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결점.
포르틸라는 지독한 천재임에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제 외향에 불만이 많았다.
포르틸라는 매우 작았다. 성년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키가 자라질 않아 150센티에 아담한 체형을 하고 있었다. 동년배 아가씨들의 평균에 비해 무려 15센티나 작았다. 그건 그녀에게 주어진 천재적인 재능과 등가교환 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할까.
손도 작고 발도 작고 얼굴도 작았다. 그나마 봐줄 만한 건 커다란 눈과 가슴은 꽤 있다는 정도? 막대한 마나에 짓눌려 위로 자라지 못한 신체는 몹시나 그녀에게 콤플렉스였다.
게다가 옅은 핑크색 머리. 빼빼 마른 몸매. 부모님들이야 예쁜 핑크색 머리라고 칭찬하고 날씬한 몸매라고 말하지만, 그녀에겐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그녀는 한번 마법에 빠지기 시작하면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오로지 마법의 흐름과 그 파장에 대해 몰두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그 덕분에 어려서부터 영양 섭취를 소홀히 한 탓과 마나의 불균형 사이에서 성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몸이 자라나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제 결혼 상대가 셀로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무척이나 당황했다. 190센티 넘는 거대한 덩치. 커다란 키, 커다란 목소리, 커다란 손바닥, 저와는 너무나 반대인 그가 자신을 정말로 맘에 들어 결혼한 건지 자신이 없었다.
종종 들었던 소문으로는 마굴에서 잘나가는 여성들과 만났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날렵하고 탄탄한 몸매의 검사라든지, 유연하고 날쌘 격투가라든지, 천사와 같은 외모의 아름다운 신성 사제와 관계를 맺었다는 말이 쉬지 않고 흘러나왔다.
어떻게 생각해 보아도 그녀보다 훨씬 매력적인 여자들이었다. 저보다 훨씬 성숙하고 아름다웠던 여자들과 만났던 사내가 과연 무엇을 보고 결혼을 승낙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이상한 성 취향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가 원한 이상한 SM플레이를 즐기게 해주어서 아닐까 조심스레 유추해본다.
여왕님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지.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편이었을 뿐이지 딱히 그녀의 성격이 드센 건 아니었다. 그저 원래 저의 성격과는 다른 일탈을 위한 여왕님 역할을 연기했을 뿐이다.
그녀는 불안해졌다. 제 진짜 성격을 들키면 이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당장 이혼하자고 하는 건 아닐까.
자신은 오랜 세월 셀로신을 짝사랑해 왔기에 그와의 결혼에 불만이 없었지만, 그는 달랐다. 마굴 최고의 실력자이지 않은가.
마초 같은 남자가 여자한테 짓밟히는 걸 원할 줄이야…. 당치도 않지. 외향적으로만 본다면 남자의 약점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관계는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힐 수 있지 않든가. 그녀는 지금 대외적으로 셀로신이 아닌 공작님과 결혼한 것이었으니까. 그의 진정한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
포르틸라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여왕님이 돼야 해.’
그런데 이제 와 그게 뭔지 모르겠다. 그저 연기만 했던 그녀가 얼마나 그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몰랐다. 그녀는 여행 가방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무얼 챙겨야 하지?
당장 신혼여행을 가야 하는데 그는 마굴로 가야겠다고 했다. 당황했다. 신혼여행을 마굴로 가겠다니. 일반인이라면 터무니없다 할 터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소년같이 순수한 모습에 도움이 되고 싶었지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에로하기 짝이 없는 야한 가죽옷을 챙겼다. 가슴만 겨우 가릴 손바닥만큼도 안 되는 가죽과 끈으로 이루어진 상하의 일체형 코르셋, 단단한 끈과 채찍. 그리고 쇠사슬로 된 수갑.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가죽 부츠. 그 외 챙길 수 있는 건 다 챙겼다.
‘나는 여왕님이야.’
조그맣게 중얼거리고 결심을 다졌다.
* * *
두 사람이 마굴에 입장했을 때 소란은 말도 못 했다. 셀로신이 여자와 파티를 맺다니! 사람들은 해가 서쪽에서라도 뜬 것처럼 놀라워했다. 물론 포르틸라는 정체를 가리기 위해 두건을 깊게 눌러쓰고 그의 뒤에서 걸었다. 셀로신의 커다란 덩치가 그녀를 사람들의 호기심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포르틸라는 이상했다. 이게 대단히 놀랄 일인가? 그에겐 수많은 여자와 어울린다는 더러운 소문이 달라붙어 있었건만. 소문이 거짓이라도 되는 양 구는 사람들의 반응에 어리둥절했다.
“이난, 뭐가 불편합니까?”
“아니요. 고작 여자와 파티를 맺은 거에 소란이 일어서요. 놀랐을 뿐이에요.”
불유쾌한 소문인지라 조심스레 말을 하자 셀로신은 웃음을 흘렸다.
“하하, 마굴에서의 소문은 90%는 거르는 게 좋아요.”
그는 포르틸라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이어지자 셀로신은 발을 멈추고 포르틸라를 꼬옥 품에 안으며 그녀의 머리에 코를 묻었다.
“믿지 않으시는 겁니까? 소문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마굴 안은 수많은 나라의 모험가들이 몰려와 이권에 눈이 벌게진 집단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선 사소한 소문도 타격이 되는지라 입만 벌리면 거짓을 내뱉는 이들이 넘쳐나는 곳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둘만의 신혼여행을 신경 쓰면 된답니다.”
