞은 현재 비번인 십수 명의 기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뭐 보는 거야? 나도 같이 좀 보자!!
흥미로운 얼굴로 기사들 사이에 스리슬쩍 끼어들어서 연무장 가운데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유렌이 있었다.
아침부터 어딜 갔나 했더니만 여기 있었던 건가. ……오후 4시가 다 되어가는 이 시간까지?! 손에 든 진검을 빠른 속도로 휘두르고 있는 유렌은 땀에 흠뻑 젖은 얇은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격렬한 근육의 움직임이 달라붙어 비치는 셔츠 겉으로 전부 드러나 보였다.
그는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기사들의 훈련은 규칙적으로 검을 휘두르거나 체력 훈련을 하는 듯, 전생의 만화영화 속 액션씬을 보던 나에게는 조금 느리고 재미없어 보였지만, 유렌의 검 훈련은 그보다 훨씬 빠르면 빨랐지 느리지는 않았다.
빠른 것만이 아니라 그 유려하고 자연스러우면서 힘있게 흘러가는 동작연결은 누구든간에 한순간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아름다웠다.
유렌은 독서를 좋아해서 그가 혼자 있을 때는 책을 읽는다던가 책을 읽는다던가 산책을 한다던가 책을 읽는 모습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도 군살 하나 없고 근육 뿐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이만큼이나 빨리 움직이는데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한참을 그래왔는데도 동작이 느려지거나 끝날 것 같은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첼시 경, 이거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나는 옆에 서 있던 한 기사를 툭툭 건드리며 물었다. 자주색 머리의 젊고 마른 편인 그 기사는 그래봬도 귀족가 자제라서 나와 가끔 대화하는 사람이었는데, 무심코 나에게 대답하다가 기겁을 하며 나를 다시 쳐다보았다.
"아, 그게 저도 10분 전에 와서 잘 모르겠……, 으헤엑? 공작 각하!!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아?!!"
내 등장으로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하는 기사들의 말소리에, 갑자기 거짓말처럼 유렌의 빠른 움직임이 딱 멈추었다. 그는 날카로운 진검을 다시 허리에 찬 검집으로 집어넣고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시아 님……?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검 넣는 모습도 멋지다……. 침을 질질 흘리며 그를 넋놓고 바라보고 있던 내게, 라이언 경이 말을 걸었다.
"알고 계셨습니까?"
"뭐, 뭘요?"
"위스피닌 경이 저런 실력자라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그럼 다들 유렌의 수련을 구경하러 모여있었던 거야?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날 다그치는 듯한 라이언 경의 말투에 그만 사실대로 말해버리고 말았다.
"그, 어제 영지로 시찰나갔을 때 처음 알았어요, 그전까진 나도 몰랐다구요."
"어제 시찰을 나가셨다구요?!! 호위 하나 대동하지 않고서!!!!"
헐, 들켰다. 유도심문에 걸려들다니, 이건 정령의 수치야! 나는 라이언 경의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빨리 본론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혼자서 나가다니, 그게 얼마나 위험한 짓인줄 아십니까, 어쩐지 숲으로 가셨다는 분께서 도둑 길드에 대해 뜬금없이 알아온 걸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나마 위스피닌 경과 같이 가서 다행이었지……, 잠깐, 그 때 위스피닌 경의 검 실력을 아셨다는 얘기는 각하께서 위험한 일을 당하셨다는 뜻 아닙니까!! 길드원들의 시체는 검기로 깨끗하게 잘려 있었으니 도둑 길드를 몰살시킨 자는 소드 마스터입니다, 아마 그들을 관리하던 검은 달 길드와 무언가 문제가 생겨 그 길드의 마스터급인 수장이 한 일일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그때 그 자를 만났으면 어쩔 뻔 했습니까! 위험하잖습니까!! 어쩌구 저쩌구…….
잔소리가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유렌은 내가 왔다는 것을 알자마자 검을 내려놓고 옆에 놓아둔 손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나는 헤실거리며 유렌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유렌은 나에게 빙긋 웃어주며,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냐며 재차 물었다.
유렌이 우리 사이에 끼자, 잔소리를 멈춘 라이언 경이 일단 유렌에게 기사로서의 예를 정중히 취했다. 가끔 서로 멀리서 힐끗 본 적은 있지만 둘 다 상황이 너무 달랐기에 서로 한번도 말을 섞거나 공식적으로 인사한 적조차 없다. 공작의 가신인 기사단장과 공작의 첩이 무슨 용건으로 인사를 나누겠는가.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위스피닌 경. 시렌느 공작가의 기사단장 미쉘 라이언이라고 합니다."
"저는 기사가 아닙니다만."
"……."
기사가 아니니 경이라는 호칭이 필요 없다는 의미이지만, 너무나도 무표정하고 싸늘한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니 저절로 둘 사이의 대화가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유렌이 성격 나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갑자기 이런 상황을 대면하니 할 말을 잃은 듯 라이언 경은 그를 쳐다보았다.
