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화 〉Deianeira (6) (7/102)



〈 7화 〉Deianeira (6)


“허억! 허억! 헉.........”

“아! 아! 아아!! 아!!!”

작은 전구 하나만이 밝히고 있는 이 공간에, 두 사람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뜨거운 신음으로 가득 찼다.

남자는 나무 책상에 올려놓은 지민씨의 엉덩이를 잡고 자신이서 있는 쪽으로 당기며, 동시에 알몸인 하체를 그곳으로 밀어 넣었다.

벌어진 지민씨의 허벅지 사이로 남자가 성기를 쑤셔 넣을 때마다, 나무 책상이 덜그럭거리며 바닥을 긁어 대는 소리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지민씨는 잔뜩 찌푸려진 얼굴로 눈을 꼭 감은 채, 남자의 목을 두 팔로 꼭 끌어안고 있었다.

남자의 하체가 자신의 몸에 닿을 때마다, 그 반동으로 지민씨의 몸 전체가 빠르게 흔들렸다.




“하아...하아.....좋아?’

앞뒤로 미친 듯이 움직이던 남자의 맨 엉덩이가 그 속도를 조금씩 줄여갔다.

그리고 지민씨가 가쁜 숨을 몰아쉴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리는 젖가슴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아음.....좋아......왜 멈춰......계속해요.....”


잔뜩 젖어 있는 목소리였다.



“흐흐....”

낮은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지민씨의 입술을 빨았다.

진하게 번들거리는 두 입술 사이, 지민씨의 작은 혀가 밖으로 계속 삐져나왔다.

“아아아!!!!”

남자가 키스를 하며 동시에 멈춰 있던 엉덩이가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남자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 있던 지민씨의 빨간 입술이 그곳을 벗어나며 앙칼진 소리를 토해냈다.


“아...아......아.....안에다....싸도 돼요?”

“아앙.....아...아.....”

내 가슴이 쿵쾅되는 소리가 두 사람의 신음과 함께  공간을 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뒤를 돌아 조심스레 이곳에 들어왔던 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화장실에 가서도 내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세면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온통 빨갛게 변해 있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엔 지민씨가 알고 있던 남자가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둘의 대화에서 분명히 둘 다 오늘 처음 만난 관계임이 분명했다.


왜 갑자기 지민씨가 처음보는 남자와 저기서 섹스를 하고 있는지....

술도몇  마시지 않았다.

지민씨가 술에 취해 남자에게 끌려가서 당하고 있는 모습도 아니었다.


물론.....

남자친구가 없다고 하니.......사실 남자친구가 있다 해도, 일부 정신나간 여자들의 이런 하루의 일탈은 요즘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니....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지민씨의 이미지로는 정말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나는 더욱 놀라고 있었다.

그렇게 교양있고, 바르게 행동했던 지민씨가 남자에게 그걸......섹스를 빨리해달라고 하던 조금전의 그 말은 내겐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허어~”

아까 춤을  때, 지민씨는 자신의 허리를 감싸는 그 남자가 마음에 들었는데, 나와 나리 때문에  남자를 피했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지민씨가 편하게 놀고 싶은데, 우리 때문에 눈치를 보는 건, 오늘같이 좋은 날, 이 좋은 만남의 취지와는 상반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편하게 해줘야겠다....지민씨를......’




화장실 밖으로 나가보니 플로어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앞으로 한발 나가기도 힘들었다.

우리 테이블 쪽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나리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을 틈을 비집고 앞으로 낳아갈 때마다, 춤을 추던 사람들의 몸이 그대로  몸을 스치며 지나갔다.

한껏 치장한 여자들은 가슴과 엉덩이가  몸에 깊게 닿아도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우리 테이블이 있는 곳도 마찬가지였다.

나리 주위에 보지 못했던 남자들이 뒤섞여 있었다.

남자들이 웃으며 나리를 보고 있었다.

나리에게 바짝 붙어 있던 한 남자를 살짝 밀쳐내자, 그제서야 나리의 얼굴이 완전히 드러나 보였다.


“오빠! 언니는?”

“아...그게....전...전화 하고 있더라고....”

