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Call my name (8)2020.09.12.
“저는 마법은 못해요.”
소렐은 고집불통이었다. 이 문제에서는 무조건 그랬다.
“펜싱하우스에서 한 건 그럼 뭡니까?”
“그건……, 그건…….”
그건 분명히 마법이었다. 아무리 마법을 끔찍하게 못 하는 마법사의 딸이라 해도 태어나면서부터 보고 들은 것이 있으니, 마법이란 걸 모를 수가 없었다.
“주변에 마법사가 있었던 거 아닐까요?”
당차게 고개를 들고 대답하는 소렐은, 뜻밖에도 고개를 돌리고 웃는 라이킨과 마주했다.
“주변에 마법사라곤 공주님밖에 없었습니다.”
“글쎄, 저는 마법사가 아니라니까요.”
“둘이 무슨 말을 그렇게 열심히 해요?”
걸어 들어온 샤를렌이 하나 남은 의자를 빼서 앉았다. 기분 좋은 오후다. 날씨는 더없이 화창했고, 펜싱하우스 앞은 한참 땀을 뺀 뒤 당을 보충할 만한 음료와 달콤한 디저트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아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다칠 뻔했던 그 일 말이에요? 그건 좀 그린 교수 일행이 부주의한 일이었지…….”
샤를렌은 유연한 나무로 엮어 시원하게 만든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그린 교수는 펜싱을 좀 하지 않았어? 검 잘 쓰잖아.”
“내가 어떻게 알아?”
라이킨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오빠가 알지 못하면 누가 알아? 카메론 셀레스트? 의외로 그치는 오늘 함께 안 있던데.”
움찔 놀란 소렐이 샤를렌을 쳐다보았다. 토끼는 참 잘 놀란다.
“아, 공주님도 셀레스트 교수와 만났나 봐요?”
“네, 엘펜하임이라고…….”
“이 동네가 좀 그렇답니다.”
마침 웨이터가 다가와서 그들에게 생크림을 얹은 와플과 사탕, 그리고 과일을 넣은 케이크 두 조각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아주 향긋한 커피와 차도 내려놓았다.
“자, 이건 내가 살 테니까 다 먹어요.”
샤를렌은 소렐에게 접시를 밀어주었다.
“이 동네는 엘펜하임과 뱀파이어들이 웃기게 얽혀서 지내는 곳이에요.”
“……웃겨요?”
소렐의 질문에 라이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웃기는 노릇이지요.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면서도, 결국 동질감을 느끼곤 하니까요.”
“나는 빼줘. 난 살면서 한 번도 엘펜하임 놈들에게 동질감을 느껴본 적은 없으니까.”
샤를렌은 붉은 매니큐어를 바른 희고 기다란 손을 우아하게 움직이며 중얼거렸다.
“동질감이요?”
동질감을 왜 느끼지? 소렐은 엄마의 친정을 멸망시킨 엘펜하임에게, 그녀를 납치했던 엘펜하임에게 도무지 동질감을 느낄 수 없는데 말이다.
“계속 직접적으로 부딪치지는 않으면서 견제만 하게 되면 결국 서로 같은 처지라는 걸 느끼게 되니까요.”
라이킨은 짧지만 분명하게 설명하며, 소렐 앞에 사탕 접시를 놔주었다. 소렐은 우아하게 차를 마실까, 아니면 솔직하게 사탕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알록달록한 사탕을 결국 집어 먹었다. 라이킨은 그녀가 눈동자를 또록또록 굴려가며 사탕을 먹는 걸 보고 빙긋 웃었고, 샤를렌은 제 오빠란 뱀파이어를 보며 똑같은 생각을 또 했다.
‘옘병……. 지가 웃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네.’
샤를렌이 보기에, 소렐은 솔직히 귀여웠다. 왜 오빠가 귀여워하는지 이해는 하겠다만, 소렐을 귀여워하자니 ‘오빠란 새끼’가 따라오는 게 심히 거슬렸다.
“그럼 언제까지고 계속 부딪치지 않고 견제만 하는 건가요?”
“아니요.”
순식간에 라이킨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이미 부딪쳤잖습니까.”
