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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던전의 S급 시한부 영애 (156)화 (156/218)

156화

저게 뭐길래 그러지?

적어도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넬라’는 전에 연회장에서 들었던 메이든 부인의 이름이다. 그러니 저건 결혼 전 메이든 부인의 물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메이든 부인의 변화를 설명하기는 힘들었다.

“그게 뭐―”

처음엔 낯선 물건을 보는 듯하던 메이든 부인의 날카로운 시선이 제 과거 이름을 알아본 후에는, 당황스러움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어디서 내 물건을 찾은 거죠?”

그 다음엔 화가 난 얼굴이었다.

“사정상 저택의 지하를 탐험할 일이 있었거든요.”

소예리 헌터가 예쁘게 웃었다.

그거 탐험이었습니까?

저리 여유롭게 말하는 걸 보니 정말 소예리 헌터가 맞았다.

시스템창이 장난치는 건 아니었다.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였다.

“저택의 지하? 지하에는…….”

메이든 부인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지하가 단단하게 메워져 있다는 걸 모를 리 없는 그녀였다.

“분명 저택의 규율에 맞는 벌이 내려졌을 텐데요.”

손님에게 벌을 내리는 건 어느 나라 예절인지는 모르겠지만 메이든 부인은 당당했다.

소예리 헌터가 손을 펴 보였다.

“맞아요. 그래서 벌 받아서 지하로 내려갔었어요. 다시 올라왔지만.”

그녀가 초대장을 꺼내 부인에게 보여주었다.

“규율에도 경고 세 번을 받으면 지하에 가게 된다고만 쓰여 있을 뿐이고, 거기에서 살림 차려야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으니까 나와도 괜찮죠?”

맞는 말이었다. 나와 신재헌의 시선이 마주쳤다.

“으음.”

메이든 부인은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이었다.

저러다가 갑자기 공격하는 건 아니겠지?

우리가 긴장했을 때였다.

“지하에서 나오는 길에 본의 아니게 이 물건이 있는 방에 들렀거든요. 그런데 이건 꼭 보여드리고 싶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가져왔답니다.”

소예리 헌터는 과연 클로나 에이센의 역을 맡은 사람답게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못을 박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설마 대화하러 온 사람을 공격하진 않으시겠지요?”

그 말에 메이든 부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결국 부채를 거두었다.

“흥.”

부채가 연둣빛 빛의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들어보죠.”

어쨌든 지금은 다시 대화를 할 생각이라는 의미였다.

이건 새로운 전개인데?

[‘헌터 주이안(S)’의 ‘야전병원(L)’ 스킬 효과가 해제됩니다.]

주이안 헌터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야전병원 스킬을 거두었다.

저거 초마다 풀스탯 깎아먹을 텐데, 얼마나 깎아먹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물론 그걸 지금 물어볼 틈은 없었다.

메이든 부인은 잠깐 부채를 집어넣은 것뿐이지 언제든 우리를 다시 공격해올 수 있으니까.

“말해 보세요.”

부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휙 휘둘렀다.

그러자 박살 나고 무너졌던 책장이 거짓말처럼 복구되었다.

우린 어느새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L급 보스다운 마법이었다.

“이 물건이 있는 방에서 많은 것을 봤어요. 이 오르골뿐만이 아니라―”

소예리 헌터가 책상 위에 문제의 물건을 올려놓았다.

작은 천사 조각상인 줄로만 알았는데 오르골이었구나.

잘 보니 천사가 리라를 들고 있기는 했다.

“이것도요.”

근데 오르골 뒤로 나온 건 웬 장난감 칼이었다.

“응?”

내가 의아함에 고개를 기울일 때였다. 신재헌이 눈썹을 치켜올리는 게 보였다.

그리고 주이안 헌터는 메이든 부인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

채팅을 못 하니 소예리 헌터가 어떤 대화 주제를 가지고 왔는지 알 순 없지만, 언제 돌발상황이 일어나도 대처할 수 있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난감 칼을 본 메이든 부인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이건……. 이런 게 아직 저택에 남아 있을 줄이야.”

그녀가 혀를 찬 것도 잠깐. 팔짱을 낀 그녀가 날카롭게 물었다.

