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이 핀 그곳에 있었다-15화 (15/38)

00015  3. 카마의 약속  =========================================================================

3.3

마차가 도착한 곳은 허름한 건물로 습한 연기가 입구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인이 여자들을 맞이하며, 목욕탕이라고 소개했다.

일은 간단했다. 은서는 흰 천으로 아랫도리만 가리고 대기하고 있다가, 목욕하러 온 남자들의 성기를 성심성의로 빨면 되는 것이다.

은서는 빠는 것에는 익숙하지 못해 욕을 많이 들었다. 남자가 앉아있는 의자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양 손으로 성기를 쥐고 턱을 움직였지만, 몇 명은 답답한지 은서의 머리를 쥐고 움직였다.

남자들의 정액은 뜨겁고 끈적거리고 음습한 냄새가 났다. 정액은 남자 앞에서 뱉을 수 없었다. 삼키는 것조차 은서에게는 고역이었다. 몇 번의 구역질을 했고, 그러면 주인에게 불려가 매를 맞아야 했다. 주인은 연습하라면서 자신의 성기를 빨게 했다. 그러나 많이 한다 해서 익숙해지진 않았다. 그저 참을성이 늘어날 뿐이다.

목욕 중에는 남자의 몸을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그 와중에 일어나는 접촉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은서는 아직도 선명하게 가슴과 몸에 남아있는 잇자국 때문에 피곤했다. 남자들은 자신들도 은서의 몸에 자국을 내고 싶어 했고, 개중 몇 명은 한쪽 가슴을 쥔 남자도 있었다. 간신히 떨쳐내고 나니 가슴이 새빨개져있었다. 흰 천은 너무나 얇고 짧아서 장난삼아 잡아당겨 풀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무엇에도 은서는 묵묵히 견디었다. 견뎠는가, 포기인가는 사실 은서 자신도 알지 못했다. 다만 마음이 떨어져나갈 때마다 살아야한다고 주문을 외었다.

붉은 저택에서 새겨졌던 생채기와 멍이 아물 무렵, 은서는 붉은 저택의 소식을 들었다. 두 남자 앞에서 은서와 다른 아가씨는 제 일을 하고 있었다.

-곧 전쟁이 있을 텐데, 루다르 공의 수훈이 아쉽게 됐구먼.

-노예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들이니. 어서 잡혀야 할 텐데 말이야.

-하기야. 그 붉은 저택이 기껏 노예 때문에 끝날 줄은 누가 알았겠나. 읏! 살살해!

은서가 급히 입을 떼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다시 그의 성기를 입에 넣고 혀로 입안 귀두부분을 자극했다. 혀를 기둥 따라 움직인다. 남자의 말을 듣느라 손이 느려졌는지, 남자가 은서의 머리를 제 가랑이 사이로 깊게 눌렀다. 순간 목구멍까지 가득 찬 성기가 불끈 움직인다. 은서는 순순히 그의 것을 받고 양 손으로 불알을 쓰다듬었다. 뿌리가 입술에 닿는다. 황금색 털이 콧등을 간지럽혔다.

남자의 사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유난히 하얗고 덩어리진 정액을 얼굴과 혀에 받은 은서는 손가락과 성기 끝에 붙은 부분을 꿀꺽 삼켰다. 여전히 그건 힘든 일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었다.

밤꽃냄새가 풍기는 입술을 다물고 간신히 욕지기를 참아냈다. 남자가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면 일단의 일은 끝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몇 번이고 그를 만족시켜야 했다. 물론 그 비용은 배로 들어가지만 그건 은서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다행히 남자는 두둑한 턱을 문지르며 드러눕는다. 그때 옆에 있던 남자가 손을 뻗어 은서의 턱을 잡아 올렸다.

-여긴 외국인이군. 귀여운데.

옆의 남자는 족히 두 세배는 되어 보이는 거구였는데, 배와 턱 아래 붙은 살덩이가 어마어마했다.

-네년은 하룻밤에 얼마면 될까나?

눈은 이미 얼굴이 아닌 가슴을 빤히 보고, 다른 손으로는 허벅지를 쓸어 올린다. 은서는 그의 손을 잡고 제 허벅지 안쪽으로 대범하게 가져갔다.

-나리 좋을 대로요.

남자가 축 늘어진 뱃살을 두들기며 크게 웃는다. 그는 제 물건을 빨던 여자를 밀어내고 일어섰다.

-주인장!

은서는 이 모든 것에 적응해버린 듯 한 자신을 발견하고 조소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아까 들었던 이야기로만 가득 차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더 이상 잃어버릴 게 뭐가 있다고 망설이나. 모든 것을 잃었던 은서의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은서는 돼지 같은 남자를 따라 별실로 향했다.

남자의 늘어진 젖은 마치 돼지 같았다. 은서는 흔들리는 남자의 것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올라오는 구역질을 간신히 참느라 입술 새로 신음이 흘렀다.

"흐흡"

남자는 반응이 온 거라 생각했는지 거대한 몸을 더욱 들썩였다. 엉덩이에 힘을 주고 은서의 흰 허벅지를 잡았다. 그가 엉덩이를 앞과 뒤로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출렁였고 나무로 짠 침대도 삐그덕 흔들렸다. 은서는 여전히 간신히 그의 움직임에 따라 위로 아래로 머리를 흔들고 있을 따름이다.

개처럼 헉헉대며, 남자는 두툼한 손바닥으로 은서의 붕긋한 가슴을 꽉 쥐었다. 끈적거리는 손가락마다 끼어있는 반지가 서늘하게 가슴에 닿자, 은서는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그런 반응에 남자는 또 히죽 좋아했다.

남자의 몸은 덥고 끈적거리고 무겁고 출렁였다. 겨드랑이와 입에서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혼자 괴성을 지른다.

그렇게 점점 움직임이 빨라지고, 절정에 다다르려는 순간.

은서는 무너진 침대 아래로 쏙 빨려가듯이 깔렸다. 남자의 엉덩이는 결국 아래층 천장까지 뚫어버렸다. 문이 열리며 당황한 주인장이 노예들을 데리고 들어와 남자를 간신히 일으켰다.

-힘이 대단하십니다!

은서는 무너진 나무더미를 헤치고 몸을 일으켰다. 팔에 쓸린 자국이 나있다.

-당연한 소릴. 오늘 밤에 다시 올 테니, 저 애를 데려오게.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미처 다 못 보여준 남자의 매력을 맛보여줘야하지 않겠나.

남자는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고 은서는 비틀거리며 방을 나섰다. 복도는 환한 낮인데 저는 남자의 땀 냄새와 나무냄새로 가득했다. 이제는 구역질도 올라오지 않는다. 그저 나락에서 끊임없이 한숨도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

"돼지새끼..."

어차피 알아듣는 사람도 없는 욕을 실컷 하면서 은서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저녁이 되면 또 다시 일을 해야 하니 이 쉬는 시간은 유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주문처럼 외며 은서는 눈을 붙였다.

============================ 작품 후기 ============================

벌써 15편입니다.

아랫부분을 빼려다가 넣었습니다. 재탕이라 사족이 될지도 모르지만 시간 흐름 상 넣었습니다. 고로 다시 본다 싶은 부분은 거르셔도 됩니다.

jenka92님. 응원 감사합니다. 어떻다 말은 못하지만 완결이 나왔을 때 만족하셨으면 좋겠네요.

jingjing2님. 그렇습니다ㅜ..볕 뜰 날도 있겠지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