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182)

15화

“대부인께서 무척 만족하셨답니다. 태자 전하께서 이렇게 빨리 나타나신 적이 처음이라고요.”

“아하…….”

그렇게 안 봤더니, 농땡이가 습관이었구나. 나는 똑같이 끌려온 사람으로서 동질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대문호의 연설은 당분간 계속되었고, 그동안 나는 시안티크 후작 부인의 옆자리를 계속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후작 부인의 옆에 앉은 저 아가씨, 대체 누구죠?”

“어허 이 사람, 저 은발을 몰라보나? 로잔헤이어 공작가의 적장녀인 유리 엘로즈 공녀일세.”

“사교계 활동에 소극적이라고 들었는데, 별일이네요.”

명성이 5 오릅니다.

명성이 3 오릅니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람들이 수군거릴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명성이 오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살롱이 마무리될 무렵에 내 명성은 무려…….

‘100이나 올랐네. 허허.’

대체 얼마나 떠들어 댄 거야?

“이만 가 보실 거죠?”

시안티크 후작 부인이 내 손을 다정하게 잡으며 물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거짓말은 아니었다. 대문호님의 연설만 제외하면, 그 사람 다음에 나온 배우가 부르는 아리아는 꽤 근사했으니까.

“후후. 별말씀을요. 다음에도 초대할 테니, 꼭 놀러 와 주셔야 해요?”

오오. 나는 얼씨구나 고개를 끄덕였다.

‘살롱 초대장이 올 때마다 우리 새어머니께서 뒷목 좀 잡으시겠는걸.’

시커먼 속셈을 감추고, 나는 천사처럼 웃어 보였다.

“네, 꼭 그렇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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