“그래서 이것들을 가져온 이유가 뭐죠? 내 과거를 헐뜯어 약점이라도 잡아 볼 셈인가요?”

대체 과거에 장난감 칼로 뭘 했으면 약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약점을 잡아도 L급 보스인 메이든 부인이 SS급이 될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언제나 네 앞에(SS)]

어디서 이 스킬을 터뜨려야 잘 막을 수 있을까?

내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소예리 헌터가 입을 열었다.

“리펜도 장난감 칼을 좋아할 것 같아서 가지고 올라왔을 뿐이에요.”

그렇게 말했지만 메이든 부인의 표정은 풀릴 줄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본인이 불쾌하다 싶으면 무조건 공격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저 칼이 뭐길래?

설마…….

난 슬쩍 시선을 내려 검의 손잡이를 살폈다. 거기에 뭔가 음각되어 있는 게 보였다.

[……칼센]

메이든 부인의 결혼 전 성으로 추정되는 이름이었다.

오……. 난 눈을 가늘게 떴다.

왜 저 성 앞의 이름이 넬라일 것 같지?

아, 설마.

“……!”

난 눈을 크게 뜨고 소예리 헌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식 상한가 친 소예리 헌터처럼 이마 치고 무릎 치고 주먹까지 치켜올리고 싶은 강한 충동에 시달렸다.

품위 따지는 메이든 부인 앞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그랬을 것이다.

“!!”

소예리 헌터의 의도를 알 것 같았으니까.

오르골은 몰라도 저 장난감 검은 확실했다.

살짝 붉어진 메이든 부인의 귓가며, 곤란한 듯 날카롭게 반응하면서도 공격적이지는 않은 모습.

저 검은 분명 메이든 부인이 어릴 적에 썼던 장난감 검이었다.

그녀의 표정 변화로 미루어보건대, 메이든 부인도 새까맣게 잊고 있던 과거가 분명했다.

“…….”

메이든 부인이 침묵할 때였다. 소예리 헌터가 불쑥 입을 열었다.

“오는 길에 보니까 리펜이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불을 덮어주고 왔어요.”

“……침실에서 자라고 했는데, 그애가 또……!”

그녀의 말에 메이든 부인이 분노했다.

[책임감(S)]

신재헌의 스킬창에 책임감이 올라왔지만 난 그의 팔을 잡아 눌렀다.

“?”

일단 있어 봐.

난 그에게 눈짓했다.

소예리 헌터가 들고 온 물건은 검뿐만이 아니었다.

저 오르골을 기념품으로 들고 온 게 아니라면 저것도 메이든 부인과 ‘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겠지.

게다가 방금 리펜 이야기도 괜히 꺼낸 건 아닐 터였다.

그 사이 소예리 헌터가 메이든 부인에게 답했다.

“그래도 괜찮다는 걸 아시잖아요.”

그녀의 말에 메이든 부인이 멈칫했다.

“메이든 부인께서도 이렇게 품격 있는 귀족으로 자라셨으니까요.”

그 말에 메이든 부인이 헛기침을 했다.

“그야 당연하죠!”

―촥!

그러면서 넣었던 부채를 다시 펴서 얼굴을 가렸다.

곤란해하던 그녀의 얼굴이 부채 뒤로 가려졌다.

“나는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영애였으니까요.”

그 말에 소예리 헌터가 눈을 가늘게 떴다.

“진짜요? 지금의 리펜처럼 자라셨나요?”

아닌 것 같은데?

그 생각은 소예리 헌터뿐만이 아니라, 나는 물론이고 신재헌과 주이안 헌터까지 하고 있는 듯했다.

우리 넷의 시선이 나란히 장난감 칼에 닿았다 떨어졌다.

“……물론, 잠시 엇나갔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아주 잠깐이었어요.”

메이든 부인의 부채가 이번엔 입가가 아니라 코까지 가려 버렸다.

소예리 헌터는 그 말에 옅게 웃었다.

“그럼 이 오르골을 만져 보실래요?”

역시 오르골에 뭐가 있는 모양이다.

소예리 헌터의 말에 메이든 부인이 멈칫하면서도, 오르골에 손을 가져다 댔다.

―탁.

천사의 머리에 손끝을 얹어보았던 메이든 부인이 이내 양손으로 오르골을 잡아 태엽을 감았다.

