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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화 〉한 여자...아니, 두 여자를 만나다 (10) (31/102)



〈 31화 〉한 여자...아니, 두 여자를 만나다 (10)

“정말이지 그럼. 내가  데리고 할 일 없이 장난치겠냐?

작가 기지배들 그 소리 듣고, 얼굴 새빨갛게 해서는.....내가 민망해서 죽는지 알았다.

혜린씨  소리는 얼마나 큰지.....일부러 그런가 싶기도 하고......진짜 좋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하긴 영감탱이한테 대주는데 좋기는 뭐가 좋겠냐......쩝....”


“설마요.....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다시 복귀하려고.....혜린씨가......”

“아 참...순진한 새끼 이거......너 이래서 이 바닥 일 하것냐?”

“PD님하고....혜린씨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겠지요....이전부터...”

“지럴하네....무슨 달달한 연애물 찍냐?
최피티 저 새끼 말이야. 유명했어....

신인들 지 프로에 꽂아주는 명목으로...
다 따먹고 다녔다니까.

저 새끼 소문이 얼마나 더러운가 하면,

이제 막 10대 후반, 20대 초반 애들 건드려서 임신시킨 것도 한두 번이 아니야.

 새끼 지상파에서  쫓겨났게?
 새끼가 건드린 애들 소속사에서 완전난리가 났었어. 방송국에 투서....항의가 끊이지 않아서....

그래서 결국 종편으로 쫓겨난 거야......돈 처받고 스카웃 된  아니라...”


“아......정말요? 최피티님.....평소에 너무.....젠틀하신데.....”

“크크큭......미친놈아.....너 한테야 젠틀하겠지.

작가들도 학을 뗀다.....얼굴 반반한 작가, 스텝들은 촬영 가서  마시면서 접대부해야지.....저 새끼  취하면 대놓고 한번 대 달라고 하는 놈이야.

여하튼......  새끼 저 지랄하는 꼴 보기 싫어서 빨리 옮기든가 해야지....어휴....”


“그럼 오늘은....이 시간에 왜 여기 왔어요? 혜린씨 계약 관련 때문에.....온 거 아니에요?”

“하하.....최피티 저 새끼가 돌았냐? 어린 라오스년들하고  처마시고, 두 명이나 데리고 빠구리하다가.........갑자기 여기 계약 설명해주러 오게?

최피디 저 새끼 지금 존나 발정 났어.......그날 혜린씨 따먹고는 눈 까리 뒤집힌 거지.......

저 봐라....저 봐라......차 차.....차....”

남자의 말에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자의 얼굴이 뒤돌아 하얀 SUV로 향했다.

“어.....”

“벌써 시작했네.....차 움직인다.....봐봐......흔들리지?”


모든 라이트가 꺼진 채, 시동이 걸려있는 차가 남자가 말한대로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어이구.....들딱새끼가 지 딸년 만한 여잘.......어휴 개새끼....”

“와.....이래서 PD....PD 하는구나......좋겠다.”

“뭐? 미친놈.....흐흐흐. 너도 차에 올라타서 해라 새끼야......쓰리썸...”

“에이 형님두.....말이 그렇다는 거지....”


“근데 형님. 들리는 소문엔 최피티님하고 혜린씨 안지,  오래됐다고 하던데.....맞아요?”

“나도 그건 자세히는 모르는데, 빠뚜싸이 촬영 갔을 때, 그때 혜린씨 우연히 만났었는데,

최피티한테 물어보니까....혜린씨 완전 신인 때....

혜린씨 대학생 때 모델활동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나름 유명했나 봐.......그래서 지가 발탁했다고 하던데....

그때 발탁해서 지가 하는 프로에 꽂으려고 했는데....뭔가 틀어졌나 봐......자세히는 말  하고....

근데.....저 새끼웃으면서 뭐래는지 알아?”


“네? 뭐랬는데요?”

“하하하...지가....혜린씨 머리 올려 줬단다.....”

