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2 1. 카나리아 =========================================================================
1.1 카나리아
가가르는 골목의 시정잡배에게서 은서를 샀다. 시정잡배는 은서를 주웠다고 말했다.
-납치한 거면 곤란해. 나중에 항의 오면 환불해줄 수도 없고.
-아니라니까요. 외국인이요, 외국인 미아. 보쇼, 얼굴이나 머리칼이나 다 낯설지 않소.
가가르는 은서의 얼굴을 꼼꼼히 살폈다. 검은 머리카락, 갈색눈동자, 황색피부, 콧구멍은 작고 피부는 매끄럽다. 확실히 이 근방에서는 못 보던 생김새에 근처 낯선 사람들이 들어왔다는 보고도 없었다.
재갈이 물린 은서는 몸부림치다 지쳤는지 매서운 눈으로 가가르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이런 눈빛은 언제나 익숙하기에 가가르는 모두 무시하고 은서의 몸을 더듬었다. 이때에는 은서가 소리 지르며 몸을 움직였지만 팔다리에 묶인 줄만 더 살에 파고들었다.
가가르는 신경쓰지 않고 앞섬을 풀어 가슴을 확인하고, 치마를 들추어 다리를 만졌다. 촉각이나 모양이나 좋은 편이다. 그러나 특이하게 중요부위들은 처음 보는 가리개로 가려져 있다.
-얼마 줄 거요?
은서를 데려온 남자가 재촉했다.
-손 안댔지? 처녀야?
-당연하지! 얼마나 참았는지 아쇼? 그러니까 비싸게 쳐줘야해.
가가르는 은서를 샀고, 사자마자 방에 가두었다.
첫날 밤, 은서는 이불도 없이 지푸라기만 있는 방에서 내내 울었다. 울다 지쳐 잠든 이틀째에는 항의를 했다. 문을 열라고 소리치고 두들기고 욕을 했다. 은서는 그들이 왜 자신을 데려왔는지 무슨 꿍꿍인지, 이곳이 어딘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다만 이곳이 자신이 살던 곳은 아니라는 것. 자신의 상황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삼일 째 되는 날, 문이 열렸다.
-오 이거야?
-알지? 처녀여야 해.
-알아, 알아.
-손찌검도 웬만하면, 음. 조만간 장이 선단 말이지.
-알아, 알아.
가가르와 얘기하던 남자가 웃으며 방에 들어왔다. 은서는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저를 보며 나누는 대화에 절로 소름이 돋았다. 남자는 특별히 사납거나 못생기거나 나쁘게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라든지 팔뚝의 검은 털들이라든지 훤히 드러낸 상체가 거북스러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
아니다. 그건 여자로서 가진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이야, 예쁘네?
남자가 은서의 턱을 쥐며 웃었고, 은서는 그저 떨고만 있었다.
은서가 이 땅에 온 경위는 그 자신도 모른다. 스물한 살의 대학생. 평범하게 21년을 보내왔던 은서에게는 이 일련의 일들은 믿고 싶지도, 믿을 수도 없는 일들뿐이었다. 사실은 그저 운이 더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는 어쩐지 억울하다고, 은서는 울면서 생각했다.
작은 창으로 햇빛이 비추는 낮이 되면 남자가 들어왔다. 은서는 남자를 처음 만난 날에 이미 옷을 모두 빼앗겨 알몸인 상태로 있어야 했다. 그와 관계를 직접적으로 맺지는 않았지만, 그는 은서의 다리를 벌려 그곳을 확인하고 만졌다. 물론 그러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들었다. 은서는 반항했지만 음식도 물도 먹지 않은 몸에서 힘이 나올 리가 없었다. 남자는 완강한 힘으로 은서를 억누르고 은서의 몸을 더듬었다. 몸에 벌레가 기는 것 같은 느낌에 소스라쳤지만 역시 벗어날 힘은 없었다.
-처녀 맞네.
그날 이후로 남자는 은서에게 여러 자세를 하게 했다. 이제 부끄러움보다는 분노가 더 큰 은서는 이 남자가 바지를 벗으면 죽어버리자고 생각했다. 재갈이 물렸지만 벽에 머리를 박으면 될 것도 같았다.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자신을 옷을 입은 채 은서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하며 다리를 들고 벌리고 엎드리게 했다. 돌로 된 찬 바닥과 벽에서 한기가 올라왔다.
-허리를 움직여! 이렇게!
은서는 눈물 젖은 얼굴로 그가 움직이는 걸 보고만 있었다. 남자는 은서의 허벅지를 누르고 입술을 위로 올라갔다. 굳게 닫힌 그곳을 핥자 은서가 발버둥치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위로 묶인 팔은 움직일 수 없다. 은서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 방방 뛰는 것을 붙잡는다. 그동안 굶은 것치고는 꽤나 힘이 좋다. 남자는 능숙하게 혀를 움직이며 검은 무더기를 헤치고 올라왔다.
-이제 슬슬 해볼까? 알아두면 결국 다 너한테 도움되는 거니까, 잘 배워둬라.
남자는 은서가 제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걸 알았지만, 말하는 습관은 어쩔 수가 없었다. 언제나처럼 말하며 바지를 끌렀다. 그 순간 은서가 눈을 꾹 감고 머리를 벽에 박았다. 쿵- 쿵-
남자가 황급히 은서의 머리를 붙잡는다. 그로서도 익숙지 않은 검은 생머리는 부드러워 잘 잡히지 않았다. 은서의 머리를 붙잡고 차갑게 내려다본다. 그는 이런 여자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반항하거나 죽어가려는 사람들. 그러나 결국에는 살아서 제가 가르쳐 준 것들로 주인에게 사랑받으며 살아간다. 다만 수긍하게 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남자는 은서의 뺨을 내려치고 머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한 손으로 바지를 내리자 은서가 완강하게 고개를 젓는다. 제 물건이 빳빳하게 서 있다. 며칠간 힘들게 참아온 보상치고는 아쉽지만, 상품이니 어쩔 수 없다. 남자는 질색하며 거부하는 은서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아까 때린 뺨이 붉어져 그 위로 수십의 눈물자국이 보였다. 역시 이럴 때는 조금 안쓰럽다.
그러나 물건은 급하다.
남자는 은서의 입술에 제 입술을 맞대고 혀를 움직였다. 앞니를 쓸고 혀를 더듬고 입천장을 건드린다. 격렬한 거부가 줄어들었다. 그것이 키스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힘이 빠져서라는 걸 그는 안다. 그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고, 수많은 여자들을 가르쳤다. 여자가 아닌 남자가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반항하기 때문이다. 가가르는 여자는 완력으로 눌러야한다고 생각했다. 때리고 만지고 핥으면 여자는 순종하기 따름이라 생각했다. 사실이야 어쨌건 그런 포주들 덕분에 그 같은 남자들도 먹고 사는 거였다.
남자는 키스를 즐기다 아픔에 입술을 떼었다. 은서가 깨문 것이다. 남자는 은서의 뺨에 손찌검을 했다.
"이 개자식아!"
참고 억눌렀던 은서도 폭발하여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말을 더 하기도 전에 머리와 팔을 붙들렸다. 잡혀온 지 칠 일 째 되는 낮이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