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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배신을 알지 못하여-86화 (86/138)

086화

“많이 힘들어?”

“으, 아……. 흐윽…….”

“그래도 참아야지. 난 더한 것도 참아줬는데.”

그 말을 하면서 헤르트는 테사의 몸을 훌떡 뒤집었다. 몸이 돌아가면서 성기가 안을 긁어대자 테사는 반사적으로 손을 앞으로 뻗으며 교성을 내뱉었다. 더불어 자세가 바뀌면서 사내의 물건이 더 깊숙이 들어와 경부 입구에 쿵 하고 닿았다. 그 깊은 깊이감에 테사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하, 악, 기, 깊……. 헤, 헤르, 빼, 빼줘……. 흣!”

“흣, 네 안…… 진짜 끝내줘…….”

“아, 아! 하, 하지, 윽……! 그, 아, 응!”

헤르트가 허리를 움직이기 무섭게 테사가 바들바들거리며 겨우 지탱했던 상체를 앞으로 고꾸라트렸다. 깊은 안쪽까지 닿은 살덩이가 경추를 녹이는 듯한 쾌락을 만들어내었다. 그 까닭에 발끝이 오므라지고 이불 위를 긁는 손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하……. 테사, 네가 이걸 봤어야 했는데.”

테사가 느끼기 무섭게 질이 급격하게 좆을 조이며 움찔거리자 헤르트는 나른한 숨을 내쉬며 웃음을 흘렸다. 제 앞으로 개처럼 엉덩이를 내민 작은 여체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커다란 성기를 꾸역꾸역 받아먹느라 한계까지 벌어져 있는 그녀의 작은 구멍도.

그는 손바닥으로 테사의 엉덩이를 가볍게 내려쳤다.

“아으응!”

다시금 질이 성기를 꽉 조이며 미세하게 경련했다. 테사는 이제 울먹이며 상체를 들어 올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 상태로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예민한 몸이 곧이곧대로 자극으로 받아들여 더 큰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헤르트는 그걸 가만히 두고 볼 이가 아니었다. 그는 테사의 다른 쪽 엉덩이를 내려치며 그와 동시에 퍽 하고 거칠게 삽입했다.

“……앙!”

안쪽에 고여 있던 열락이 확 터지면서 테사의 입에서 가느다랗고 높은 교성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제 자신이 어떤 소리를 내었는지도 모른 채 이불에 얼굴을 파묻었다.

꿰뚫린 아래를 중심으로 아랫배와 허벅지가 경련하듯 발발 떨렸다. 높이 솟아오른 엉덩이도 헤르트가 잡고 있지만 않았다면 금방 무너졌을 터였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다 못해 쾅쾅하고 불꽃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고 몸조차 제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테사는 한참을 그 상태로 멍하니 엎드려 있었다.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헤르트가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었을 때였다.

“혼자 가면 어떡해.”

헤르트가 불공평하다는 듯 투덜거리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나는 아직 싸지도 못했는데. 사실 사정을 최대한 참은 것은 헤르트, 본인이었지만, 그는 마치 테사가 자길 이용해 혼자 홀라당 절정에 오른 것처럼 말했다. 테사는 아까보다 조금 더 커진 듯한 그의 물건을 느끼고서 당황한 얼굴로 말을 더듬거렸다.

“그, 그건…….”

“테사, 너 혼자 움직여봐.”

돌연 헤르트가 짓궂은 농담을 던지듯 지시했다. 혼자 움직이라고? 테사는 무릎에 겨우 힘을 주고선 얼굴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저었다.

“히, 힘이…… 아, 안 들어가서…….”

“그래서 못 하겠다고? 그럼 여기는 어때.”

“……헤, 헬!”

테사는 별안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사내의 굵은 손가락이 그녀의 질구를 원 그리듯이 매만지다 이내 좀 더 올라가 엉덩이 사이를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거, 거긴……. 테사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지며 몸이 파드득거렸다.

“왜 그래?”

“……흣, 거기는…….”

“여기가 뭐 어때서.”

헤르트가 이번에는 좀 더 노골적으로 그녀의 엉덩이 사이를 손끝으로 문질렀다. 테사는 이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숨만 죽였다. 방금 전은 실수라 쳐도 이번 것은 절대 실수로 넘기지 못할 손길이었다. 테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내가 들은 게 있는데 여기로도 즐긴다며?”

“……그런…….”

“아, 여기는 처음이야?”

“하, 하지 마……. 제발…….”

말도 안 돼. 테사는 입술이 좀체 떨어지지가 않았다.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애당초 그런 곳에 그게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테사는 두려움에 몸이 경직되었다.

“무서워?”

헤르트는 테사의 몸이 미세하게 덜덜 떨자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사실 정말로 할 생각은 없었다. 이곳으로도 즐긴다는 자들의 얘기를 주워들은 적은 몇 번 있긴 했지만 그에게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용도가 다른 구멍이지 않은가. 그저 테사를 놀리기 위해 꺼내어 봤을 뿐이었다.

이렇게 질겁하는 것을 보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이곳을 이용한다는 것 자체를 처음 들어보는 듯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는 반응이었다. 만에 하나 그게 아니었다면…… 테사의 바람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취향 따위 버리고, 노력해야 했겠지. 여러모로 다행이었다.

“헬…….”

어찌 되었든 헤르트는 겁에 질린 테사를 보자 만족스러웠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그녀와 붙어먹을 때면 종종 이렇게 괴롭혀주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다. 반응이 재미있어서 그런 걸까. 헤르트는 테사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짤막하게 말했다.

“그럼 움직여.”

“아, 읏…….”

“못 하겠으면 넌 편하게 있어. 여기에 해보지, 뭐.”

