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1화 〉Harmonia (21) (91/102)



〈 91화 〉Harmonia (21)


“원래 그렇게 태어난 인간들은 절대....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

민정씨가 혼잣말처럼 그 도톰한 입술을 나불거렸다.


“루아씨!  들어....
나리, 절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

남자고 여자고 한번 그 맛을 보면, 다시 돌아올 수 없어.

그냥그렇게 사는 거야.
조동아릴 나불대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그런 인간들은 단지 섹스 때문에 그러는게 아냐.

그 순간,

그 순간을 즐기는 거야.
사람을 속이는 그 순간을 즐기는 거라구.....이해가 돼?”

 눈을 치켜뜬 채, 살기가 서려 있는 민정씨의 바짝 선 눈빛에 갑자기 온몸이 서늘해져 갔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여자가 내 앞에 있는  같았다.

그와 동시에,

이 여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민정씨. 지금 무슨 개소릴 하는지 모르겠는데.

빨리 여기서 꺼져......

안 그럼 내가......씨발년아......
널 어떻게 할지도 몰라....빨리 가라....”


“자기, 우리 처음  날,
여섯살짜리 우리  보고 예쁘다고 했지?

우리 딸 친아빠가.....그 새끼야.....

동영상에 나리하고 같이 있던  기장새끼....”

“하하......뭐?”

기가 찼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웃음이 흘러나왔다.


김 민정.....이 미친년이 이상한 말들로, 지금 나를 혼란스레 기만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살기 어린 그 표정만은 여전히 이 여자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조금 전에 루아씨가 봤던,
호텔 욕실에서 나리하고 그 짓을 하던 새끼가, 오래전에 이혼한 내 전남편이라고......

내가 그 새끼하고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아?

애도 있는데,
내가 왜 그 새끼하고 이혼한 지 알아?

내가 말했지?
한번 배신한 인간은 계속 그런다고,

그 새끼가 그랬거든.....

결혼하기 전에도 다른 년 만나서 붙어먹더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울면서 빌던 놈이  새끼야.

근데, 결혼하고서도 계속 그러더라?

같이 일하던 내 후배까지 몰래 건드렸어.

그래서 이혼했어. 그 새끼하고.....”



“니가 다 꾸민 짓이구나? 그렇지?
니가 그런 거지?

지민이하고 처음 봤을 때도...
이미 알고 있었지? 나하고나리...”

“아니. 몰랐어. 그땐.
공항에서 마주쳤을 때, 그때 알았어.”

“씨발년아....니가....우릴 망가트리려고.....다 꾸민 짓이구나”

“오해하지 마. 그런  아니야.

나도 니가 나리하고 그런 관계인지 알고 놀랐어. 상상도 못했거든...

나는 단지.......”

“니가 나한테 일부러 접근해서....몸까지 대주면서...”

“호호호....루아씨...지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내가 전남편 그 새끼하고 붙어먹은 나리 망가트리려고.....복수 하고 있다는, 그딴 시시한 스토리를 생각하고있는 거야?

아니야 그런 거...

내가 루아씨한테 대준 건.......그날 놀아 보니까 재미있어서.....마음에 들어서 그런 거였고,

그리고 루아씨가 나리하고만난다는 걸 알고 나서는....

그냥 루아씨가 불쌍해서 그런 거야.
나리 같은 미친년은 이제 잊으라고....

이해가 돼?


생각해봐.

내가 그 동영상 나리한테 바로 줬다면 어땠을까?

나리는 울며불며, 내게 사정사정했겠지?


그렇게 되면 루아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잖아? 나리가 어떤 년인지?



나리그년도 전남편 그 새끼하고 똑같은 부류의 인간이야.

앞으로 계속 그럴걸?
루아씨 속여가며 이리저리 대주고 다닐걸?

오늘 봐봐...

아까 사진 봤잖아? 본부장 왔다니까,
술집년처럼 예쁘게 꾸미고 가서, 본부장 옆에 붙어 앉아 있는 거,


지금 아마....

