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화
테사는 눈을 감은 채 최대한 하체에 힘을 뺐다. 그리고 음핵을 굴리는 손끝에 힘을 좀 더 주려는 찰나였다. 그녀는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침실 문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부의 침실과 이어진 응접실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자라면 뻔했다.
테사는 급히 제 아래에서 손을 떼었다. 그와 동시에 발걸음 소리가 문 앞에서 멈추고 머지않아 헤르트의 목소리가 노크와 함께 들려왔다.
“테사, 나야. 안에 있어?”
“잠깐만, 헬………!”
시간 때문에 속옷을 다시 입을 자신이 없자 테사는 발목까지 내려온 속옷을 아예 벗어서 책과 함께 서랍 안으로 구겨 넣었다. 그리고선 침대에 완전히 누워 이불을 가슴께까지 끌어 왔다.
“이, 이제 들어와도 돼!”
테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헤르트가 문을 열고 침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침대에 누워 있는 테사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벌써 누웠네.”
“……으응, 좀 피곤한 것 같아서.”
“피곤하면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지 그랬어.”
“아, 아냐………. 그래도 같이 자고 싶어. 그보다 일은 잘 처리했어?"
“덕분에. 그래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아냐, 진짜 괜찮아. 안 그래도 너 나랑 매일 붙어 있는데 뭘…………”
“그건 당연한 거고. 그것보다 우리 아기님은 아빠 없는 사이에 엄마 안 괴롭히고 잘 있었어?”
헤르트가 한쪽 무릎을 꿇어 테사의 부푼 배에 귀를 갖다 대었다. 그러자 바로 반응하듯 느껴지는 태동에 미소 지었다.
“엄마 방해 안 하고 잘 있었나 보네. 대답하는 거 보니까.”
헤르트의 말에 테사는 갑자기 마음이 불편해졌다. 자위를 한답시고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케니스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
“테사, 왜 그래? 어디 아파?”
갑자기 가라앉은 테사의 얼굴에 헤르트가 급히 물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의사를 부를 것처럼 몸을 일으켰다.
“아냐, 헬. 그냥……… 피곤해서 그래.”
“진짜 피곤한 것뿐이야? 어디 아픈 건 아니지?"
“헬, 나 진짜 안 아파. 오늘 하루 열심히 산책해서 그런가 봐. 오늘은 일찍 자고 싶어.”
“혹시라도 아프면 바로 말해야 해.”
“……응, 알았어.”
헤르트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게 마음에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말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성욕이 대체 뭐라고………….
테사는 그날 밤에도 야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헤르트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아 스스로 음핵을 문지르고 있었다. 이미 앉은 자리가 구멍에서 흐르는 애액으로 흥건하기 짝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끊임없이 앙알대며 제 음부를 쑤시느라 바빴다. 아래에서 찔꺽거리며 들려오는 물소리가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씨발, 그동안 혼자 씹질 못 해서 어떻게 참았대? 아주 질질르다 못해서 넘쳐나네. 사실은 내가 필요 없어도 되는 거 아니야?’
테사의 자위를 지켜보는 사내는 헤르트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하는 말은 실제 그와 다르게 음담패설이었다. 하지만 그런 음담패설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 그녀의 구멍이었다.
‘흐윽, 헤, 헬…………. 나, 나……’
‘닥치고 계속 쑤셔봐. 구멍도 좀 더 벌려보고.’
테사는 사내가 시키는 대로 한 손으로는 음핵을 마구 문지르고 한 손으로는 스스로 구멍을 벌려 그에게 내보였다. 그 안쪽을 면밀히 살펴보는 사내의 눈빛에 또다시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며 아랫배가 조여들었다.
‘흐응…………! 가, 갈 것… 갈 것 같아………!?
'이젠 봐주기만 해도 갈 것 같아? 테사, 이렇게 발정 나서야……… 나중엔 아무 새끼한테나 엉덩이 내밀고 박아달라고 하겠어, 어?'
하지만 여체의 아래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건 사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목울대를 연신 움찔거렸다. 그런 남자의 반응을 알아챈 테사는 요부처럼 그를 향해 더욱 다리를 활짝 벌렸다.
‘아, 아냐………. 그보다……… 헬, 훗, 빠, 빠아리…….’ ‘씨발.'
헤르트는 이미 터질 대로 부풀어 오른 제 남성을 한 손으로 비벼 흔들며 테사의 벌어진 다리 가운데에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넣겠단 일언반구도 없이 갈라진 틈 사이로 제 것을 무자비하게 밀어 넣기 시작했다.
퍽! 거대한 성기가 삽시간에 아랫배를 빠듯하게 채우는 순간이었다. 눈앞이 점멸함과 동시에 테사는 저를 흔들어 깨우는 손길에 잠에서 일어났다.
“헉!”
테사는 반사적으로 제 배를 감싸 안았다. 꿈에서 느꼈던 쾌감이 현실 몸에도 남아 있었다. 뱃속이 징 하고 울리는 기분이었다. 발끝이 이미 어느 정도 곱아들고 있었다. 몸이 이상해…… 간지러운 듯 오싹한 감각에 테사가 부러 크게 숨을 골랐다.
반면에 그녀를 깨운 헤르트는 사색이 되어 다급하게 말을 쏟아냈다.
“……테사, 괜찮아? 당장 의사를………!”
“아, 아냐, 헬!”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가 저택 내 사용인들이란 사용인은 다 깨울 것 같은 헤르트의 반응에 테사가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았다.
“난 괜찮아! 아파서 그런 거 아니야!"
“뭔 소리야, 너 방금 전까지………….”
