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2화 (63/156)

* * *

나는 국왕의 사자를 따라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왕실 법정으로 안내되었다.

중앙에는 재판장의 역할을 하는 국왕이 앉아 있었고, 양옆으로 4명의 법관이 심각한 얼굴로 법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앞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아니, 당장 재판을 받게 될 거라고는 말씀 안 하셨잖아요….’

내 옆에는 굳은 얼굴의 카시안과 리던도 있었다. 그들 역시 나처럼 영문을 모르고 불려온 것인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무튼 왕위 계승의 당사자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니, 생각보다 본격적인 재판이 열리는 모양이었다.

“왕위계승법에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왕위 계승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성검의 주인이 갖는다. 만약 성검의 주인이 없으면, 국왕이 정하는 자에게 그 순위가 돌아간다.”

“하지만 그 법은 건국 당시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아직도 그 법이 유효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만들어진 이후 단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는 법입니다.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 사장된 법이나 마찬가지인데요.”

“그 법이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성검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성검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당사자를 앞에 두고 4명의 법관이 치열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돌아가는 사정을 보니 2명씩 의견이 갈린 모양이었다.

국왕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은 채 그 다툼을 지켜보기만 했다. 재판장인 국왕이 법관들의 공방을 방관하자, 그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

“성검의 주인이 1순위라니까요!”

“어허, 그건 그냥 상징적으로 명시된 문구일 뿐입니다!”

“상징적이든 뭐든, 실제로 그 문구가 여기 법전에 있지 않습니까? 법전을 무시하자는 겁니까?”

“이 답답한!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고지식하게 법전 우선주의에 빠져있습니까? 현실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려야지요.”

“아니, 그렇게 마음 내키는 대로 갖다 붙이면 그게 법입니까? 법이 무슨 동네 땅따먹기 룰도 아니고!”

“동네 땅따먹기 룰을 무시하는 겁니까? 지역마다 다양성이 있는 건 존중해줘야 합니다!”

“그런 건 그쪽 동네에 가서나 이야기하십시오. 여긴 법정입니다! 법대로 하자고요, 법대로!”

‘어째 갈수록 법리 다툼이 아니라 개싸움이 되는 것 같은데.’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의견은 착실히 ‘법대로 해야 한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다가는 정말 왕위계승권이 내 손에 떨어지게 생겼다. 그걸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저기, 법관님들?”

내 목소리에 언성을 높이던 법관들의 입이 꾹 다물렸다. 4명의 법관이, 아니, 그들을 포함한 법정 내 모두의 눈이 내게 꽂혔다.

“그렇게 논의를 주고받기 전에 가장 중요한 절차를 잊으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절차라니요?”

“그거야 당연히 당사자인 제 의견을 묻는 거죠.”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법관님들의 논의는 모두 제가 왕이 되고 싶어 할 거라는 전제에서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전제부터 잘못됐으니, 이 다툼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법관들이 내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기들끼리 수군대던 법관들은 설마 하는 얼굴이 되어 내게 물었다.

“혹시 지금, 성검의 주인으로서 왕위계승권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겁니까?”

“예. 정확하십니다. 저는 성검의 주인에게 주어지는 왕위계승권을 깔끔하게 거부하겠습니다.”

“뭐라고요?”

법관들이 놀라서 펄쩍 뛰었다.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네. 정확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더 분명하게 나의 뜻을 법관들에게, 이 사태를 조용히 관망하고 있는 국왕에게 전달했다.

“전 왕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성검의 주인으로서의 왕위계승권도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깨끗하게, 모두 포기하겠습니다.”

“네에?!”

세상에 왕이 되길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나? 법관들이 그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눈을 껌뻑였다.

‘어째서 모든 사람이 왕이 되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지? 왕이 얼마나 피곤한 자리인데.’

예상하지 못한 내 발언에 법정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글쎄.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

그때, 그 피곤한 자리에 앉으신 분이 여태까지 침묵하고 있던 입을 열어 상황 중재에 나섰다.

“이미 많은 사람이 성검의 주인이 등장한 것을 보았네. 시조의 재림이, 태양왕이 등장했다고 온 왕국이 떠들썩해. 사람들은 성검의 주인이 왕위를 포기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걸세.”

“하지만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왕위계승권을 받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 그것도 옳은 말이지.”

국왕은 내 반발을 예상했었다는 듯 막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이런 제안을 할까 하는데….”

국왕이 말끝을 흐리며 앞에 앉은 이들을 바라보았다. 카시안과 리던을 지나친 그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내게 멈춰 섰다.

“성검의 주인이 직접 다음 왕을 정하는 것은 어떤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국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카시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저는 폐하께서 인정하신 제레인트의 왕세자입니다. 엄연한 후계자가 있는데, 다음 왕을 또 정하다니요?

“하지만 법에 따른 왕위계승서열은 왕세자보다 성검의 주인이 상위에 있지.”