나리 거기가.....완전히 젖어 있을걸?
루아씨 속이고....본부장 그 새끼하고 몸 섞을 생각하면서...

호호호.....”


웃고 있었다.
내게 보란 듯,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아아!!!!”

습기를 조금 머금고 있는 민정씨의 머리칼이  손아귀에 쥐어 잡혀, 머리가 뒤로 완전히 꺾여 있었다.

고통스런 소리를 내지르는 순간에도 이 여자는 웃고있었다.


“미친년아....너는 정말 미친년이야.”


“아!!
오늘 나리 절대 안 들어 올 거니까.

우리 그냥 놀자? 응?
조금 전에 우리 너무 좋았잖아?”


 미친년의 붉은 입술이 귀신처럼 한껏 치켜 올라갔다.


 손아귀에서 미끄러져 나온 풍성한 단발펌의 머리가, 내가 앉아 있는 소파를 향해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눈을 떴을 땐, 깜깜한 침실이었다.

나는 홀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머리속엔 여전히 깨질  같은 두통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머리가 어지러워, 손으로 벽을 짚고서 간신히 거실로 걸어나갔다.

거실엔 책상 옆에 서 있는 스탠드만이 켜져 있었다.

거실은 완전히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그 모습에, 내가 악몽을 꾼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거실의 모습은,


소파위가 뭔가로 하얗게 젖어, 엉망이 되어 있던 것과,

알몸인 민정씨의 온몸이 땀으로 완전히 젖어, 거친 신음을 토하며울먹이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 기억이 잘 못 된 건지, 엉망이었던 소파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 나뒹굴던 술병과 접시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계속 돌아간 난방 때문에 거실 전체가 겨울 답지 않게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소파 앞, 테이블엔 액정이 완전히 접혀 있는, 노트북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거실의 벽시계가 자정을 지나, 12시 4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아, 다시 침실로 가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올려놓은 것처럼 침대 바로  협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지만, 나리로부터 온 연락은 아니었다.



다시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자마자, 나리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긴 연결음만 들릴 뿐, 나리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닫혀 있던 노트북 액정을 열었다.

그러자 어둡던 노트북 키패드에 바로 불이 들어왔다.

노트북 사이에 명함이   끼워져 있었다.

항공사 로고가 찍혀 있는 그 명함엔, 김 민정 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어쩌면 악몽일거라 생각했던,

한밤의 일들이 현실이었다는  다시 알게  순간이었다.


노트북 스페이스 키를 한번 누르자, 조금 어둡게 멈춰 있던 화면이 다시 환하게 빛을 발했다.







노트북 화면엔 온통 화려하게 반짝이는 불빛 천지였다.

커다란 창가에 두 사람이 서서, 고층 빌딩이 즐비한 야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층빌딩 곳곳에서 까만 밤하늘에 녹색의 레이저 빛이 쏘아지는 걸 보니 한국은 아닌 거 같았다.

창가에  있는 남자와 여자의 어깨가 깊게 닿아 있었다.



화면 중간이 온통 은색으로 반짝였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는 여자의 엉덩이를 바짝 감싸고 있는 은색 초미니....

 스커트가 얼마나 짧은지, 여자가 조그만 몸을 움직여도,밀려 나와 있는 엉덩이 아래가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남자가 창가를 내려다보던 여자의 어깨를 잡고 자신에게로 돌려세웠다.

새까만 마스카라가 발려진 여자의긴 눈썹과  주위 은은하게 붉은 빛을 발하는 짙은 눈화장.



그리고 반짝이는 새빨간 립스틱.

남자가 고개를 숙여 그곳으로 다가가자, 위로 바짝 서 있던 여자의 눈썹이 기다렸다는 듯 아래로 내려왔다.




키스를 하고 있었다.

여자는 새빨간 립스틱이 발려진 입술을 오물거리며, 남자의 입술과 혀를 자신의 입속으로 깊게 빨아 넣었다.


