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Harmonia (23)
부기장의 입속에,
새빨간 매니큐어가 발려진 나리의 발가락 다섯 개가 한꺼번에 빨려 들어가 버렸다.
멍한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리의 표정이 급격히 변해갔다.
[아아.....간지러.....하아.....]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나리의 입에서 웃음 비슷한 소리가흘러나왔다.
나리가 몸을 비틀자, 부기장의 손에 꼭 잡혀 있던 가냘픈 발목이 흔들렸다.
그리고 곧, 부기장의 입속에 빨려 들어가 있던 새빨간 발가락이 그곳을 빠져나왔다.
간지러움 때문인지 나리의 발가락 모두가 안쪽으로 바짝 오므려져 있었다.
[아...거기...하지 마요...]
나리의 뜻밖의 반응 때문인지, 처음엔 초조한 눈빛으로 나리를 바라보던 부기장의 얼굴에도 나리와 비슷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나리씨! 왜요? 간지러워요?]
[응....간지러워....왜 그래요.....하지마아......]
나리의 발음이 매우 흐트러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나리의 목소리엔 경계와 두려움 따위는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오히려 옅은 애교가 스며 있는 것처럼 들려왔다.
[예뻐서 그러지......싫어요?]
[기장님....어디.....]
[샤워하러...]
바짝 움츠려 있던 나리의 새빨간 다섯 개의 발가락이 원래대로 곧게 펴졌다.
새빨간 보석 같았다.
매니큐어가 발린 발톱이 부기장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 불빛에 반짝였다.
부기장이 나리의 그 발을 다시 아래로 내려놓고, 뒤를 돌아봤다.
아마도 기장이 사라진 쪽을 다시 확인하고 있는듯 했다.
[목말라요....물 좀.....]
나리의 말에 부기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반쯤 남아 있는 생수 한 병을 가지고, 카펫에 누워있는나리에게 다시 갔다.
나리는 카펫에 그대로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부기장이 생수병 입구를 나리의 입술에 가까이 가져가자, 나리가 그물을 천천히 받아 마시기 시작했다.
한동안 생수병이 붉은 입술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리씨. 갈증 많이 났나 보네?]
부기장이 생수병을 빨아먹는 나리의 얼굴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생수병 입구가 나리의 붉은 입술에서 떨어져 나오자, 물이 흘렀는지 부기장이 나리의입술 주위를 손으로 닦아냈다.
하지만 부기장의 그 손은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부기장의 엄지손가락이 자꾸 나리의 붉은 립스틱, 입술 주위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엄지손가락은 나리의 붉은 입술 사이를 천천히 비집고 들어갔다.
나리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부기장의 얼굴엔 미소가 더욱 진하게 번져갔다.
부기장의 엄지손가락 반 이상이 나리의 입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가만히 멈춰 있던 나리의 붉은 입술이 조금씩 오물거리듯 움직였다.
확실치는 않지만, 부기장의 그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부기장은 자신이 나리에게 덮어 주었던 하얀 이불을 걷어냈다.
그러자 나리의 젖가슴이 그대로 드러나 버렸다.
나리의 불그스름한젖꼭지는 여전히 바짝 서 있었다.
부기장이 나리의 입속에 들어가 있던 엄지손가락을 빼내, 나리의 한쪽 젖꼭지를 지그시 눌렀다.
부기장의 손톱에도 나리의 타액으로 반들반들 빛이 났다.
[아아....]
나리의 입술이 열리며, 연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리씨.....정말....예쁘다.....
여기 만지니까 좋아요?]
부기장의 머리가 자신의 손이 닿아 있던 나리의 젖꼭지 반대쪽 가슴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아아아!!!]
나리의 반대편 젖꼭지가 부기장의 입속으로 단번에 쪽 빨려 들어갔다.
벌어진 나리의 입술이 천정을 향해 숨을 깊은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 아아! 앙!!!!]
카펫위에 닿아 있던 나리의 얼굴이, 고개를 가로젓듯 천천히 좌우로 흔들렸다.
엄지손가락으로 나리의 젖꼭지를 지그시 문지르던 부기장의 손이 나리의 배를 쓰다듬으며 아래로내려갔다.
그리고 하얀 이불을 걷어내고, 나리의 검은 음모 속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져 버렸다.
그때,
카펫위에 힘없이 떨어져 있던 나리의 두 팔이, 자신의 젖꼭지를 깊게 빨고 있던 부기장의 목을 꼭 감싸 안았다.
