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즐거운 축제로 마무리될 것이라 생각했던 건국제는 소란으로 어수선하게 막을 내렸다. 국왕이 오래전부터 공언했던 후계자 선택 역시 흐지부지되어 광장에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의문만 안은 채 돌아서야 했다.
모든 소란마저 잦아든 뒤, 국왕은 집무실에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불조차 켜지 않은 집무실은 지나치게 어둡고 고요했다.
“폐하.”
고요는 국왕이 총애하는 아들, 카시안의 등장으로 깨졌다.
“캐서린은?”
“의사의 말로는 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 그 붉은 빛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국왕은 말이 없었다. 그는 오늘을 맞이하며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웠다. 수많은 상황에 대처할 방법 역시 모두 마련했다. 하지만 수십 가지의 가설 중 오늘 같은 소란은 없었다.
이브리아가 카시안을 선택했다면 최상의 수였다. 만약 이브리아가 리던을 선택했더라도 어떻게든 상황을 바로 잡았을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 왕이 되겠다고 하면? 그 역시 큰 문제는 아니었다. 어차피 왕은 혼자서 왕위에 오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오베론 공작가를 제외한 귀족들에게 손을 써뒀다. 오베론 공작가는 중립을 표방하며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아서 쉽게 고립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수를 계산하고 대비했는데.’
이브리아는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고, 조용히 신전에 묻혀 살던 신관들이 신탁을 가지고 나타났다. 신관들은 신탁의 주인이 붉은 빛을 품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붉은 빛을 뿜어낸 사람은 두 명. 이브리아와 캐서린이었다.
“신관들은 뭐라고 하더냐?”
“그들 역시 혼란스러운 것 같았습니다. 누가 신탁의 주인인지 가려내기 위해 대신관에게 사람을 보냈다고 합니다.”
국왕은 가볍게 책상을 두드렸다. 아직 누구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니, 상황은 아직 그가 다룰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셈이었다.
“카시안.”
“네.”
“어떻게든 캐서린이 신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브리아의 빛이 더 강했습니다. 캐서린이 품고 있던 빛은 아주 미약해서…”
이브리아가 신탁의 주인이다. 신이 선택한 이 땅의 왕이다.
그 빛을 보는 순간 카시안은 그렇게 생각했다. 탑 아래의 사람들은 확실히 보지 못했겠지만, 그 위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의 빛이 더 강했는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카시안은 아마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과 비슷한 결론을 내렸으리라 생각했다.
“카시안.”
하지만 국왕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겠느냐?”
의미심장한 국왕의 말에 카시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신탁을 조작하시겠다는 겁니까?”
“조작이라니. 우리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겠다는 게지. 어차피 신탁의 진짜 의미는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
신은 인간에게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애매한 조언을 던져주고, 인간이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래서 신탁은 언제나 모호했다. 오늘 신관들이 가져온 이 신탁처럼 말이다.
“중요한 건 신의 진의가 아니라 인간의 해석이다.”
지난 세월 수많은 신탁들이 그런 식으로 해석되어 권력자들에게 이용되었다. 어느 순간 신탁이 끊어진 것도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신탁의 후보는 둘. 하나가 사라지면 남은 자가 신탁의 주인이 되겠구나. 신이 선택한 자가 그렇게 맥없이 죽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탁자를 두드리던 국왕의 손이 멈췄다.
“그럼 죽어야 하는 쪽은 누구여야 할까?”
답이 정해진 질문이었다. 국왕이 바라는 대답은 간단했다.
이브리아 오베론.
그녀가 사라지면 캐서린이 신탁의 주인이 되고, 그녀의 약혼자인 카시안이 후계자가 된다. 하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카시안은 쉽게 이브리아의 이름을 입에 올릴 수 없었다.
“이브리아 오베론은…….”
카시안은 허리 뒤로 숨긴 주먹을 꽉 쥐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성검의 주인입니다. 대마법사가 그 곁을 지키고 있지요. 또한 와이번과 엘프를 영지에 두고 있으며…….”
“내 아들아.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왕이 카시안의 말을 자르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의 얼굴에 복잡한 상황에 맞지 않는 기묘한 여유가 떠올라 있었다.
“악마를 지배하려면 큰 대가를 바쳐야 하지. 건국왕께서는 첫째 아들의 영혼을 바쳤다고 하더구나.”
카시안은 혼란스러운 눈으로 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악마. 건국왕. 첫째 아들의 영혼. 한 나라 국왕의 입에서 나오기엔 너무 위험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
“이제부터 알게 될 거다.”
국왕이 웃으며 서랍을 열었다.
“조금 이르지만 네게도 이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지. 어차피 내 후계자는 너 하나뿐이니 말이다.”
서랍 속에서 나온 것은 책이었다.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디자인이었지만 관리가 잘 된 것인지 낡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건국왕께서 남긴 일기장이다. 읽어봐라.”
“예?”
건국왕이 남긴 일기장이라니. 그 기록의 무게를 알고 있는 카시안이 깜짝 놀라서 고개를 숙였다.
