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대마법사와 가디언 (9)2021.12.04.
강제 각성에, 스스로 결합점을 끊어내는 험한 일부터 라이킨과 소리를 질러대며 싸우는 짓까지 하고 난 소렐은 한 뼘 더 성장했다. 미쳐버리거나 아니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었던 걸, 라이킨이 목숨을 걸어가며 구해내고 죽어라 쫓아다녀준 덕분이었다.
“나는요, 많이 느리긴 하지만요.”
“전혀 느리지 않으십니다.”
그녀가 스스로의 단점을 말하거나 비하하는 말은 못 견디는 남자가 이번에도 또다시 반박했다.
“그럼 느리지 않고요.”
“예.”
말을 정정했으니 라이킨도 그대로 넘어갔다. 일단 피 얘기 때문에 군침이 돌았던 건 참기로 하자. 공주님께서 하실 말씀이 많으신가 보다.
“……침대에만 오랜 시간 있으면 생각이 많아져요.”
소렐은 무릎을 끌어안았다. 조곤조곤 나지막하게 말해도 욕실 문 바깥에 앉아 있는 저 남자는 다 듣는다. 그녀가 무슨 말을 속삭여도 무조건 알아듣고 뒤를 돌아봐주었다.
“그리고 지난 기억들을 자꾸만 곱씹게 되고요.”
“그건 안 좋은데요.”
라이킨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건 안 좋은 버릇이다.
“그건 그래요. 그렇지만 가끔 생각하다 보면 내가 그때는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뒤늦게 깨닫기도 해요.”
예전에도 몇 번 깨달았던 적이 있었다. 라이킨은 초콜릿을 싫어하는데도 그녀가 주는 거니까 먹어줬다는 사실이라든가, 모든 친절이 순수한 것만은 아니라는 진실도 깨달았다.
“나는 아마, 라이킨이 날 포기했다면 지금쯤 흑마법사들에게 몸이 뜯겼을 거예요.”
문 바깥에 있는 뱀파이어는 아마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거다. 좋은 것만, 예쁘고 행복한 것만 보여주고 들려주기엔 그의 공주님께서 이미 너무나 많은 걸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는지도 모른다. 소렐은 자신이 엘펜하임의 손에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또 흑마법사들의 손에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었다. 그건 배운 게 아니라 저절로 알게 되는 거다. 고대마법이 주는 지식은 쓸데없이 자세했다.
“손톱 하나도 남지 않았겠죠.”
딱히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라이킨이 대답하지 않는 건, 그녀의 말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대답하고 싶지 않은 말이기 때문이다. 이젠 다 알았다.
“라이킨이 저 거인의 사체를 하나하나 신중하게 처리하는 거랑 똑같은 이유잖아요.”
흑마법사들, 힘을 갈망하는 이라면 누구나 그 사체에서 얻어낸 흔적 하나라도 가지려고 살점 하나, 피 한 방울에 목맬 거다. 그러니 그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가루조차 남기면 안 된다.
“아니면 최소한 미쳤을 수도 있어요.”
대마법사가 미쳤다면 결국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고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아마 모든 나라의 공적이 되었을 수도 있다. 움직이는 대재앙일 테니까.
“그랬다면 아마 라이킨이 날 죽이지 않았을까요?”
대마법사를 죽일 만한 존재는 전 대륙을 통틀어 별로 없다. 아마 라이킨이 가장 적합한 사람일 거다. 마법사에 대해서 잘 알기도 하고, 무력이야 1대 칼리에르 공이 직접 키워내고 인정할 정도로 대단하니까.
“공주님. 그런 습관은 그냥 버리십시오. 왜 그런 상상까지 하십니까.”
그게 라이킨이 참을 수 있는 한계였나 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제 손으로 소렐을 죽일 생각이라곤 조금도 없는 남자는 그래서 동족을 학살했다.
“정말 위험했다는 걸 알았다는 거예요.”
소렐은 달래듯 말했지만, 라이킨은 그래도 한마디를 더했다.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제가 왜 공주님을……. 왜 그렇게 끔찍한 말씀을 하세요, 공주님. 저는 그런 가정 따위는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도 싫습니다.”
