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해제 (2)2021.02.27.
칼리에르 가문, 글래스턴 공작이 엔버네스에 올 때마다 사용하는 공작저는 대체로 음울하고 조용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사람이 살지도 않는 것 같던 공작저에는 항상 불이 환하게 켜졌고, 정원에는 모처럼 꽃이 피어났으며, 무엇보다 웃음소리가 자주 들렸다.
“이게 다……?”
소렐의 눈이 커졌다.
“예, 그게 다 공주님께 온 초대장입니다.”
“신기해요. 저는 한 번도 제 앞으로 온 편지를 받은 적이 없어요.”
그녀는 순수하게 그게 기뻤다.
“모두가 우리 공주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모양이구나.”
안경 너머로 초대장 더미를 보던 로렌스가 중얼거렸다.
“근데 이렇게 많은 곳에 어떻게 다 가요?”
라이킨은 초대장이 잔뜩 담긴 대접을 들어올렸다.
“안 가시면 됩니다.”
“저더러 오라고 보낸 거잖아요.”
“예. 안 가시면 됩니다. 이런 건 전부 다 정치놀음이니까.”
어머나. 소렐의 귀가 나와 있었다면 아마 놀라서 바짝 섰을 것이다.
“……저는 그런 거 잘 모르는데…….”
라이킨은 어중이떠중이들이 보낸 초대장을 우르르 벽난로 안에 넣어버렸다.
“하지만 배우면 잘할 수 있어요.”
“공주님은 배우시면 뭐든 잘하시지요.”
칼리에르 공, 모든 정치가들이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대어는 대접을 치우고, 아버지와 함께 두고 있던 체스판 위의 말을 한 번 움직인 뒤 다시 소렐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벌써부터 공비이자 공주님으로 복잡하게 엔버네스 정치 한복판에 들어서실 필요는 없습니다.”
라이킨은 고개를 저었다.
“하시고 싶은 것만 하세요.”
어차피 소렐은 다시 학교로 돌아갈 몸이고, 한순간 스쳐 지나갈 이번 세대의 정치가들과 가까이 해봤자 인간의 수명이 짧은 이상 금방 다음 세대가 올 것이다. 어찌 보면 부질없는 짓이었다.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요?”
그건 너무나 게으르고 이기적인 삶이다.
“공주님은 그러셔도 됩니다.”
고대마법의 계승자는 그래도 된다. 엘펜하임이 아무리 신성력을 잃었다고는 하나, 강도질의 역사가 수백 년을 넘는다. 그들 앞에 소렐은 한낱 어린 토끼에 불과했다. 그건 전혀 모르는 토끼는 영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라, 라이킨이 한마디 더 덧붙였다.
“엔버네스에서 계속 사시는 게 아니라 글래스턴으로 돌아가실 거 아닙니까.”
“아.”
건실하게 살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소렐 이드리스는 적당히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인생과는 거리가 먼 교육을 받아왔다.
“그래도 친구를 사귀고 싶었는데…….”
소렐은 벽난로를 쳐다보다가, 원래 가려던 곳으로 통통 튀어갔다. 그녀는 수를 고심하고 있는 로렌스의 곁에 풀썩 앉았다.
“응?”
로렌스가 소렐을 돌아보았다.
“감사해요. 저는 별장은 처음 받아봐요. 이번 여름에 꼭 갈게요. 너무 엄청난 거라서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옆에 가만가만 다가와서 조곤조곤 감사합니다, 라고 하는 어린 토끼에게 늙은 뱀파이어는 빙그레 웃어 보였다. 커다란 눈을 깜빡깜빡하면서 손을 꼼지락거리는 모습이 퍽 귀여웠다. 로렌스는 아들이 왜 이 작은 토끼에게 이것저것 해주지 못해 안달인지 아주 잘 알았다. 아들의 지루하고 권태로우며, 척박하기 그지없던 인생에서 이토록 사랑스럽고 귀여운 생명체는 처음일 테니까.
“보답을 바라고 보낸 선물이 아니니, 공주님은 그냥 받으면 되는 거예요.”
로렌스는 점잖게 대답했다.
“네.”
소렐은 대답을 한 뒤 코를 찡긋거리며 웃었다.
“데뷔까지 했는데 그 정도는 받아야지……. 어디, 다음 수를 나와 함께 고민해볼까요. 뭘 어떻게 움직여야 저놈을 때려잡을 수 있겠니?”
