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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공비의 드레스 (1) (143/181)

143. 공비의 드레스 (1)2021.12.11.

라이킨의 말에 소렐은 나름의 의견을 말했다.

16606124659444.jpg“가장 비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1660612465945.jpg“공주님, 보통 예쁜 건 다 비쌉니다.”

라이킨은 글래스턴에서 싸 온 짐들이 전부 다 삼엄한 경비와 에벌린 스튜어트 부인의 꼼꼼한 감독하에 옮겨지는 것을 힐끗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1660612465945.jpg“좋은 것도 비싸고, 그래서 웬만하면 비싼 물건을 사는 게 좋지요. 예약을 해두었으니 가볼까요? 루겐버그 여사가 우리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보통 여성들의 의상실에 남성은 출입하지 않는 게 예의라지만, 라이킨은 이상하게도 소렐이 가는 곳이라면 자신이 더 적극적이었다. 그녀는 한 번 이 점을 지적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그녀의 남편이자 스스로 고루하다고 자평하는 남자가 픽 웃었다.

1660612465945.jpg‘그게 왜 예의인 줄 아십니까? 부인들이 물건을 고르는 것은 성가시고 귀찮다고 하는 남자가 대부분이거든요. 체면이 손상된다고 여기는 얼간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예의라는 헛소리를 해가면서 빠지는 거지요. 핑계입니다.’

16606124659444.jpg‘음, 그럼 라이킨은 성가시거나 귀찮지 않아요?’

1660612465945.jpg‘제 순수한 기쁨입니다.’

16606124659444.jpg‘체면이 손상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1660612465945.jpg‘오히려 영광입니다만.’

  요컨대 소렐 이드리스의 남편은, 아내가 그의 돈을 펑펑 쓰면서 좋아하는 물건들을 잔뜩 사고 치장하는 걸 가장 기쁘게 여긴다는 거였다. 그건 그의 즐거운 취미생활이기도 했다. 소렐은 그녀의 좁은 보폭을 맞춰 함께 걸어가는 남편을 힐끔 올려다보다가, 그냥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1660612465945.jpg“뭐가 또 그리 좋으실까요, 우리 공주님?”

16606124659444.jpg“라이킨이 그렇게 말해줘서요.”

올려다보는 눈이 예쁘게 접힌다. 사르르 눈웃음을 치는 건 또 어디서 배우셨을까. 그 눈을 보기만 해도 라이킨은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1660612465945.jpg“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냥 당연한 말입니다.”

16606124659444.jpg“그걸 당연하다고 말해줘서 기뻐요. 날 아주 사랑하는 것도 잘 알겠고요.”

그래놓고 또 웃으면서 수줍은 듯 볼을 붉힌다.

1660612465945.jpg“공주님.”

16606124659444.jpg“응?”

1660612465945.jpg“키스해도 됩니까? 지금 당장.”

16606124659444.jpg“안 돼요.”

소렐은 무심히 대답하며 등을 곧게 펴고 걸어갔다. 순식간에 잘난 신사의 어깨가 축 처졌다.

16606124659444.jpg“이따 마차에서 해줄게요.”

다시 신사의 걸음걸이가 경쾌해졌다. *

16606124663072.jpg“좋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작전하의 그 정신에 무척 공감한답니다. 이게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하는 신사들도 있지만, 신사들이라고 해서 옷에 신경을 쓰지 않는 건 또 아니란 말이에요.”

루겐버그 여사는 두 손을 맞잡고 빠른 어조와 날카로운 투로 중얼거렸다.

16606124663072.jpg“오히려 신사복에 손이 더 가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숙녀들의 드레스보다 더 비싼 정장이 나온다고요. 그러니 솔직하게 말하자고요. 이건 총칼만 안 들었지 전쟁이에요.”

라이킨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1660612465945.jpg“그렇지요.”

16606124663072.jpg“더구나 리페르게라의 그 세련된 공주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다들 이때다 싶어 자랑하고 싶어 난리들이 났잖아요? 결코 질 수 없지요.”

1660612465945.jpg“내가 그래서 루겐버그를 선택한 겁니다.”

돈을 쓰는 규모 자체가 남다른 라이킨은 요즘 엔버네스에서 열광하는 이 디자이너의 이번 시즌 컬렉션을 전부 다 사들였다. 다른 누구도 쓸 수 없게끔 독점하고, 전부 여기 있는 작은 공주님을 위해 디자인해달라 주문했다.