그는 흰 사탕가루가 묻은 소렐의 입가를 손가락으로 문질러 닦아주었다. 소렐은 약간 늦게 반응해서 어깨를 움츠리려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라이킨이 목적을 달성하고 손을 거둬들인 후였다.
“그러니 더 이상 그런 우스운 동질감은 함께 가질 수 없지요.”
소렐이 습격을 당했으니 글래스턴에 감돌던 미묘한 긴장감이 한없이 위태로워졌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요, 공주님. 공주님은 그저 즐겁게 배우고, 적응하는 것만 신경 쓰면 됩니다.”
샤를렌은 천천히 말하는 오빠를 쳐다보았다. 글쎄, 과연 그걸로 충분할까?
“그럼 그린 교수님이란 분은 믿을 만한 거예요?”
이번엔 샤를렌의 대답이 좀 더 빨랐다.
“뱀파이어들에겐 그렇죠. 하지만 공주님에겐, 모르겠네요. 공주님은 이번에 처음 온 새내기잖아요. 그렇죠?”
샤를렌이 왜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휘고 웃는지, 소렐은 그때까지는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다.
“아, 네…….”
그저 폴리아나 그린이 당돌하게 라이킨의 타운하우스로 찾아왔던 것과, 그녀가 한참 라이킨과 소렐을 쳐다보던 것을 떠올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뭔가가 있었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 샤를렌.”
펜싱하우스에서 하마터면 다칠 뻔한 토끼가 놀랐을까 봐 사탕을 물려주고 어르고 달래는 중인 라이킨은 마뜩잖다는 표정으로 샤를렌을 쳐다보았다.
“아니, 난 오빠가 말을 안 해줄까 봐 걱정되어서.”
“저도 무슨 말인지 다 아는데요.”
소렐은 조금 부루퉁해져서 남매를 보며 말했다.
“그린 교수님이란 분이 라이킨을 아주 좋아한다는 건 누구든 눈빛만 봐도 알걸요.”
라이킨은 한숨을 쉬며 얼굴을 문질렀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도 알려만 주면 상관없다는 굉장한 말을 한 토끼가 모를 리가 있나. * 어째 소렐과 따로 진지하게 이야기해야 할 일들만 쌓이고 또 쌓이는 기분이다. 라이킨은 결국 도움이라곤 하나도 되지 않는 샤를렌은 보내버리고, 소렐과 마주했다.
“나와 폴리아나 그린은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네에. 그건 그렇고, 아까 그 일 말인데요, 아까 그 황금색 실인지 끈인지 하는 거, 분명히 보셨죠?”
아, 말이 안 통한다. 혹은 소렐이 너무 관심이 없거나. 이거 애초에 저 자그마하고 이리저리 잘 뛰어다니는 공주님을 사로잡는다는 게 불가능한 거였나?
“그게 혹시 뭔지 아세요?”
그는 할 일이 쌓여 있었다. 펜싱하우스에서 소렐이 다칠 뻔한 것도 정말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 한 번 더 알아봐야 했고 카메론 셀레스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그때 했던 걸 다시 해볼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킨은 담배를 물며 소렐과 장단을 맞춰주었다. 일단 저 총명한 눈이 그를 쳐다보기 시작하면 말을 들어주긴 해야 했다. 무조건 그래야 했다.
“제가 뭘 어떻게 한 게 아닌데요.”
“아니, 공주님이 한 겁니다.”
소렐의 말을 들어주면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일단 오므라들어서 뾰족하게 내밀어지는 저 예쁜 입술이 그랬다. 그녀는 그를 빤히 보다가, 입술을 이리저리 심각하게 움직이다, 종내에는 눈을 꾹 감으면서 끙끙거렸다.
“으으으으으……!”
“……뭐합니까?”
“아까 했던 거 다시 해보는 중이에요!”
라이킨은 결국 어깨를 가볍게 들썩거리면서 소리 없이 웃었다.
“잘 안 되는데요…….”
소렐은 꼭 쥐고 있던 양 주먹을 힘없이 내렸다.
“저는 그런 거 할 수 없어요. 항상 시도할 때마다 실패했다고요.”