별일 아니라는 듯 그의 말에 포르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마굴에 발길을 끊은 지는 조금 오래되었다. 그동안 마굴의 생태는 셀로신이 그녀보다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터.
그는 너무나 부드럽게 포르틸라를 챙겼다. 하지만 셀로신이 여성과 파트너를 맺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마굴을 휩쓸었다.
모험가들 사이에서 셀로신은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누군가를 곁에 두는 일 없는 마굴의 주인. 여자와 뒹굴 때 뒹굴더라도 홀로 움직이는 걸 선호하는 남자. 그랬던 남자가 여성과 팀을 이루었다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두 사람이 신혼여행을 시작하는 찰나, 마굴 안에 있던 여성 모험가들은 저도 그의 파트너가 되어보겠다며 추파를 던지기 시작했다.
“셀로신 경, 제 특기는 은신술이에요. 지난 파티에서 개미귀신을 10마리나 잡아 엄청난 도움을 주었답니다. 저랑 함께 가시면 마정석의 비율을 6:4로 해드리겠어요. 물론 6은 셀로신 경이랍니다.”
단검을 양 허리에 단 미녀가 다가와 대놓고 파티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포르틸라는 보이지도 않던 모양이다. 포르틸라에게 양해의 말은 일절 없었다.
그녀는 기분이 상했다. 신혼여행이었다. 신혼여행! 세상 어느 천지에 남의 신혼여행에 타인이 끼어들려 하는 걸까.
그녀는 샐쭉한 눈으로 셀로신을 바라보았다. 여자 좋아한다는 소문이 자자한 남자 아니던가. 그가 어찌 나올지 궁금했다. 하지만 셀로신은 포르틸라의 어깨를 감싸며 여자에게 철벽을 쳤다.
“필요 없습니다.”
그의 대처는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단칼에 여자를 잘라냈으니까.
‘뭐지? 창놈이란 소문이 자자했었는데. …정말 결혼 서약서의 약속을 지켜주는 건가? 이거… 생각보다 감동적인데?’
의심의 눈을 거둘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의 행동은 조금 칭찬해줄 만했다. 그렇게 조금 앞으로 걷는데 또다시 검을 든 여자가 그에게 파티를 청해왔다.
“셀로신 경, 정도의 길을 가는 검사입니다. 파티원이 되어 한 수 배울 수 있을까요.”
정말 놀라울 만큼 여자들은 그의 곁에 있는 포르틸라를 무시했다.
“미안하군요. 불가능합니다.”
셀로신은 깔끔하게 여자를 무시했다. 이런 일은 마굴 진입로에서부터 계속 반복이 되었다.
“셀로신 경, 저와 파티를….”
“셀로신 경! 제가 더 낫습니다! 저와 파티를 맺으시죠.”
그때마다 셀로신은 철벽을 쳤다. 여자와 뒹구는 걸 좋아한다는 소문과는 다르게 훌륭한 대처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르틸라는 여자들이 다가올 때마다 위기감을 느꼈다.
‘이래도…. 나 괜찮은 거야?’
철벽이 아닌가 싶을 만큼 여자들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셀로신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잘나도 너무 잘난 등 근육이 꿈틀거리는 게 미쳐버릴 것 같이 섹시하다. 저게 문제겠지.
하지만 사람들은 알까. 저 꿈틀거리는 근육 밑에 누구보다도 하얀 피부에 예쁜 핑크색의 거대한 좆이 달려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걸 밟아주길 원하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의 주인이 누군지 알려주는 것뿐.’
그 상황이 이렇게 흘러 셀로신은 바닥에 X자로 팔다리가 파묻힌 채 누워있던 것이었다. 그것도 마굴에서 모험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슬라임 에리어에서 말이다.
슬라임은 초보들이나 힘들어하는 곳이었다. 꾸물거리고 물컹거리고 빠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슬라임의 표면에서 새어 나오는 액이 지독한 최음액이라는 사실. 그래서 대부분 슬라임 구역은 뛰어넘고 다른 구역으로 바로 내려가곤 했다. 하지만 포르틸라는 굳이 이 영역으로 밀고 들어갔다.
“바람둥이.”
포르틸라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남자를 땅속으로 처박았다. 남자가 바닥에 처박히자 슬라임이 물밀듯 다가왔다.
“이난?!”
그가 새빨개진 얼굴로 몸을 흔들어댔다. 하지만 포르틸라의 마법은 강력했다. 속박된 팔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가 힘을 주면 줄수록 두툼한 가슴근육이 꿈틀거렸다. 두꺼운 팔뚝에 힘줄이 튀어 오른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온몸이 달아올라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근육과 붉어진 유륜, 꿈틀거리며 튀어 오른 혈관이 지독히도 섹시하다. 덕분에 포르틸라는 아래가 젖을 만큼 오싹거림을 느꼈다.
* * *
“흐읏, 이… 이게 뭡니까?”
“뭐긴요, 아침 식사죠.”
“으윽, 예고도 없는 플레이입니까?”
“플레이라니요, 아침 대접이에요. 그냥 즐기세요.”
“하, 이난, 당신은 정말…. 우욱!”