“이건 제레인트의 왕위에 오른 자만이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감히 읽을 수 없습니다.”
“너의 충성을 시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너 역시 알아야 할 정보가 있고, 그 정보가 여기에 담겨 있다.”
국왕의 표정은 담담했다. 정말 아들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카시안은 잠시 고민하다 그가 내민 일기장을 받아 들었다.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국왕이 입을 열었다.
“건국왕께서는 대마법사의 힘을 두려워하셨다. 그 충성이 진실한 충성이 아님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지.”
페이지를 넘기며 내용을 확인하는 카시안의 눈동자가 크게 떨렸다.
‘일기장에 담긴 놀라운 내용 때문이겠지.’
국왕은 픽 하고 웃음을 흘렸다.
처음 왕위에 올라 이 유산을 보았을 때, 그 역시 지금의 카시안과 비슷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다. 신성하다 믿었던 이 나라가 악마의 힘과 함께 탄생했다니. 내가 그 나라의 왕이 되었다니.
“건국왕께서는 어떻게 하면 대마법사를, 아니, 악마를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셨다. 진실한 충성을 받아낼 방법을,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악마의 목숨이라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하셨지.”
“그래서…… 이런…….”
카시안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내려보았다.
“그래. 수많은 실험을 하셨고 결국엔 성공하셨다.”
국왕과 카시안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흔들림 없는 아버지와 흔들리는 아들의 시선. 흔들림 없는 아버지가 흔들리는 아들에게 말했다.
“내 아들아. 나와 너는 그 방법을 쓰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이브리아 오베론이 가진 가장 강한 힘을 빼앗게 되겠지.”
* * *
탑 위에서의 소란 이후, 나는 왕성에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한 상태였다. 명분은 신탁의 주인이 가려지기 전까지 왕실에서 나와 캐서린을 보호하겠다는 것이었다.
‘보호는 무슨.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하지는 않는지 감시하려는 거겠지.’
해리는 원한다면 저택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나만 왕성에 두고 떠날 수 없다며 내 옆방을 배정받은 상황이었다. 또 다른 신탁 후보인 캐서린 역시 치료를 받으며 왕성에 머무르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쯤이면 에렐로 돌아가서 온천욕이나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신관들이 나타나 신탁을 읊으며 태양신의 심장 조각을 꺼낼 건 뭐란 말인가.
“망할 태양신…….”
나는 신관들이 들었다면 펄쩍 뛸 말을 내뱉으며 소파에 늘어졌다. 짜증스럽게 투덜거리는 내 모습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마주 앉은 리던이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나는 발끈해서 리던을 노려보았다.
“지금 웃음이 나와요?”
“당연히 웃음이 나오지. 돌아가는 상황이 재밌잖아.”
“재밌어요? 이 상황이?”
“응. 엄청 재밌는데?”
리던이 어깨를 으쓱하고 탁자에 턱을 괴었다.
“이러다 내가 모시는 사람이 왕이 되게 생겼잖아. 모시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으면 나도 높은 자리 하나 차지하는 거고. 여러모로 폐하께서 뒷목을 잡고 넘어가실 일이군.”
리던은 나를 당연하다는 듯 ‘모시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너무 당연하게 말하는 바람에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전 왕자님 같은 부하를 둔 적이 없는데요.”
“부하가 아냐? 에렐에서 그렇게 부려먹었으면서.”
“그건 왕의 자격을 시험하기 위해서였죠. 왕자님을 부려먹은 게 아니거든요?”
“그래. 노예를 부린 사람은 꼭 그렇게 말하더라고. 부려 먹은 게 아니라 가르치고 시험한 거라고.”
리던이 찔리는 구석만 골라서 쿡쿡 찔러댔다. 이 주제를 계속 끌고 가는 건 내게 손해였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서둘러 말을 돌렸다.
“그리고 전 왕 안 할 거예요.”
“왕은 자기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냐. 자기가 하기 싫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지.”
“그건 또 무슨 헛소리예요.”
“역사를 봐. 자기 의사에 따라 왕위에 오르고 내려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일걸?”
리던이 그렇게 말한 뒤 손가락을 하나둘 접기 시작했다. 자신이 말한 기준에 부합하는 왕이 몇 명인지 헤아려보는 모양이었다. 수는 금방 헤아려졌다.
“딱 셋이네.”
제레인트의 긴 역사 속에 단 셋만이 자신의 의지로 왕이 되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결국 왕을 만드는 건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의 열망과 흘러가는 상황이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그대가 성검을 뽑고 왕위를 거부했을 때부터 궁금했는데 말이야.”
생각에 잠긴 나를 보며 리던이 질문을 던졌다.
“그대는 왜 왕이 되고 싶지 않아?”
“왕자님도 모든 사람이 왕이 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그건 아냐. 보다시피 나도 왕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쪽이잖아?”
그랬다. 리던이 왕위를 원치 않는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에 나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카시안을 왕의 후계로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결론을 내려도 사람마다 이유는 다르잖아? 그러니 그대가 왕이 되고 싶지 않은 이유가 궁금한 거지.”
