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화
(69/182)
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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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로엔 대공과 비틀린 마류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동안, 로제타 부인의 의상실은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그게…….”
사정을 듣자 하니 내가 화원을 정화하고 쓰러진 이후, 나와 비슷한 다회 드레스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는 거였다.
그 자리에 있었던 그림 그리는 재주를 가진 누군가는 아예 그날 내 모습을 그려서 의상실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 것이다.
슬쩍 유리창 너머로 옆 건물을 건너다보니, 카민스키 의상실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던 마차가 한두 대 정도로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저 정도면 완전히 파리를 날린다고 해도 좋을 정도인걸.”
“갑자기 그런 게 아니라 요새 계속 꾸준히 방문객이 감소하고 있긴 했어요.”
“카민스키 드레스가 한물가기 시작했다는 신호야.”
이쯤 되면 카민스키의 아류작을 생산하던 수많은 의상실들도 다른 활로를 찾아봐야 할 터였다.
“당분간은, 아니, 앞으로는 계속 바쁠 거야. 사람 쓰는 버릇을 꾸준히 들이고, 뭔가 필요한 게 있다면 주저 말고 요청해 줘.”
“네, 알겠습니다, 공녀님. 아 참.”
“?”
“공녀님께서 안 계신 동안 이시스 상단 측에서 공녀님에게 몇 번인가 연락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