그게 싫어서 악몽에 시달려가며 기어이 그녀를 찾아내고, 피와 목숨을 내어 끊어졌던 결합점을 다시 묶은 남자에겐 아직까지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말이었다. 아마 평생 넘기지 못하리라.
“나도 싫어요.”
괴로워하는 남자와 달리 공주님의 목소리는 여전히 생기발랄했다. 그리고 남자는 그 목소리에, 그 생기에 몹시 약했다.
“그래서, 그렇게 되지 않아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음, 그러니까 내 말은요…….”
어떻게 말을 해야 라이킨이 힘들어하지 않고 그녀가 지금 생각하고 느끼는 이 모든 마음을 고스란히 느껴줄까?
“그렇게 될 수 있을 만큼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라이킨이 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쫓아와줬잖아요.”
누군가는 그것을 광기이자 집착이라고도 부를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놓인 기분인 데다 버려진 것 같아 날이 서 있던 소렐에겐 유일한 관심이었다. 모두가 그녀를 슬금슬금 피해갔을 때, 그녀를 죽어도 놓지 못하겠다고 피를 토해가며 끌어안는 남자 하나밖에 없었다.
“그거 정말 힘들었을 텐데.”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라이킨에게도 그녀 하나밖에 없었다.
“오히려 혼자 있는 게 훨씬 힘들었습니다.”
소렐이 없는 시간은 이상하게도, 그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었다. 그걸 못 견디겠어서 그녀를 찾아 나섰다. 멈출 수가 없었다. 천 년간 그런 고독을 겪어본 적은 없었다. 약간의 외로움도, 차가운 냉기도 늘 익숙한 것이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어쩌면 지나치게 달고 따뜻한 것을 처음으로 맛보았다가 순식간에 빼앗겼기에 더 서러웠는지도 모른다.
“나한테도 라이킨이 아주 큰 의미인데, 나도 라이킨한테 그러나 보다.”
헤헤 웃는 소리가 났다.
“당연한 거 아닙니까. 제 유일한 아내이신데.”
평생 함께 갈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연인인데. 소렐은 라이킨이 문밖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수줍어서 어깨를 움츠리고 생긋 웃었다. 이제는 그가 말하지 않는 감정들이 신기하게 다 들렸다. 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내가 라이킨에게 중요한 사람이라 기뻐요.”
“공주님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습니다.”
뽀글뽀글 거품을 만들어보던 소렐은 문득 아쉬웠다.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얼굴을 맞대고 아주 진지하게 전해야 하는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얼굴을 보고 말하다간 빨갛게 익어서 터져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니, 얼굴이 터지는 것보다 심장이 터져버리는 게 더 빠를 거다.
“나를……,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주고, 내가 화내고 소리 질렀는데도 화 한번 내지 않고 잘해줘서 진짜, 진심으로 고마워요.”
소렐은 그렇게 말하다가 고개를 숙였다.
“원래 이런 말은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하는데……, 그런데 내가 라이킨 얼굴을 보고 말할 자신이 없어요.”
그녀는 애써 덤덤한 투로 말했다. 똑바로 모든 진심을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지만 그렇다 해서 횡설수설하면서 다른 이야기로 빠지고 싶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평온할 때 솔직하게,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전부 고백해야 했다.
“으, 부끄러워…….”
문밖에서는 나지막해서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오고 간 말은 딱 그 뿐이었지만, 더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대로 소렐이 다시 나올 때까지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 * 올해 사교계에 데뷔했던 신사 숙녀들은 얼추 정리가 되었다. 절반은 약혼을 발표했고, 반의반은 학교로 돌아갔고, 또 다른 반의반은 약혼이고 뭐고 다 실패해서 우울해하는 중이다. 어쨌든 시간은 지나고 있었고, 극성스러운 학부모이기도 한 사교계의 인사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데 열중했다. 사실 올해 최고의 스캔들은 칼리에르 공비가 등장했다가 곧장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고 이혼장을 날린 일이었지만, 그 일은 소명절차를 통해 전부 다 정리가 된 지라 영 김이 샜다.
“뭐 색다른 일 없나요?”
외교로 시끄럽지도 않고, 대마법사는 가을 내내 전국을 뒤집어놓다가 이젠 겨울까지도 조용하기만 했다. 엘펜하임은 완전히 무너졌고, 별일은 없다.
