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Penny dreadful (8)2020.12.02.
소렐은 작은 보석함에 펜던트와 블루 사파이어, 그리고 라이킨에게서 받은 다이아몬드 머리띠를 넣어두었다. 보석함이 조금씩 채워졌다. 소녀의 자그마한 보물들이다. 소렐은 그 옆에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들도 늘어놓아보았다. 예뻐서 마음이 뿌듯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작은 상자를 가득 채울 정도로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공주님.”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소렐은 고개를 들었다. 무엇보다, 저 문밖에 있는 사람이 준 손목시계는 꼭꼭 하고 다닌다. 항상 잊지 않았다.
“들어오세요!”
허락이 떨어지면 그제야 문이 열리고, 라이킨이 들어온다.
“뭘 하고 계셨습니까?”
“그냥, 물건 정리요.”
책들도 탁탁 각을 맞춰 올려놓고, 작은 보석함도 뚜껑을 닫아서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그런 뒤 돌아서면,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라이킨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아주 진한 웃음이다.
“왜요, 어쩐 일이세요?”
“공주님이 뭘 하고 계셨나 궁금해서요.”
그냥 와봤다는 뜻이다. 타운하우스는 이상하게도 사람이 없었다. 적어도 하녀 서넛에 풋맨이나 집사 하나, 그리고 솜씨 좋은 주방장도 따로 있어야 할 텐데 이 모든 일을 에벌린 스튜어트 부인 혼자서 하는 걸까?
“……저도 할 말이 있었어요.”
“그랬습니까? 그게 뭘까요?”
라이킨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그녀가 할 말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또 즐거운 것처럼도 보였다. 하지만 별로 좋은 말이 아닌데, 어쩌지?
“제가 잘 몰라서 잘못한 것 같아요.”
“뭘 말입니까?”
“며칠 전에 극장에 함께 갔던 일 말예요.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요.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다 그 얘기밖에 안 해요.”
소렐의 표정이 몹시 난감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공주님은 어떻게 하시고 싶으십니까?”
“전 이런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걸요. 라이킨은 난감하지 않아요? 다들 칼리에르 공이 무슨 이상한……, 아무튼 그렇대요.”
입술을 한 번 깨문 소렐은 말을 마친 뒤 다시 깨물었다. 라이킨은 손을 들어서 그녀의 통통한 아랫입술을 살살 문질렀다.
“물지는 말고요. 아프잖습니까.”
“아프지 않…….”
아무리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였어도, 소렐에겐 자극적인 행동이었다.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당겨서 뒤로 물린 후에 말을 완성했다.
“아프지 않아요.”
항상 태연한 남자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정확하게는 그녀의 입술을 찬찬히 보고 있었다.
“……예. 상처는 나지 않았군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한 가지만 묻지요. 공주님께서는 저와 나들이를 하신 게 어떠셨습니까?”
“그건 재미있었어요.”
지체하지 않고 대답이 바로 나왔다.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었어요.”
“할 수 있다면 또 하실까요?”
소렐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다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다시 할 수 있을까?
“공주님, 날 보세요.”
라이킨은 부드럽게 속삭이며 몸을 숙여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렇게 예쁜 숙녀를 아내로 맞은 주제에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조용히 학교에 다니도록 했다니, 그가 미쳤지.
“제가 잘못한 것이니 용서하시지요.”
무엇을? 소렐은 알 수 없었다. 라이킨이 도대체 뭘 잘못했다는 것인가. 그녀를 데리고 비싼 음식점에 가고, 극장에 간 건 잘못이 아니었다.
“모든 걸 다 잡을 수는 없는 건데 다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냥 좀 귀여운 아가씨를 글래스턴에서 조용히 학교에 보내는 건 쉬울 거라고 여겼다. 그렇게 만만하게 보았다. 소렐 이드리스는 까만 눈을 깜빡거리며 그대로 타운하우스에 들어와서, 그의 오만을 뒷다리로 걷어차고 완전히 눌러앉아버렸다.