그렇게 말한 리던이 다시 한번 내게 같은 질문을 했다.
“그대는 왜 왕이 되고 싶지 않은데?”
첫 번째 질문을 던질 때보다 리던의 눈이 진지했다. 하지만 나의 이유는 그의 진지함에 보답하기 힘들 정도로 가볍고 우스운 것이었다.
“귀찮아서요.”
“귀찮아? 뭐가?”
“왕이 되면 할 일이 얼마나 많아요? 작은 영지를 운영하는 것도 피곤해 죽겠는데 이 큰 나라를 어떻게…”
쏟아지는 일, 일, 일.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내 꿈은 벌어 둔 돈을 펑펑 쓰면서 호의호식하는 거거든요. 귀찮은 일은 생각 안 하고 신나게 늘어지는 거요.”
“그래서 왕이 되기 싫다?”
“네. 왕이 되면 그런 삶은 끝이잖아요.”
내 대답에 리던의 얼굴이 묘해졌다.
“에렐에서부터 생각했던 건데…….”
“네.”
“그대는 참 성실하네.”
“네?”
성실이라니. 평생 놀고먹는 게 꿈이라는 내 말을 듣고 어째서 성실함을 떠올린 걸까.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성실요? 제가요?”
“응. 그대는 참 성실한 사람인 것 같아.”
“도대체 제 이야기의 어떤 부분이 저의 성실함을 드러낸 거죠……?”
“아니, 그렇잖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나의 눈빛에 리던이 픽 웃음을 흘렸다.
“왕이 되면 성실하게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왕이 되는 게 피곤하다고 생각한 거잖아. 왕이 된 뒤에 놀고먹는다는 생각은 없었던 거야?”
“……네?”
“생각해 봐. 역사에 성군으로 남은 성실한 왕이 몇이나 될 것 같아?”
그건 당연히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렇게 적은 수니까 사람들에게 성군이라며 칭송을 받는 게 아닌가. 멍한 내 얼굴을 보며 리던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왕은 무능했어. 폭정을 일삼은 자도 많지. 하지만 대부분은 죽을 때까지 왕위를 지켰잖아.”
“……그랬죠.”
제레인트는 왕권이 강한 나라였다. 왕이 지나치게 도를 넘지 않는 이상 죽는 순간까지 왕으로 극진히 모셨다.
“죽고 난 뒤에 무능한 왕, 폭정을 일삼은 왕이라고 손가락질받긴 했지만, 어차피 죽고 난 뒤의 일이었고.”
“어차피 그 사람들은 신경도 안 썼을 걸요. 죽고 난 뒤의 비난이 무슨 소용이라고.”
“그래. 그러니 생각해보면 나태한 자들에겐 왕이라는 자리가 제멋대로 호의호식하기엔 가장 좋은 자리라는 거야.”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조한 리던의 두 눈이 똑바로 나를 향했다.
“왕이라면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만 없다면 말이야.”
그 말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왕이 되면 지금처럼 놀고 싶을 때 왕의 명령에 따라 갇혀 있을 이유도 없잖아? 놀고먹는 데는 최고의 자리지.”
“무슨 그런 말이…….”
나는 왕이라면 당연히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하지 않는 왕? 의무는 잊고 권리만 누리는 왕?’
“……그렇게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멍하게 중얼거리는 내 모습에 리던이 크게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니 그대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거지. 그래서 내가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거고.”
리던이 흐뭇하게 웃으며 나를 보았다. 역시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눈빛이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리던을 바라보았다.
“혹시 지금 저 왕 되라고 꼬드기는 거예요?”
왕의 좋은 점을 설파하는 게 꼭 그런 모양새였다. 하지만 리던은 억울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말했잖아. 왕은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안 되고 싶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라고.”
“그러니 어쩌다 왕이 될 것 같으면 그냥 돼라?”
“아. 들켰네.”
내 지적에 리던이 얄밉게 웃었다. 나는 발을 뻗어 리던이 앉아 있던 의자를 걷어찼다. 웃느라 정신이 빠져 있던 리던이 그대로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갔다. 요란하게 바닥을 뒹굴면서도 리던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것 봐. 네가 날 부하가 아닌 왕자님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내 의자를 걷어차겠어? 넌 벌써 날 부하로 삼은 거나 마찬가지야.”
“그렇게 제 부하가 되고 싶어요?”
“응. 네 옆에 있고 싶어.”
웃고 있던 리던이 진지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농담이 아니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넘어진 그에게 손을 뻗었다. 그 손을 본 리던의 눈이 커졌다.
“나 부하로 삼아주는 거야?”
“제가 누굴 부하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인가요.”
내 말에 리던의 눈에서 실망이 스쳐 갔다. 하지만 할 말은 더 남아 있었다.
“대신 만약에 제가 그럴 만한 사람이 되면 왕자님을 제일 첫 번째로 부하로 삼을게요. 왕자님 덕분에 머릿속이 깔끔해졌으니까, 그 보답으로요.”
“보답치고는 과한데.”
리던이 제 앞에 내밀어진 손을 맞잡으며 씩 웃었다.
“그래도 사양하진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