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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The golden wave (14) (124/181)

124. The golden wave (14)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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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세자 라이오넬 빌헬름 앨버트는 소렐 이드리스와 제임스 라이킨 칼리에르의 이혼상황이 왜 지지부진한지 방금 알아냈다. 뭐, 그가 알았으니 다른 거물들도 다 알게 되겠지만, 어쨌든 그 이유가 상당히 마음에 안 들었다.

16606123312819.jpg“공비가 공작저에 있다고.”

16606123312823.jpg“예.”

16606123312819.jpg“둘이 다시 합친다는 이야기인가?”

왕세자는 미간을 문질렀다. 이러면 안 되는데. 곤란했다. 그는 장차 이 나라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왕비 감을 찾았고, 어떻게든 결혼을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물론 그 결혼 전에 이혼이 확실하게 성립되어야 하는데 이혼은 무슨, 이혼 취소가 되게 생겼다.

16606123312823.jpg“아무래도 그렇습니다.”

16606123312819.jpg“변호사는 공비의 소재를 찾지 못해 이혼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16606123312823.jpg“공작저에 있어서 연락이 안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칼리에르 공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16606123312819.jpg“그렇다면 내가 도와줘야지.”

16606123312823.jpg“전하, 이쯤에서 그냥 관두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확률이 너무 적어 보이는데요. 수하는 왕세자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16606123312823.jpg“들쑤셨다간 더 말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냥 이쯤에서…….”

16606123312819.jpg“내가 결정한 순간부터 이미 진흙탕이야.”

마음에 드는 여자이기도 했고, 동시에 정치적으로 그에게 어마어마한 힘을 실어줄 존재이기도 했다.

16606123312819.jpg“지금 뱀파이어 귀족들이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아버지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고 계시지. 칼리에르 공이 ‘뱀파이어들의 일은 뱀파이어들이 알아서 하게 둬라’라고 했기 때문이야.”

국왕이 아무런 조건 없이 그걸 눈감아 줬을 리가 있겠냐만, 왕세자의 눈에는 그게 전부 다 아니꼽게 보였다.

16606123312819.jpg“결국 뱀파이어들은, 특히 칼리에르 공은 왕권마저 흔들 수 있는 존재지.”

그리고 그 칼리에르 공은 소렐 이드리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마땅히 소렐 이드리스를 붙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16606123312819.jpg“아버지는 뱀파이어들이 왕국을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하시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니야.”

적어도 왕권에 위협적인 세력인 건 확실했다. 라이오넬 빌헬름 앨버트는 불안정하고 견제해야 할 이들이 많은 왕위에 오르고 싶지 않았다. 즉위하기 전부터 기선제압을 하고, 아버지의 왕권을 공고히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

16606123312819.jpg“공비의 변호사에게 글래스턴행 티켓이라도 끊어줘.”

슬쩍 돌려 말한 이야기였지만, 뭐라도 진행해보라는 뜻이었다.

16606123312819.jpg“그쯤이야 은밀히 진행할 수 있잖나.”

16606123312823.jpg“예, 전하.”

어차피 난리가 날 일인 거, 거기에 몇 개 더 얹는다 해서 더 나빠질 것도 없었다. * 소렐은 재료를 완전히 다져서 만든 수프를 지나 이젠 재료를 그나마 작게 잘라 푹 끓인 수프를 먹기 시작했다.

16606123324016.jpg“……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정도로 환자인가……?”

소렐은 수프 그릇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을에 딴 단호박을 푹 삶은 뒤 곱게 으깨고, 다양한 견과류와 부드러운 크림을 함께 넣은 단호박 수프다. 이젠 호박과 견과류를 그대로 씹어 먹을 수 있다는 게 훌륭한 변화였다.

16606123324021.jpg“예, 환자 맞습니다. 여러 번 강조해도 모자랍니다.”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소렐은 화들짝 놀랐다. 그는 얼른 사과했다.

16606123324021.jpg“죄송합니다.”