국왕의 말에 카시안이 입술을 질끈 깨물고 주저앉듯 자리에 앉았다. 법대로 따지자면, 그게 맞기는 했다.

‘그게 맞긴 맞는데….’

내가 싫다는 권리를 왜 자꾸 주겠다고 난리인가.

“법은 성검의 주인이 우선이라 하고, 성검의 주인은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성검의 주인이 다음 왕이 되기를 열렬히 바라고 있지.”

국왕이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성검의 주인이 왕위계승권을 포기한다면, 왕실이 압박해서 손을 놓은 거라고밖에 안보일 것 아닌가. 그럼 왕세자에게도 좋을 게 하나도 없네. 왕위에 올라도, 사람들의 비난을 떨치기 힘들 거야.”

국왕이 불만에 찬 카시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성검의 주인이 직접 선택한 다음 왕이라면, 시조의 재림에 들뜬 사람들도 이해하지 않겠나?”

아마 리던에게는 환영할만한 제안일 것이다. 후계 구도에서 뒤처져 있는 그가 왕세자를 앞설 좋은 기회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카시안은 처지가 달랐다. 이미 왕세자라는 유리한 자리를 선점한 그가 끝까지 그 권리를 주장한다면, 조금 전처럼 법관들의 끊임없는 법리 다툼-을 빙자한 개싸움-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카시안. 성검의 주인에게 선택 받을 자신이 없나? 네 형에게, 이길 자신이 없어?”

“……아닙니다. 자신 있습니다.”

“내가 널 후계자로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증명할 수 있을 거다.”

이번에는 국왕의 시선이 리던을 향했다.

“만약 내가 틀렸다면, 그것은 리던, 네가 증명해라.”

“……예.”

카시안과 리던이 동의했다. 이제 남은 건 나 하나였다.

“그럼 오베론의 이브리아, 성검의 주인. 그대가 어디 한 번 다음 왕을 선택해보겠나?”

나를 바라보며 묻는 왕의 입가에 슬쩍 미소가 걸려 있었다. 법관들은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국왕과 나를 바라보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법을 존중하면서도 현실을 고려한, 정말 환상적인 판결이십니다, 폐하.”

‘아. 익숙하다. 이 분위기.’

에렐에서 제5 서리기사단의 충성 서약을 받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답은 정해져 있어. 넌 대답만 해. 상황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난 답정너가 정말 싫어…….’

하지만 어쩌겠나. 싫다고 했다가는 저 법관들이 내가 법대로 왕위계승권을 받아야 한다며 난리를 칠 텐데. 나는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억지로 움직여 겨우 말을 내뱉었다.

“……그런 기회를 주셔서 영광입니다, 폐하.”

‘뭐, 그래.’

이왕 왕이 될 사람을 선택하게 됐으니 꼼꼼하게 따져보고 정말 훌륭한 사람에게 왕위계승권을 주자! 나는 훌륭한 민주사회의 유권자로서의 투표를 한 경험도 있으니까-라고 생각할 내가 아니었다. 제비뽑기를 하든, 사다리 타기를 하든. 누가 왕위계승권을 가지면 좋을지 선택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럼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왕위계승권 공방에서 탈출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 속셈을 알아챘는지 국왕이 단서를 걸었다.

“왕위계승권자를 선택할 때는 모두가 이해할만한 이유가 있어야겠지. 후보인 두 사람 중 누가 왕의 자격을 가졌는지 시험을 치르는 게 어떨까?”

국왕이 카시안과 리던을 바라보며 말했다.

“국왕은 한 나라를 운영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되지. 누가 이 일에 더 적합한지 알아보려면, 그 능력을 시험해봐야만 해.”

“어떤 시험을 치르면 그 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작은 영지가 모여서 결국 하나의 왕국이 되는 법. 왕국의 기초가 되는 작은 영지의 운영에 참여해 그 능력을 보이면 어떨까 싶은데.”

“좋은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어떤 영지를 염두에 두고 계십니까?”

“루테나 남작령은 어떻겠습니까?”

“펠 백작령도 괜찮겠지요.”

법관들이 몇 가지 후보를 거론했다. 하지만 이미 국왕은 생각해 둔 영지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마침 좋은 영지가 있지 않나.”

국왕의 불길한 시선이 나를 향했다.

“성검의 주인이 북방의 에렐의 실질적 영주이니, 두 왕자를 보좌로 삼아 누가 더 국정운영에 적합한지 판단하면 될 일 아닌가.”

‘……네? 뭐라고요?’

그렇게 나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 * *

법정에서 내려진 결론은 이랬다.

하나. 두 왕자는 3개월 동안 에렐 영주의 보좌역을 맡는다.

둘. 성검의 주인은 3개월 동안 두 왕자의 능력을 지켜본 뒤 누가 더 차기 국왕으로 적합한지 평가한다.

셋. 성검의 주인이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선택을 내리고, 두 왕자는 이에 승복한다.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걸 안다.”