16606124663072.jpg“그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어요.”

그러면서 루겐버그 여사는 부지런히 소렐에게 초콜릿이며 차를 권했다.

16606124663072.jpg“든든히 먹어둬야 옷을 고를 수 있는 거랍니다. 옷을 갈아입는 건 보통 체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에요. 배가 불러야 뭐든 할 수 있는 법 아니겠어요?”

과연 에벌린 스튜어트 부인이 고른 디자이너다웠다. 라이킨은 그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다.

16606124663072.jpg“자, 틈틈이 먹어두기로 하고, 왕실무도회 드레스부터 한번 보실까요? 그 유명한 헬레인 티아라에 어울리게 만들어 보았어요. 마음에 꼭 드셨으면 좋겠네요.”

루겐버그 여사는 자신이 이 나라, 올센 전체를 대표한다는 묘한 사명감에 차 있었다. 리페르게라의 공주가 온다면, 그녀는 올센에 있는 공주들 중 한 명에게 자신의 완벽한 드레스를 입혀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리페르게라 공주에게 뒤지지 않고 격조가 있으면서도 찬사를 받아야 했다. 물론 왕실에 계시는 올센 왕가 공주님들이야 알아서 하시겠지. 루겐버그 여사는 그쪽 공주들의 선택은 솔직히 조금 의심스러웠다.

16606124663072.jpg“공주님의 눈과 머리카락에 어울리는 색을 고심했지요.”

그러니 올센 공주들 말고, 이 전설적인 헬레인 왕조의 공주는 무조건 그녀가 책임지고 올센을 대표하는 세련된 감각의 소유자로 널리 알려야 했다. 루겐버그 여사가 비장한 목표로 소렐을 탈의실로 데리고 간 사이, 라이킨은 차를 마시면서 의상실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엔버네스는 글래스턴보다는 확실히 덜 춥다. 하지만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엔버네스나 글래스턴이나 상황은 비슷해진다.

16606124663072.jpg“끼아아아아악!”

아, 물론 엔버네스나 글래스턴이나 저런 비명이 흔하지는 않다는 것도 비슷하다. 라이킨은 당장 탈의실로 달려갔다.

16606124663072.jpg“이게, 이게 뭐야!”

분명히 예쁘게 걸려 있었을 드레스가 크게 찢어져 있었다. 천 조각이며 달아놓았던 보석들이 처참하게 뜯겨나가 나뒹굴었고, 루겐버그 여사는 무릎을 꿇고 그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오히려 소렐이 그녀를 위로하는 중이었다.

16606124663072.jpg“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분명히 확인했는데……. 분명히 그랬는데……! 공비전하, 공비전하, 제가 분명히 확인했거든요. 정말, 이럴 리가 없는…….”

16606124659444.jpg“부인, 괜찮아요. 물이라도 좀 마셔요.”

소렐은 그렇게 말하다가 뛰어 들어온 라이킨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넓은 탈의실을 한 바퀴 쓱 둘러본 뒤 그가 들어온 문이 아닌, 저편에 있는 작은 문으로 향했다. 라이킨은 거침없이 문을 열었다.

16606124663072.jpg“그러고 보니 샬롯 얘는 어디 있어? 샬롯? 샬롯! 공비전하, 저를 믿어주세요, 제발. 어느 사람이 미쳤다고 이 드레스를, 이렇게 망치, 아이고, 맙소사…….”

기골이 장대한 라이킨이 문 너머로 사라졌다. 소렐은 이마를 붙잡고 주저앉은 루겐버그 여사에게 물을 직접 가져다주었다. 그러곤 드레스를 바라보았다. 앞부분 장식이 거의 다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루겐버그 여사가 호언장담하던 것처럼 무척 아름다웠을 건 분명했다.

16606124659444.jpg“진정하도록 해요, 루겐버그 여사.”

소렐은 침착하게 말했다. 루겐버그 여사는 칼리에르 공작부처라는 거물급 고객에게 실수한 것도 실수한 것이지만, 자신이 온 힘을 다 바쳐 완성한 작품이 망쳐졌다는 것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예술가들은 원래 신경이 예민한 법이라더니, 여사는 희게 질려서 물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직원들을 불러댔다.

16606124663072.jpg“올리비아? 샬롯? 베티? 베티? 아무도 없니?”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16606124663072.jpg“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공비전하……. 누가 이렇게 끔찍한, 험악한 짓을……!”