“시, 싫어……! 하, 할게. 움……직일 수 있어……. 제발…….”

테사는 이런 상황을 이전에도 한 번 겪은 것 같다 생각하면서도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젖 먹던 힘까지 끌어와 허리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그러나 머지않아 제 안을 가르고 들어오는 두꺼운 살덩이에 저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고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흐으……. 아, 으, 아……. 읏…….”

절정으로 인해 예민해진 질벽이 사내의 물건에 착 달라붙어 느껴지는 촉감이 배가 된 듯했다. 덕분에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주어 움직이면 뭉툭한 선단이 안을 꾹꾹 치대면서 눈앞을 뿌옇게 만들어 힘이 빠졌다.

“아……. 흑…….”

“테사, 제대로 움직여야지.”

“하지, 하지만…… 힘이…….”

“변명하지 마.”

시원찮은 움직임에 헤르트가 손에 힘을 빼고 테사의 엉덩이를 재차 내려쳤다. 테사가 짧은 교성을 지르며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러자 성기가 쑥 들어오며 안쪽까지 닿았다. 아……. 테사는 부른 배를 느끼며 잠시 숨을 헐떡거렸다. 거대한 이물감에 뱃속이 금방 더부룩해졌다.

“아, 으……. 학…….”

헤르트는 울먹이며 이불을 꽉 쥐고 있는 테사를 내려다봤다. 손뼈가 도드라지는 가냘픈 흰 손이 계속해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문득 테사를 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다시 손끝으로 음부만큼이나 작은 듯한 그녀의 엉덩이 사이를 문질렀다.

“여기가 부끄러우면…… 꼬리 같은 걸 달아서 가리는 건 어때.”

“……힉, 그, 게 무슨……!”

“여우 같고 귀여울 것 같은데.”

귀여울 것 같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테사가 바란다면 장난감 도구 같은 거 하나 정도는 한 번쯤 넣어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테사의 엉덩이에 길고 복실복실한 털뭉치 하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났다. 그런 제 모습에 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개질 테사를 생각하면 더 꼴리기까지 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하나 만들라고 하지, 뭐.”

“아, 안 돼……! 흐윽, 하지, 하지 마…….”

테사가 기겁하며 급히 소리쳤다. 그런 괴상한 물건을 만들었다간 삽시간에 소문이 날 게 뻔했다. 해괴망측한 짓거리를 한다고, 뒤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릴 터였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러면 테사, 네가 날 만족시켜 줘야지. 내가 다른 곳을 찾지 않게.”

“흑……. 하, 한 번만…… 기회를…… 주, 주면…….”

“두 번은 없어. 제대로 해.”

헤르트의 명이 끝나기 무섭게 테사는 거듭 허리와 다리에 힘을 주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이 오른 엉덩이가 천천히 사내의 사타구니 쪽으로 내밀어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성기를 머금었다가 밀어냈다. 찌끅, 찌끅……. 음탕한 물소리가 침대 위로 퍼져나갔다. 테사는 다시금 안쪽에서 열락이 고이는 것을 느끼며 이불에 더욱 얼굴을 파묻었다.

“읏, 흐……. 아, 으응……. 아…….”

“하……. 그래, 그렇게…….”

꽤 열심히 움직이는 테사를 보며 헤르트는 가라앉은 숨을 내뱉었다. 그녀가 앞으로 움직일 때마다 붉은 속살이 그의 좆에 들러붙어 보이는 모습이 지독하게 야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이 황홀한 구멍은 이제 오롯이 그의 것이었다. 자신만이 테사의 안을 가르고 들어가 그녀의 태 안에 씨물을 쏟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일이 정리되는 대로 결혼 서약부터 하자.’

테사는 자신과 결혼할 수 없다고 뻗댈 테지만 그녀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결혼만큼은 제 마음대로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결국 결혼이 성사되어 제 아내가 되면, 테사도 어떻게 할 수 없을 터였다. 므슈에서 이혼을 허락받기란 거의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헤르트는 사정감이 치솟자 자연스럽게 여체의 골반을 잡고 그대로 허리를 튕겨 올리기 시작했다. 테사는 느닷없이 거칠게 밀고 들어오는 선단에 앙알대며 그에 맞춰 저도 모르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침대가 삐꺽대며 철퍽거리는 물소리가 함께 울려 퍼졌다.

“아, 흣……. 앙! 헤, 헬, 조……. 읏! 흐읏……. 응!”

“하, 빌어먹을…….”

“하, 아……! 처, 천, 히, 흑……! 기, 깊……. 아흑……!”

헤르트는 테사의 두 손을 등 뒤로 가져와 교차하여 한 손에 잡아 들어 올렸다. 이에 테사의 허리가 곧추세워지면서 사내가 드나들 때마다 옅게 볼록거리는 배가 훤히 드러났다. 뱃속에 똬리를 튼 듯한 이물감이 바로 목구멍 밑까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제, 흑, 천……. 읏! 아아, 헤, 흑!”

사정이 머지않은 듯 크게 부푼 성기가 내장을 밀어내듯이 안쪽을 무자비하게 파고들었다. 시야가 울렁이면서 아랫배가 찌르르거렸다. 테사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눈앞이 쉴 새 없이 번쩍이며 쾌락이 머리끝까지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눈가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줄줄 흘렀다.

“으, 힉, 제……발, 아, 앙! 제발…….”

“하, 제발 뭐?”

“헤, 헬……. 하윽!”

그만, 제발…… 그만…….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제대로 된 생각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었다. 말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입 밖으로 발음이 뭉텅뭉텅 아무렇게나 새어 나갔다.

그 때 그녀의 등 뒤에서 꾹꾹 억눌러 담은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애원해. 싸달라고, 안이 가득 찰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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