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의여왕-6화 (6/226)

<-- 1. 곤충은 아니라서 다행인듯. -->

"하지만."

잔뜩 긴장해서 곧바로 살려달라고 부복이라도 할 마음가짐으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세리안은 의외로 방금 전까지의 수상하다는 듯한 태도는 어디 가고 배실배실 웃으며 감탄했다.

"……이제부턴 향수 쓰기로 했나봐? 이거 엄청 좋은 향인데, 시아, 어디 향수야??"

……이 사람, 정말 모르는 건가? 아니면 알고서 이러는 건가?

수시로 바뀌는 태도에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 몸에서 향이 난다니, 있을 수도 없는 얘기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녀들이 향수를 뿌려준 건가 했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나는 그 향을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네리아가 30분 후 방으로 들어와 나에게서 세리안을 떼어놓아 주었기 때문에 그 날 오후는 편히 쉴 수 있었다. 하지만, 세리안은 여전히 나를 경계하고 있는 듯 했다.

***

나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온 지도 벌써 나흘째. 세이시아의 몸에도, 귀족 영애로서의 행동에도 조금은 익숙해져서 큰 거부감 없이 이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백발 남자의 말에 따르면 원래 이곳이 내 세계였다던가 어쨌다던가, 뭐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아.

어제 저녁, 처음으로 침대에서 기어나와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고 나는 의외로 별로 놀라지 않고 받아들였다. 새로운 세계에 왔다는 것이 이윽고 실감났다, 그리고 이 세계가 진짜 '내' 세계라는 것도.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나에게 내 방 바깥을 산책해도 좋다는 허가가 떨어졌다. 정확히는 의사가 나에게 은근히 권유한 거지만, 회복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회복을 위해 가벼운 운동 정도는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밖에 나가는 것은 처음이다.

"세이시아님, 이렇게 추운데 정말로 나가실 건가요?"

"응, 이 정도는 괜찮아."

내 나이 또래에, 갈색 머리를 단정하게 틀어올린 내 전속 시녀 네리아는 내 건강을 염려한 듯 조금 걱정스레 물었다. 의사의 말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내가 밖으로 나가는 걸 별로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방 안에만 있기 답답했던 나는 가볍게 대꾸하며 네리아가 도와주는 대로 입고 있던 잠옷을 벗었다.

세이시아의 잠옷은 17살의 소녀 치곤 어른스러운 종류가 많았는데, 반투명한 레이스가 붙은 슬립과 속옷은 야해보이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정말 비싸보였다. 게다가 재질도 대부분 실크거나 아주 가늘게 짜여진 린넨 천이었다. 감촉이 좋고 편한 반면 속옷이 다 비친다는 단점이 있었다.

화장대나 옷장 서랍, 방 옆에 붙은 작은 드레스룸 등의 탐험은 이미 어제 다 완료했기에 나는 내 방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대략 알고 있었다. 보석함은 전부 레알 진품 보석들로 가득차 있었고 드레스 룸 안에는 온갖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들이 걸려 있었다. 세이시아는 과하게 사치스러운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지만 이 정도의 고급품들로 가득한 옷장과 보석함은 나로서는 처음으로 접해본 것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그 화려함에 적응하지 못해 쩔쩔맸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나랑 동갑이라는 네리아와 차림새가 은근히 비교되기도 하고. 그녀는 언제나 면으로 된 허름한-시녀들에게 지급되는 의복류는 평민 치고는 상당한 고급품이었지만 세이시아의 옷과 비교하면 정말 허름하기 그지없었다-옷을 입고 일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비싼 옷을 입는 나로서는 미안하기도 했다. 이 몸은 21세기의 신세기적 사고방식을 지녀왔던 탓이다.

그것도 익숙해져야했지만. 나는 이제 세이시아이니까 말야.

아직 병석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몸을 조이는 옷은 좋지 않다며 네리아는 나에게 연한 하늘색의 장식이 없고 가벼운 원피스 형식의 드레스를 입혀주었다. 머리는 흰색 리본으로 단정히 묶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방을 나서려는 내게 마지막으로 두툼한 흰색 외투와 숄을 걸쳐주었다.