셀로신은 바닥에 고정이 되어있었다. X 형태로 손발이 활짝 벌려진 채였다. 그의 몸은 꾸물거리며 다가오는 슬라임에게 조금씩 먹혀가고 있었다. 그의 입 또한 말을 주고받는 사이 슬라임이 침입해 입을 닫지도 못한 채 잔뜩 벌리고 웅얼거리는 소릴 내야 했다.
“욱욱! 우우웅!”
“제가 누차 말씀드리지만, 전 당신을 위험하게 하지 않아요.”
“우웅…. 우웅!”
“그저, 당신이 좋아서 벌벌 떠는 걸 보고 싶을 뿐이죠.”
포르틸라는 무표정한 얼굴로 남자의 모습을 바라봤다. 그의 옷은 반쯤 녹아내려 넝마가 되어있었다. 구멍이 뻥뻥 뚫린 사이로 탄탄한 근육이 드러나 있다. 아무리 봐도 셀로신은 정말 매력적인 남자였다.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할 정도였다.
가슴에서 복근으로 눈을 돌렸다. 여섯 갈래로 갈라진 틈새로 땀방울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하! 당장 저 근육으로 이루어진 갈래에 입술을 붙이고 덧그리고 싶어 몸이 움찔거렸다.
포르틸라는 혀를 내밀어 입술을 축였다.
“곧, 고간을 가리고 있는 앞섶도 녹아내리겠군요. 하아… 벌써 긴장하신 건가요.”
긴장했냐고? 좋아서 벌벌 떠는 걸 보고 싶다고? 그녀의 소원대로였다. 셀로신은 반쯤 미쳐가고 있었다. 느리게 온몸의 피부를 자극하며 기어 다니는 슬라임은 온몸의 성감대를 개발하고 있었다. 피부가 예민하게 감각을 키워간다.
그녀가 이렇게 질투심이 많은 여자인 줄은 몰랐다. 애초에 제멋대로인 성격인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신혼 첫날부터 이런 꼴을 당하게 될 줄이야.
최음액에 중독되어가는 그는 눈앞이 흥분으로 번쩍거리는 걸 느꼈다. 슬라임 따위에게 당할 거라곤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는 슬라임의 액이 이렇게 강렬한 줄 미처 몰랐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쿵쿵 울려댔다.
제길, 제길! 이난 포르틸라! 저를 보며 얄밉게 웃고 있는 여자가 눈앞에서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린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귓구멍을 타고 심장을 강타하는 것 같았다. 제가 이렇게까지 변태 새끼인 줄 몰랐건만. 저 못된 짓을 골라서 하는 여자 덕분에 좋다 못해 흥분이 치밀어 올랐다. 저 웃음소리가 심장을 뒤질 것 같이 간지럽혔다.
투둑―!
어느새 녹아버린 앞섶이 뜯어지며 페니스가 벌떡 솟아올랐다. 그 위를 슬라임이 스르륵 미끄러져 떨어졌다. 귀두 위에서 흘러내리던 프리컴은 이미 홍수가 난 듯했다.
당장이라도 온몸에 붙어있는 슬라임을 떼어버리고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고 싶었다. 아랫도리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포르틸라는 한심스레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녀 또한 어느새 바지와 속옷을 벗어 던지곤 가느다란 두 다리를 벌려 그의 눈앞에 당당히 서 있었다. 보란 듯 제 음부를 손가락으로 활짝 벌리며 입술을 핥는 모습은 지독히도 야했다.
그의 눈이 돌아갔다. 젖어버린 손가락이 음핵을 비벼댔고 곧 뚝뚝 흐르는 애액을 묻힌 가느다란 손가락이 꼭 다물린 구멍으로 밀려들어갔다.
“읏, 하아…. 자 봐봐. 날 가지고 싶지 않아?”
그녀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제 밑구멍을 쑤셔댄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질구 사이에서 애액이 뚝뚝 새어 나오며 그의 벌떡 솟아오른 페니스를 적셔갔다. 셀로신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 씨팔! 날 죽이려 하는군.”
셀로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온몸에 오러를 둘렀다. 이게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일인가 싶었지만, 당장이라도 그녀를 안지 못하면 죽어버릴 것 같았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양쪽 팔을 파묻힌 흙 속에서 뽑아냈다. 구구궁 하며 지하 공간이 울려댔다. 포르틸라의 마법은 가벼운 게 아니었기에 그는 이를 악물고 양팔에 오러를 미친 듯이 운용했다. 은은하게 빛나던 양쪽 팔이 결국 마법을 터트리며 뽑혀 나왔다.
그의 두 눈은 광기에 점령된 것처럼 무섭게 번들거렸다. 순식간에 몸을 일으킨 남자가 제 고간 사이에 서 있던 여자를 낚아채듯 안아 들었다.
포르틸라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비록 가볍게 그를 놀릴 생각으로 매듭 마법을 걸어놨지만 이렇게 쉽게 풀릴만한 힘이 아니었다.
헉헉대는 숨결이 지독히 얼굴 위로 쏟아진다. 곧 거친 숨결이 그녀의 입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악마 같으니라고.”
혓바닥이 그녀의 입을 자비 없이 벌리고 입 안을 헤집어댔다. 셀로신은 그녀의 옷을 쫙쫙 찢어버렸다. 순식간에 알몸이 되어버린 그녀를 거대 슬라임의 위에 던져버렸다. 출렁거리며 물침대처럼 흔들린 슬라임에 파묻혔다 튕겨 나온 포르틸라의 온몸을 남자는 순식간에 낚아챘다.
