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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던전의 S급 시한부 영애 (55)화 (55/218)

55화

[신유리(신유리)>>> 각도 좀 아래로 하고 자신 있게 던지세요]

그대로만 하면 된다! 내가 주먹을 꽉 쥐었을 때였다.

주이안 씨가 긴장한 얼굴로 채팅했다.

[주이안(주이안씨)>>> 만일 실패한다면 바로 보호막 스킬부터 부탁드립니다.]

[소예리(예리언님)>>> 그건 걱정 말고 집중!]

그러게, 집중!

[신유리(신유리)>>> 맞아요 뒷일 생각하지 말고!]

[주이안(주이안씨)>>> 하지만]

하지만이고 저치만이고! 이래서 생각 많은 힐러들은!

[신유리(신유리)>>> 실패하면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 뒷일 생각하지 말고!]

C급이 말하면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이미 나온 말이었다.

[신유리(신유리)>>> 주이안 씨 할 수 있다!]

응원해주자 주이안 씨의 입술이 일자로 굳게 다물렸다.

그리고.

―후웅!

시원한 소리와 함께 창이 날아가 과녁에 꽂혔다.

“주이안, 3점!”

[신재헌(신재헌놈)>>> 오]

맞히긴 맞혔는데……. 주이안 씨를 제외한 우리 셋의 시선이 잠깐 마주쳤다.

[현재 팀 총점 : 51/60]

[투척 기회 1번 남았습니다.]

이러면 다음엔 9점 맞혀야 하는데?

9점 못 맞히면 바로 보스로 변하는 건가?

물리선생님을 돌아보니 선생님은,

“허어! 하!”

몸을 풀고 있었다.

저기, 아직 안 끝났거든요? 몸 풀지 말아 줄래요? 보스 될 준비 하지 말아 줄래?

그러는 사이 주이안 씨의 창이 준비되었다.

모두의 시선이 창끝에 쏠렸다.

“…….”

주이안 씨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는 사이 난 물리선생님을 다시 살폈다.

한눈에 봐도 쉬워 보이는 상대는 아니었다.

―쿵!

―콰직!

몸 푼다고 발만 굴렀을 뿐인데 바닥이 갈라지고 있었다. 실화냐?

[신유리(신유리)>>> 최대한 힘있게 던져 봐요]

난 물리선생님에게서 눈을 떼고 채팅을 갈겼다.

[신유리(신유리)>>> 방향은 좋았어요. 힘이 좀 부족했던 거지]

조금 전은 너무 살살 던진 게 문제였다.

내 말에 주이안 씨가 미간을 좁혔다.

[주이안(주이안씨)>>> 그러다가 과녁을 넘어가 버릴 수도 있어요]

걱정도 많으시네! 물론 S급 힘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자신감을 가지고 던져야 했다.

[소예리(예리언님)>>> 힘 부족해서 9점 못 맞히나, 너무 세게 던져서 과녁 밖으로 넘어가 버리나 결과는 똑같아요]

소예리 헌터의 채팅도 올라왔다. 맞는 말이었다.

[신재헌(신재헌놈)>>> 잘못 던지면 제가 과녁을 움직여서라도 맞게 해드림]

그거 부정행위 아니냐?

아니나 다를까, 주이안 씨가 멈칫하는 게 보였다.

[신유리(신유리)>>> 아무튼 뒷일 생각 말고 던져요! 오늘만 딜러뇌로 살자!]

뒷일을 걱정하지 말자!

할 수 있다! 자신감! 걱정 마! 난 주이안 씨의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후우.”

무슨 세계대회 금메달 결정전이라도 하는 것처럼 긴장감 어린 몇 초가 지나갔다.

그리고.

―후웅!

주이안 씨의 손에서 창이 떠났다.

창이 과녁에 꽂히는 찰나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물리선생님 주무기는 뭘까? 창이 있으니 투척기를 쓸까?

