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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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됐군.”
호텔 특유의 바스락거리는 솜이불 속에서 눈을 뜬 클로드가 입을 열자마자 뱉은 첫 마디였다.
내가 여기에 어떻게 왔더라.
뻑뻑한 눈알을 굴려 인지하기 시작한 것들은 그의 방에선 절대로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다.
예를 들면 마법으로 지펴 놓은 벽난로라든가, 여기가 어디인지를 로고로 크게 박아 놓은 개성 없는 카펫이라든가.
어젯밤 무슨 짓을 한 건지 기억해 내려 애썼지만 두통이 몰려오는 머리가 그의 노력을 거부했다. 관자놀이를 짚고 억지로 파내듯이 뒤지자, 앞뒤가 많이 생략된 대사가 띄엄띄엄 떠올랐다.
― 안 돼, 안 돼 그놈의 안 돼.
― 내가 싫어?
― 집. 집에 가야 해. 잠은 집에 가서 자야 해. 근데 왜…… 당신이 내 집에 있어? 아, 그렇지. 여기가 우리 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