그녀의 까만 눈이 체스판으로 향하자 라이킨이 다가와서 맞은편에 앉았다.
“체스에는 통달하신 분이 아들을 짓밟으시는 것도 모자라, 영리한 두뇌 하나를 더 끌어들이셨습니까?”
“젊은이가 머리 회전하는 속도를 이 늙은이가 어떻게 따라잡겠냐?”
“솔직히 체스 실력으로는 공주님이 절 도와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라이킨이 투덜거렸다.
“제가 한 수씩 거들어드릴게요.”
소렐은 야무지게 말했다.
“체스는 아빠나 엄마랑 여러 번 두었어요.”
호오, 로렌스는 감탄을 터트렸다. 그는 좋은 체스 상대라면 사족으로 못 썼고, 독특한 수를 구사하는 이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니 펠릭스 이드리스의 변칙적인 수를 배웠을 소렐에게 당연히 함께 두기를 청할 터였다.
“그거 기대가 되는구나.”
“항상 제가 졌지만요.”
그녀는 괜히 주눅이 들어 중얼거렸다.
“너무 많이 기대하지는 마세요.”
로렌스는 웃었다.
“나는 그저 우리 공주님에게 사사한 스승들의 흔적을 보고 싶을 뿐이란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그는 아예 체스판을 소렐에게 돌려주었다. 라이킨은 진지하게 체스판을 내려다보는 소렐을 턱을 괴고 바라보았다. 정오를 넘어선 햇살이 비추면, 까만 눈이 다시 진한 갈색으로 탈바꿈한다. 약간 붉은 듯, 아직 분홍빛을 간직하고 있는 도톰한 입술이 야물게 앙다물어지더니, 달싹대며 수를 생각한다. 저 아가씨가 고대마법을 완전히 사용할 수 있을까? 하긴 라이킨 정도 되는 거물급 뱀파이어를 손쉽게 휙 불러낸다는 점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이긴 하다만.
“음, 이걸…….”
소렐은 비숍을 잡았다.
‘저리 어려서 무슨 고대마법인가.’
라이킨은 아직까지도 솜털이 보송보송한 소렐의 뽀얀 뺨을 바라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안녕, 공주님, 고대마법을 사용할 줄 안다며? 부디 우리를 위해 그 힘을 나눠주지 않겠니?’라고 말하며 저 꼬맹이에게 접근하는 놈들을 그가 다 도륙내야 할 판이다. 저렇게 어리고, 아직 세상의 단맛도 미처 보지 못한 아가씨에게 고대마법이라는 무거운 족쇄를 채워두고 방에 가두다니, 그건 범죄다.
‘그깟 거 굳이 해야 하나?’
뱀파이어들은 이미 엘펜하임을 잘만 막고 있었다. 엘펜하임이 그들을 멸족할 고대마법을 손에 넣는다면 문제겠지만, 고대마법은 이미 뱀파이어들이 차지하지 않았는가. 그걸 가지고 딱히 세계정복같이 거창하고 쓸데없는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 소렐 이드리스는 그의 보호 아래에서는 딱히 고대마법을 연구하고, 또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관심도 없는 듯하고.’
공주님은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에나 관심이 있었지, 마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보겠다고 나서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마법을 ‘못 한다’라는 과거 경험으로 비롯된 고정관념이 꽉 박힌 모양인데, 라이킨은 그걸 굳이 깨줄 필요성도 못 느꼈다. 뭘 힘들게 저 작은 토끼의 옛 상처까지 쑤셔가면서 그 짓을 해야 하나. 아무리 공주님이고, 귀하게 자랐다 해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엘펜하임에 쫓기는 이상 그녀도 험한 일을 당한 게 분명한데. 이까짓 것도 못 견딜 거면 그냥 죽으렴. 라이킨은 눈매를 좁히며 바늘에 찔린 것처럼 고개를 빠르게 돌렸다.
“왜 그러니?”
로렌스가 물었다.
“아닙니다.”
안 좋은 기억이 생각났다. 날카롭게 그를 몰아세우던 목소리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지. 네가 배곯지 않고 사는 보답을 해야지. 차갑고 냉혹한 목소리는 고작 열 살이던 라이킨을 전쟁터로 몰았다. 혹독하고 잔인한 전선에서 그가 뭘 배웠던가. 사람답지 못하고 짐승만도 못한 삶이었다.
