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Penny dreadful (2)2020.11.11.
소렐은 신이 나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말이야 ‘뒷골목’이지, 저마다 코트며 니트 카디건을 입고, 넥타이를 아무렇게나 맨 학생들이 쓸고 다니는 대학가였다. 책방, 카페, 문구점,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당연히 저 뒤에는 술집도 있었다.
“사람들한테 휩쓸리지 말고 나한테 딱 붙어서 와요.”
루벤 실베스터는 소렐을 보며 말했다.
“아, 네!”
카페에서 무슨 맛있는 걸 파나, 정신이 팔려 기웃거리던 소렐은 다시 후다닥 루벤의 근처에 와서 섰다. 그래봤자 일정한 간격 이상 떨어져 있었기에, 같은 일행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너무 떨어진 거 아니에요?”
와하하하, 하고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거리를 휩쓸고 있는 남학생 무리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 작은 토끼는 툭 부딪쳐서 튕겨 나갈 것처럼 보였다.
“괜찮아요! 실베스터 씨는 키가 크셔서 제가 어디든 잘 보고 따라갈 수 있어요!”
꼭 더 다가오면 도망가겠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루벤은 토끼를 힐끗 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키가 큰 그의 보폭은 소렐이 따라잡기가 힘들어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보폭을 좁혀야 했다.
“날 바로 따라오겠다고 할 줄은 몰랐는데요.”
“왜요? 책방이잖아요. 저기, 교과서 파는 데 말고요. 그런 데는 꼭 알아놓고 싶었어요.”
“겁나지 않아요?”
“제가요? 왜요?”
라이킨이 붙여놓은 뱀파이어는 그래도 믿을 만하지 않나? 그녀를 싫어하는 게 분명한 폴리아나 그린조차 그녀는 목숨을 걸고 지켜줬다. 그러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왜?
“나는 뱀파이어잖아요.”
“저도 뱀파이어랑 같이 살아요.”
“그 뱀파이어는 안 무서워요?”
소렐은 그 물음에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잘 모르겠어요. 뱀파이어들은 다 비슷해요.”
“같이 사는데도 남들이랑 똑같아요? 저런.”
저런, 저런. 루벤 실베스터는 안쓰럽다는 듯 웃었다. 푸른 눈이 예쁘게 휘어졌다. 소렐은 그를 물끄러미 보다가,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보기만 해도 누가 뱀파이어인지 잘 알고 있는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뒤로 물러났다.
“왜 그래요?”
“……제가 좀 착각한 거 같은데요.”
“뭘요?”
“실베스터 씨는 저랑 같이 사는 뱀파이어랑 함께 일하시는 분이 아니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대학에서부터 계속 여기까지 쫓아오는 뱀파이어들은 여전히 거리를 유지 중이다. 그들은 루벤 실베스터를 아는 모양이다.
“아니지요. 나는 학생이지 교수가 아니니까요.”
“알 건 다 알고 있네요.”
그래서 소렐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고, 아는 척도 했고. 그래서 소렐도 루벤이 그녀를 지키기 위해 붙여진 뱀파이어인 줄 알았는데 말이다. 혹시 아니라고 해도 글래스턴의 뱀파이어들은 전부 라이킨의 손안에 있다고 들었다. 그러면 괜찮은 줄 알고 이름도 알아놨는데.
“알죠. 글래스턴에 모르는 뱀파이어가 있을까요.”
루벤 실베스터는 쾌활하게 웃었다. 마침 날씨가 참 맑아서, 그의 얼굴이 눈부시게 빛났다. 뱀파이어들은 대부분 다 저렇게 예쁘고 잘생겼다. 그런 면에서는 축복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엘펜하임이 듣는다면 그게 무슨 신성모독이냐며 펄쩍 뛸 일이겠지만.
“남들도 다 아는 일이고, 나는 딱히 해를 끼칠 생각이 없는데 왜 경계하지요?”
소렐은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아직까지 그녀를 죽이거나 납치하려는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라이킨을 함부로 말하는 뱀파이어는 없어요. 감히 그러지 못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실베스터 씨는 쉽게 말하셨어요.”
칼리에르는 토끼 공주와 같이 사는데도 남들이랑 똑같은 처지네. 저런.