온통 슬라임 액으로 적셔진 그녀의 몸 위로 거대한 남자의 몸이 겹쳐왔다. 한껏 열기로 가득한 남자의 몸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그녀의 양 손목을 한 손아귀에 쥐어 잡아 위로 고정한 남자는 거침없이 하반신을 붙여왔다. 그의 단단한 기둥이 허벅지 위에 마구 비벼졌다. 사타구니 사이 제가 가야 할 길을 찾는 듯 헤매던 기둥은 곧 가차 없이 비좁은 틈을 꿰뚫고 들어갔다.
“흐읏!”
그녀의 따듯한 내벽이 기둥을 감싸오자 셀로신은 신음을 흘렸다.
그래, 이 감각이다. 슬라임 따위가 아니고, 제 걸 제대로 집어삼키고 촘촘한 질 주름이 고약스레 빨아대는 이 느낌. 이걸 위해 땅에 파묻힌 제 팔다리를 뽑아낸 것이었다.
그의 허리가 미친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제 페니스를 그녀의 살 틈에 파묻으며 퍽퍽 밀어 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문득 그의 기둥이 덜컥하며 미묘한 곳을 쳐대자 포르틸라는 비명을 질러댔다.
“으아아앙! …하으응 …이상…해, 히익!”
“뭐야, 벌써 갈 거 같아? 너무 느끼는 거 아니야?”
셀로신은 여유롭게 물었다. 하지만 저도 더는 제정신으로 견디기는 무리인 듯했다. 줄곧 무표정을 유지하던 그녀의 무너져 내린 표정은 지극히 희열로 점철되어있었다. 핑크빛으로 달아오른 뽀얀 볼, 붉어진 눈가, 달콤한 숨결이 미치게 야한 여자. 예쁜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교성은 그를 돌아버리게 한다.
“으읏, 어디 같이 죽어보자고.”
이 부근을 찌르면 좋아하던데…. 셀로신이 중얼거리며 위험한 지점을 마구 찔러댔다.
“하읏! 아아아! 자, 잘못, …흐으응!”
포르틸라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거칠었다. 그의 허리 짓이 이렇게 거칠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쇠몽둥이 같은 기둥이 제 성감대를 쾅쾅 망치질하듯 처박아댔다.
슬라임의 액에 온몸이 젖어가고 혈관이 확장되어 최음액이 퍼져갔다. 철퍽거리며 빠져나왔다 밀려들어가는 셀로신의 기둥에도 최음액이 듬뿍 묻었다. 내벽에 끊임없이 문질러지는 최음액은 질 주름을 제멋대로 움직이게 했다. 성감이 미친 듯이 고조되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갔다.
“아흐흐! 제발… 거기. …아! 아아! …그, 그만!”
그와 닿는 모든 곳이 좋아 미칠 것 같았다. 그녀 또한 마굴에 들어왔던 시점부터 상당한 고위 마법사였기에 슬라임 따위에 신경을 써본 적이 없었다. 그저 모든 걸 불태우며 지나갔기에 저급 슬라임의 최음 효과가 이렇게까지 강렬할 줄 몰랐다.
셀로신이 페니스를 쑤셔 넣을 때마다 애액이 실례라도 하듯 홍수처럼 쏟아졌다. 남자의 커다란 손이 여자의 턱을 잡아 돌렸다. 혀를 내밀고 정신없이 입술을 헤집어댔다. 매끄러운 살을 빨아올리고 뿌리 끝까지 집어삼키자 입 안에선 타액이 줄줄 흘렀다.
거친 손이 가슴을 주무르자 짜릿한 감각에 유두가 볼록 솟아올랐다.
‘위, 위험해!’
눈물 콧물 할 것 없이 줄줄 흘러내렸다. 입은 다물 수가 없었다. 얼마나 신음을 질러댔는지 목이 아팠다. 지독한 희열에 견딜 수 없었던 그녀가 고개를 흔들며 뒤로 엉덩이를 빼자 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몸이 주르륵 끌려 남자의 앞으로 밀착했다.
“먼저 시작해놓고, 허억, 허억, …어딜 도망가려고!”
철퍽철퍽 성기가 미친 듯이 부딪히며 질척한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활짝 벌려진 허벅지 사이로 그녀의 팔뚝보다 더 두꺼운 기둥이 퇴장과 입장을 번갈아 하며 내벽을 쾅쾅 울려댔다. 온몸이 정신없이 흔들린다.
미쳤다. 이 자식은 미친놈이었다. 이를 드러내고 짐승처럼 흥분에 찬 숨을 내뱉는 셀로신의 모습에 포르틸라는 제가 그를 잘못 도발했다는 걸 깨달았다.
남자의 아랫도리는 저를 반으로 쪼개버릴 듯 마구 파고들었다. 그의 혓바닥은 포르틸라의 목구멍을 마구 쑤셔댔다. 그가 몸을 붙이고 박아대는 통에 가슴과 가슴이 비벼져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세, 셀로신… 하읏, …흐응! 자, 잘못했어요. …하아아앙!”
