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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배신을 알지 못하여-132화 (132/138)

132화

“아, 흐으……………”

테사는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임신 이후 한번도 무언가 들어온 적 없는 질구가 가득 차자 몸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간지러웠던 부분을성기가 내벽을 가르고 들어오면서 긁어준 덕분에 쾌감이 일고 있었다. 손가락이나 혀로는 느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역시 아무래도 안 되겠어, 그냥 빼는 게…………”

“아, 아냐………! 계, 계속해 줘, 헬………. 빨리…………”

헤르트는 테사의 재촉에 할 수 없이 그녀의 상태를 수시로 살피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깊게 넣지 않아 성기가 드나들때마다 그녀의 음부 부분이 올록볼록하게 늘어졌다가 푹 꺼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의 음핵을 더 자극하는 꼴이라이내 테사의 입에서 앓는 듯한 신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 읏, 응…………. 아, 훗!”

“씹…………."

“아, 흑, 조·!"

진한 쾌락이 중추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테사는 제 배를부여잡고 고개를 젖히며 입술을 벌렸다. 아, 윽, 흑…………

힘을 주어 박는 것도 아닌데 남성이 밀려 들어올 때마다 교성이턱턱 걸리듯이 흘러나왔다. 머릿속마저 점차 새하얘지고 있었다.내내 벌어졌던 다리가 뻐근한 것도 이제 느껴지지 않았다.

“헤, 헬· . 좀 더…………. 힉!”

“하아, 테사………. 날 미치게 만들 생각이었다면………… 성공이야.”헤르트는 흥분을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기를 다넣지 않은 점이 오히려 그를 안달 나게 만들고 있었다. 피가 모두귀두 끝으로 몰려드는 기분이었다. 씨발, 씨발…………. 그는 차마 입밖으로 내뱉지 못한 욕을 속으로 뇌까리며 마음 같아선 퍽퍽 박고 싶은 것을 최대한 느리게 움직였다.

“흐으읏, 아………! 거, 거기…………. 훗, 좋아………!”

“빌, 어먹을………….”

“아, 좋아, 더………. 헬…………. 더…………. 으응!"

테사의 성화에 헤르트는 순간 이성이 뚝 끊길 뻔했다. 그는 새삼 여성의 임신 후 늘어나는 성욕에 대해 놀라는 중이었다. 그 전이었다면 테사가 이렇게 구는 건 상상도 못 했을 테니까.

그동안 있었던 잠자리에서 테사는 늘 소극적으로 굴었고, 한 번도 헤르트에게 어떻게 해달라 요구한 적도 없었다. 그렇기에 헤르트는 지금의 테사가 몹시 낯설면서도 흥분되어 미칠 것만 같았다.

‘참아야 해…………. 너까지 이성을 놓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인내심을 발휘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그것도 제 아이를 임신하여 배가 불러온 여자가 교태를 부리며 자꾸만 세게 박아달라고 앙알거리고 있는데 그 누가참을 수 있겠는가.

헤르트는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안 되겠어, 테사. 네가 내 위로 올라오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러다간 내가 널………… 어떻게 할지도 몰라.”

결국 헤르트는 자세를 바꾸어 테사를 제 위로 올려놓았다. 테사는 두 손바닥으로 그의 배 위를 짚은 채 천천히 엉덩이를 내렸다. 그러자 이전보다 성기가 깊숙이 들어와 안쪽을 빠듯하게 메웠다.

아흣! 테사는 앉기 무섭게 온몸을 덜덜 떨며 숨을 크게 들이켰다. 제 질이 움찔거리며 헤르트의 좆을 꽉 무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큿, 테사……. 괜찮아?”

“으…………응…………. 괘, 괜찮아………

테사는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나서야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기시작했다.

사실 테사는 자신이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겪는 쾌락에 머릿속이 마비된 지 오래였다. 그녀는거의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앞뒤로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짜릿한 감각이 머리에서부터 쏟아졌다.

헤르트는 제 위에 올라타 쿵쿵 몸을 흔드는 테사를 쳐다봤다. 크게 부푼 그녀의 배가 제 배와 맞닿아 있었고, 안 그래도 커다란 그녀의 가슴은 더욱 커진 채로 출렁이고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테사의 가슴과 배를 차례로 살살 어루만졌다.

“하아, 테사, 처, 천히…………”

“흑…………. 아, 조, 좋아………. 더, 흐으…………”

“제발, 테사……….”

“읏, 흐………. 아, 읏!”

테사는 임신 후 첫 삽입인 만큼 이리 급하게 움직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차오르는 쾌감에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성욕은 성욕이 아니기라도 했다는 듯 참았던 욕망이 한꺼번에 우르르 터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내의 물건에 내벽을 비비듯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을 그만둘 수 없었다.

이윽고 테사는 제 손 하나를 음부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는 정점을 찾아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각각 다른 쾌감이 서로 한데 어우러진 채로 몸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건 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고 숨 가쁘게 넘어갈 정도의 자극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테사, 잠깐………. 쿳!”

“아, 아!”

아래 전체가 징 하고 울리면서 허리가 뒤틀리고 발끝과 손끝이 곱아들었다. 눈앞이 번쩍인다. 요새 겪은 그 어느 절정보다 크고 깊은 오르가슴이었다. 테사는 그대로 멈춰서 요동치는 몸을 느꼈다.

그 긴 절정이 끝났을 때, 테사는 기진맥진하여 몸을 늘어트렸다.