“……예민하군요.”
“빈정거리는 말에는요.”
토끼 너, 아직까지도 마법 못 쓰냐는 말 같은 거.
“그래서, 갈 겁니까, 아니면 말 겁니까?”
“가긴 갈 건데 그냥 가르쳐주시면 안 될까요?”
“내가 엉뚱한 곳을 가르쳐줄지 어떻게 알고요?”
“따라오는 뱀파이어들이 가만히 있는 걸 보면 실베스터 씨가 신분은 확실한 분이라는 뜻이잖아요. 위험한 곳에 간다면 저분들이 막을 거고…….”
“루벤이요. 같은 학생끼리 씨는 무슨. 대충 그렇게 불러요.”
루벤은 손을 내저어가며 다시 가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럼 일단 책방까지 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네요. 가요.”
“그러죠, 뭐.”
소렐은 흥, 하고 턱을 조금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근데 라이킨이랑은 무슨 사이예요?”
그건 좀 궁금했다.
“호기심이 아주 많은 편이지요?”
“네.”
“그냥, 뭐, 아는 사이예요.”
“꼭 그렇게 이야기하던 등장인물이 나중에 치고박고 싸우는 걸 소설책에서 많이 봤어요.”
루벤은 소렐의 야무진 말에 웃었다.
“그럴 리가요. 학생이 교수랑 왜 싸워요?”
“루벤이 라이킨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서요.”
“그 남자의 가운데 이름을 부르네요.”
“왜 말을 돌려요?”
“자요. 여기 도착했네요. 여기에서 좋아하는 소설책 실컷 구할 수 있어요.”
소렐은 아, 하고 고개를 돌렸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서점이 있었다. 보통 교과서나 수업에 필요한 책들을 파는 서점과는 달리, 이곳은 좀 허름하고 그늘이 졌으며, 소설이나 그림책 같은 것을 진열장에 내놓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슬쩍 들어가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아……, 여기구나.”
손바닥만 한 소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낄낄대며 사가는 남학생부터 아주 신중하게 고르고 있는 소렐 또래의 여학생들도 많았다. 다들 알고 있는, 아주 유명한 곳이었나 보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공손하고, 예의 바르고, 동시에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 하지만 순진한 구석도 있었다. 그러니 저렇게 호위들을 많이 붙여둔 거겠지.
“들어가 봐요.”
루벤은 어서 가보자고 소렐을 이끌었다. 소렐도 마다하지는 않았다. 자그마한 서점 안에는 깡마르고 주근깨가 많은 점원 하나가 정신없이 계산하고 있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전부 처음 보는 책이었고, 라이킨의 서가에는 거의 없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소렐이 넋을 놓기 딱 좋았다. 형식상으로 대충 교과서 몇 개만 갖다놓은 공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천국이었다.
“우와……, 와아…….”
돈이 지금 얼마나 있더라? 소렐은 당장 허겁지겁 지갑부터 확인했다. 초콜릿을 몇 개 사는 것 외에는 거의 열지 않았던 지갑 안에는 여전히 금화들이 짤랑거렸다.
“가끔은 정석만 보지 말고 다른 걸 보면서 좀 쉬어야 한단 말야.”
혼자 중얼거렸는데, 청력이 좋은 뱀파이어는 용케 알아들었다.
“그렇지.”
맞는 말이지. 루벤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렐은 라이킨과 마찬가지로 한참 목을 빼야 볼 수 있는 뱀파이어를 쓱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사고 싶은 책들이 무척 많았다.
“저 시리즈가 인기 많아요.”
“어떤 내용인데요?”
“뭐, 살인도 하고, 범죄도 저지르고, 연애도 하는 그런 얘기.”
“흔하잖아요.”
이 사람 거짓말하는 거 아냐? 소렐은 의심스럽다는 듯이 루벤을 쳐다보았지만, 그 시리즈는 정말 인기가 많은지 여러 권 쌓여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가 사가고 있었다.
“이거 재미있대!”
여학생들이 소곤대며 조심스럽게 1권을 사가는 걸 보고, 루벤이 거 보라는 듯 소렐을 바라보았다.