“아....그랬구나....오빠. 남자들이 자꾸 말 걸어서....나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내가 남자친구하고왔다고 했는데도.....자꾸 같이 놀자고 하잖아.....”

“어느 미친놈이 그랬어?”


나리의 말에 인상을 쓰며 주위를 살펴봤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몇몇 남자들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급히 다른 곳으로 시선을 피했다.


그 남자들의 희미하고 붉은  눈빛은 발정 난 수컷의 그것이었다.








“언니!!!  이렇게 늦게 왔어요.....걱정했잖아요....”

나리의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지민씨가 이제 막 우리 테이블에 들어서고 있었다.

“아...미안.....”

나무 책상 위에 올라앉아.남자가 거칠게 움직일 때마다, 점점 흐트러지던 지민씨의  머리칼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저녁을 먹었던 레스토랑에서 봤던 것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화장을 고쳤는지, 처음보다 얼굴이 더 화사하게 변해 있었다. 붉은 립스틱까지도......

지민씨가 입고 있는 옷 또한. 처음과 같았다.

하지만, 소라색 미니스커트가 한동안 구겨졌다 펴진 듯......몇 줄의 주름이 보이는 것과, 한동안 열기에 달아올랐을 때, 생기는 볼의 빨간 흔적을 제외하고는........모든 게 처음처럼 완벽했다.


“루아씨! 나리야! 짠해!”

지민씨가 활짝 웃으며 언더락 잔을 우리에게 내밀었다.

세개의 잔이 정확히 한 번에 부딪혔다.



“언니! 오빠! 우리 놀아요!”

나리가 나와 지민씨의 손을 동시에 잡아끌었다.


우리는 그렇게 셋이 모여 춤을 췄다.

지민씨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했다.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우리 때문인지.......아니면......조금  그 남자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리와 지민씨의 춤은 이전보다  과감해졌다.

허리와 엉덩이를 놀리는 그 농도가 더욱 짙어 갔다.


나리는 술기운 때문인지, 지민씨가 바로 앞에 있음에도 이젠 노골적으로 내 몸에 딱 붙어춤을 췄다.

나도 나리의그 몸을 느끼며, 가슴과.....허리.....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춤을 췄다.



이는.....내가 지민씨에게 보내는 시그널이었다.

우리는 괜찮으니까....편하게 즐기라는 그런 시그널.....


거의 침대에서 알몸인 나리를 안고 있을 만큼, 그렇게 서로의 몸을 부비고 있으니 미칠 지경이었다.

당장이라도 나리의 손을 잡고, 조금 전 지민씨가 남자와 섹스를 하던 그곳에 데리고 가.....나리를 먹고 싶었다.


하지만 생글거리며 춤을 추던 지민씨의 표정이 이따금씩 뭔가 불편해 보였다.

몇명의 남자들이 지민씨 바로 뒤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아마도 그 남자들의 몸이 자신의 몸에 닿자 그게 자꾸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오빠! 언니하고 자리 바꿔....”

내 팔에 자신의 가슴을 부벼대던 나리도 그걸 봤는지 내게 조용히 말했다.




나는 지민 손목을 잡고 내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당겼다.

그러자 지민씨는 어색하게 웃으며 나와 자리를 바꿨다.


이젠 내 바로 앞에 지민씨가 있었고.  건너 나리가 춤을 추고 있었다.


나리의 시선은 계속 내게 꽂혀 있었다.

나리의 얼굴에도......어서 빨리 나와 침대에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워낙 사람들이 많다 보니 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내 몸이 조금씩 앞으로 밀려갔다.

그러자 자연스레 바로 앞에서 춤을 추던 지민씨의 몸에 조금씩 내 몸이 닿았다.

지민씨의 엉덩이가 계속  그곳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어느새 완전히 그곳에 닿아 버렸다.

나리때문에 완전히 발기해 있던 내 성기에 지민씨의 엉덩이가 깊게 닿아 움직였다.

나리를 바라보며. 춤을 추던 지민씨의 얼굴이 내가 있는 쪽을 돌아봤다.

아래로 내려 깔려 있던  눈썹이 천천히 올라와, 나와 한번 눈을 맞추곤 붉은 입꼬리가 살짝 오라가는게 보였다.