투척기 데미지를 신재헌이 막을 수 있을까?

저 자리에서 보스로 변하면 사각지대가 어디일까? 등의 딜러 같은 생각이었다.

이건 본능이었다! 주이안 씨를 못 믿은 게 아니라!

그리고.

―팍!

“주이안, 10점!”

놀랍게도 주이안 씨는 10점에 바로 창을 꽂아 넣었다.

“와!”

“오!”

우리 셋이 동시에 환호성을 질렀다.

물론 난 딜러지만 학습능력은 있는 사람이었으므로 하이파이브는 하지 않았다.

[현재 팀 총점 : 61/60]

[물리선생님이 시험 결과에 만족합니다.]

“모두 준비 많이 해왔구나. 다음엔 더 좋은 성적으로 볼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말한 물리선생님이 기분 좋은 얼굴로 몸을 돌렸다.

다음에도 봐야 합니까? 정말로? 아니죠?

[2교시 ‘물리’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3교시 장소로 바로 이동됩니다.]

운동장으로 알아서 나와진 것처럼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자동인 모양이었다.

[주이안(주이안씨)>>> 한시름 덜었네요]

주변 배경이 바뀌는 사이 주이안 씨의 채팅이 올라왔다. 그는 정말 십 년 감수했다는 얼굴이었다.

원래도 헌터팀에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폐를 끼친 일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일에 더 크게 긴장한 듯했다.

[신유리(신유리)>>> 할 수 있다니까요]

근데 창을 그렇게 잘 던지면 투척 계열 스킬로 딜링기 배우면 안 되나?

보통 새로운 경험을 해서 스킬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걸 떠올려 보면, 주이안 씨가 창을 많이 던져 보면 무슨 공격 스킬이 생길지도 몰랐다.

[신재헌(신재헌놈)>>> 근데 재능있어 보이시던데요]

[소예리(예리언님)>>> 맞아~ 내가 마지막이면 망했어~]

사실 뭘 던질 일이면 힐러보다는 보조계가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주이안 씨 점수가 높았으니 재능이 있는 건 분명했다.

[신유리(신유리)>>> 던전 나가면 원거리 무기 쪽으로 딜링기 찾아보는 건 어때요?]

[주이안(주이안씨)>>>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는 주이안 씨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귓가가 붉어져 있었다.

윽, 귀엽다.

[3교시 장소에 입장합니다.]

과연? 우린 말없이 눈앞에 뜨는 시스템창에 집중했다.

그리고.

[3교시 : ‘수학’ 시작됩니다.]

뭐?

떠억 입을 벌리는 우리 앞에, 화려한 모양의 그래프와 수학이라고 주장하는 영어문장이 펼쳐졌다.

[신유리(신유리)>>> 이건…….]

에반데?

옆을 돌아보니 신재헌도, 소예리 헌터도, 심지어 주이안 씨도 똑같은 생각인 듯했다.

에반데? 에반데? 에반데?

무려 사진에바로 아웃입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올라온 헌터 채팅은 걸작이었다.

[주이안(주이안씨)>>> 선빵치죠]

난 잠깐 저 채팅이 신재헌 채팅인 줄 알았다.

[신유리(신유리)>>> 예?]

오늘 딜러 뇌 장착하라고 했더니, 정말 딜러가 되어버렸잖아!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수학 문제 풀다가 빡친 수학선생님 상대하는 것보단, 그냥 선빵 치는 게 낫지.

어차피 다른 RP던전을 생각해보면 RP던전 진행에 따르지 않는다고 클리어에 지장이 가지는 않았으니까.

[수학선생님을 만족시키십시오.]

[조건 : 수학 시험지 총점 300점 이상]

[수학선생님이 ‘불만족’ 상태에 진입하면 ‘분노한 수학선생님(SS)’으로 변화합니다!]

네 명이 평균 75점 내야 한다는 말이네?

이건 희망이 없었다.