보통 대마법사라면 아무리 뛰어난 뱀파이어라 해도, 기척을 예민하게 잡아낼 텐데 소렐은 전혀 그러지 못했다. 특히 라이킨의 기척은 어려웠던 데다가 지금 겨우 묶어놓은 머리카락이 또 리본을 무시하고 붕 떠오르려고 한다. 라이킨은 손을 뻗어 소렐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접촉만으로도 머리카락은 다시 가라앉는다. 그는 소렐이 더 나아질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거기까진 뻔뻔하게 제안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낯짝이 두껍다 해도 접촉을 더 하는 일을 태연히 제안할 정도로 두껍지는 않았다.

16606123324016.jpg“아니, 아니에요.”

뭐,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그는 지금 매순간이 행복했다. 소렐은 혹시 행복하지 않은가, 싶어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만큼.

16606123324021.jpg“공주님. 식사하실까요?”

소렐에게 일일이 먹여주는 것도, 머리카락을 빗겨주고 감겨주는 것도, 머리를 땋아 리본을 달아주는 것도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녀의 수발을 일일이 들어주는 게 확실히 적성에 맞았다.

16606123324021.jpg“잘 드시네요.”

군말 않고 떠주는 대로 다 받아먹는 소렐을 보다가 라이킨이 흐뭇하게 웃었다.

16606123324016.jpg“……얼른 낫고 싶어서…….”

그녀는 조그마하게 중얼거렸다.

16606123324021.jpg“좋은 생각입니다. 의지가 있어야지 낫지요.”

그는 지난 가을동안, 소렐이 전혀 깨어나지 않는 이유 중에 그가 싫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으면 어쩌나, 하고 한참 불안해했었다. 살고자 하는 의지는 중요하다. 무슨 대가를 치러도 상관없으니 그를 잘라내겠다고 울던 소렐만큼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16606123324021.jpg“당분간은 평온할 겁니다.”

그는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소렐을 잘 이해한다는 듯, 늘 먼저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16606123324021.jpg“그러니 아무 신경도 쓰지 마시고 낫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라이킨은 그녀가 그릇을 싹싹 비우는 걸 확인했다.

16606123324016.jpg“아니,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라이킨.”

다부지게 잘 먹은 소렐은 어쩐지 불안한 표정으로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다. 라이킨은 얼른 그녀의 손등을 제 손으로 덮었다.

16606123324016.jpg“내가 좀……, 당분간 상태가 안 좋을 것 같아요.”

순식간에 새파란 눈이 굳어버렸다. 그는 다시 황금색이 일렁이기 시작하는 까만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물었다.

16606123324021.jpg“……어느 쪽입니까.”

16606123324016.jpg“검을 쓸 일이 아니에요.”

소렐은 고개를 저었다.

16606123324016.jpg“아무래도 아닐 것 같아요.”

16606123324021.jpg“제가 잠시 다녀오면 될 일입니다.”

라이킨은 짧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를 다급하게 붙잡는 손에 다시 앉혀졌다.

16606123324016.jpg“아니, 그러지 말아요……!”

언제나 분명하고 단호한 시선이 소렐에게로 향했다.

16606123324016.jpg“여길 떠나면 안 돼요. 나랑 같이 있어요.”

그녀는 애타게 라이킨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

16606123324016.jpg“나 혼자 한 번 감당하고 지나가야 할 일이에요. 어떻게 막을 수가 없어요.”

꾹 다물린 입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16606123324016.jpg“라이킨이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된다. 소렐은 어쩐지 피로에 지친 것 같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16606123324021.jpg“……공주님께서는.”

갈라진 목소리가 겨우 들렸다.

16606123324021.jpg“제게 그리 부탁하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그는 빈틈을 찾아보기 어렵고, 마음만 먹는다면 대륙에 없는 제국마저 건설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대단한 이에게 저절로 부탁을 할 수밖에 없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16606123324021.jpg“한마디만 하시면 제가 복종할 것을요.”

기꺼이 무릎을 꿇고 당신의 발등에 입을 맞추고, 맹목적으로 바라보기만 할 것을. 그건 라이킨조차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아픈 걸 눈을 뜨고 바라봐야 하는 일이라 해도, 그녀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는 최선을 다해 해내야 했다.