저택의 입구를 나서는 순간 나는 숨을 들이키는 것마저 잊을 뻔 했다. 밖은 장난 아니게 추웠다. 후덜덜. 어째서 네리아가 그렇게나 걱정했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그냥 그녀가 말릴 때 가지 말걸. 창밖으로 보이는 회색 하늘과 앙상한 나뭇가지로 집안에서도 겨울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내가 있던 실내는 겨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너무나 따뜻했던 것이다. 이 집을 짓는 데 마법이 들어갔다고 했던가. 외풍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사기급의 보온에 속아서 밖으로 나온 것을 잠시 후회했다. 하르아이나는 북쪽의 제국이었다. 역시 추운 곳은 추운 곳이다.

"응?"

하지만, 밖에 나와 제대로 무언가를 보기도 전에 나는 곧장 눈앞에 스쳐지나가는 처음 보는 물체를 보고 경악했다. 그 물체는 반투명한 흰빛이었는데 제대로 눈을 뜨고 보니 온 사방에 드문드문하지만 가득 퍼져있었던것이다.

나는 눈을 비볐다. 저거 뭐지. 분명 저택에 있었을 때는 없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생물체에 놀람과 동시에 내 뒤를 누군가 덮쳤다. 내 허리를 거칠게 껴안은 것은 세리안이었다.

"놀러 나온 거야? 같이 놀까?"

이런 젠장.

애교스럽게 말하는 세이시아의 오라버니를 허리에 달고서 나는 다시 바깥으로 고개를 돌렸다.

히익.

사방에 띄엄띄엄 날아다니던 그것들이 한가득 내 주변에 모여있었던 것이다. 뭐야, 설마 벌레는 아니겠지? 조마조마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날아다니는 것뿐 아니라 바닥에 기어다니는 것들도 있었다. 바닥에 있는 것들은 색이 조금 달랐는데, 좀더 선명하고 작고 연두빛을 기준으로 한 알록달록한 풀색을 갖고 있었다.

나는 세리안을 뒤로 하고 일단 하나를 집어 보았다. 소름돋지 않고 쉽게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것들이 적어도 벌레는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은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였는데, 그것은 녹색의 원피스를 입은 핑크빛 머리의 작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의외로 내 손에 순순히 잡혀올려진 '그것'은 나와 조금 비슷하지만 좀더 선명하고 밝은 핑크색의 곱슬머리를 늘어뜨린 소녀로 보였다. 세리안은 갑자기 허리를 숙여 말라붙은 겨울 잔디 사이에서 무언가를 집어드는 날 보고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에게는 내 손에 들린 것이 보이지 않는듯 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없는데."

"오빠는 이게 안 보여?"

얼결에 부르긴 했지만 나는 처음으로 그를 오빠라고 칭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지금까진 마음 속으로 세리안이라고 이름만 불러댔지, 직접 부를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내 말에 조금 놀랐다는듯 멈칫했지만, 소녀가 들려있는 내 손을 보고는 갑자기 내 손목을 꽉 잡았다. 그 덕분에 손에 들린 소녀는 떨어졌지만 워낙 작아서 별다른 충격을 받지는 않은 듯 다시 자기가 있었던 풀 옆으로 쪼르르 기어돌아갔다.

멍하니 신기한 소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세리안에게로 얼굴을 향했다. 세리안은 조금 짖궂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데, 혹시 나랑 무슨 재미있는 놀이라도 하고싶은 거야, 시아는?"

좋아, 같이 어울려 주지. 그렇게 말하며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는 세리안을 보다가 다시 발 아래로 시선을 향했다. 넓은 잔디밭에는 열댓 마리 되어 보이는 그 작은 생물체들이 널려있었다. 갑자기 뺨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가는 듯 싶어 고개를 드니 어깨에 하얗고 반투명한 아이처럼 보이는 것이 나에게 붙어있었다. 그 아이는 발 밑에 있던 소녀보다는 조금 크기가 컸는데, 오히려 얼굴은 더욱 앳되보였다. 남자인지 여자아인지 구분 불가능한 그 아이는 고개를 들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장난기를 힘껏 숨기고 그 순간만큼은 최대한 다소곳해보이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새로운 식물의 정령왕님이신가요?〉

내 신발에 달라붙어있던 노란 소녀가 속삭였다.