“이렇게……!”
소렐은 탁탁 말을 놓았다.
“어때요?”
마냥 밝게 자란 공주님이 그를 조마조마하게 쳐다보았다. 라이킨은 웃었다. 그 눈빛만 봐도 저절로 웃게 된다.
“제 허를 찌르시는군요.”
차라리 다행인 건가. 열 살에는 아무리 악전고투를 벌여도 하나뿐인 동생을 지키지 못했는데, 지금의 그에겐 힘도 있고, 권세도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저 토끼를 보호할 수 있었다.
“금방 피할 거면서…….”
소렐은 부루퉁하게 중얼거렸다. 지기 싫은 건가. 제 체스말을 슬쩍 움직여 소렐의 공격을 피한 라이킨의 입가에 걸린 웃음이 짙어졌다.
“다음에는 저와 직접 두시지요.”
“어쩐지 질 것 같아요.”
“질 것 같으면 싸우지 않으시는 분이셨습니까?”
“한 번도 못 이길 것 같은 싸움은 안 한다고요. 저도 속상하거든요!”
그는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소렐을 일으켰다.
“저는 항상 공주님께 지는데요. 가서 식사하세요.”
그리고 그때 하녀가 조심스럽게 반쯤 열린 문 사이로 들어와 알렸다.
“공비전하, 점심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아버지.”
라이킨의 말에 체스판에서 눈을 떼지 않은 로렌스가 어서 가라고 손짓을 했다. 소렐은 그를 돌아보다가 라이킨에게 밀려 식당으로 갔다. 그는 그녀를 앉히고, 직접 옆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네, 하고 한가한 생각을 하던 소렐은 눈을 깜빡거렸다. 뭐가 조금 이상했다.
“자, 드세요.”
“……응?”
그녀는 맹한 소리를 내며 손을 씻는 라이킨을 바라보았다. 뱀파이어는 무척 즐거워 보였다.
“라이킨은요?”
“공주님께서 너무 늦게 일어나셔서 먼저 먹었습니다. 드세요, 어서.”
“아니, 그거 말고……!”
소렐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거 말고! 라이킨의 다정한 눈이 ‘응?’ 하고 되물었다. 그는 가만히 보다가 과일이 가득 담긴 접시를 끌어왔다.
“신선한 과일부터 드시겠습니까?”
“아뇨!”
“사과 싫어하십니까?”
토끼가 아삭아삭한 사과를 싫어할 리가 없었다.
“좋아해요! 그런데!”
“그런데?”
그는 부드럽게 되물었다. 소렐이 기겁을 하고 있든 말든 나는 모르겠다는, 그래서 너무나 가증스러운 표정이었다. 로렌스가 그 꼴이 보기 뭐해서 체스판 앞에 남았다는 걸 소렐만 몰랐다. 아들놈이 한입거리도 안 되는 토끼의 맛있는 사과와 당근을 챙겨주며 가증스럽게 구는 꼴을 꼭 아버지가 볼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왜……, 왜 라이킨이 먹여줘요?”
소렐은 그가 쿡 찍어 내미는 사과조각을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말 그대로 그녀의 식사 시중을 직접 들고 있었다. 하나하나 집어주고, 또 떠 먹여줄 기세였다.
“시중을 들어드리는 거지요. 마땅히 제가 할 일입니다.”
“그런 예법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없습니다.”
그는 소렐의 찻잔에 직접 차를 따라주고, 신선한 주스도 따로 챙겼다.
“생각해보니 즐거울 것 같아서. 드세요, 공주님. 빵이 식습니다.”
“……즐거워요?”
라이킨은 웃었다.
“예, 즐겁습니다.”
그는 멀뚱하니 자신을 보는 소렐의 입에 기어이 사과를 넣어주었다. 먹여주면 또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잘 씹는 게 어여쁘다. 오물오물 먹고, 또 답삭답삭 잘 받아먹는다. 그걸 물끄러미 보다보면, 매캐한 연기와 투석기를 타고 날아드는 포탄도, 시체를 뜯어 먹는 까마귀들도 싹 잊혔다.
“많이 드세요.”