그 표정이 너무나.....섹시했다.



자신의 엉덩이에 바짝 붙어있는 그것 때문에....

아마도 지금 내가 발기해 있는 걸 지민씨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할  없이 두 손으로 지민씨의 허리를 감싸 앞쪽으로 살짝 밀어 놓았다.

하지만 허리에서 손을 떼자 또다시 말랑한 엉덩이가  그곳을 깊게 훑어 내렸다.


나리는 지금 내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금방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처럼 나를 보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의 시선이 느껴졌다.

조금 큰 키, 건장한 체격....

잘생긴 얼굴에 인상이 좋았다.


지민씨를 향해 있는 그 시선은 바로 조금 전, 창고에서 지민씨를 안고 있던 그 남자였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 남자의 얼굴에 당황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 모습까지도 나는 괜찮아 보였다.

좋은 인상에,저런 소심한면까지 있다면 괜찮은 사람 같아 보였다.


나도 모르게 그 남자를 보며 웃어버렸다.

그러자 그 남자도 어색하게 따라 웃었다.



나는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 남자를 향한 일종의 허락이었다.


나는 괜찮으니, 지민씨와 잘 해보라는 그런의미의 허락이었다.

그러자 자신이 몸에 붙어 있던 내가 완전히 떨어지자. 지민씨가 나를 돌아봤다.

나는 나리에게 테이블에 간다는 손짓을 하곤 그곳을 떠났다.

테이블로 돌아오자마자, 목이 말라 탄산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갈증이 심했다.그리고......터질  발기해 있는 내 성기를 가라앉히기 위함이었다.


나리와 지민씨는 여전히 예쁘게 춤을 추고있었다.

그리고 지민씨를 보던 남자가 그쪽으로 다가갔다.

내겐 참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남자가 지민씨 옆에 다가가자 지민씨가 고개를 돌려 한번 그를 돌아봤다.

잠시 그를 무표정하게 보던 지민씨는 다시 나리와 눈을 맞추며, 춤을 췄다.



 남자는 웃으며, 조금 전까지 내가 있던  자리.....지민씨 뒤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무 거리낌 없이,

지민씨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러자 바로 춤을 추던 지민씨의 움직임이 멈췄다.

남자가 지민씨 귓가에 뭐라고 말했다.

나리는 놀라 잠시 그걸 지켜보다, 고개를 돌려 테이블에 있는 나를 바라봤다.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웃으며, 지민씨를 그곳에 홀로 두고 오라고 나리에게 손짓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나리가 테이블로 돌아왔다.


“오빠! 왜?”

나리가 내게 물었지만 나는 계속 그들을 보고 있었다.


남자의 귓속말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뜻밖에도 지민씨는 자신의 허리를 완전히 감고 있던 그 남자의 손을 풀어냈다.

그렇게 화사하게 웃던 지민씨의 얼굴엔 화가 난 것처럼 잔뜩굳어 있었다.

지민씨가 이쪽으로 향하는 순간.

남자가 뒤에서 지민씨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지민씨는 그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남자가 다시 지민씨를 붙잡으려고 하자 주위에서 그 광경을 보던 한 남자가 그를 막아 세웠다.


나와 함께 그걸 지켜보던 나리가 급히 지민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민씨는 그 남자를 막아 세우고 있는 또 다른 남자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나리는 지민씨의 손을 잡고 이쪽으로 데리고 왔다.




나는 너무나 황당했다.

그곳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 남자의 얼굴도 나와 같이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니언니....왜 그래요? 아는 남자예요?”

“아니....몰라.....첨 보는 사람인데......자꾸 내 몸 만지구.......나보고 놀자고 그래서......너무 무서웠어......”

지민씨가 잔뜩 겁을 먹은 표정으로 나와 나리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내가 꿈을 꾼 것인가.....

나리와 지민씨의 대화에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워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조금 전 아무도 없는 저 창고 구석에서...


그 남자와 진한 키스를 하고......두 팔로 그 남자의 목을 깊게 끌어안고.....

스스로 다리를 벌려 놓고서  남자와 질펀한 섹스를 하던 여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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