“네? 머리를 올려요? 데뷔?”

“그 참 ....말기 못 알아 쳐 듣네....아다 떼줬다고 아다.....”

“네에? 헐....”

“아무것도 모르는 여대생 꼬셔서 따먹은 거지....그것도 처녀를......”

“그런데.....지금 아무렇지 않게 저렇게 만나는 거예요? 둘이?”

“잘 들어......이쪽 바닥에 살짝이라도 발 담근 여자애들은 말이야. 정신 못 차려.

이 바닥은 뽕이거든 뽕......카메라 뽕, 조명 뽕, 번  받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그러니까....세상물정 모르는 조연출....AD야.......너도 조심해라.....이 바닥 기지배들 보통 아니다....”

“아.....카메라감독님한테 오늘많이 배웁니다.

근데, 혜린씨 합류하는 거 확정된 거예요? CP님이 최종 결정.....”


“무슨....메인 MC도 아니고 보조 MC 하나 결정하는데 CP까지 올라가냐.....PD가 알아서 하는 거지....

그리고 혜린씨 정도면 우리 프로하고 이미지는 잘 맞지, 우선 신선하고.....나이도 좀 있고....얼굴에 몸 도 완벽하고,

의상도 완전 팬티까지 보이는 초미니에다가 노브라에 젖꼭지만살짝 가린 그런 의상 입히려고 하는데.....혜린씨가 딱 이지....

하하하.....근데 저 새끼가 그날  마실 때, 혜린씨한테 뭐라고 한지 알아?”


“뭐라고 했는데요?”

“최종 결정 나고 팀에 합류하면.....해외 촬영  때......지하고 같은 룸 써야 된다고 하더라.....”

“네에?”

“미친 새끼, 꽂아주고.......완전히 뽕을 뽑으려는거지....”

“와....그건 좀.....너무 심했다...”

“그러니까 새끼야......니가 PD되면 저 따구로 하지 말라고......예쁜 애들 보고 따먹으려고 침 질질 흘리지 말고 발정 난 개새끼처럼....”

“아....왜 이러십니까....사람을 어떻게 보고.....”


“저 봐라.....차 넘어가겠다....넘어가겠어........대충하고 보내지.....최피디 개새끼......새벽에 이게 무슨 지랄이냐....”

“잠깐.....형님.....소....소리도 좀 들리는 거 같은데요....”



두 남자의 말이 갑자기  끊어졌다.







“아...씨발꺼 존나게 땡기네....
야....저 새끼 숙소에 데려다 주고, 우리 둘이 첫날에 갔던  픽업 클럽 가자....”

“하하하....형님 그날 좋았나 봐요?”

“라오스 애들 좋두만.....
거기 있는 애들  20대 초반이고 싱싱한 게...

동남아 애들이라서 그런지 보지는 역시 좁기는 좁더라......빡빡하게...꽉 차.....느낌 좋아.....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 내가 그날 몇 번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하하...그때 내 파트너는 피부도 뽀얀게 완전 일본 애같이 생겨서.....몸도 깨끗하고....좋던데요.”

“그건 새끼야. 니가젊어서 그년이 붙은 거잖아. 돈도 안 줬지?”

“하하하....형님....저.....공정거래 합니다.”


잡스러운 소리들이 오랫동안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혜린씨가 올라탄 SUV는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 마음이 참.....이상했다.

잊어져 있던 그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테니스 스커트처럼 주름이 나 있는 짧은 스커트를 입은 혜린씨가 뒷문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신고 있던 높은 샌들이 바닥 어딘가를 헛디딘 것처럼, 몸이 쓰러질 듯 한번 휘청거렸다.


“어어어....”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그쪽을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의 입에서 놀란탄식이 흘러나왔다.

혜린씨는 이내 꼿꼿이 서서....계속 자신의 긴 머리칼을 정리하듯 반복해 두 손으로 쓸어내렸다.