“그래서 이제야 다시 한번 공주님의 양해를 구해야겠군요.”
그게 못내 미안해서 라이킨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냥 그녀를 그에게서 멀리 떨어트려놓고 조용히 학교에 다니게 해줬다면 괜찮았을까? 아니, 여기저기에서 침을 질질 흘려가며 그녀를 노리는 놈들이 많은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학교에 못 다녀요?”
소렐의 눈이 커졌다.
“다니면 안 되나요? 큰일 나요?”
그게 그녀에겐 일생일대의 일이라, 묻는 목소리가 몹시 떨리고 있었다. 라이킨은 빠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설마 그러겠습니까. 공주님은 당연히 학교에 다니셔야지요.”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데, 해야지.
“다만, 조금 귀찮을 것 같습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다니지는 못할 듯하군요.”
결국 그녀의 자유를 제한하는 게 못내 미안하면서도, 그의 안쪽 저 깊은 곳에서는 음험한 본능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다니는 게 뭔데요?”
소렐은 조금 부루퉁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는 그게 뭔지 알지도 못하는걸요. 상관없어요.”
가만히 듣던 라이킨은 빙긋 웃었다.
“공주님의 친구들이 우리가 극장에 간 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많이 하지요?”
“네.”
“그만큼의 관심을 매일 받는 겁니다.”
어, 그건 좀 문제가 있다.
“처음에는 심하겠지만 점점 사라지겠지요. 저도 공주님과 나들이를 가거나 외출을 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공식행사에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을 것이고요.”
국왕 페르난데스 7세가 쓸데없는 짓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평범한 대학 생활이 조금 요란해질 겁니다.”
더불어 남학생들도 그녀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할 거다. 라이킨은 그거 하나만으로도 얼마든지 뻔뻔해질 수 있었다.
“기자의 접근은 내가 다 막을 것이고, 경호도 지금 받는 만큼만입니다.”
“그게 다예요?”
“예.”
사실은 아니지만, 소렐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까지 일부러 짚어서 말해줄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라이킨은 소렐을 남학생들과의 파티, 대학별 운동경기 후 친목 모임, 학생회 모임 따위에 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럼 괜찮은데요.”
“칼리에르 공비라고 다들 쳐다봐도 괜찮겠습니까?”
“네. ……사실이잖아요.”
영광스러운 칼리에르 가문의 가장 빛나는 작위. 왕족들의 대공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작위가 여태까지 썩 특별하다 생각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공비라니 이렇게 기꺼울 수가 없었다. 한번 시작하니 모든 게 다 마음에 들고, 모든 게 다 거슬린다. 소렐 이드리스는 잔인한 뱀파이어를 마구 뒤흔들어놓았다.
“예. 사실이지요. 공주님은 제 아내입니다.”
라이킨은 그래서 그녀의 손가락에도 기어이 반지를 걸어놓을 생각이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마음에 드는 건 찾지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도 조슈아는 성실하게 그의 명을 받아 눈에 불을 켜고 ‘공주님께 어울리는 결혼반지’용 보석을 찾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친구들 사이의 비밀 공유는 아주 중요하다.
“제가 무슨 외국에서 온 공주 아니냐고 다들 그래요.”
“바로 맞췄군요.”
라이킨은 매력적으로 웃었다.
“저라는 걸 알면 무척 실망하겠죠? 다들 아주 낭만적인 결혼인 것처럼 우릴 생각하고 있던데 사실은 그런 것도 아니고…….”
“낭만적인 결혼이라니?”
아차. 소렐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이런 말은 라이킨 앞에서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 그런 게 있어요. 아무튼…….”
“공주님 생각에 우리는 딱히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아니, 아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나는 중요한데요.”
“네에?”
소렐은 놀라서 라이킨을 올려다보았다. 까만 시선이 그에게만 향한다. 좋았다. 라이킨은 또 좋아서 웃어버렸다.
“지금 저 놀리시는 거죠.”
“아닙니다. 설마 그럴 리가요.”
라이킨은 고개를 저었다.