“여러 가지 범죄도 저지르면서 연애까지 하니까 재미있지요. 보통은 하나밖에 안 하거든.”
“아, 그래서 재미있는 거구나!”
소렐은 당장 1권을 집어 들었다.
“너무 많이 사지는 말아요.”
“왜요?”
“어차피 여자애들끼리는 다 돌려보니까요. 그런 인기 있는 건 수업 하나에서 몇 개씩 돌아다니고. 그리고 이런 건 남들이 재미있다고 해도, 내가 재미없으면 그만인 거라. 읽다가 재미없다고 관둘 가능성도 크거든요.”
아, 그렇구나. 소렐은 책을 돌려보다가 조금 외설적인 뒤표지를 보고 화들짝 놀라 다시 덮었다. 이거, 사도 되는 걸까?
“겁나면 안 사도 되고.”
“사, 살 건데요. 사는데 문제없잖아요. 나도 성인이라고요.”
루벤은 슬쩍 웃었다.
“그럼 이번에 정말로 대학에 입학하는 거네요.”
이제 성인인 데다, 예비강좌를 듣고 있다면 뻔했다.
“네!”
소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망설이다가 책을 더 집어 들었다.
“더 사려고요? 후회하지 않겠어요?”
“그래도 한 3권까지는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녀는 신중하게 책 다섯 권을 골랐다. 전부 손바닥만 한 책들이라, 아마 금방 읽을 거다. 방에 숨겨놓으면 에벌린이 찾아내려나?
“보통은 여기에서 책을 사서 저기 카페에서 먹어요. 아까 지나친 곳들보다는 훨씬 조용하고 사람도 없는데, 와플 맛이 기가 막히거든요.”
“아아, 그렇구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하나 사주고 싶은데…….”
루벤은 말을 흐리며 다시 서점 천장을 쳐다보았다. 그의 푸른 눈이 가느다랗게 좁혀졌다. 입꼬리는 씩 올라갔다.
“그건 안 될 것 같네요.”
“알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제가 사드려야 되는데요.”
“나는 후배에게는 얻어먹지 않아요.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이드리스 양.”
루벤 실베스터는 바람처럼 서점에서 사라졌다. 소렐은 깡마른 점원을 괜히 의식하며 조금 부끄러운 책을 내밀었지만, 점원은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표정으로 턱턱 계산만 해버릴 뿐이었다. 하긴 그녀 같은 손님이 한둘이 아닐 거다. 소렐은 서점에서 조금 늦게 나갔지만, 루벤 실베스터의 훤칠한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뱀파이어들은 너무 빨리 움직여.’
그나마 라이킨과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 조금 적응이 되었지만, 그녀에겐 뱀파이어의 빠른 속도, 강인한 힘, 은밀한 움직임은 전부 공포의 대상이었다.
“음…….”
고소한 와플 굽는 냄새가 난다. 소렐은 코를 킁킁거리다가, 홀린 듯이 건너편 카페로 걸어갔다. 친구들은 여기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까? 나중에 다 같이 오면 좋겠다. 라이킨과 함께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 새로 산 소설을 읽으면서 와플을 먹는 것도 좋을 거다.
“어서 오세요.”
콧수염을 기르고, 흰 셔츠 소매 부분을 걷어붙인 조끼 차림의 주인아저씨가 그녀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음…….”
모든 순간이 설렌다. 뭘 잠깐 먹고 마실지 고민하는 이 순간에 소렐은 괜히 어엿한 대학생이 된 기분이었다. 그녀는 오후 내내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꿀이랑 크림을 곁들인 와플이랑……, 차, 아니, 커피……?”
“뜨거운 커피 한 잔 더 추가해줘요.”
소렐은 화들짝 놀라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이젠 익숙해진 라이킨이 입구 전체를 꽉 채우는 큰 키를 자랑하며 서 있었다.
“라이킨……!”
그녀는 통통 튀듯 그에게로 달려갔다.
“예, 공주님.”
