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2화 (52/182)

48화

* * *

마지막 당부를 마친 세드릭마저 돌아간 후.

칼릭스는 설명을 듣고 싶은 눈치였지만, 나는 모른 척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피곤한 건지, 독 때문인지…….’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자마자, 나는 화장대 서랍에서 준비해 두었던 해독제를 꺼냈다.

다만 한 가지 독만 추적해서 확실하게 해독해 내는 약은 아니고, 전반적인 몇 가지 독성에 대응하는 약이라고 했다.

‘중화제가 듣는 독이라면 해독제도 얼추 들을 거라고 했으니까…….’

해독제를 복용합니다!

중독 상태 지속 시간: 8시간 56분 남았습니다.

역시, 추적 해독제가 아닌 만큼 상태 이상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모양이다.

‘한잠 자고 나면 나아지겠지.’

한숨만 자고 일어나면, 누가 내게 독을 먹였는지 안 먹였는지 모를 정도로 도로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범인을 추적할 수도 없게 되겠지.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저택은 새어머니 손아귀 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범인을 찾기는커녕, 내가 정말 독을 먹었는지 입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거다.

그런 지지부진한 싸움을 시작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내 목표는 배드 엔딩. 이 집구석뿐만 아니라 아예 나라를 뜨는 게 내 목표니까.

굳이 새어머니 따위에게 낭비할 시간은 없다.

‘그쪽에서 날 방해할 생각만 안 한다면 말이지…….’

부디 이 이상 나를 건드리지 않기를 빌며, 나는 하품과 함께 꾸물거리며 잠자리로 파고들었다.

‘……?’

잠들기 직전 잔잔하게 주변을 떠돌던 마류가 잠깐 흔들린 것 같았지만, 이미 반쯤 혼수상태에 들어간 나는 곧 까무룩 의식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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