“맞잖아요.”
토끼는 절대로 지지 않고 따졌다.
“아닙니다. 공주님께서 우리 결혼이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셨으면 내게도 큰일입니다만.”
“전 그게 그렇게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모든 결혼이 낭만적일 수는 없죠.”
공주님은 생각보다 훨씬 단호했다.
“아, 그래서 제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도 상관없으신 거고요.”
“그 말이 왜 지금 나와요?”
공비는 공작에게 따졌다.
“남편이 바람나는 건 딱히 낭만적인 결혼이 아니잖습니까.”
“아무튼 상관없다니까요. 애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거였어요.”
“딱히 문제는 아닙니다만.”
“왜요?”
라이킨은 긴 팔을 소렐의 뒤로 뻗었다.
“공주님은 공주님의 친구들이 말하는 ‘낭만적인 결혼’에 부합하는 존재지요.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먹음직스럽고, 저 뽀얀 피부에 흔적을 남기고 싶고, 기어코 울리고 싶고.
“고귀하신 공주님 아닙니까. 그러나 제가 그 결혼에 부합하는 존재인지 의문이군요.”
라이킨은 소렐이 학교에 갔다 올 때마다 늘었다 줄었다 하는 통속소설 다섯 권을 한 번에 집어 들었다. 전부 여학생들이 열광하는 연애소설이다.
“아니, 문제는 그 반대여서 문제인데요.”
“과연 그럴까요?”
되묻는 라이킨의 눈빛이 묘하게 서늘했다. 마치 그는, 저런 연애소설에 나오는 낭만적이고 멋진 기사와는 전혀 다르다는 듯. 소렐의 심장이 덜컹거리면서 떨어졌다. 그는 뱀파이어였다. 이토록 가까이 있으니 전해져오는 냉기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기분이다. 매그놀리아 칼리지 여학생들은 라이킨을 마치 소설의 남자주인공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정말 다정다감하고, 기사도 정신이 투철하며, 금욕적이고 ‘선한’ 사람일까?
“저만 공부를 하면 되겠군요. 빌려 가도 괜찮겠지요?”
소렐은 뱀파이어의 묘한 냉기에 이젠 더 이상 귀가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곤,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가까워졌을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공주님. 저는 빠르게 배웁니다.”
그녀의 어깨 뒤로 넘어갔던 커다랗고 굵은 팔뚝이 다시 넘어왔다. 가깝다. 너무 가깝다. 자그만 토끼는 당연히 뱀파이어의 앞에서는 파르르 떠는 것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공포가, 정말 이대로 잡아먹힐 것 같은 공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는 야릇한 감각이 라이킨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피어났다.
“그럼…….”
아. 소렐은 순간 호흡을 멈췄다. 그의 얼굴이 지나치게 가까이에 있었다. 반사적으로 극장에서 이마에 입맞춤을 받던 때가 생각났다. 그날 방문 앞에서도 똑같이 또 이마에 키스를 해줬지. 그런데 이렇게 밝은 데에서, 또?
“……나중에 뵐까요.”
라이킨은 조금 떨어진 뒤, 그녀의 방에서 나갔다. 혼자 남은 소렐이 간신히 숨을 내쉬는 소리가 그의 예민한 귀에 들렸다. 그는 혀로 입술을 아쉽다는 듯 슥 핥았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는 그 시선만 아니었어도 이번에는 그 귀여운 콧등이며, 뽀얀 뺨에 입을 맞출 수 있었는데.
‘진짜 할 거야? 진짜로?’
빤히 쳐다보는 그 눈빛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허락하지 않으셨으면, 아무리 슬쩍 넘어갈 재간이 있다 해도 하지 말아야지. 라이킨은 집어들고 나온 소설들을 내려다보았다. 요즘 공주님이 단단히 빠진 모양이던데, 얼마나 ‘낭만적인 놈’이길래 그리 빠졌는지 남편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손바닥만 한 책을 내려다보는 눈초리가, 마치 연적을 내려다보듯 싸늘했다. * 소렐은 그다음 날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처음 칼리에르 공비에 관한 소문이 돈 날과는 다르게 평범했다. 그렇지만 방심을 늦출 수는 없다. 로렌스는 아직까지도 타운하우스에 머물고 있었다. 다시 말해 아직도 위험하다는 뜻이다.