―끼리릭.

태엽을 감는 그녀의 손길은 어디를 잡고 어디를 돌려야 편한지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익숙한 물건처럼.

한동안 자주 썼던 물건처럼.

[‘메이든 부인’의 ‘묻어두었던 기억(L)’에 진입합니다.]

그 순간 묘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음악소리와 함께 눈앞이 새로운 공간으로 물들었다.

***

메이든 부인의 기억.

부인을 포함해 이상한 공간에 떨어진 우리 다섯 명은 그저 관전자 역할이었다.

「엄마!」

아이의 해맑은 목소리가 울렸다. 그곳을 돌아보니 메이든 부인과 똑 닮은 여자아이가 보였다.

이제 여섯 살은 되었을까?

그리고 그런 아이 앞에서 장난감 칼로 겨루어주는 건 아이의 엄마가 분명했다.

「얍!」

어린 메이든 부인이 장난감 검을 휘둘렀다.

어쩐지 날도 없는 부채를 자꾸 사람을 베려는 것처럼 휘두르더라니, 어릴 때 검을 든 덕분이었나 보다.

그것도 여섯 살치고는 자세가 꽤나 잡힌 게 긴 시간 연습한 것 같았다.

「또 이러고 계십니까?」

그런 두 사람에게 한숨을 푹 내쉬며 다가온 건 메이든 부인의 아빠인 듯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이런 것에 익숙해지면 정적인 취미를 즐기기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메이든 부인의 어머니는 가볍게 말했다.

「십자수 같은 건 나중에도 잔뜩 할 텐데요, 뭘. 이런 건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즐기겠어요? 그치?」

「응!」

어린 메이든 부인이 발랄하게 답했다.

「하긴, 그렇겠군요.」

가볍게 웃은 메이든 부인의 아빠는 두 사람이 얍얍 검을 휘두르며 장난을 치는 걸 지켜보다가, 옆에 놓인 방패를 들고 참전했다.

―팍!

어린 메이든 부인의 장난감 검이 매섭게 방패를 두드렸다.

그렇게 노는 어린 메이든 부인은 즐거워 보였다.

“…….”

그걸 지켜보는 메이든 부인은 처음에는 우리를 돌아보고 당황하는 듯했다.

마치 보이기 싫은, 보이면 안 되는 과거를 보인 것처럼.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부모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눈에는 그리움과 반가움이 묻어 있었다.

―화악!

어느 순간, 주변의 공간이 다른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아이는 컸고, 첫 번째 이별을 맞이했다.

다른 귀족가 아이들은 유모나 친하게 지내던 사용인들의 죽음으로 첫 이별을 맞이하지만, 아이에게는 가혹한 첫 이별이 주어졌다.

「엄마……?」

전쟁에 참전했던 부인의 어머니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하는 어머니를 장례로 보내준 어린 메이든 부인은 음울한 분위기의 아이로 자라났다.

그리고 열일곱 살이 되었을 때.

다른 영애들처럼 사교계에 데뷔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나름 그녀의 데뷔탕트를 위해 사교계에 발이 넓은 귀족가 부인을 섭외해 샤프롱으로 들였지만, 문제가 있었다.

「…….」

어린 메이든 부인이 아직도 어머니를 그리워한다는 점.

그리고.

「칼센 영애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데뷔탕트가 늦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군.」

「그러게요. 마치 뭐에 홀린 사람처럼 멍하니 허공만…….」

사교계 사람들은 어린 메이든 부인을 얕보았다. 사교계에서 그녀를 지켜줄 어머니가 없으니 대놓고 헐뜯기 바빴다.

사람은 공통의 이야기 주제가 있으면 빠르게 가까워진다.

어린 메이든 부인은 그 ‘주제’였을 뿐, 그들의 이야기에 끼지 못했다.

그녀는 곧 사교계의 구경거리로 전락했고, 그녀가 무엇을 하든 사람들은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역시 사교 교육을 받지 못한 영애라 어쩔 수 없군.」

「조금 전에 사교회 주최자에게 허락도 안 받고 밖으로 나간 건가요?」

그 시선을 받다 못한 어린 메이든 부인은 사교회 중간에 밖으로 나가 버렸고, 그건 그녀에 대한 험담을 더욱 불붙였다.