[아아앙!!!!]
조금 전 기장과 섹스를 할 때, 터져 나오던 그 소리가 나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조용히.....조용히.......
나리씨! 소리 좀 낮춰.... ]
부기장의 손가락이 기장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나리의 보지 속으로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아!......아앙!!!]
하지만 나리의 입에선 계속 그 소리가 흘러나왔다.
부기장은 더이상은 안될 거라 생각했는지, 나리의 젖꼭지를 빨던 입술과, 보지 속을 천천히 헤집고 있던 손이 떨어져 나왔다.
부기장의 굵은 손가락 하나, 그 전체가 진득한 하얀 것으로 번져있었다.
[하아.....하아...하아....]
가쁜 숨을 쉬며, 부기장은 젖은 그손가락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뒤쪽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모든 것이 예상을 빗겨갔다.
잠시 다른 쪽을 쳐다보던 부기장이 스스로 바지 풀어헤쳤다.
그 손에,
숨길 수 없는 초조함이 묻어, 떨리는 게 보일 정도였다.
팬티속에서 새빨갛게 변해 완전히 발기가 된, 부기장의 자지가 위쪽으로 튀어나왔다.
기장의 것과는 달리, 그리 굵지는 않았지만, 길어 보였다.
[나..나리씨...좀....빨아 줄래?]
부기장의 목소리가 무척 떨렸다.
부기장은 완전히 고개를 쳐들고 있는 자지를 떨리는 손으로 잡아, 아래로 바짝 끌어내렸다.
굵은 버섯대가리처럼 도톰하게 부풀어 올라 있는 자지 끝, 귀두가 나리의 뺨 근처까지 내려갔다.
나리는그걸 그냥 무표정하게 보고만 있었다.
부기장의 나리의 반대쪽 뺨을 손으로 감싸 안쪽으로 조금 끌어당겼다. 그리고 동시에 넓게 무릎을 벌려, 나리의 얼굴로 바짝 다가갔다.
[빨리.....기장 온다....빨리....]
진심을 담아, 간절하게 애원을 하는 그런 목소리였다.
나리의 입술이 조금 벌어지자, 부기장은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나리의 입속으로 자신의 자지를 밀어 넣었다.
[으으읍.....]
나리의 혀가 아래로 흘러나와 부기장의 귀두옆을 감쌌다.
나리가 부기장의 자지를 빨고 있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부기장이 나리의 입속을 자신의 자지로 천천히 쑤시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음....아음......아음.....]
부기장의 자지가 부드럽게 나리의 입속에 들어갈 때마다, 나리의 답답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나리의 입속에 부기장의 자지가 머문 건, 그리 오랜시간이아니었다.
부기장이 나리의 입속에 10번 정도 자지를 밀어 넣곤 바로 그걸 빼냈다.
부기장이 의도한 건, 그게 아니었다.
굵은 허벅지에 바지와 팬티가 걸려있던 부기장의 다리가 급하게 아래로 내려갔다.
[기장한테 말하지 마....알았지?]
부기장의 허리가 나리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 있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마음을 먹은 건지, 아니면 돌발적인 충동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부기장이 원한 건, 나리에게 자신의 자지를 빨게 하는 게 아니라.......삽입.....섹스였다.
부기장이 나리의 무릎을 세워 옆으로벌렸다.
그리고 조금 전, 자신의 자지를 쥐어 잡고, 나리의 입속에 밀어 넣은것과 똑같은모습으로, 주변이 정액 범벅인 나리의 보지 속에 그걸 밀어 넣었다.
[아아!!!!]
카펫 위에 깊게 닿아 있던 나리의 허리가 위쪽으로 휘어지며,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리씨! 들리겠다....조용히...]
나리의 상체를 완전히 덮으며부기장이 조용히 말했다.
부기장의 얼굴은 새빨갛게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하아...하아...하아....]
나리의 보지 속에 깊게 삽입을 한 후, 부기장은 쫓기듯 그렇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윽!!! 아아.......아아.......흐흡!!!]
또 다시 나리의 진한 신음이 터져 나오자, 부기장은 자신의 입술로 나리의 활짝 벌어진 입술을완전히 덮어 버렸다.
그리곤 잠잠해졌다.
부기장의 입속에서 울리는, 먹먹한 작은 소리만이 계속 흘러나왔다.