소렐 이드리스는 참 신기한 존재였다. 라이킨은 물고 있던 담배를 빼고 그녀의 양 뺨을 천천히, 놀라지 않게 감쌌다. 시무룩하게 처진 눈이 어쩔 수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이 눈만 보면 일단 바쁘더라도 하던 일을 관두고 그녀에게 관심을 쏟게 된다. 만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토끼는 그를 꽉 붙잡고 자꾸만 끌어당기는 걸까?
“시작하는 건 어렵겠지만, 이젠 실패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 겁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 해도, 그가 딱히 믿지 못할 남편이라 해도, 어쨌든 이 작은 토끼가 구김살 없이 지낼 수 있게 지켜줄 능력은 있었다. 그까짓 거 뭐가 그리 어렵다고.
“내가 있잖습니까.”
소렐은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그를 수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아저, 아니, 라이킨이 왜요?”
“나와 연결되어 있는 그 실 말입니다. 그건 실이 아니라, 공주님과 나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일종의……, 계약이거든. 결합점이라고도 합니다.”
대마법사는 자신의 피를 이은 딸에게 고대 마법이 오롯이 계승될 거라는 걸 아주 잘 알았다. 그러나 딸 혼자서 고대 마법을 버텨내기엔 마법은 지나치게 강력했다.
“계약? 우리 저번에 아빠 유언장에 서명한 그거요?”
“예, 그거 말입니다. 계약이라고 할 수도 있고……, 당신을 도와주고 지켜주는 수단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별 내용 없던데요.”
소렐은 또록또록 눈을 굴렸다. 그러곤 라이킨에게서 한 발 더 물러났다. 위험한 뱀파이어에게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아.’
라이킨은 그녀의 약간 불안한 표정과 불신, 순수함이 섞인 눈을 보며 조용히 웃었다. 목이 말랐다. 소렐은 그의 식욕보다 더 강하고, 동시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어떤 욕구를 자극했다.
“공주님에게는 마법사의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는 소렐을 의자에 앉혔다.
“나는 그 잠재력을 실현하고, 동시에 공주님을 지키는 방패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공주님의 아버님이 나를 선택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럼 그걸 왜 이제야 말해주는 건데요?”
“직접 마법을 보지 않고서야 믿지 않을 말 아닙니까.”
“그건 그래요.”
소렐은 교활한 뱀파이어의 말을 쉽게 납득했다.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까? 왜 듣도 보도 못한 남자를 남편이라고 억지로 결혼까지 시켰는지, 왜 굳이 따라가라고 했는지, 궁금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때가 되면 알 거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소렐 이드리스는 스무 살. 아직까지 한참 삶에 대해 배우고, 보호받아야 할 나이다.
“하지만 제가 모든 걸 다 알고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가 찬 건 아니란 것도 알아요. 우리 아빠가 저를 두고 그냥 눈을 감았을 리가 없어요.”
모든 건 다 딸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라이킨은 소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랬을 겁니다.”
그러니 그는 철저히 소렐을 지키는 도구로 쓰여야겠지만, 글쎄. 대마법사 펠릭스 이드리스가 교활한 뱀파이어 제임스 라이킨 칼리에르를 어디까지 믿었을까? 혹은 제 똑똑하지만 순진하고 말간 외동딸이 어떤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을까?
“아무튼 저는 마법은 못해요.”
“억지로 하라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공주님이 궁금해하는 일에 대답을 한 것뿐이지요.”
“그거예요.”
“……무엇 말입니까?”
“그런 태도나 말투에 잘생긴 얼굴이랑, 체격까지 합하면 그린 교수님이 라이킨을 당연히 좋아할 거라는 거죠.”
“내 태도와 말투가 어떤데 그럽니까?”
“잘생긴 거랑 체격은 안 물어봐요?”
“그건 나도 압니다.”
아, 그래. 그럴 줄 알았다. 소렐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런 건 모르기가 힘들죠. 그 얼굴에 친절하기까지 하니, 웬만하면 다 좋아할 거예요.”
친절이라. 그거야말로 샤를렌이 배를 잡고 뒹굴 말이었다.