그는 웃었다. 웃었지만, 손을 펼치거나 팔을 뻗지 않았다. 그랬다간 이 토끼가 지레 겁먹고 뒤로 물러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킨과 함께 살기 시작한 지도 이제 제법 되었으니, 이젠 익숙해졌겠지, 하고 마음대로 손을 뻗어선 안 된다. 그는 오래 기다리고 인내하는 데에는 도가 텄다. 소렐이 직접 더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생각이었다. ……그녀가 다른 뱀파이어와 함께 있었다 해도, 조바심을 내선 안 된다.
“어떻게 알고 왔어요?”
“걱정이 되어서 찾아왔습니다. ……나 말고 누구와 재미있는 곳을 갔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루벤 실베스터라고, 이름도 같이 전했는데요.”
“예. 들었습니다. 잘했어요. 앞으로도 꼭 그렇게 전해줘요.”
그런데 왜 이렇게 불쾌한가.
“아, 역시 라이킨도 아는 사람이었구나. 라이킨도 와플 먹을래요? 여기 맛있대요.”
“그래요.”
기껏 소렐을 위해 세워뒀던 오후 계획이, 아니, 추후 며칠간의 계획이 실베스터 때문에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서 불쾌한 건가? 아니면 단순히 소렐 이드리스가 그놈의 말을 듣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불쾌한 건가?
“있잖아요.”
“예.”
그는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소렐은 우물쭈물하면서도 그에게 솔직하게 다 털어놓았다. 그래. 그는 이 토끼에게 그런 존재였다. 잠자코 들어주는 것쯤이야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그런 점에서는 루벤 실베스터, 그와 약 백 년도 차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애송이인 놈보다는 훨씬 우위였다. 그런데 왜 그가 지금 그놈을 신경 쓰고 있는 걸까?
“책을 샀는데요.”
“예.”
라이킨은 충실히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자리에 앉았다.
“제가 통속소설을 읽는다면 안 된다고 하실 거예요?”
그는 별 이야기를 다 듣겠다는 표정으로 소렐을 쳐다보았다.
“공주님이 어린아이도 아닌데, 왜요?”
“보면 안 되는 거잖아요. 일단은.”
“아이들이야 그렇지요. 내가 공주님에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은 없습니다. 위험한 일은 하지 못하도록 말리겠지만요.”
눈부시게 잘생긴 남자는 웃었다.
“그래서, 통속소설을 샀습니까? 몇 권이나 샀어요? 나도 좀 보여줘요.”
“그냥 루벤이 추천해주는 걸로 샀는데……, 아참, 루벤한테 한 권 받기도 했어요.”
이름까지 부르는 사이가 되었다, 이거군. 라이킨은 더 짙게 웃었다.
“그랬습니까? 대학 생활의 묘미이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니 이 앞의 서점이 그런 소설을 팔기로 유명합니다만.”
“저길 루벤이 가르쳐줬어요. 근데 라이킨도 알고 있네요?”
“나는 글래스턴 공작입니다. 오래도록 여기에 살았는데, 모를 리가요. 아버님도 저런 서점을 꽤나 드나들었습니다.”
소렐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빠가요?”
오래 살기만 했지, 이제야 글래스턴 대학에 들어온 루벤 실베스터는 이런 면에서는 라이킨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
“예. 아버지를 빼닮았군요. 몇 시간이나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읽어댔지요. 금서든, 아니면 통속소설이든. 뭐든 읽어요. 읽는 게 남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랬구나. 그런 건 몰랐어요.”
그때 먼저 음식이 나왔다. 주인장이 내려놓은 계산서는 라이킨이 슬쩍 가지고 갔다.
“어, 제가 낼 건데요.”
소렐이 계산서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그는 내주지 않았다.
“나와 함께 있을 때는, 공주님은 함께 앉아 주는 것만으로도 족합니다.”
“그래요?”
“예, 당연하지요.”
“그럼 난 라이킨에게 뭘 주죠?”
“함께 있잖습니까.”
남자 경험이 없는 소녀가 의미를 부여할 만한 말이었다. 그러나 소렐은 다시 주머니를 뒤져서, 열심히 골라 산 초콜릿을 내밀었다.
“이거라도 받아요.”
그러다가 멈칫거렸다.
“혹시 단 거 싫어해요?”
라이킨은 초콜릿을 집어서 입안에 넣었다.
“싫어하진 않아요.”
그러곤 얼른 쓴 커피를 마신다. 소렐은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