16606123324016.jpg“라이킨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는 메마르게 웃었다.

16606123324021.jpg“……그 말이 얼마나 달콤하게 들리는지, 알고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소렐은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16606123324016.jpg“알고 하는 말이에요. 날 잘 지켜줘요.”

대답 대신 숨이 막힐 것 같은 키스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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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몇 시간 후 소렐은 예고했던 대로 지독하게 앓기 시작했다.

16606123324021.jpg“공주님, 공주님? 지금 의식 잃으시면 안 됩니다. 공주님.”

갑자기 열이 올라서 온몸이 불덩이다. 라이킨은 발개진 그녀의 뺨에 손을 대며 미간을 좁혔다. 조금 더 서늘한 그의 체온에 소렐이 뺨을 비볐다. 물수건을 올려놓는다, 몸을 닦아준다, 에벌린을 비롯한 하녀들이 방 안을 들락날락했다.

16606123333678.jpg“오늘 밤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에벌린의 말에 라이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침실 한구석에서 가디언이라는 제 역할에 충실하면서 소렐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리 마법의 무게를 그가 더 감당해도 소렐은 쉽게 낫지 않는다. 고비를 하나씩 힘겹게 넘어가며 속이 닳아버릴 정도로 아주 조금씩 나아졌다. 이번에도 이 고비를 넘기면 조금 더 나아지겠지. 공주님께서 이것까지 다 알고 부탁하신 거겠지. 알고 있는데 저 앓는 얼굴은 도저히 못 보겠다. 그는 핏발이 선 눈으로 소렐을 쳐다보다, 고개를 툭 떨어트렸다. * 세상에는 많은 힘이 있다. 가장 완전하고 온전한 힘인 고대마법을 모두가 탐낸다지만, 어디 고대마법만이 최고겠는가. 대를 길게 이어왔던 대마법사들은 언제나 누군가와 대립했고, 대립하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고대마법에 대응하는 힘을 길러야 했다. 보이지 않게 숨기고 또 숨겨서, 어둠 속에서 은밀히 키워낸 힘은 아직까지도 전승되고 있다.

16606123333682.jpg“엘펜하임은 지나치게 서둘렀지.”

슈토넨 후작 아서 모드릭 헴피온은 엘펜하임을 거울삼아 최대한 천천히, 모든 것을 느리게 준비하고 싶었다.

16606123312823.jpg“흥, 거북이처럼 지내다가 언제 눈 돌아간 뱀파이어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데.”

그러나 그의 말을 바로 어떤 목소리가 후려쳤다.

16606123312823.jpg“목숨이 경각에 달했는데 아직까지도 느려터지셨네요.”

답답해 죽겠다는 말도 잇따랐다.

16606123333682.jpg“섣불리 움직였다가 무슨 변을 당하려고!”

16606123312823.jpg“이미 엘펜하임이 우리를 대신해 서둘러 움직여주지 않았습니까.”

새카만 어둠이 일렁이다 녹아내리며 시커먼 모자가 달린 망토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나타났다. 뱀파이어도 아니면서 소리 없이 움직이고, 대마법사도 아니면서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새카맣게 흘러내리는 두건 아래로 깊은 그림자가 지고, 오래도록 사악한 주문을 중얼거린 입술들이 웃었다.

16606123312823.jpg“어디 대마법사가 계속 아프길 기원해볼까요.”

사특한 주문들이 중얼중얼, 새카만 어둠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열은 밤이 되도록 떨어지지 않았고, 소렐은 끙끙 앓기만 했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몸이라 더 심하게 앓는 것이기도 하다. 저게 다 흑마법사들의 공격을 받아 앓는 거라니, 라이킨은 속이 문드러졌다. 결국 모든 시작은 그가 그놈의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중요하게 여겨서 해주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소렐이 듣는다면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는 지금 뭐든 다 자책하고 있었다.

16606123333678.jpg“열이 너무 안 떨어지는데요…….”