〈여왕님?〉

그것은, 그것들은 분명 인간의 언어가 아니었다. 지구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약간의 바람과 물의 기운을 분간하는 것이 내 능력의 전부였지만, 무언가 그 소녀의 말은 본능적으로 내 일부분을 자극하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그 백발 남자의 말이 생각났다. 나 정령왕이랬지. 그렇다면 이들은 틀림없이 '정령'일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내 어깨에 붙은 하얀 소년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바람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바람의 정령. 아래의 아이들은 식물의 정령일까.

"시아, 뭘 그렇게 멍하니 서 있는 거지?"

아차, 하며 옆에서 말을 거는 세리안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일제히 바람의 정령들이 속닥거리듯 작게 재잘대기 시작했다. 양쪽에서 동시에 말을 해대니 정말 나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아……, 저기, 나는-……, 음. 그래."

버벅거리다가, 작은 정령이 했던 대로 심호흡을 하고 말해 보았다.

〈잠깐 조용히 해줄래?〉

묘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는 분명 입을 열지 않았는데도 정령들에게 전부 전해지는 것 같다. 곧장 주위는 고요해졌다.

"응, 알았어."

세리안은 좀 이상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헉, 세리안에게도 들려!? 호기심과 경외감으로 가득 찬 어린 정령들의 시선을 피해 세리안을 바라보았다. 정령과 사람에게 둘 다 들리는 건가, 아니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다 들리는 거야? 이대로 있다간 세리안에게 수상한 눈초리를 받을지도 몰랐다. 나는 산책은 이쯤하고 다시 실내로 그를 데려가기 위해 팔을 덥석 잡았다.

"오빠, 이제 들어가서 점심먹자, 오늘부턴 의사가 보통식으로 바꿔도 된대."

"뭐, 나야 상관없지만. 그런데 벌써 산책은 끝인 거야?"

마른 잔디 두 걸음 밟아보고 정원에 5분간 서있기만 한 후에 다시 들어간다고 말하자 세리안이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헐, 이쪽이 더 수상한가. 아마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뚫어져라 5분간 바라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행위는 외계와 통신하는 걸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 이상 의심을 키우면 곤란했다.

"조, 조금 피곤해서 말야."

아프다는 내 입장을 이용해 피곤하다고 핑계를 대자 그는 조금이지만 납득해준 듯이 보였다.

"……아, 그런데 시아."

"응? 무, 무슨일이야?"

나 수상한 거 없어. 절대 없어. 그냥 좀 추워서 들어가려는 거 뿐이야. 그런데 세리안은 내 어깨를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 정령이 보이는 건가? 하지만 그는 자비로운 오라버니의 미소를 띠며 내 왼쪽 어깨를 가리켰다.

"어깨에 거미 붙었어."

"……."

#$%꺅&*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

곤충은 정말 싫다. 모기와 파리는 손으로 잡지도 못한다. 귀여운 무당벌레 모양의 악세사리도 나는 싫었다. 나방은 '나'자도 듣기 싫다. 바퀴벌레가 보이면 기절한다.

내가 이전에 살던 지구는 그나마 도시라서 가끔 보이는 모기나 파리, 바퀴벌레, 개미 같은 것 이외의 곤충을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바퀴벌레(공포도 ★★★★★)만 주의하면 되니까. 큰 곤충일수록 내 공포도는 높아지므로, 아까 내 어깨에 붙었던 주먹만한 왕거미는 정말 그 순간 정신을 놓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방의 침대였다. 옆에 걱정스러운 표정의 네리아와 오빠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쭈욱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힘겹게 고개를 틀어 왼쪽 어깨를 바라보았다. 당연하겠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이윽고 휴 하고 한숨을 쉬었다. 세리안 혼자만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개념인인 네리아가 있는 이상 거미는 떼어줬을 것이 당연했다. 거미 때문에 기절한 거니까.