이럴 땐 빠른 포기가 답이지.

계속 SS급 보스와 전투하는 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으니, 최대한 전투는 피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전력이면 한 번쯤은 괜찮을 거다.

난 시험지를 살피는 대신 내 버프창을 살폈다.

[버프 : 시너지(A) 휴식(B) 물리선생님의 기쁨(S)]

꼴에 의자에 앉아 있다고 휴식까지 착실하게 켜져 있는 게 보였다.

시너지 스킬은 아까 들어올 때부터 켜졌을 텐데, 정신이 없어서 이제 봤다.

난 파티 상태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다들 같은 생각인지 버프창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신재헌(신재헌놈) - S급(딜러)

- 버프 : 검의 수호자(S) 뜨거운 피(A) 화염검(SS, 대기 중) 준비된 일격(S, 대기 중) 기혈개방(S) 음악선생님의 기쁨(S) 시너지(A)]

이쪽은 이미 준비 완료였다. 그 위로 주이안 씨와 소예리 헌터의 보조계 스킬이 쏟아져 내렸다.

[헌터 주이안(S)이 ‘독 감지(SS)’ 스킬 효과를 부여합니다.]

그 밑으로 한 다섯 개쯤 스킬을 걸어주었다는 상태창이 주르륵 떴다.

[헌터 소예리(S)가 ‘보호막(S)’ 스킬 효과를 부여합니다.]

그와 비슷하게 소예리 헌터의 보조 스킬이 쏟아져 들어왔다.

버프창만 시스템창에서 몇 줄이 됐지만 이건 전투 시작 전의 익숙한 모습이었다.

[소예리(예리언님)>>> 칠 준비 되면 말해주세용]

물론 버프가 이게 끝은 아니었다. 소예리 헌터의 말에 신재헌이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재헌(신재헌놈)>>> 어디 먼저 치지?]

그의 버프창에 [약점 간파(S)]가 올라왔다가 사라졌다.

[신재헌(신재헌놈)>>> 안 보이는데]

아무래도 상대가 SS급 보스가 될 NPC라 스킬로도 잘 안 보이는 모양이었다.

[신유리(신유리)>>> 인간형 몬스터니까 급소 먼저 찌르는 게 낫긴 하겠는데]

수학선생님한테는 죄송하지만 우리도 살아야 했다.

[신재헌(신재헌놈)>>> 일단 급소 칠게요]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수학선생님에게 향했다.

[신재헌(신재헌놈)>>> 셋 둘 하나 스탠바이 할게요]

[신재헌(신재헌놈)>>> 셋]

그 후로 채팅은 올라오지 않았다.

[신재헌(신재헌놈)>>> 둘]

그때 신재헌의 버프창에 [극대화(S)]가 추가되었다. 소예리 헌터의 데미지 증가 버프였다.

[신재헌(신재헌놈)>>> 하나]

하나를 셀 때에는 그의 버프창에 [순간집중(SS)]이 추가되었다.

물론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잔상(SS)+ 스킬을 사용합니다.]

[적용 대상 : 헌터 신재헌(S)의 말레티아의 검(SS+)]

[헌터 신재헌, 잔상(SS+)효과 승인.]

마지막 버프까지 걸린 순간 신재헌의 버프창이 들썩거렸다.

[신재헌(신재헌놈) - S급(딜러)

- 버프 : 검의 수호자(S) 뜨거운 피(A) 화염검(SS) 준비된 일격(S) 기혈개방(S) 극대화(S) 순간집중(SS) 잔상(SS+) 육참골단(SS) 음악선생님의 기쁨(S) 시너지(A)]

저건 자신의 체력을 소모해 데미지를 폭증시키는 스킬이었다.

진짜 한 방 내려고 작정한 모양이었다.

주이안 씨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몇 가지 힐링 스킬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화려한 버프 이펙트에 휘감긴 신재헌과 그의 검이 수학선생님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쿠콰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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