소렐은 어쩌면 그게 그녀의 적들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드레스를 망쳐놓을 정도로 유치한 적이 있었나? 그건 모르겠다. 그때 라이킨이 돌아왔다.

1660612465945.jpg“루겐버그 여사. 여기 직원들이 몇 명입니까?”

16606124663072.jpg“그……, 셋이에요. 날 돕고 일을 배우는 애들이 셋인데…….”

1660612465945.jpg“일단 경찰을 부르는 게 좋겠습니다. 뒤쪽으로 피가 떨어져 있군요.”

여사는 숨을 들이켰다.

1660612465945.jpg“그리고 시체도 있습니다.”

소렐은 그대로 여사가 기절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곤 자신이 시체가 있다는 말에도 태연한 것을 깨닫곤 가볍게 한숨을 쉬고 말았다. 그녀에게 이제 이 정도 사건은 덤덤할 지경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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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 뒤에서 발견된 시체는 안타깝게도 샬롯 존슨 양이었다. 그녀는 지방에서 상경하여 옷을 배우겠다는 일념하에 루겐버그 여사의 의상실에 취직했는데, 그만 드레스를 망치고 도망가는 이와 마주치곤 살해당하고 말았다.

16606124663072.jpg“……기자들이 좋아하겠군요.”

강도가 살인을 저지르고 간 의상실에 공교롭게도 ‘그’ 글래스턴 공작부부가 있었다니. 더구나 이 의상실의 이번 시즌 컬렉션을 글래스턴 공작이 독점했다는 건 기자들이 환장하고 달려들 기삿감이었다. 급히 파견되어 나온 경사는 한숨을 쉬었다. 소렐은 넋이 빠져서 울고만 있는 루겐버그 여사를 바라보며 라이킨의 곁에 앉아 있었다. 라이킨은 서서 경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다.

1660612465945.jpg“기자들은 내 이름의 모든 것을 좋아하지요.”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며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진술했다. 글래스턴 발 9시 30분 기차를 타고 엔버네스 역에 정시에 도착했고, 3시 40분경에 들어와서, 루겐버그 여사와 약 7분간 대화와 다과를 나눈 뒤 아내와 여사가 탈의실로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라는 자세한 내용이었다.

16606124663072.jpg“그러면 이미 사건은 세 분이 다과를 나누고 있을 때 벌어졌던 걸까요?”

1660612465945.jpg“아니, 그전일 겁니다, 아마. 우리가 의상실에 도착하기 전에, 혹은 막 도착했을 때 벌어졌을 겁니다.”

16606124663072.jpg“어떻게 아십니까?”

라이킨은 경사의 질문에 씩 웃었다.

1660612465945.jpg“나는 뱀파이어입니다, 경사.”

그리고 바로 그 점이 경사를 몹시 곤란하고 난감하게 했다. 그렇다. 이 덩치 큰 경찰은 뱀파이어가 무척 꺼림칙했다. 뱀파이어의 지척에 가만히 앉아서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자그마한 공비는 오히려 태연해서 존경심이 들 지경이었다. 이 남자가 무섭지 않단 말인가?

16606124663072.jpg“그러니까 그 점을 좀 더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1660612465945.jpg“의상실 입구와 탈의실은 아주 많이 떨어져 있지만, 탈의실과 내가 앉아 있던 응접실의 거리는 아주 가깝지요. 지척에서 드레스가 찢어지거나 살인이 벌어졌다면 내가 몰랐을 리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6606124663072.jpg“의상실 입구에서는 탈의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감지하시는 게 어렵다는 이야기군요.”

1660612465945.jpg“예. 게다가 응접실에 앉아 있을 때 탈의실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16606124659444.jpg“맞아요. 조용했어요.”

소렐이 말을 보탰다. 사실 루겐버그 여사가 그들이 온 게 기뻐서 좀 수선스럽게 환영하다 보니 다른 소리가 다 묻혔을 수도 있지만, 기민한 라이킨이 다른 사람의 기척을 느끼지 못했을 리도 없었다.

1660612465945.jpg“이미 우리가 응접실에 왔을 때는 탈의실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건 장담하지요.”

16606124663072.jpg“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경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에 뭔가를 적었다.

16606124663072.jpg“지금 그럼 샬롯 존슨 양이 이 의상실 뒤편에서 살해되었고, 베티 스미스 양과 올리비아 마이슨 양은 외출 중이라는 거지요?”

