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2화 (182/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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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시작.” 

“근데 이 두 개를 합성하는 마법을 대체 어디에 써먹으라고 배우는 건가.”

“딸기 맛 얼음은 그냥 얼음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는 법.”

“……여태껏 그런 관점으로 요리를 해 왔군.”

“맛있는 것과 맛있는 것을 합치면 더 맛있는 것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 마법의 이치.”

“관심 없겠지만 음식에는 조화라는 게 있어.”

내내 이딴 식으로 요리를 해 왔으니 호텔 식당의 평판이 그 모양 그 지경으로 나락까지 떨어졌다는 것을 클로드는 이 자리에 와서야 깨달았다.

그랬다.

지금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선생님의 이름은 시델. 구시가지에 있던 호텔의 전 주방장이자 이제는 성의 주방을 총괄하게 된 수석 주방 마법사.

한때 직장을 잃었던 클로드를 자신의 조수로 들여 주겠다 뭐다 하며 허언을 남발했었던 그는 클로드와 정말로 그 비슷한 관계가 되었다. 클로드의 전직 훈련 및 갱생 작업을 이끄는 선봉장을 도맡게 된 것이다.

대대로 마법사 일족만이 살아왔던 나라에서 검술을 극한까지 익혀 온 기사를 조각상처럼 세심하게 깎고 다듬어서 위대한 대마도사로 키우겠다는 게 그의 야심이었다.

“성기사였던 지저분한 과거는 버리시오. 여기서 마법사로 다시 태어나는 거요!”

그게 왜 지저분하다는 건지. 하지만 클로드는 한숨을 쉴 뿐 군말하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무슨 상관이겠나. 그게 내 맘대로 되면 나도 소원이 없겠는데.

아무리 세상일에 쉬운 게 없다지만 새 삶을 준비하려 했던 그는 현재 아주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동안 신성력도 없으면서 있는 척 사기를 쳐 왔음을 자수하고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 뒤 성검 반납에, 기사 서훈 무효까지 그 난리를 피웠건만……

“또, 또 불순물!”

“불순물이 아니라 갑자기 신성력이 동해서.”

“허, 마력만 쓰라고 그리 얘기를 해도.”

“조절이 안 된다.”

어처구니가 없게도 거꾸로 엄청난 성기사가 되어 버렸다.

혈관을 따라 도는 피처럼 전신으로 펄떡펄떡 뛰는 신성력에 아주 환장할 노릇이다.

설명하자면 그날 이후부터였다.

드래곤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은 뒤, 그의 몸은 달라졌다. 성흔을 입은 것까지는 자각하고 있었으나 그런 걸 빼고도 신체 능력이 과하게 올라갔다.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큼의 강력한 힘이 발휘되거나 무엇보다 신성력이 숨 쉬듯이 방출되면서 가끔은 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이제 필요도 없는데 뒤늦게야 퍼 주는 능력이 어이가 없었는데, 그에 대해 뭐라도 납득할 만한 이야기를 해 준 것은 형인 미리엘의 감격스러운 포옹과 태리의 알쏭달쏭한 수다였다.

― 우왕, 축하해! 하나뿐인 내 동생. 우리 막둥이! 이제 너도 어엿한 성기사가 되었구나. 형은 이제 죽어도 정말 여한이 없어!

― 1회차를 끝낸 것에 대한 보상이죠. 쉽게 말하자면 능력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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