애걸복걸하는 목소리가 미치게 아름다웠다.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그를 흥분으로 몰아넣는 달콤한 음향이었다. 귀가 예민했던 셀로신은 그녀를 집어삼키고 싶은 충동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29년, 평생을 살아오면서 여성에게 이렇게까지 성적 충동을 느껴본 건 처음이었다.
저를 도발해대는 여자의 건방진 행동에 제가 이렇게까지 흥분할 줄이야. 심장이 쾅쾅 울려대는 통에 혈관이 모조리 터져 나갈 것 같았다. 머릿속이 혼미해지고 온몸이 쾌락으로 떨려왔다.
자궁구까지 쳐대는 남자의 기둥에 포르틸라는 비명과 같은 신음을 내질렀다. 강한 박음질에 자칫 잘못했다간 기둥이 정말 자궁 안까지 파고들 기세였다. 퍽퍽퍽! 가속이 붙은 남자의 페니스가 거칠게 내벽을 쑤셔댔다.
그러다 남자는 사정감이 치밀었는지 주르륵 긁으며 밖으로 빠져나온 기둥을 다시 한번 퍽! 하고 좁은 길을 파고들었다. 뿌리 깊게 박힌 그의 단단한 살덩이가 움찔거리며 하얀 정액을 시원하게 쏟아냈다.
“흐읏! 아아 읍….”
포르틸라가 신음을 흘리자 셀로신은 그녀의 신음을 집어삼켰다. 허리를 뽑아내지 않은 채 뭉근히 돌렸다. 움찔거리며 제 정액을 집어삼키는 기분을 즐기며 비벼대자 맞닿은 부분이 애액과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진득거렸다. 느리게 후희를 즐기던 그가 포르틸라를 안아 들었다.
아직 성기가 꽂힌 채 그녀가 정신없이 남자의 목을 끌어안자 그가 기분 좋은 듯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춥춥― 쪼옥―.
“두 번 다시 도발하지 마십시오.”
“흐응, 으읏…. 네. 다, 다시는 안 할…게요. 흐읏!”
“착하군요, 그럼 상으로 이대로 다음 층으로 내려갈까요?”
포르틸라는 그의 말에 아연했다. 지금 두 사람 다 알몸이었다. 게다가 그의 페니스는 여전히 죽지도 않은 채 제 아래를 파고들어 마구 찍어대고 있었고, 저는 그의 기둥을 물어대며 질구 밑으로 줄줄 허연 정액을 흘리고 있지 않든가.
그런데 이 모양으로 다음 층으로 내려가자고? 다음 층에 누가 있을 줄 알고! 포르틸라는 발버둥을 치며 거부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을 움직였다.
“흐읏, 시, 싫어.”
“뭐가 싫어. 이걸 바라고 도발한 거 아니었어? 자, 보여주자고. 내 여왕님이 얼마나 야하고 아름다운지.”
그의 커다란 손이 포르틸라의 엉덩이를 철썩 때리더니 꽉 잡아 왔다. 짜릿한 고통에 그녀의 질이 와락 수축하며 기둥을 물어댔다.
“하, 젠장! …미치겠네.”
기둥이 또 한 번 부풀어 올랐다. 그녀의 내벽이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리며 페니스를 쥐어 짜댔다. 물어대고 뱉어냈다 또다시 오물거린다. 질척거리는 애액과 그가 내뿜은 정액이 섞여 하얀 거품을 흘려댔다.
또다시 정신없는 박음질이 시작되었다. 그녀를 안아 들고 셀로신은 마굴 내부를 마구 걸어 다녔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포르틸라의 몸이 줄 끊어진 인형처럼 흔들거렸다. 그녀의 순수한 체중이 위로 들어 올려졌다 기둥에 박혀들 때마다 날카로운 신음이 남자의 귓구멍을 파고 쏟아져 들어온다.
그때마다 셀로신은 페니스를 불뚝거리며 키워 올렸다. 종국에는 그녀의 내벽이 그의 것으로 가득 들어차 찢어질 것만큼 벌어졌다. 또한, 그녀가 매끈하게 깎아놓았던 남자의 모근이 자라나 거칠게 음핵을 긁어댈 때마다 온몸에 벼락이 떨어졌다.
“으읏! 하아아아앙!”
가는 두 다리가 남자의 허리를 감아왔다. 꽉 휘감은 매끈한 허벅지의 근육이 남자의 단단한 허리를 두 동강 낼 듯 졸라댔다. 와락 수축하는 질구는 기둥뿌리에 달라붙어 잘라낼 듯 물어댔다.
“하아! 미친….”
머리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끝내주게 좋았다. 최음액에 중독된 섹스여서 이리 좋은 걸까. 그럴 리가 없을 터다. 여자의 눈물범벅이 되어 엉망인 얼굴이며, 신음을 흘려대며 질질 싸는 질구며, 제 것을 뽑아먹을 듯 빨아대는 다리 사이가 다 예뻐 죽겠는 걸.
“흐으응! 아읏…. 그, 그만해!”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셀로신의 목덜미를 꼭 끌어안고 상체를 붙였다. 몸이 철썩거리며 위아래로 흔들릴 때마다 뜨거운 신음을 그의 귓가에 거칠게 내뱉었다. 귀두가 입구를 두들길 때마다 주름진 살점이 그의 것을 물어뜯어 댔다. 그녀의 허리가 제멋대로 흔들거리고 질벽은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렸다.