에벌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렐을 쳐다보았다. 연약한 소렐이 이 밤을 잘 넘길 수 있으려나. 의사도 여러 차례 다녀갔지만 해열제밖에 처방할 게 없다며 난감해했다. 열의 원인이 결국 마법 탓이기 때문이다.

16606123324021.jpg“……에벌린은 나가 봐요. 밤새 내가 돌볼 테니, 눈을 좀 붙이고 푹 쉬도록 해요.”

라이킨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16606123333678.jpg“교수님이 어떻게……?”

쉴 사람이 에벌린뿐인 줄 아나. 라이킨도 쉬어야 했다. 그는 그러나 입고 있던 가운을 벗으며 소렐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뿐이다. 에벌린은 그 눈을 보자마자 입을 다물었다. 가디언에게는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다.

16606123324021.jpg“어떻게 하긴요.”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16606123324021.jpg“낫게 해야지요.”

16606123333678.jpg“……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교수님.”

에벌린 스튜어트 부인은 결국 라이킨에게 모든 걸 맡기고 나갔다. 문이 닫히자 라이킨은 셔츠 단추를 하나씩 툭툭 풀어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수도 없이 겪었던 밤들을 떠올렸다. 대답하지 않고 잠든 소렐에게 혼잣말을 주절주절하기도 했고, 그녀가 깨어났을 때는 절대로 하지 못할 원망을 해보기도 했다. 소렐은 언제나 고요하게 잠들어 있었다.

16606123324016.jpg“으…….”

쩍쩍 갈라진 입술 사이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소렐은 몹시 더웠지만, 이젠 보챌 힘도 없는지 제대로 들리지도 않을 신음만 했다. 물을 흘려 넣어줘도 삼키지를 못해 에벌린이 내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다면야 어쩌겠는가. 라이킨은 셔츠를 던져놓고 물을 입에 머금은 뒤, 힘들어 하는 소렐에게 입을 맞췄다. 아주 시원하지는 않아도, 어쨌든 소렐은 간신히 물을 삼켰다. 그녀의 목을 감싸 제대로 삼키는 것까지 확인한 그는 이불을 걷어냈다. 몸을 감싸던 천들이 힘없이 침대 옆으로 툭툭 떨어졌다.

16606123324016.jpg“더…….”

소렐이 뭐라 말을 했지만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물을 더 달라는 건가, 아니면 덥다는 건가. 라이킨은 잠시 고민하다가 물을 더 머금고 그녀에게 또 입을 맞췄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 물을 꼴깍꼴깍 받아 마신다. 그는 한참 만에 입술을 떼고 중얼거렸다.

16606123324021.jpg“……버릇이 조금 곤란하신데.”

하긴 공주님의 침대에 몰래 스며든 남자가 할 말은 아니다. 물론 허락은 이미 받았지만 말이다. 라이킨은 그대로 소렐을 품에 안았다. 불덩이 같은 이마를 그의 가슴에 바짝 붙이고, 단단한 팔로 마치 가둬두듯 그녀를 끌어안았다. 소렐이 넘겨야 하는 고비를 그도 함께 넘길 것이다. 그녀를 안으면 내내 키스를 퍼부어대는 습관이 있는 라이킨은 오늘도 당연히 습관대로 하다가 문득 천장을 바라보았다.

16606123324021.jpg‘나 공주님을 너무 사랑하는데.’

대신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었다. 물론 최선을 다해 소렐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쪽을 선택하겠지만 말이다. 소렐과 연결된 결합점이 그의 새삼스러운 생각에 반응하듯 희미하게 빛나며 나타났다. 전부 그의 피가 칠해져서 우격다짐하듯 새로 묶인 결합점들이다. 현명한 대마법사는 저 결합점들을 믿고 라이킨에게 뒷일을 맡겼다. 그는 좀 더 소렐에게로 가해지고 있는 공격들을 자신에게 끌어왔다.

16606123324021.jpg“공주님.”

소렐의 숨소리가 한결 편해졌다. 결합점들을 통해 라이킨이 의도한대로 공격들이 슬쩍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 밤만 그가 억지로 더 끌어다가 감당하는 것뿐이지, 그가 손을 떼면 또 원상복구 될 거다. 긴 밤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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