“내가 말입니까?”
“네. 그리고 저한테 이래라저래라 권위적으로 명령도 안 하시고요.”
“공주님에게 당연한 거지요.”
“그러니까요.”
그런 태도에 좋아하는 거라니까! 소렐은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으나, 라이킨은 짙게 웃었다.
“참고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호감을 살 수 있다는 거군요.”
“이미 사셨잖아요.”
“그건 분명히 거절했습니다. 반갑지 않군요.”
그리고 그는 딱히 친절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방금 ‘웬만하면 다 좋아한다’고 했는데 말입니다. 거기에 공주님은 포함되지 않습니까?”
라이킨의 푸른 눈은 사냥감을 고정하듯, 내내 소렐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거의 깜빡이지도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작은 토끼 공주님은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공주님이 날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지금 만졌다간 소렐은 놀라서 뛰쳐나갈 거다. 알고는 있지만 부드러운 머리카락이며, 홍조가 도는 뺨을 만져보고 싶었다.
“다른 사람의 호감은 딱히 사고 싶지 않습니다.”
* 카메론 셀레스트, 엘펜하임의 충실한 단원이자 케르고 칼리지 교수인 그는 긴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엘펜하임을 적대시하고, 실제로 가장 커다란 위협 중 하나인 칼리에르의 수장이 결혼을 했다. 그가 엘펜하임과 대립한 지도 이미 천 년이 넘었다. 그 긴 시간 동안, 라이킨은 제멋대로 변덕을 부려댔다. 가끔은 엘펜하임을 내버려두다가, 갑자기 엘펜하임의 숨통을 쥐고 학살을 벌여대는 짓을 반복했다.
‘반드시 알아야 해.’
글래스턴이라는 오래된 대학도시에 그런 어마어마한 인물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도 솔직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곳곳에 거미줄처럼 뻗은 정보망을 가지고 있는 라이킨은 조용히 엘펜하임을 뒤흔들었다. 그런 그에게 약 천 년 만에 변화가 생겼다.
“어서 오세요.”
카메론 셀레스트는 글래스턴 책임자로서 라이킨의 새 신부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야 했다. 온전한 인간은 아닌 것 같던데. 그는 관공서가 밀집한 서머싯 거리에서 그 해답을 찾아 헤맸다. 등기소에서 새로 들어온 자료들을 열람하고, 남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혼인 신고서를 뒤졌다.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 있군요.”
등기소 직원은 돋보기를 쓰고, 곧바로 찾았다며 서류를 보여주었다. 카메론은 자리에 앉아서 서류를 펼쳤다.
“으헙……!”
상당히 괴상한 소리였다. 직원은 돋보기 너머로 카메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그는 얼른 사과를 했지만, 희게 질린 안색을 바꾸긴 힘들었다.
‘가엾게도, 저 양반도 또 무슨 치정 사건에 휘말렸나 보네.’
등기소 직원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카메론 셀레스트는 서류를 꼼꼼하게 읽어본 뒤,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 감사합니다.”
“살펴 가세요.”
무성의한 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카메론 셀레스트는 등기소에서 나왔다. 어두침침하고 서늘한 대리석 건물에서 나오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환한 햇볕이 그를 비춘다. 카메론은 눈이 부셔서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맙소사.”
그는 얼굴을 한 번 문질렀다. 손이 차고 진땀이 났다. 이게 현실인가? 하지만 분명히, 그 심드렁해 보였던 등기소 직원이 가져다준 서류에는 이름이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소렐 이드리스, 펠릭스와 메리의 딸, 제임스 라이킨 칼리에르와 글래스턴 등기소에서 혼인신고
“맙소사.”
얼굴이 하얘진 카메론은 세상에, 맙소사를 연발하며 휘청거렸다. 펠릭스 이드리스와 메리 헬레인의 피를 이어받은 이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 작은 아가씨가 바로 고대 마법의 계승자가 아닌가! 엘펜하임이 계속 찾아 헤매고, 그토록 원하고 있는 고대 마법 말이다!
“아…….”
하필 글래스턴에 나타나다니. 글래스턴 책임자 카메론은 몹시 귀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