남자의  손은 여자의 엉덩이에 집중되어 있었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은빛 스커트 위, 남자의 손이 스쳐지나 때마다, 타이트한 스커트가 조금씩 위로 끌려올라왔다.

레이스가 가득한 보랏빛 팬티가 완전히 드러나 은색 스커트의 반짝임을 대신했다.


남자가 계속 키스를 하며 스스로 바지를 벗었다.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소리가 작아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남자의 혀와 진하게 섞여 있던 여자의 얼굴이 아래로 내려갔다.

여자가 핑크빛을 발하는 하이힐을 신은 채, 카펫이 깔린 바닥에 무릎을 꿇고, 남자의 팬티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팬티속에 들어있던, 남자의 자지가 위쪽으로 튀어나와 빳빳하게 덜렁거렸다.

그걸 잠시 쳐다보던 여자가 남자의 자지 아랫부분부터 혀로 살살 핥아 댔다.

여자의 작은 혀가 그곳을 말아 올릴 때마다, 위로 서 있는 남자의 자지가 한층 더 끄덕거렸다.

[하음.....]

여자의 새빨간 입술 사이로 남자의 자지가 빨려 들어갔다.


[아...좋다...]

눈을 감은 남자의 얼굴이 천정으로 향했다.

그리곤 여자의 입 밖으로 단 한 번도 남자의 자지가 빠져나오지 않았다.


여자의 정성스런 펠라치오는 그렇게 오랫동안 이어졌다.




[아.....나리야.....싸겠다....잠깐만.....]

남자의 말에도 여자는  소릴 듣지 못했는지, 눈을 꼭 감은 채, 계속 남자의 자지를 빨아댔다.


[흐흐흐...]

기장은 웃으며 그런 나리를 만족스런 표정으로 잠시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나리가 멈추지 않자, 기장이나리의 어깨를 위로 끌어 올렸다.

기장의 손에, 아이보리 시쓰루 블라우스가 벗겨져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하얀 피부에 감겨 있는 보라색 브래지어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기장의  무릎이 카펫 위에 닿자마자,

은색 미니스커트와 보라색 레이스 팬티가 나리의  다리 아래로 끌려 나왔다.





기장이 나리의 한쪽 허벅지를 자신의 어깨에 걸쳐 놓고, 검은 음모가 반짝이는 그 사이로 입술을 바짝 들이밀었다.

[아......]

기장이 나리의 사타구니 속에 얼굴을 처박고, 굵은 혀를 날름거리며 보지를 빨고 있었다.

[아아아.....]

희미한 소리가 흘러나오며, 나리가  손으로 기장의 그리 길지 않은 머리칼을 꼭 쥐어 잡았다.


그곳을 얼마나 깊게 빨고 있는지 진하게 쩝쩝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아....어지러워........아.....]

브래지어만 입고 있는 나리의 몸이 휘청거렸다.

나리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꼭 감쌌다.


나리의 보지를 빨던 기장의 얼굴이그곳에서 떨어져 나왔다.

기장의 입술을 타고 물기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기장이 화면을 보며 손짓을 했다.

 모습이 마치, 내게 손짓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의자가 밀리는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하얀 셔츠를 입은 남자의 뒷모습이 나리가 있는 쪽을 향해 멀어져갔다.

기장의 얼굴이 다시 나리의 그 속으로 파묻혔다.



[아앙!!!]

활짝열린 나리의 입에서 이전과 다른 소리가 흘러나오며, 몸이쓰러질 듯 뒤로 넘어갔다.

하지만 브래지어만 하고 있는 나리의 등이 닿은 곳은 부기장의하얀 셔츠, 가슴 위였다.


나리가 뒤를 돌아봤다.

[나리씨....어지러워요?]

[아아아....]

나리의 머리가 뒤로 더 넘어와, 부기장의 왼쪽 어깨에 완전히 의지해 있었다.


부기장이 브래지어 위, 나리의 가슴을 두손으로 꼭 감싸다.


[아으으응!!!]

너무나 짙은 소리였다.

부기장의 어깨에 올려져 있던 나리의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부기장의 얼굴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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