“끄, 끊어질 거 같아! …그만, 그만 조여!”
“모, 못 하겠어요. 하으응… 머, 멈춰줘! 으아아앙!”
포르틸라는 남자의 넓은 등을 손톱으로 긁어대며 고개를 어깨에 처박았다. 반쯤 넘어가는 교성과 흔들리는 허리 짓에 머리가 마비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흥분한 셀로신은 욕설을 내뱉으며 페니스를 자궁 입구까지 처박아 올렸다.
빠른 박동으로 서로의 것을 물어대고 뽑아냈다 박아댔다. 두 사람은 한몸인 양 엉겨 붙어 서로를 탐했다.
엉망진창이었다. 그야말로 짐승 새끼가 따로 없었다. 두 사람의 정사는 하루가 다 지나서야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바닥을 알몸으로 뒹굴며 누워있었다. 손가락 하나 꼼짝도 못 할 지경이었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었고 그들이 내뿜어댄 체액으로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포르틸라의 온몸은 울긋불긋 이빨 자국과 손바닥 자국으로 꽃 펴있었고, 셀로신의 몸뚱이도 그에 못지않았다. 시뻘건 키스 자국과 핏물이 배어 나온 손톱자국으로 등과 허벅지가 난자당해 있었다.
“헉헉, 제기랄. 슬라임 액이 이렇게 사람을 죽여 놓을 줄이야…. 헉헉.”
“흐읏. 으응…. 하악, …하악, 히익….”
남자의 좆은 여전히 벌떡 서 있었지만 얼마나 쳐댔는지 정액과 애액으로 뒤범벅이 되어 엉망이 되어있었고 여자의 음부 또한 말이 아니었다. 안을 얼마나 헤집어놨는지 벌어진 구멍이 닫히지 못한 채 하얀 정액만 줄줄 내뱉고 있었다.
평생 해야 할 섹스를 단번에 해치운 기분이었다.
“하아, 하아, 돼, 돼지 새끼가 힘은 좋아서….”
포르틸라는 미간을 찡그리며 덜덜 떨리는 몸을 웅크렸다.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아직도 아랫도리에선 전기가 흐르고 있었다. 오한이라도 든 듯 온몸이 잘게 덜덜 떨렸다. 클리토리스는 얼마나 자극을 당했는지 표피 밖으로 솟아 나온 작은 살덩이가 커다랗게 고개를 내밀고 음순 위로 튀어나와 있었다. 살짝만 건드려도 이제는 절로 비명이 나올 만큼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
“아직도 그런 말을 내뱉을 힘이 남아 있습니까?”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가 그녀의 머리채를 쥐어 잡았다. 목이 확 꺾이자 매끈한 목덜미에 남자가 이를 박아온다. 잘근잘근 씹히고 빨리는 목덜미에 이제는 멀쩡한 피부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것이라고 낙인을 찍어댄 자국이 이미 목을 가득 채운 지 오래였다.
“흐응. 아읏! 해…보자는 건가요?”
지지 않겠다는 듯 그녀의 손이 더듬거리며 남자의 페니스를 거칠게 쥐었다. 섬세한 손가락이 꼬옥 잡은 기둥의 껍질이 위아래로 움직여댔다. 이제는 오기나 다름없었다.
셀로신은 미간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작은 손길에 흥분이 치밀어옴과 동시에 지독한 쓰라림도 함께 밀려왔다. 그녀는 힘도 없는 주제에 셀로신의 허리 위에 올라타려고 끙끙거리고 있었다. 정말 못 말릴 말괄량이였다.
“흐읏….”
포르틸라의 눈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달달 떨어대는 그녀의 움직임이 그야말로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
“젠장! 크윽… 내가 잘못 했…하, 내가 졌어! 포르틸라! 당신이 이겼다고.”
그는 단박에 항복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보아도 그녀는 한계에 다다른 듯했다. 그런 여자의 구멍에 더 밀어 넣었다간 포르틸라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셀로신의 항복과 함께 포르틸라는 그의 가슴팍에 털썩 쓰러졌다. 알몸으로 몸을 포갠 그녀가 만족스럽게 웃음 지었다.
“흐읏…. 죽을 뻔했네. 이제 당신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부 제 거예요.”
“예예, 어련하시려고요. 다 가지십시오.”
셀로신은 예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녀가 원한다면 간이도 쓸게고 다 내줄 수 있다고 생각이 들 뿐이었다.
두 사람의 신혼 첫날밤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 * *
포르틸라는 물보라를 일으켜 두 사람의 몸을 단박에 깨끗이 씻어냈다. 그리고 바람을 불러 깔끔하게 말리곤 아공간에 넣어두었던 옷을 꺼내 입었다. 그녀의 능력에 감탄한 셀로신은 개운해진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마쳤다.
“자, 이제 진짜 다음 층으로 내려가서 마정석을 채굴하러 가볼까요.”
두 사람의 원래 목적이 마정석이었다. 애초에 결혼 조건에 쓰여 있지 않았던가.
‘공작부인인 포르틸라가 7서클 마법사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마정석을 충분히 제공한다.’
마정석의 조달. 셀로신은 결혼 후 홀로 마굴에 다녀오려 했지만, 포르틸라가 극구 사양했다. 그녀가 조금 더 뻔뻔하게 그를 부려먹을 줄 알았는데. 포르틸라는 의외로 착실한 모습을 보였다. 하긴 그러니까 저 어린 나이에 6서클에 올라선 거겠지.
