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9 2. 붉은 저택 =========================================================================
2.2
마차 안의 정사는 오래 이어졌다. 은서는 양 팔을 천장에 묶인 채 그의 허벅지 위에서 엉덩이를 움직였고, 우둘거리는 길바닥 때문에 흔들릴 때마다 외마디 신음을 흘리곤 했다. 그의 성기는 단단하고 뻑뻑하여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귀두 끝까지 빠져나갈 때면 그곳이 아릿하여 은서는 저도 모르게 무릎에 힘을 주었다.
그는 도통 사정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줄곧 움직이게 하다가 은서가 지쳐 늘어질 때가 되서야 팔의 줄을 풀었다.
아민이 은서를 잡아 마차 아래에 앉히고 제 물건을 물렸다. 은서는 미끌거리는 그의 성기를 양 손으로 잡고 빨기 시작했다. 성기 위로 또 다시 떨어지는 눈물.
-놔주세요.
은서가 말했다.
-부탁이에요.
아민은 은서를 보지도 않았다.
-시키는 건 다 할 테니까, 제발 놔주세요.
그제야 내려다본다.
-내가 질리면,
-그러면 놔주시나요?
-다른 데 팔 거다. 천민들이 잘 다니는 작부집들은 널리고 널렸지.
아민의 빨간 눈이 가늘게 찢어지며 웃는 모습은 천진한 악동 혹은 장난감을 발견한 소년의 얼굴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은서에게는 그저 광기에 홀린 살인마 같을 뿐이었다.
"아아...그래."
은서는 그제야 인정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자들. 연민이나 동정은커녕 자신들의 욕구에만 충실한 짐승들이다.
"그런 놈들이었지.."
은서는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일어섰다. 땀으로 얼룩진 흰 나체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절대로!
이제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화가 났다. 은서는 이를 악물고 웃고 있던 아민을 내려다보며 선언하듯 말했다.
"당신 뜻대로는, 안 될 거야."
그건 은서 자신에게 하는 약속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지옥 같은 시간을 대비한, 너무나도 희미한 약속.
-과연 어떨까.
아민은 화내지 않았다. 단지 이번에는 제법 오래 가겠다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아랫도리를 추슬렀다. 곧 붉은 저택에 도착한다.
은서는 알몸으로 마차에서 내렸다. 아그랑의 것과 비슷한 크기의 저택은 주인처럼 온통 빨갛다.
시종 몇이 있다가 은서를 보고는 조금 놀라더니 천 하나를 덮어주었다.
-지하로 데려가.
-지금 말입니까?
-당장.
은서는 저택의 작은 문으로 들어가 계단으로 내려갔다. 계단은 넓고 환했다. 방도 수많은 횃불로 둘러싸여 밝았지만, 비춘 것은 결코 환하지 않았다. 대리석으로 깔린 회색 바닥,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
곧이어 겉옷만 벗은 아민이 들어왔다.
아민이 은서에게 다가가자 은서가 뒷걸음질 쳤다. 등이 벽에 닿았다. 그는 거센 악력으로 은서의 양 팔을 잡아 천장에서 내려온 끈에 묶었다. 은서는 팔을 벌리고 온 몸을 그에게 드러냈다.
-놔요! 싫어요!
머리를 흔든다. 가슴도 흔들렸다.
아민은 깃털이 달린 채찍을 꺼내들었다.
-반항하는 것에겐 매를 들어야지.
그다지 화나지도, 짜증도 없이, 외려 즐거움까지 느껴지는 얼굴로 속삭인다.
은서가 두려움을 느낄 찰나 옆구리에 짜릿한 고통이 새겨진다.
-!
아민은 은서의 뒤로 향한다.
-아윽!
이번엔 등이, 새빨간 혓자국과 함께 고통을 남긴다. 물 먹인 가죽은 살갗을 찢는다. 그러나 아민은 익숙한 듯, 힘을 조절하여 은서의 등과 엉덩이에 흔적을 남겼다. 은서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소리 지르지 않겠다. 그것이 저 남자가 원하는 거라면.
은서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서늘하고 찬 지하에서의 통각은 지나치게 예리해서 그가 쉬는 더운 숨소리나 순식간에 훑고 지나가는 채찍의 아픔까지 생생하다. 피가 흐르는 곳엔 어김없이 아민의 혀가 지나갔다.
그러나 은서가 신음소리만 흘리고 소리를 지르지 않자 이내 채찍질은 멈추었다.
-고집이 세구나.
아민은 은서의 그곳을 어루만졌다. 다시 바짝 마른 그곳을 파고 꽃잎을 펼쳐, 숨겨진 돌기를 두드린다.
-으흣.
그것은 반항하기 힘든 자극이다. 은서는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며 호흡을 내뱉었다. 다리에 힘이 빠진다. 억지로 서 있으려고 하니 후들후들 떨려왔다.
아민의 손놀림이 거칠어지자 결국 다리가 풀려버렸다. 은서는 주저앉으려다 양 팔을 묶은 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어중간한 자세로 매달리게 되었다.
은서가 그를 매서운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어디 맘대로 해봐. 이 쓰레기 같은 놈아."
그는 은서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가볍게 코웃음 치며, 뒤쪽으로 가 허리를 잡는다.
가느다란 허리는 양 손에 훅 잡혔다. 허리를 들고 엉덩이에 제 물건을 문질렀다.
"이 개자식아!"
은서는 이제 욕을 내뱉고 있었지만 아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으로 문질러 축축해진 그곳으로 성기를 불쑥 집어넣었다.
"이 개애 자식 학, 학, 나쁜, 아학, 새끼"
그가 허리를 흔들자 은서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는 느리지만 깊게 눌렀다. 말뚝을 박듯이, 그러다 점점 빠르게 뿌리 끝까지 은서의 아래를 짓눌렀다.
"아흑! 그만! 그으만 윽, 싫어!"
발끝이 저릿하다. 이미 무릎에는 힘이 빠져 아민의 양 손이 은서의 허리를 지탱하고,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등이 아프지 않았다. 다만 아랫배를 짓누르는 기묘한 감각과 줄이 묶인 양 팔의 아픔이 함께 요동치고 있었다.
아민은 허리를 움직이는 것에 집중했다.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귀두 끝이 저리고, 사정감이 올라오며 속도도 빨라진다. 은서의 할딱임도 높아졌다.
-흐읍.
"으흑"
은서의 아랫배가 뜨끈해졌다. 아민은 조금 짜증스러운 얼굴로 제 물건을 빼고 은서의 얼굴을 돌려 표정을 확인했다.
-시시하군.
은서가 후들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지탱하며 아민을 노려본다. 아민은 오히려 웃는다. 이를 드러내고 옷을 추스리며 계단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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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