16606124663072.jpg“……일단은 그래요.”

간신히 몸을 일으킨 루겐버그 여사는 브랜디를 마시며 중얼거렸다.

16606124663072.jpg“둘 다 어디에 간다고 말은 안 했는데, 베티는 아마 두 블록 떨어져 있는 양산 장인에게 갔을……. 아, 마침 오네요.”

루겐버그 여사는 희미하게 노란 자수를 놓은 아이보리색 커튼 너머 창밖을 보았다.

16606124663072.jpg“올리비아 마이슨 양도 함께입니까?”

경사의 질문에 여사는 고개를 저었다.

16606124663072.jpg“아니, 베티 하나뿐인데요. 이상하네.”

그녀의 표정이 다시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브랜디로 간신히 찾은 혈색이 다시 희게 질렸고, 손수건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16606124663072.jpg“무슨 일이에요, 이게? 선생님!”

수수한 얼굴이지만 날렵하고 맵시 있는 옷차림은 엔버네스에 사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베티 스미스 양이 경찰들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루겐버그 여사가 주저앉아 있는 꼴을 보곤 기겁을 하고 달려와 여사를 붙들었다. 그녀가 들고 있던 아름다운 양산 꾸러미가 카펫 위에 툭 내려앉았다.

16606124663072.jpg“선생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얼굴이 왜 이러세요?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얼굴이, 아니, 손은 왜 이렇게 차가우세요? 이게 무슨 일인가요?”

무슨 일이냐는 마지막 질문은 결국 대답을 하지 못하는 루겐버그 여사를 지나 경사에게로 향했다.

16606124663072.jpg“베티 스미스 양?”

16606124663072.jpg“네, 저 맞아요.”

라이킨은 생각했다. 이거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그냥 버리겠다. * 글래스턴 공작부부가 난데없는 강도살인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은 당장 오늘 석간에 실릴 거다. 그것도 공비가 입으려던 드레스가 손상되었다는 사실이 있으니, 강도살인의 표적이 공비일 거라는 추측과 함께. 라이킨 역시 그 추측을 하고 있었다.

16606124663072.jpg“저는 4년 전에 엔버네스에 왔어요. 그전에는 쭉 베어팜이라고, 얀셀 주 언저리의 시골에서 살았어요.”

샬롯이 죽었다는 말에 울음을 터트린 베티는 겨우 진정하고 진술했다. 라이킨은 그녀가 하는 말을 곁에서 조용히 들었다. 생각 같아서는 소렐부터 공작저로 보내고 싶었으나 소렐은 이상하게도 그와 함께 있겠다고 했다. 하긴, 그녀가 그의 눈이 닿는 곳에 있어야 그도 안심할 수 있었다.

16606124663072.jpg“오늘은 중요한 날이라서, 세 사람이 돌아가면서 선생님을 도와드리기로 한 날이에요. 물론 셋 다 당연히 의상실에 있지만, 중요한 날일수록 무척 바쁘거든요. 무조건 샬롯이 선생님 곁에 붙어 있고 저나 올리비아가 잔심부름을 하기로 했어요.”

16606124663072.jpg“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16606124663072.jpg“샬롯이 여기 온 지 제일 오래되었거든요. 그러니까 경력순이죠.”

샬롯, 베티, 올리비아 순이지만 베티나 올리비아나 비슷하게 들어왔다고 했다. 그전에 일하던 사람들은 전부 경력을 채워서 각자 의상실을 시작했거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했거나, 혹은 결혼을 했다고 했다.

16606124663072.jpg“루겐버그 선생님은 좋은 분이세요. 웬만하면 의상실을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죠. 그리고 직업에도 자부심이 있으시고, 또 옷을 아주 사랑하시는 분이에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샬롯이 곧 독립할 거라고 기대가 크셨는데, 샬롯이…….”

베티는 그래도 펑펑 울어버리는 편은 아니었다. 경사가 난감해하며 손수건을 내밀려고 했지만,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뺨을 닦고 침을 꿀꺽 삼켰다. 라이킨은 그녀가 진술하는 걸 들으면서 탈의실을 살피고 있었다. 소렐이 기웃대며 그의 곁에 따라붙었다.

1660612465945.jpg“공주님, 여기서 빠진 게 뭘까요?”

안팎이 난리인 의상실에서 가디언이 대마법사에게 조용히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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