그는 포르틸라의 제안을 흔쾌히 승낙했다. 신혼여행을 아예 지하 마굴로 가서 한동안 사용할 마정석을 쓸어오자 제안이었다.
그러나 첫날부터 마굴 초입에서 뒹굴어 댔다. 그렇게 서로의 몸을 탐한 지 벌써 3일째. 시간이 지체되었다. 조금 서둘러 마굴을 점령하며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가 급해진 마음에 앞장서 걸어 나갔다. 매번 홀로 다녔기에 몸에 밴 행동이었다. 하지만 곧 뒤쪽에서 가볍게 따라올 거로 생각했던 포르틸라가 약한 신음을 흘리며 자리에 멈춰 섰다.
“왜 그래?”
“흐읏… 그게….”
포르틸라는 얼굴이 빨개진 채 꼼짝을 할 수 없었다. 다리 사이가 어찌나 쓰리고 아픈지 옴짝달싹할 수 없다. 아직도 그의 성기 모양대로 활짝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못한 질구는 금세 속옷을 적시며 그가 뿜어낸 정액을 줄줄 흘려댔다. 게다가 여태껏 남자의 것이 묵직하게 담겨있는 느낌이었다.
차마 셀로신에게 제 아래가 헐어서 못 움직인다는 말은 죽어도 하기 싫었다. 어떻게 한 결혼인데 고작 섹스 몇 번에 몸이 아프다는 말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했다.
셀로신, 그가 어떤 남자였던가. 비록 소문으로 들었지만 수많은 여자를 굴복시킨 남자 아닌가. 소문의 진상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소문 이상의 체력과 섹스 능력은 그녀의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어준다.
포르틸라는 두려웠다. 그에게 어린 계집아이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와 저의 나이 차이는 무려 8살 차이. 귀족에게 나이 차이가 무슨 상관이냐 싶었지만, 그녀에겐 그게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15살 때부터 보아왔던 커다란 사내에게 이제는 성숙한 여성의 모습만을 보이고 싶었다. 당신의 곁에 있어야 할 여자는 나뿐이라고.
걱정이 담긴 남자의 손이 도움을 주겠노라 그녀 앞으로 내밀어졌다. 하지만 포르틸라는 그의 손을 가차 없이 쳐냈다.
“…필요 없어요.”
그녀가 아픔을 꾹 참고 걸음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 두어 걸음도 가지 못하고 또다시 주저앉았다.
볼록 솟은 클리토리스와 퉁퉁 부어 대음순 밖으로 늘어져 버린 소음순이 제멋대로 쓸리자 지독한 고통과 쾌감이 벼락 치듯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저릿하게 쓸리는 클리토리스는 짜르르하게 척추를 타고 쾌락을 몰아왔다. 그가 하도 만져댄 덕분에 이제는 작은 자극에도 몸이 떨려왔다. 왈칵하고 액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회복 마법을 공부하지 않은 저 자신을 저주했다. 마법은 자고로 골고루 배워두는 게 좋다고 선생들이 떠들어댔지만, 회복계열은 무척이나 수식이 복잡하여 배우고 싶지 않았었다. 자연에서 원소를 끌어오는 공격형 마법과는 차원이 다르게 복잡했다.
그리고 회복 마법과 치유 마법은 완벽히 계열이 달랐다. 회복 마법은 말 그대로 그 상황을 잠시 벗어나게 하는 정도의 마법. 치유 마법과 같이 완벽하게 몸을 되돌리는 것도 아니었고 멋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자신은 마법사지 사제가 아니다. 신에게 그 힘을 빌려오는 건 사제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수업 시간마다 모르쇠로 일관했었건만. 이제야 그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줄이야. 어린 날의 치기이자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포르틸라는 음부의 지독한 고통에 눈물을 찔끔 흘리며 신혼여행이 끝나거든 돌아가자마자 회복 마법부터 습득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녀가 그리 끙끙거리는 찰나, 몸이 번쩍 안아 올려졌다. 허리와 오금 사이를 받히고 가볍게 들어 올려 공주님 안기를 한 셀로신이 씨익 웃으며 포르틸라를 내려다본다. 멋진 미소의 남자가 그녀를 내려보며 속삭였다.
“야한 냄새가 나는데, 나한테 쑤셔진 곳이 아픈가 봅니다?”
포르틸라의 얼굴이 새빨갛다 못해 터져버릴 듯 달아올랐다. 얄궂었다. 뻔히 알면서 대놓고 말하는 그가 얄미웠다.
“아프다고 하면 시, 실망할 건가요? 그… 힐러분처럼 치유술을 배울 걸 그랬죠?”
그녀가 말을 하자 셀로신은 고개를 갸웃했다.
“요즘 힐러들은 그곳까지 치유한답니까?”
뭐람 왜 모르는 척이야. 당신과 잠자리를 한 힐러의 그곳을 망가트려서 그녀가 스스로 자기의 것을 치료했다는 말은 이미 자자했건만 모르는 척을 하는 그가 뻔뻔해 보이기까지 하다. 역시 강한 여왕님을 선호하는 페티시를 맞춰줘야 할 것 같았다.
