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0화 (170/186)

170

아버지가 남긴 문장이 왜 여기에서. 

‘망각. 신의 방식.’

그리고 이어진 생각은 순간적으로 부싯돌에 불꽃이 확 튀듯 몇 가지의 조각들을 성급히 이어 붙여 얽은 하나의 가정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터무니없는 가설로부터 휘어지지 않는 어떤 완고한 직선을 보았다.

맨 처음 오직 자신만이 이 이야기의 엔딩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처럼.

― 시, 싫어. 아무리 그래도 난 그만두지 않을 거야……. 나도 내가 정말 잘못하고 있다는 거 알아. 나만 포기하면 된다는 것도 알아. 그렇지만…… 싫어. 못 해. 그러면 널 영영 잊어버리게 된단 말이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