열려 있던 뒷문에서 그 남자가 빠져나왔다.

빨갛게 변한 그 남자의 이마에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어 무엇인가 반짝거렸다.


“그래 그래.....우리 혜린이....잘 들어가고....내일 우리 쫑파티에서 보자고.....”

“네...감독님...”

머리칼을 계속 정리하던 혜린씨가 고개를 숙여 그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남자가 혜린씨를 부둥켜안고 찬찬히 등을 쓰다듬었다.

주위를 둘러보며 서둘러 남자의 품에서 빠져나오려던 혜린씨의 작은 몸이, 덫에 갇힌  버둥거리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두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디님? 말씀 다 끝났습니까?”

“어어...그래그래......”

그때서야 남자가 혜린씨의 몸을풀어 주었다.

두 남자가 호텔 앞 거리로 걸어나갔다.


“하하하....혜린씨 내...내일 쫑파티에서 뵐게요.”

“아....네......들어가세요.....”

혜린씨가 그 둘에게 인사를 하자........세명의 남자들이 동시에 차에 올라탔다.

다시 거리는 헤드라이트로 환하게 비춰졌다.

“우리 혜린아 잘 자라.....”

창밖으로 대가리를 빼낸 피디라는 남자가 손을 흔들어 댔다.....



혜린씨는 이미 차가 멀어져, 시야에서 사라졌음에도.....한동안 그쪽을 우두커니 보고 있었다.




혜린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호텔 현관을 통해 로비로 들어간 듯했다.



담배를 하는 빼내.....불을 붙이려 라이터를 집어 드는 순간.....

테라스 마룻바닥에 작은 진동이 울려 댔다.


로비로 들어간 줄 알았던......혜린씨가....좀 전, 두 남자가 앉아 있던 그곳에 자릴 잡고앉았다.

의자에 앉자마자, 혜린씨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하아..........”

너무나 긴......세상의 짐을 모두 혼자 지고 있는 듯한, 무거운 한숨 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나는차마....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 고개를 아래로 떨궈버렸다.

어서빨리 혜린씨가 이곳을 떠나, 로비에 들어가기만을 기다렸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다시 테라스 마룻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심이 되었다.

혜린씨가 로비로 사라지면.......손에 꼭 쥐고 있던, 담배  대를 피우고 싶었다.

하지만...

마룻바닥을 두드리는 그 소리가.......멀어지지 않았다.

오히려.....그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갑자기 그 소리가  그쳤다.


“루....루아씨?”

고개를 떨구고 있는 아래.......하얀 샌들이 보였다.

“언...언제...부터...여기.........”

목소리가 너무나 떨렸다.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리자.....

 시선이,
혜린씨가 신고 있던 하얀 샌들로부터 천천히 올라갔다.

쭉 뻗어 있는 종아리를 지나......귀엽게 뭉쳐 있는 무릎을 지나고.......주름져 있는 짧은 스커트 밑단에
다달았을때.....

스커트에 숨겨진 안쪽 허벅지에서 무엇인가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순간....


또다시....

내마음이참.....이상했다.

잊어져 있던 그 얼굴이 떠올랐다....

나리.......

그건 나리가 그리워서가 아니었다.


조금 전......테라스에 앉아 있던 두 남자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는.....나리가 그 남자와 주고받았던 메시지.....스마트폰을 몰래 보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그리고.....혜린씨가 지금 입고 있는 주름진.....짧은 스커트 사이....허벅지를 타고 진득하게 흘러내리는 그것을 본 순간...

나는 온천지가 울긋불긋 붉게 물들어 엉망이 되어 있던 나리의 젖가슴이 떠올랐다.




 마음이 참 이상했다.

불과 만난 지.....일주일도 되지 않는 이 여자에게서.......


2년동안 그렇게 사랑했던.....나리에게서 느꼈던......

 깊은 상실감과........

똑 같은 기분이 드는지...........

나는 지금의 나를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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