“요즘에 너무 뱀들이 많이 보이지 않아요?”
“겨울인데 무슨 뱀이에요?”
“글래스턴 쪽에 뱀들이 보인대요. 새카만 뱀. 우리 집 정원사가 삽을 들고 잡는다고 난리더라고요.”
“우리도 뱀을 엄청 잡았대요!”
아직까지는 별일은 없다. 발레시나스 공작 로렌스 오블리앙 공은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가 최대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교묘하게 정치를 움직였고, 그의 유능한 딸은 언론을 함구시켰다. 그렇게 조용하다면 누군가가 일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재미없군.”
왕세자 라이오넬은 답장도 없는 편지를 계속 보내는 바보짓은 관두기로 했다.
“그러니 즐거운 무도회라도 열도록 하지.”
여러 작위를 가진 이들이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사유를 붙여서라도 사교계를 한층 더 활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겠다. 한 번 들쑤셔진 상태라, 다시 한번 들쑤신다면 분명히 뭔가가 튀어나올 거다. 요즘 많이 보인다는 새카만 뱀들이든, 아니면 간신히 가라앉힌 뱀파이어 귀족들 간의 마찰이든, 혹은 소렐 이드리스든. 왕세자는 어쨌든 왕권을 강화하고, 제멋대로 구는 뱀파이어들을 어떻게든 누를 심산이었다. * 제임스 라이킨 칼리에르는 차가운 외모 뒤에 숨어 있는 지랄맞은 성정으로 내킨다면 왕실마저 무시하고 제멋대로 구는 귀족이었다. 스스로를 천한 출신이라 생각하는 이 특이한 공작은 그의 성격만큼이나 까다로운 기준에서 가장 귀하고 높은 여자를 아내로 뒀다. 그러니까 그건 여태까지 그가 짜증나게 역겨운 운명에도 불구하고 무척 바르고 건실하게 살아온 대가라고 할 수 있겠다.
“우으…….”
그는 제 품에 굴러 들어와서 곤히 자고 있는 아내의 부드러운 뺨을 한 번 만져보았다. 그녀가 고열을 앓던 날부터 그들은 부부침실을 함께 사용했다. 처음에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이건 순 라이킨만 손해가 막심한 일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다.
‘백 년, 그래, 백 년.’
백 년은 이르다. 아침마다 따끈하고 말랑말랑해진 공주님이 아직 세상모르고 잠들어 계시는 동안, 그녀를 안고 싶은 갈망으로 터질 것 같은 남편은 천장을 바라보며 정신을 수양하는 중이었다. 물론 이제는 결코 티를 내지 않는다. 공주님께서 꽤나 위험한 발언을 하시며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좀 억울해서 라이킨은 다시 공주님의 뺨을 만졌다.
“우우웅…….”
그녀는 그의 손을 따라간다. 이게 뭐지, 하고 이맛살을 찌푸리다가, 어루만져주는 손이 마음에 들면 금방 따라간다. 쓰다듬어주면 그대로 있고, 관두면 그 손을 따라가거나 짜증을 낸다. 그래서 이른 아침마다 라이킨은 한참 아내를 어루만지며 그녀가 잠에서 살살 깨어나게 했다. 시선을 돌리던 라이킨의 눈에 침대 옆 탁자에 놓아둔 편지가 걸렸다. 그건 어제 그가 읽다가 그 자리에 그대로 둔 채였다. ……그러니 아무래도 엔버네스로 와야겠다. 그냥 무시하기엔 아버지가 보내신 편지라, 라이킨은 아무래도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더 아내를 품 안에 집어넣고 이불을 끌어 올렸다. 짧게 자는 뱀파이어는 어슴푸레한 새벽이 밝아올 때부터 뜬눈으로 저 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창문을 가린 커튼 틈새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는 연기가 보인다. 글래스턴 공작저에서는 오늘도 비밀리에 엘펜하임에서 옮겨온 거인의 사체를 조각내 소각 중이다. 이혼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둘이서 사이가 좋다는 걸 어쨌든 보여주는 자리도 필요해.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묻기엔 라이킨 역시 사교계의 생태를 잘 알았다. 