그 옆에서 내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발돋움을 해 손수건으로 덜 닦인 그의 땀방울을 닦아주자, 곧 유렌은 부드럽게 풀린 미소를 지으며 내게서 수건을 건네받았다.
"아아, 이런 건 제가 하겠습니다. 땀 흘렸으니까 가까이 오지 않는 게 좋아요, 우선 샤워부터 하고……."
나는 걱정하는 듯한 유렌의 정중한 부탁의 말에 투덜거렸다. 뭐야, 어제는 피투성이라 가까이 오면 안되고, 오늘은 땀에 젖어서 가까이 오지 말라니. 칫, 나는 그쪽이 더 흥분되는데 유렌은 몸에 뭐가 묻은 게 싫은가보다.
라이언 경이 우리 사이의 행각을 보고 헛기침을 하더니, 드디어 제대로 된 말을 꺼냈다.
"하, 하여간. 음, 위스피닌 공자께 요청드릴 일이 있습니다. 공자께서는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는지요?"
"알게 뭡니까."
"……."
나는 유렌의 등을 탁 쳤다. 땀에 젖은 셔츠는 차가워져 있었지만 그의 걷어올린 셔츠자락 아래의 손목은 뜨거웠다. 아직 아까의 격렬한 훈련에 숨이 안정되지 않은 듯 가슴이 크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유렌의 손을 꽉 잡고 징징거리며 조금 공손히 말하는 게 좋을 거라고 말했다.
라이언 경은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한숨을 쉬고, 다시 말했다.
"공자의 실력은 저보다도 훨씬 상위입니다, 아시겠지만, 그 정도 실력이면 기사작위는 물론이고 약간의 공을 세운다면 백작이나 후작위까지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어째서 당신 정도의 실력자가 작위도 없이 각하의 첩으로 들어와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지금이라도 기사가 되어 보실 생각이 있다면 제가 세리안 님께 부탁드려 당신을 황실 기사단에 추천하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그곳에서 노력하신다면, 아니, 지금 실력으로도 충분히 주요직을 차지하실 수 있습니다."
화, 황실 기사단이라면, 기사단 중에서 자그마치 최고라는 실력자들만 모인 기사단이잖아? 말단이라도 권위가 웬만한 영지를 가진 귀족과 맞먹는다는. 그런데 주요직이나 단장이라면 어떻겠는가. 세리안이 그 나이 치고 엄청난 지지도와 권력을 가진 것도 다 황실 기사단의 전 기사단장이었던 전적 때문이다.
그런 기사단에 유렌이 들어……갈 수 있는건가?
유렌은 첩이고, 보통 첩의 정계진출은 철저하게 막혀 있다. 왜냐하면 첩이 정식 배우자나 귀족 이상의 직위를 가지게 된다면 가정파탄에 심지어는 사회적 지위의 혼란까지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귀족이나 기사가 첩이 된다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위는 어쩔 수 없지만 더 이상 권력을 늘리거나 사회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매우 극소수의 몇몇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이 경우에는 내가 허락해도 법적으로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의미를 담아 나는 라이언 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단언했다.
"물론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합니다. 방법이 세 가지 있지요. 그 중 하나는 공자께서 각하께 이혼 신청을 하시는 것과, 두 번째로는 각하께서 위스피닌 공자를 측실에서 내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자께서는 원래대로의 공작가 영식의 지위만을 갖게 되고, 과거의 오명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이제부터 충분히 기사로서 명성을 쌓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혼?!"
나는 무심코 그 말에 소리쳐버렸고, 유렌은 라이언 경이 황실 기사단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똑같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단언했다.
"거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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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 아니 노블 반대운동 서명 안하셔도 됩니다!! 저는 노블에 올릴 생각 (아직은) 없거든요. 하지만 신고당할까봐 뜰에 올리라고 하시는 덧글과 쪽지 주신 분도 계신데요, 님 쪽지는 감사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뜰에는 앞으로도 올릴예정이 없습니다 ㅠ 왜냐하면 뜰에 올리면 스크랩 금지를 해도 마우스 복사가 되기 때문에 불펌위험이 있거든요. 그 불펌위험만 없으면 뜰에 마음껏 올릴수있는데!!!ㅠㅠㅠ
제가 알기로 수위땜에 소설이 잘리더라도 그냥 베드신부분만 삭제되고, 작품자체가 사라지진 않는다던데 혹시 아닌가여? 수위 신고에 대해 아는게 없으니 뭐...;;
어떤분말로는 단어만 안걸리면 신고 안된다는 말도 있고, 그래도 조만간 다른 해결방법이 나오기 전에는 그냥 계속 올려볼 생각입니다. 혹시 수위 안걸리고 불펌 안될 좋은 방법 아시는 분 있으시면 댓글이나 쪽지나 제 뜰의 방명록에 알려주셔도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