국왕은 카시안을 앞에 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도 이런 상황이 그리 달갑지 않은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어. 왕립기사단은 성검의 주인을 지지하고, 법관들도 법이 우선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법도 여론도 성검의 주인을 향하고 있었다. 손을 놓고 있었다면 그녀에게 왕위계승권이 주어졌을 것이다.

“그러니 이 방법이 너에게 최선이다, 카시안.”

처음부터 국왕의 마음은 그가 직접 임명한 왕세자인 카시안에게 기울어 있었다.

만약 성검의 주인이 카시안이 아닌 리던을 선택한다면? 사람들은 국왕이 보는 눈이 없었던 거라고, 잘못된 선택을 내렸던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건국왕의 재림이자, 태양왕의 자질을 가진 성검의 주인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 리는 없으니 말이다. 국왕 역시 카시안만큼이나 그가 선택되기를 바랐다.

“리던을 이길 자신이 없느냐?”

“형님과의 경쟁은 두렵지 않습니다.”

이미 한 번 이겼던 상대였다. 카시안은 이번에도 리던에게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만, 그 여자가 평가자라는 것이 마음에 걸릴 뿐입니다.”

“그래? 오히려 잘된 일이 아니냐?”

이브리아가 카시안의 애정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했다. 국왕은 이 게임이 카시안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판을 짠 것이다.

“이번 시험을 잘 치르면, 너는 성검의 주인이 선택한 왕이 된다.”

그렇게만 되면 그간 1왕자인 리던의 정통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던 자들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에렐을 잘 지켜봐라.”

“에렐을요?”

“그래. 그곳에서 마정석과 같은 기능을 가진 청요석을 생산하고 있어. 보좌역을 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잘만 하면 그 청요석도 왕실의 손에 넣을 수 있겠지.”

“설마 시험의 무대를 에렐로 삼으신 것도 전부…….”

카시안의 말에 국왕이 빙긋 웃었다.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야지. 그렇지 않으냐?”

* * *

나는 국왕의 명에 따라 두 왕자와 함께 에렐로 떠났다.

‘빨리 에렐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 돌아가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

찜찜한 마음으로 와이번의 등에서 내려오자, 미리 기별을 받고 나와 있던 인세티아 남작이 나보다 더 찜찜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남작. 떠날 때보다 손님이 좀 늘었죠?”

“손님이 좀 늘었다니.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잖습니까. 갑자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나라고 혹을 달고 돌아오고 싶었겠어요? 국왕께서 명령하시는데 내가 뭘 어떡하나요.”

“성검의 주인이시잖습니까? 당당하게 주장하셨어야죠.”

“아무리 성검의 주인이래도 왕보다 높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인세티아 남작에게 지시를 내렸다.

“우선 손님들의 숙소부터 배정해줘요.”

“이미 인원을 파악하고 배정해뒀습니다.”

“훌륭하네요. 내가 왕도에 머무르는 동안 일어난 일 중에 특별히 알아야 할 것들은요?”

“웬만한 사안은 그때그때 편지로 보고했습니다만, 그래도 한눈에 보시는 게 좋겠죠. 내일까지 문서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부탁할게요.”

한동안 손발을 맞춰 왔더니 이제 인세티아 남작과는 합이 척척 맞았다.

“그런데 저쪽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인세티아 남작이 멀찍이 떨어져 있는 두 왕자를 슬쩍 쳐다보며 물었다.

“아. 저 왕자님들 말이죠.”

별로 바라지는 않았던 일이지만 어쨌든 일은 벌어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3개월 동안은 저 두 사람을 데리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내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써먹는 게 좋겠지.’

그렇지 않아도 에렐에는 할 일이 넘쳐났다. 이제 막 발전하기 시작해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영지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늘어나는 업무량에 비해 이를 처리할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덕분에 나와 인세티아 남작은 코피를 쏟을 정도의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었다.

조금 더 영지의 규모가 커지고 외부에서 인재가 들어온다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였지만, 지금은 과도기였다. 에렐에 교육 기관을 세워 고급 인력을 직접 양성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장기적으로는 추진해도 좋겠지만….’

에렐은 지금 당장 일을 할 고급 인력이 필요했다. 그런 상황에서 두 남자가 뚝 떨어졌다. 원작의 남주와 서브남주.

‘이 정도면 보증된 고급 인력이라고.’

나는 씩 웃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두 왕자를 힐끗대는 남작의 어깨를 두드렸다.

“남작. 오히려 잘 됐어요.”

“잘 됐다니요?”

“국왕 폐하께서 친히 허락해주셨잖아요. 두 왕자님을 3개월 동안 에렐의 노예로 부려먹어도 좋다고.”

“노예가 아니라 보좌역입니다, 영주님.”

“남작. 뭘 모르시네요. 평가가 달려 있는 직원은 노예나 다름없다고요.”

심지어 그 평가에 달린 것이 왕위였다. 두 사람 모두 필사적으로 주어진 임무를 해내려고 할 것이다.

‘앞으로 3개월. 마음껏 부려 먹어 드리죠, 왕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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