"세이시아 님, 거미를 보시고 기절하셨다는 게 정말이세요?"

예전엔 안 이랬는데 낙마하시고 나서 왜 이렇게 병약해지셨는지……, 네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내 건강을 염려했다. 혹 마법 치료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세리안은, 윽, 또 저 차가운 눈빛이었다. 꼭 모든 것을 다 꿰뚫어볼 것만 같은 그런 붉은 눈동자.

나는 괜히 찔려서 벌떡 일어났다. 특별히 외상은 없는 걸 보니 기절해서 쓰러지기 전에 옆에 있던 세리안이 받쳐줬나보다. 다행히 기절한 지 몇십 분 지나지 않은 듯 했다. 저, 점심밥 먹으러 가자. 오늘 점심부터는 정말로 사람이 먹는 밥을 먹을 수 있다. 스프 말고 밥! 고아였고 가난했기 때문에 이전에도 제대로 밥을 먹어본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유동식이 아니라는 것에 의미가 있는 거다. 내가 침대에서 일어서자 오빠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환하게 웃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점심 식사 메뉴는 생선과 바닷가재 요리였다. 내가 어느정도 나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된 기념으로 성대하게 차려진 식탁이었다. 아버지인 카센은 딸인 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며 식사시간 내내 애정어린 말을 해주었다. 남자들에게서 애정공세같은 것은 많이 받아보았지만 부모라는 존재는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없었기 때문에, 나는 어쩔 줄 몰라 나이프로 멍하니 생선만 토막내고 있었다.

메뉴가 하필 생선일게 뭐람.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나는 바닷가재만 조금 뜯어먹고 디저트로 나온 과일과 케이크만 잔뜩 먹었다. 처음 보는 과일도 몇 가지 있었는데 과일들은 전부 마음에 들었다.

"시아, 생선 싫어하니?"

세리안이 내 행태를 보고서 다정히 말을 걸었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

"생선 맛없어."

해물같은 건 정말 딱 질색이었다. 뼈도 있고. 대신 샐러드나 과일은 잘 먹는 식성이었는데 편식을 하는 건 아니지만 채식 쪽이 조금 더 좋았다. 과일만 싹 비운 내 접시를 보고 세리안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접시에 있는 무화과 열매를 자신의 포크로 집어주었다. 나는 친오빠의 호의를 여기서 거절하면 이상해 보일 것 같아서 곧바로 덥석 받아먹었다.

그런데 그게 또 의외로 달고 맛있어서 포크까지 싹 핥아먹어버린 나를 보고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세리안은 별로 개의치 않고 뭔가 즐겁다는 듯이 따로 이것저것 더 권해주기 시작했다.

===

네, 전 넷북에다가 틈틈히 소설을 씁니다. 학생땐 공책에다가 쓰고 컴에 옮겨서 소설을 올렸지만 넷북 사고 난 이후부터는 공책을 거의 안써요. 넷북은 어디서든 쓸수있어서 주로 쓰는 시간은 버스타고 이동할때, 밖에서 가끔 시간날때, 집에 있을 때 정도? 어쨌든 시간날때마다 글을 씁니다. 훗, 재촉하셔도 이게 한계라능ㅋㅋ.〈ㅠ

댓글 ㄱㅅ 합니다. 더 달아주심 더 감사.

용량은 최대한 일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한 편당 10~14KB정도로 할 예정입니다.(희망사항) 근데 소개글에도 적혀있다시피 15금으로 베드신도 막 넣고 할 생각인데요, 대체 본격 남주들은 언제 나오는거냐능. 이 속도로 가다간 세리안하고 단둘이 살림차릴 기세.

앞으로 제가 '요 녀석은 전개상 다른 역할이 있으므로 공략 안합니다!'라고 밝힌 캐릭터가 아닌 이상은 전부 가능성 있는 남캐이므로 맘에 드시는 애 있으면 댓글로 찍어주시라는.

참고로 파파는 공략 안합니다〈이건 당연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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