부기장의 몸에 완전히 깔려 있는 나리의 작은 몸이 쉴 새 없이 버둥거렸다,
나리의 팔이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있는 부기장의 목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 둘은 그렇게 하나인 듯, 자석처럼 완전히 들러붙어 꿈틀대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부기장의 입술이 잠시 떨어져 나오자. 막혀 있던 숨이 나리의 입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으...으윽....으윽....으윽....]
부기장도 흘러나오는 소리를 완전히 죽여, 나리의 보지를 빠르게 쑤시고 있었다.
기장의 목을 깊게 두르고 있던 나리의 새빨간 손이 아래로 내려가.....
하얀 셔츠를 입고 있는 부기장의 허리를 꼭 쥐어 잡는 순간,
[으으윽!!!!!!!]
빠르게 움직이던 부기장의 엉덩이가 아래로 완전히 박혀 그대로 멈춰버렸다.
부기장의 엉덩이가 계속 부르르 떨렸다.
경련하듯 온몸을 떨던 부기장이 다시 뒤를 돌아봤다.
그 얼굴엔 땀으로 가득했다.
[하앙!!!]
나리의 보지 속에 깊게 박혀 있던 부기장의 엉덩이가 그곳에서부터 떨어져 나오자, 나리의 입에서 상실의 소리가 자동으로 흘러나왔다.
여전히 바짝 서 있는 부기장의 자지 끝에서 허연정액이 자지 기둥을 타고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당황한 얼굴의 부기장은 무척서둘렀다.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아내지도 않고, 팬티와 바지로 그곳을 그대로 덮어 버렸다.
[하아.....하아....하아....하아.....]
짧았지만 깊은 여운이 남아 있는지, 나리는 희미하게 풀려버린 눈으로 가쁜 숨만 계속 뱉어내고 있었다.
자신의 싸 놓은 정액이 흘러나오는 나리의 빨갛게 달아오른 보지를, 부기장이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부기장이 하얀 이불을 서둘러 나리의 온몸에 다시 덮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눈가가 너무나 따가웠다.
그리고, 내 몸 어딘가도 눈처럼.....따가웠다.
바지를 입고 있지 않은 내 몸...
발기된 자지에서 붉은색으로 번져 있는 먼가가 주르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건 혈흔과 정액과 섞인......혈정액이었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다.
나도 몰래 두 눈이 스르륵 감기며, 내 몸이 소파 쪽으로 계속 기울어져 갔다.
[아앙! 아앙! 아앙!!!!!]
잠결에 날카로운 여자의 신음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이젠 익숙해져 버린, 그 소리는 더이상 나를 잠에서 깨울 수는 없었다.
정신이 조금 돌아오다가, 다시 깊은 잠에 빠지기를 지루하게 반복하고 있었다.
[아아앙......좋아!!!! 아앙!!!!]
또다시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가 달랐다.
날카로운 신음 소리에 섞여, 분명 다른 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쿵!’
문이 닫히는 소리였다.
아직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정신으로 눈을 감은 채, 이 익숙한 소리의 정체가 뭔지 계속 생각했다.
“오빠! 미안해요...늦었어요...
왜 거실에서 자요? 오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생한 이 소리는 분명 꿈이 아니었다.
“오빠! 자요?
뭐...보고 있어요?”
분명 나리의 소리였다.
진한 나리의 향기가 느껴졌다.
“어!!! 어어.......어........어어...........”
그때,
눈이번쩍 떠졌다.
나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소파 위에 쓰러져 있었다.
거실에 불이 켜져 환하게 변해 있었다.
나리가....
나리가 뒷걸음질치며, 소파 테이블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
화사한 나리의 얼굴이 엉망으로 찌푸려져.....너무나 참혹하게.......
너무나 참혹한 얼굴이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앙! 앙! 아아앙! 오빠아앙!!!]
귀를 찔러 대는 그 소리를향해 고개를 돌렸다.
테이블 위, 노트북 액정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노트북 속에.....
카펫 위에 반듯이 누워있는 기장의 몸 위에,
알몸인 나리가 올라타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하얀 셔츠만 입고 있는 부기장이 나리 바로 옆에 서 있었다.
나리가 부기장의 발기된 자지를, 그 작은 손으로 잡고,
자신의 머리를 바삐 움직여, 그 자지를 빨고 있었다.
“어.....어어.....어.......흐흑.......어어어어.......”
멀어져간 나리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나리는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나리는 두 손을 바들바들 떨며......나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앞으로 나리를.....다시는 볼 수 없을 거란 그런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