헤르트는 그런 테사를 침대에 눕히고 아직 사정하지 못한 제좆을 그녀의 부푼 배에 가져다 대었다.

“하, 테사, 테사…………”

헤르트가 제 남성을 한 손으로 감싸 안고 빠르게 흔들었다. 거친 손속에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던 이 별안간 흰 백탁액을 죽토해 냈다. 둥근 배 위로 길게 뻗어나간 정액을 보며 그는 그제야만족스러운 듯 한숨을 내뱉었다.

“사랑해, 테사.” 부부는 그렇게 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외전. side story

‘넷, 자유롭게 살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나와 같은 방을 쓰는 록사나에게는 골 때리는 면모가 있었다. 지금처럼 자다가 벌떡 일어나 진지한 얼굴로 되도 않는 소리를 지껄이는 등의. 그러면 나는 일기장에 번진 잉크 자국을 보고 신경질적으로 대꾸하게 되는 것이다.

‘………롯, 제발 그대로 잠이나 자. 너 때문에 내 일기장이 엉망이 되고 있다고.’

‘빨리 약속해. 내가 도망치면 너도 이 수녀원에서 나가겠다고.''참나, 또 시작이지. 너랑 내가 수녀원 말고 갈 데가 어디 있다고 그래.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말라니까.'

록사나는 수녀원에서 또라이로 유명했다. 원장님도 포기한 망나니 수녀가 바로 그녀였다. 근방에서 피해야 하는 인물 셋 중 첫번째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록사나가 좋았다. 그 애의 옆에 있으면 불우한 내 처지도 잊은 채 크게 웃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날 기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두고 봐, 난 도망갈 거야. 그러니 너도 나가. 그게 내 소원이야.''네 소원을 내가 왜 들어줘야 하는데.'

'넌 나한테 빚을 졌으니까. 그러니까 넌 내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거야.'

'기가 막혀. 착각은 자유랬다. '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느새 실실 웃고 있었다. 뻔뻔하고도당당한 록사나의 요구에 이제는 너무 익숙해진 탓이었다.

‘뭐…………. 고민은 해볼게.'

정말 이상하고도 웃긴 록사나 수녀님.

그 애는 어떤 의미로는 내 첫사랑이었다.

그러나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던가. 나는 그 말에 동의하는 바였다.

‘…………롯!’

록사나는 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것도 내가 보는 앞에서.

…………나쁜 년.

그런 식으로 도망친다고는 말 안 했잖아.

***

나는 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으, 미친 건가? 내 꿀 같은 휴일을 방해하다니. 손을 뻗어 베개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일어나기가 죽을 만큼 싫었다. 가뜩이나 오늘 쉰다고 어제 늦게까지 술을 퍼마셨던 탓에 머리도 무거운 상태였다.

‘제발 가라…………. 가………’

나를 찾아온 사람이 제풀에 지쳐 돌아가기를 바라며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런 나의 바람은 실패로 돌아가게 되었다. 나를 찾아온 그 누군가가 방문을 따고 들어와 내게서 베개를 뺏어 들었다.

머지않아 고함이 떨어졌다.

“지금이 몇 신지 압니까? 빨리 안 일어나요?!"

“……뭐, 뭐야, 제프리?"

낯익은 목소리에 퍼뜩 잠에서 깨어난 나는 눈앞에 보이는 얼굴에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왈칵 찌푸렸다. 쟤가 왜 내 방에 들어와 있지? 그런 내 얼굴을 본 제프리가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아………. 그 얼굴을 보니 확실히 잊어먹은 모양입니다. 기억안 납니까? 오늘은 당신의 백부인 벨로뎀 백작을 만나러 가는 날이잖습니까.”

“무슨………….”

소리냐고 따져 물으려다 그 순간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기억에자연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몇 주 전, 후작님의 지시로 백부님을만나기 위해 제프리와 약속을 잡았던 것이 그제야 생각났다. 나는 잠시 넋을 잃었다가 이내 찬물을 얻어맞은 듯 허겁지겁 침대에서 벗어났다.

“지금 몇 시야?!”

“1시입니다. 이러다 늦게 생겼다고요!”

“아악! 미리 좀 와서 깨우지!”

1시라는 말에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약속 시간이 2시고, 가문의 타운하우스까지 가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 당장 출발해도 늦을 게 뻔했다.

늦었다가는 한소리 거하게 들을 텐데!

나는 가림막 너머로 뛰어 들어가다시피 하며 준비되어 있던 세숫물로 얼굴을 씻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잠옷을 벗고 속치마를찾아 챙겨 입었다. 그사이 제프리는 나에 대한 질책을 잔뜩 쏟아내고 있었다. 대체로, 그 중요한 약속을 어떻게 잊을 수 있냐는 말들이었다.

“대체 무슨 정신으로 사시는 겁니까, 예?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시간 개념 없는 버릇은 제발 좀 고치세요! 그리고 제가 왜 영애를깨워야 합니까? 누누이 말하지만 저는 영애의 하녀가 아닙니다.제시간에 맞춰서 일어나는 것 정도는 혼자 하시라고요!"

쏟아지는 잔소리에 귀가 간지러울 정도였다.

“아니, 내가 안 일어나고 싶어서 안 일어난 게 아니라………. 아,됐고! 제프리, 이리 와서 손 좀 보태봐!”

대충 걸려 있는 옷으로 갈아입는데 뒤에 달린 단추는 도저히내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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