“아가.”
“네!”
소렐은 한참 나이가 많은 집안 어른께서 부를 때 더 크게 대답했다.
“준비는 다 했나요?”
“네.”
“종종 내가 준 사파이어를 하고 다니도록 해요. 부담스러운 물건이라는 건 알지만, 신분보장도 확실하게 되는 물건이니까, 응?”
“네에.”
소렐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파이어를 대놓고 하고 다니고, 몇 번 라이킨이 모습을 드러낸 뒤 소렐을 통학시키는 모습이 포착되면 결국 이 조용한 생활도 끝이다. 로렌스는 아들이 변덕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이 끔찍한 타운하우스에서 더 머무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극도로 조심한다 해도 언젠간 끝날 고요였다. 소렐 이드리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고,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면 답은 정해져 있었다.
“잘 다녀오렴.”
“다녀오겠습니다!”
어쨌든 평범한 하루였다. 물밑에서 무슨 일이 오고 가는지, ‘어른’들은 소렐에게 아직까지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요즘 샤를렌이 시도 때도 없이 타운하우스에 들르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아직 소렐이 알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얘기겠지. 하지만 라이킨이 주의를 준 대로, 소렐은 각오하고 있었다.
“소렐, 안녕! 오늘도 예쁘네!”
“안녕, 제나. 너 머리모양 바꿨구나.”
“예뻐?”
“응, 당연히 잘 어울려. 저번보다 훨씬 낫다.”
“안녕, 소렐!”
“안녕, 사비나.”
등교 시간은 떠들썩하다.
“소렐,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뭘?”
“너 항상 바래다주는 그, 교수님 있지.”
라이킨은 항상 마차에 있었는데, 요 며칠 사이에 아예 소렐을 마차에서 직접 내려주기까지 했다. 뭐라 대답해야 하나, 각오하고 있는데 질문을 하는 제나 뒤로 누군가가 소렐을 다급하게 끌어당겼다.
“소렐, 소렐, 미안한데 나 좀 봐.”
차라리 라이킨에 관한 질문에서 탈출을 시켜준다면 기꺼웠다. 소렐은 기꺼이 그녀를 잡아당기는 손에 이끌려 구석으로 갔다.
“소렐, 내가 나흘 전에 너한테 빌려준 책 있잖아.”
“응. 다 돌려줬는데? 아, 아직 두 권 남았다, 그치?”
여학생들끼리는 소설을 엄청나게 돌려본다. 소렐도 자신의 것을 빌려주고, 없는 건 빌리곤 했다.
“응. 그건 괜찮아. 언제 줘도 상관없어. 근데, 그……, 거기에서 말야, 네가 빌려달라고 하지 않은 책이 섞인 것 같아.”
루비는 조금 민망하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속삭였다.
“<벨벳 유혹> 말야.”
야하기로 소문난 그 소설 말인가. 여학생들끼리 몰래 돌려보는 바로 그 소설. 소렐은 아직까지 차마 보지 못하는 바로 그 소설. 소렐의 눈이 커졌다.
“지, 진짜?”
“그때 대여섯 권을 한꺼번에 쓸어 넣어서, 그게 좀 얇잖아. 혹시 너한테 딸려간 거 아닌가 싶어. 그……, <겨울별장 살인사건> 빌려 갔지?”
소렐은 기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책 안에 아마 끼어 있을 거야.”
“어떡해, 내가 얼른 가서 찾아볼게……!”
큰일 났다. 아니, 근데 잠깐. 소렐이 멈칫거렸다. 소설책들을 어제 정리했는데, 정리하다가 라이킨이 들어와서 얼른 쓸어다 넣어놨고, 그다음에…….
“소렐?”
설마 라이킨이 그 책을 가져간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