결국 포르실라는 그의 멱살을 잡아 와락 당겼다. 두툼한 목덜미가 가볍게 끌려온다. 힘줄이 솟아오른 자극적인 그의 목덜미에 이빨을 박아넣은 그녀가 욕설을 내뱉으며 명령했다.
“이, 좆만 큰 짐승 새끼가! 아프긴 뭐가 아파, 그냥 조금 뻐근할 뿐이야. 그리고 누가 맘대로 안으래. 네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으니까, 뒤로 업어.”
셀로신은 소리 죽여 웃었다. 제 손길이 필요하긴 한가보다. 내려놓으라는 소린 죽어도 하지 않았다. 업어달라니 업어줄 수밖에. 좋은 걸 좋다고 말하지 못하는 여자였다. 그 갭 차이가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점점 제가 얼마나 변태적인 성향인지 깨달아갔다.
그는 잽싸게 등 뒤를 그녀에게 내어주었다. 넓은 등이 그녀를 맞이했다. 포르틸라는 그에게 업힌 채 남자의 뒷덜미에 고개를 파묻었다. 그의 체향이 무척이나 기분 좋았다. 든든한 남자의 품이 이리 좋을 줄이야.
그가 갑자기 공주님 안기를 했을 때는 얼마나 난감했는지 모른다. 잘생긴 얼굴이 바로 눈앞에 있을 때는 온몸이 달아올랐다. 그렇게 그와 몸을 섞고 뒹굴었음에도 이 남자가 자신의 남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덕분에 화끈하게 달아올라 바보처럼 헤벌쭉한 얼굴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들킬까, 작은 심장이 쿵쿵 뛰어오른다.
제 가슴이 그의 넓은 등에 비벼지는 걸 그녀는 신경을 채 쓰지 않았건만, 셀로신은 뭉근히 느껴지는 가슴의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 정말 제멋대로인 여자였다. 그가 받치고 있는 엉덩이 밑으로 애액이 줄줄 새고 있었다. 웃기는 여자. 손가락에 엉겨오는 야한 액을 그는 마음껏 즐겼다.
“히익…! …흐읏.”
포르틸라는 연신 새어 나오는 신음을 삼키느라 괴로웠다. 제 엉덩이를 받치고 있는 셀로신의 두껍고 단단한 손가락이 질구를 비벼대고 있었다. 이 남자 정말 집요했다. 퉁퉁 부어있는 음부가 멀쩡해질 수가 없었다. 밤에는 그의 커다란 페니스가 내벽을 쳐댔고 이동하는 낮 동안은 업는 걸 빙자한 애무가 멈추질 않았다. 물론 그게 싫다는 게 아니었다.
다만 이 남자가 저를 좋아해서 이러는 건지, 그저 여자 몸만을 좋아해서 이러는 건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셀로신의 마음을 도저히 정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부끄러운 손길은 오랜 기간 짝사랑하던 남자의 것인지라 그저 보상받는 기분임은 숨길 수 없다.
포르틸라는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둥실둥실 짜릿한 쾌락이 멈추질 않았다. 온몸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느낌이다. 엉덩이를 주물거리거나 쓸어내리는 것도 왠지 칭찬받는 기분이라 좋았다.
발딱 솟아오른 클리토리스를 비비는 손가락은 흠뻑 젖어 매끄럽게 음부 주위를 유영한다. 그럴 때마다 몸이 움찔거리며 발가락이 움츠러들었다. 극심한 몸의 반응에 근육들이 며칠째 쉬지도 못하고 전력 질주라도 한 느낌이었다. 지독한 나른함이 온몸을 감쌌다.
“기분 좋습니까?”
“…네.”
3일을 내내 잠도 안 자고 섹스만 해댔던 포르틸라는 그가 아래를 만져주며 비벼주자 노곤해진 그녀는 그대로 기절하듯 셀로신의 등 위에서 까무룩 기절하다시피 잠이 들어 버렸다.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그의 목덜미 뒤에서 느껴졌다. 쫑알거리며 지지 않겠다는 듯 시끄럽게 굴던 여자가 얌전히 등 뒤에서 편히 잠들어버리자 흘긋 돌아보던 셀로신은 웃음을 흘렸다.
“편히 주무십시오.”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잘난 몸이었건만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씌웠는지 잠든 숨소리까지 귀여워 죽을 것 같았다.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의 앳된 얼굴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젖살이 빠지지 않은 약간 통통한 볼, 긴 속눈썹, 둥글게 내려간 눈꼬리. 다시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오래간만에 만난 저를 보고 아저씨라고 했을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23살에 아저씨 소리는 꽤나 가슴에 대못이 박혔더랬지.
정말 천둥벌거숭이 같은 꼬맹이였건만. 그녀가 이렇게 멋지게 자라 저를 뒤흔들 줄 누가 알았던가.
셀로신은 그녀를 업은 채 마굴 지하층으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 그의 걸음걸이가 조금은 어색하다. 빳빳하게 솟아오른 페니스가 아플 지경이다. 그는 쿠퍼액으로 젖어가는 제 앞섶을 내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이렇게 한 여자에게 미칠 줄 누가 알았던가.
그렇게 두 사람의 기묘한 신혼생활이 시작되었다. 밤이면 미궁 구석에서 몸을 접붙이고, 낮이면 아래가 완전히 헐어버려 꼼짝도 못 하는 포르틸라를 업고 가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