맛있게 많이 드셔서, 이 끔찍한 기억을 없애주세요. * 글래스턴 추기경이 연달아 실수를 하고 있다지만, 엘펜하임이 그리 호락호락한 집단은 아니었다. 지금 그들은 깨진 봉인을 수습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백 년 된 노상강도들도 기사단이라는 이름을 얻고, 체계를 갖추면 결국 더 노련해지고 세련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기사단이라는 이름에 홀려 들어온 유능한 인재들도 많았다.
“힘 빠진 뱀파이어를 사로잡는 일이지만, 오래 묵고, 심지어 순혈 중의 순혈이니 실패하지 말도록.”
글래스턴 지부장, 글래스턴 대학 케르고 칼리지 소속 교수이자 성기사인 카메론 셀레스트는 스스로 사교계가 돌아가는 일에는 문외한이라 생각했지만, 적어도 무력을 사용하는 일에는 자신 있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뱀파이어를 무력하게 만드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그는 성기사였으니까.
“절대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
“예, 이미 준비는 끝났습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케르고 칼리지에서 괜히 폴리아나 그린과 가까워진 게 아니었다. 물론 폴리아나 그린은 아주 유능한 뱀파이어라 그에게서 그만큼의 대가를 빼가서, 서로 알 만큼 알았지만, 그렇게 알아낸 것을 이용하기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카메론은 눈앞에 보이는 저택에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목적지는 저곳이 아니며, 저 저택은 이미 엘펜하임이 접수했다.
“진입.”
성기사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저택 뒤편에, 어쩌면 저택보다 더 삼엄하게 지켜지고 있는 가족묘지가 목표였다.
‘말 그대로 시체를 깨우러 가는 셈이군.’
카멜론은 씩 웃었다.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지부장님.”
“그래야지.”
고개를 끄덕인 그는 엘펜하임에서 따로 벼려 만든 것도 모자라, 이번에 아예 성수에 잔뜩 적신 검을 쥐고 이미 열린 가족묘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엔버네스에서 사교계가 시작된 사이, 심혈을 기울여 작업해둔 곳은 이제 들어가도 안전했다.
“내가 들어간다.”
카메론 셀레스트는 봉인이 깨지고, 뱀파이어의 안식을 도와주는 모든 보호장치가 부서진 채 널브러진 묘지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며칠 전, 성기사들이 이곳을 일제히 습격했으나 쇠락한 영지에 잠든 뱀파이어를 도와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글래스턴에서라면 몰라도, 이 한적한 시골에 카메론 셀레스트가 벌인 급습을 막을 뱀파이어는 없었다. 혹은, 있었다가 쇠락해버렸다.
“진이 완성되었습니다!”
“성력은 충분합니다!”
“깨우시면 바로 생포하겠습니다!”
카메론은 보고를 듣기만 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관 뚜껑 열어.”
그는 관 아래에 그려진 봉인의 진을 보곤, 검을 고쳐 잡으며 명령했다. 성력은 충만했고, 엘펜하임은 특별히 저 관을 여는데 이미 이골이 나 있었다. 특별한 연장을 가져온 이들이 묵직한 석관 뚜껑에 들러붙어, 몇 번 움직이더니 뚜껑을 열어젖혔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뚜껑이 밀려서 내려앉았다. 성기사들은 일제히 검을 들고 관 안을 겨누었다.
“일어나, 백작.”
카메론 셀레스트는 유쾌하게 말했다.
“물이라도 갖다 붓기 전에 일어나라고.”
석관을 툭 걷어찬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뜨는 뱀파이어를 보고 일단 만족했다. 뱀파이어는 눈을 뜨고 상황을 파악한 뒤, 곧장 분노에 차서 카메론을 바라보았다.
“말하기 전에 생각부터 하고.”
생포는 성공했다. 카메론은 성력에 붙들려 옴짝달싹도 못 하는 뱀파이어가 입고 있는 드레스를 보며 저게 어느 때 유행이었나, 잠시 고민해보았다. 여성의 복식에는 관심이 없는 그가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품 안에 손을 넣고 오늘자 신문을 꺼냈다. 엔버네스 중앙역에서 출발할 때 바로 샀던 것이었다.
“오늘자 신문인데.”
그는 사교란을 펼쳐 뱀파이어 앞에 들이댔다.
“칼리에르 공비가 정해졌어, 백작.”
뱀파이어가 순식간에 신문을 노려보았다.
“자, 그럼 이제부터 우리와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고.”
루드밀라 아스테어 프랑슈틸, 에설론 백작이자 옛 라이킨의 약혼녀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