「이래서 교육받지 못한 자들은 안 돼.」

「품격 없긴.」

사람들의 뒷이야기는 어린 메이든 부인에게 거침없이 쏟아져 내렸다.

“…….”

지켜보던 메이든 부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주먹은 꽉 쥔 채였다.

「흑…….」

어린 메이든 부인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울었다. 그런 그녀에게 한 영애의 편지가 도착했다.

[칼센 영애를 걱정하는 한 영애로부터]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편지였다. 난 그 편지에 본능적인 불안감을 느꼈다.

굳이 이름을 안 밝힌 이유가 뭐지?

그때 지켜보던 메이든 부인이 뇌까렸다.

“열어보면 안 돼…….”

하지만 어린 메이든 부인은 또래의 친구에 목말라 있었고, 그 편지를 열어 보았다.

「꺄악!」

그리고 편지를 보자마자 툭 떨어뜨려 버렸다.

편지에는 무언가의 피로 끔찍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눈치 없이 끼어드는 년]

[이제 좀 눈치 챙길 때 안 됐어?]

[올 때마다 불편해 죽겠어 진짜]

[드레스 유행은 알고 있는 거지? 하녀한테 빌린 거 아니지?]

악의가 가득 들어찬 편지를 본 어린 메이든 부인은 혼절했다.

그리고 그 후, 어린 메이든 부인에게는 또 다른 악재가 닥쳤다.

「뭐? 아빠가?」

방에서 두문불출하는 딸을 위해 노력하던 아빠마저 사고로 세상을 등진 것이다.

「아직 성년이 안 됐으니 피붙이에게 갈 수밖에…….」

「대체 저 사교계의 골칫덩이를 누가 떠맡겠어요?」

친척들 사이의 뜨거운 감자가 된 그녀는 결국 집안의 재산을 모두 넘기는 대가로 한 친척의 집에서 눈칫밥을 먹어야 했다.

그리고 팔려가듯 결혼하게 되었다.

「부인.」

원치 않은 혼인이었지만 다행히도 결혼생활은 행복했다.

리펜과 판박이인 메이든 백작은 온화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결혼식을 지켜보는 메이든 부인의 얼굴은 그리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후 메이든 백작과의 사이에서 리펜을 얻은 메이든 부인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온 가족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나날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지켜보던 메이든 부인의 눈에서 아쉬움이 흘러내렸다.

‘그이는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상태라……’

……근데, 분명히 연회에서 메이든 백작은 자리를 비웠다고 하지 않았나?

왜 저렇게 슬퍼 보이지?

설마……, 그렇게 생각한 순간 주변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어느 비 오고 천둥 치는 날에, 메이든 백작은 몬스터를 상대하다가 사망한 채 저택으로 실려 왔다.

「…….」

어느새 지금과 비슷한 모습이 된 과거의 메이든 부인은 죽은 남편을 보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며칠 후에 주인님께서 주최하신 사냥 대회가 열립니다. 이미 초대장을 모두 보냈습니다만…… 취소하겠습니다.」

집사가 그렇게 말하자, 과거의 메이든 부인은 멈칫했다.

주변이 순식간에 그녀의 사교계 데뷔 시절의 기억으로 물들었다가 돌아왔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리펜의 상황은 어린 메이든 부인과 같았다. 아직 사교계에 얼굴을 비치기도 전에 어머니 혹은 아버지를 잃은 것.

그리고 사교계의 승냥이들은 그녀를 볼 때마다 말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잃어 귀족으로서의 품격도 모르고 자란 영애’라고.

고민하던 과거의 메이든 부인은, 이내 결단을 내렸다.

「아니, 사냥 대회를 그대로 진행해. 주최는 내가 할 테니. 그리고 리펜에게는.」

난 저 말 뒤에 무슨 말이 나올지 알 것 같았다.

리펜만큼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메이든 부인의 의지가 느껴졌으니까.

「그이의 죽음은 한동안 비밀로 해.」

「예? 그럼 장례는…….」

집사의 말에, 과거의 메이든 부인이 말했다.

「생략해. 리펜에게 그이의 죽음을 알릴 수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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