“진짜야! 나 괜찮아! 잠깐…… 몸이 놀라서 그래."
“그래도 안 돼. 가만히 있어. 금방 의사 불러올 테니까."헤르트가 급히 가운을 걸치고 침대 밖으로 내려가려던 순간이었다. 테사는 다시 한번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았다.
“헤, 헬! 그러지 마……! 제발!”
“그럼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데?”
“그게, 그게………….”
헤르트를 막는 것까진 성공했으나, 이다음으로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 테사는 어색하게 눈동자만 굴렸다. 말해야하는 걸까? 야한 꿈을 꿨다고…………. 성욕을 해소하지 못해서………….금세 눈앞이 아찔해졌다.
“테사."
테사가 말을 못 하고 우물쭈물하자 헤르트는 테사 앞으로 와몸을 숙여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으게……………”
“우리 약속했잖아.”
서로에게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해지기로.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헤르트는 테사를 달래듯 입을 열었다. 그 다정한 어투에 결국테사는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꿈꿔서 그래…"
“무슨 꿈?”
“…………야, 야한 꿈‥"
“야한 꿈?"
“의사 선생님 말로는……… 임신하면 서, 성욕이 늘어나서……제때 해소· ·하지 못하면……….”
“잠깐만.”
헤르트는 불쑥 이불을 걷어내고 테사의 잠옷자락을 들춰 그녀의 밀부를 살폈다. 뭐, 뭐 하는…………. 속옷을 입고 자지 않은 바람에 테사의 아래는 흘러나온 애액으로 흥건했다. 이를 살펴본 헤르트가 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새벽마다 한 번씩 깨어났던 것도 이거 때문이야?”
“그걸 어떻게 알았……………”
“네가 나한테 안 들키고 싶어 했잖아. 네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려고 했어. 근데…
…미………….”
“미안해. 내가 좀 더 빨리 눈치 챘어야 하는데."
헤르트의 사과에 테사가 놀란 얼굴로 그를 올려다봤다. 사과를 해야 할 건 자신 같은데 도리어 헤르트가 사과를 해 오니 당황했다.
.......“왜, 네가 미안해 해 나야말로 말하지 않아서…………….”
“내가 눈치가 없어서 널 고생시킨 거잖아. 내가 일찌감치 네 성욕을 풀어줬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고.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헤르트의 담담한 고백에 테사는 코가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헤르트가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난 괜찮아, 헬. 그게 왜 네 잘못이야…………. 따지고 보면 말하지 않은 내 잘못이 더 크지……”
“넌 잘못 없다니까. 애초에 네가 이런 쪽에 대해서 말 잘 못 하는 거 알아. 그래서 더 미안해. 널 배려한답시고 밤에 일어나는 거모른 척하는 게 아니었는데………”
“아냐, 내가 더……………”
테사는 눈가가 서서히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눈물이 차오른 탓이었다. 딱히 눈물이 나올 타이밍은 아닌데도 눈물이 솟구쳤다. 임신 한 후로 이렇듯 감정이 자기 멋대로 날뛰곤 했다.
“울지 마, 테사.”
“헬, 너한테 너무 미안해…………”
“미안해 하지 마, 넌 나한테 미안해 할 거 하나도 없으니까.”
“하지만………… 내 성욕이 뭐라고………….”
“그게 뭐가 어때서. 원래 아이를 가지면 성욕이 왕성해진다고는 들었어. 네 잘못이 아니라니까.”
손을 뻗어 테사의 눈물을 닦아주며 헤르트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 따스한 음성에 테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도 헤르트는 테사가 진정할 때까지 그녀를 품에 안아주며 차분하게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테사가 눈물을 그치고 진정하자 헤르트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말해 봐, 테사. 어떻게 해줄까?”
“아흐, 읏…………. 헤, 헬………. 그, 그만…
테사는 헤르트의 혀가 제 음핵을 문질러대자 도무지 손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사내의 짙은 금빛 머리카락을 손에 쥐며 연신 고개를 젖혔다. 그럼에도 사내는 자꾸만 다물어지려는 여체의 다리를 더 넓게 벌려 음부를 빠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넓은 혓바닥이 갈라진 틈새로 줄줄 흐르는 애액을 핥는다. 적나라한 침소리가 그의 목울대를 타고 계속 넘어갔다. 헤르트는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사람마냥 그곳에 코를 박은 채 고개를 들 줄 몰랐다. 끝없이 흘러내리는 물을 독차지하느라 정신이없었다.
“으으응………! 이, 이상, 힉!”
물컹한 입술로 음핵을 살짝 깨물듯 물자 테사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입구 안쪽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질벽이 좁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헤르트는 혀끝을 세워 그안으로 천천히 찔러 넣었다. 그러자 좀 더 습하고 달큰한 애액이훅 치고 들어왔다.
“아!”
여전히 입은 음부를 빠는 채 엄지손가락으로 콩알만 한 음핵을비비듯 굴리자 테사가 몸을 떨며 짧고 강한 교성을 질렀다. 헤르트는 그 반응을 놓치지 않고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어 음핵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테사가 거의 몸부림을 치다시피 바들바들 떨더니 이윽고 그녀의 안쪽 다리에 힘이 확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아, 으, 읏, 으응!”
온 감각이 아래로 쏠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테사는 그간 잊고있었던 쾌감이 몸을 뒤흔들자 참았던 숨을 토해 냈다. 이윽고 절정에 오르고 내벽이 크게 부풀다 조여드는 것이 느껴지자 곧바로정신이 몽롱해졌다. 몸이 금세 나른해지면서 평온함이 찾아온다.그리고는 의식도 거기서 끊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