적당히 이혼 위기를 사랑으로 극복하고 사이가 좋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글래스턴 공작이자 차기 발레시나스 공작으로서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더구나 이번에 국빈이 온다고 하는구나. 행사 규모가 무척 클 거다. 생각보다 체류 기간이 길던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그는 보통 그런 편지를 받을 때는 줄담배를 피워댔으나 이 침실에는 재떨이가 없다. 잠드신 공주님 앞에서 감히 흡연을 할 정신 나간 양아치까지는 아닌지라, 라이킨은 담배 대신 소렐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물론 비교는 될 거야. 어쩔 수 없지. 그리고 그 지점이 라이킨의 흡연 욕구를 불렀다. 어쨌든 국빈이 리페르게라의 공주니까, 우리 소렐과 당연히 비교하는 기사가 나겠지. 버젓이 왕실이 살아 있고, 또 왕세자의 배필로 거론되는 타국의 공주와 망국의 공주이자 최근 살인사건까지 일으킨 소렐을 비교해대는 기사가 쏟아질 거다. 그냥 나는 정도도 아니고 여름에 지붕을 요란하게 두드려대며 악다구니를 쓰듯 쏟아붓는 폭우와 같을 거다. 리페르게라는 이 나라 올센과 오랜 우방이었다. 우방이고, 적당히 교류도 있고, 아마 왕세자도 별문제가 없다면 리페르게라의 공주와 약혼하겠지. 아니면 저 바다 건너 공주나.
‘가야겠는데.’
그 생각을 하자니 또 가야겠다. 이 공주님은 이미 임자가 있으니 너는 그 공주랑 약혼이나 하라고 눈에 힘이라도 주고 있어야겠다.
‘그 시건방진 애송이.’
하도 일이 바빠 왕가를 갈아엎는 귀찮고 후유증이 큰 일까지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하는 중이다. 흑마법사들을 상대하고 슈토넨 후작의 뒤를 캐면서 소렐을 지키는 본분까지 다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렐과 행복하기 바쁜데 귀찮게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더구나 분명히 몇 개월 전, 라이킨의 시골별장 근처에서 늑대사냥을 하려다가 된통 당한 왕세자는 아직까지도 자존심이 상해서 이를 박박 갈고 있을 거다.
‘이 추운데 귀찮게…….’
우리 공주님께서 여기로 오신 지 얼마나 되었다고 무슨 한겨울에 무도회며 행사란 말인가. 라이킨은 마치 한겨울에는 사교계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 역시 어떠한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굴었다. 그러다가 시선을 내렸다. 꼬물꼬물 움직이던 손이 그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부드러운 천이라곤 전혀 만져지지 않자 슬그머니 손을 내린다. 그러곤 몸도 빼려고 했다. 어딜 도망가시려고.
“왜 만지다 말고 가십니까?”
딱 붙잡아다가 귀에다 대고 속삭이니 당장 끙끙대는 소리가 난다.
“공주님 건데 더 만지시지.”
“으으……, 옷 좀 입어요, 제발…….”
아직까지 눈도 제대로 못 뜬 소렐이 신음했다. 이 남자는 걸핏하면 벗는다. 그래놓고 뭔 백 년을 기다리래.
“옷이야 공주님께서 입으셨으니 저는 괜찮습니다.”
“아침부터 왜 이상한 소리야…….”
“잘 붙어 있으면 공주님께서 더 빨리 좋아지실 테니까요.”
“이미 좋다니까…….”
“그냥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
소렐은 가늘게 뜬 눈 사이로 황금색 결합점이 보이다가 사라지는 걸 보았다. 전부 라이킨의 피가 묻은, 그래서 그가 어느 정도 조종이 가능한 결합점들이다. 그는 밤낮으로 가디언 역할에 충실했다. 이 정도로 충실한 기사도 드물 거다. 소렐은 다시 그의 가슴에 머리를 댔다. 안기면 그는 바로 안아준다. 커다랗고 강인한 손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언제 깼어요……?”
“좀 전에.”
“거짓말.”
라이킨은 졸음에 겨운 소렐의 목소리를 좋아했다. 웅얼거리는데, 그의 귀에는 이상하게 선명하게 들렸다. 그는 대답하는 대신 소렐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