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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배신을 알지 못하여-37화 (37/138)

037화

그가 몸을 숙여 테사의 두 손으로 제 등을 감싸게 만들었다. 테사는 울먹이며 그에게 반쯤 매달리다시피 하여 등을 긁기 시작했다. 때문에 넓은 사내의 등에는 길고 가는 붉은 줄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아, 아읏……. 응, 흣! 흐……, 더……. 읏!”

테사는 속절없이 헤르트에게 깔려 신음을 내뱉었다. 뭉특한 끝이 안을 휘저으며 꾹꾹 눌러댈 때마다 멍해졌다. 온몸에 찌릿찌릿한 쾌감이 점차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헤르트가 특정 부분을 윗머리로 꾸욱 치대며 쑤시는 순간이었다. 테사가 앙알거리며 높은 교성을 내뱉었다.

“이상……. 아응! 응, 흣, 하, 같, 아, 하읏……!”

“그래, 알아. 여기잖아……. 하…….”

예민한 부분만 골라 성기가 빠르게 쿡쿡 박아 넣었다. 그러면서도 질벽을 끈적하게 긁어내리고 음핵을 살짝 쓸고 갔다. 계속 이어지는 방아질과 쾌락에 테사는 연신 비음을 내뱉느라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머리가 곤죽이 되어간다.

“아, 앗, 하, 아아……! 아, 흣!”

어느새 테사의 두 다리가 헤르트의 허리를 꽉 옭아매었다. 하얗고 가는 다리가 이따금씩 덜렁거렸다.

“하, 네 안…… 정말 미친 듯이 조여. 얼마나, 더, 후, 박아줘야 괜찮아질까. 어?”

“흑, 모…… 모르, 응……! 아, 아, 아!”

숨 막힐 정도의 압박감과 사내의 성난 좆질에 테사가 고개를 젖히고 교성을 쏟아냈다. 그사이에도 그녀의 뱃속을 차지하고 있는 물건은 세차게 내벽을 긁으며 그녀를 희롱했다. 볼록볼록, 그가 드나들 때마다 홀쭉한 배가 둥글게 부풀었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다.

“오늘은……. 씨발, 자제하려고 했는데…….”

그런 식으로 유혹하면 누가 안 넘어오고 배기겠는가. 영악한 여자가 맞다고 생각하며 헤르트는 허릿짓 속도에 힘을 가했다. 그러다 문득 낮에 있었던 소동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소후작이 자신을 향해 지껄였던 말들이 떠올랐다.

‘요사스러운 계집이야. 남잘 홀리는 데엔 도가 텄어. 잠깐 가지고 놀든, 앞으로 끼고 놀든 조심해야 할 걸? 저년은 한 좆으로는 만족을 못 해서 금세 다른 새끼 좆을 찾아 나서거든. 가진 것도 없는 년이 어떻게 유테르트 후작의 부인 자리를 차지했겠어.’

‘나랑 저년이랑 무슨 관계인지 궁금하지 않아? 킥, 원래 여기에 있던 것들은 다 아는데. 당신만 모르는군? 시발년, 마귀 같은 년이야.’

‘저년 모습에 속지 마. 정말로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야.’

그 말들이 왜 갑자기 지금 생각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떠올리고 나자 찝찝해졌다.

헤르트는 제 아래에 깔린 테사를 내려다봤다. 열이 잔뜩 올라 흐물거리는 얼굴로, 그녀는 자신이 박을 때마다 벌어진 입가로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누가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처녀처럼 보였다. 이런 잠자리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여자처럼.

‘하지만 난 안 믿어.’

헤르트는 제 바지춤에 먼저 손을 대던 테사를 기억해 냈다. 능숙하게 그의 좆을 흔들고 입으로 애무하는 행위들. 그것들은 절대로 경험이 적은 여인이 할 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사실 그녀가 처녀이길 바라는 것도 웃기긴 했다. 결혼하여 지아비가 있는 여자가 어떻게 처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시발, 생각하니까 기분이 더러운데.’

헤르트는 저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유테르트 후작을 한 번에 죽였던 것이 이토록 후회가 될 줄이야. 그 노인네가 지금 자신처럼 테사를 만지고 몸을 겹쳤을 거라 생각하니 토악질이 나올 것만 같았다.

감히, 짐승 족발만도 못한 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늙은이의 몸을 조각조각 잘라내고 싶었다. 하지만 유테르트 후작은 이미 그에게 목이 잘려 성벽에 걸린 채였다.

헤르트는 아쉬워하며, 대신 날이 밝는 대로 소후작의 두 다리를 부러트리기로 마음먹었다. 아비가 뒈지고 없으니, 그 아들이라도 대신 죄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테사를 인질로 이용한 것도, 그딴 말들을 지껄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던 차였다.

‘그리고…….’

헤르트는 화풀이를 하듯 더욱 테사를 몰아붙였다. 거친 움직임에 테사가 비명을 지르듯 비음을 쏟아냈다.

“아으, 아! 흐……. 깊, 너무, 흐윽! 아!”

“네가, 하, 자초한 거야.”

“아, 흐, 으……. 아읏!”

속도를 가해 헤르트가 급하게 안을 찔러오자 테사는 단어 하나조차 제대로 뱉지 못하고 허공으로 흘려보냈다. 벌려진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건 비명에 가까운 울음뿐이었다.

“악!”

성기가 단숨에 끝까지 도달했다. 귀두가 안을 정신없이 치대며 긁어 올라갔다 내려왔다. 거친 압박감이 온몸을 통해 느껴졌다. 음부가 녹아내리고 짓뭉개지는 기분이었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쉴 새 없이 밀쳐졌다. 그와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원초적인 쾌락이 쏟아져 내렸다. 테사는 반쯤 울음을 터트렸다.

“아……. 그, 흑, 아, 학!”

헤르트가 더 깊게 성기를 밀어 넣었다. 퍽! 그 깊고 거친 박자에 테사는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아랫배부터 허벅지가 발발 떨리고 명치가 확 조여들었다 풀렸다. 그것이 몇 번이고 더 반복되었다. 쾌감이 온몸에 쏟아졌다.

“흐윽…….”

테사가 절정에 오르기 무섭게 잠시 추삽질이 느려졌다. 헤르트가 고개를 숙여 아직 얼이 빠져 있는 그녀에게 제 입술을 부딪혀 왔다. 흐읍! 느닷없는 입맞춤에 테사가 잠시 버둥거렸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녀는 몸에서 힘을 쭉 빼고 헤르트의 입맞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 으…… 읍…….”

별안간 헤르트가 허리를 움직여 안을 뭉근하게 꾸욱 눌렀다. 순간적으로 다시 한번 더 절정에 오르자 테사가 질겁하며 몸을 바르작거렸다. 살짝 벌어진 입술 틈새에서 교성이 흘러나왔다. 헤르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욱 집요하게 내벽을 문질렀다.

입술을 떼기 무섭게 여자의 가느다란 신음이 쏟아졌다.

“웁, 흐, ……그, 그, 만, 아읏, 응……!”

“하아, 그거 알아?”

느닷없이 헤르트가 제 좆을 빼내었다. 애액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물건이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처럼 꺼덕이고 있었다. 그는 동그랗게 부풀어 오른 음핵을 제 성기로 느릿하게 문질렀다. 그러자 테사가 허벅지를 발발 떨며 밭은 숨을 내뱉었다.

아, 다시 넣어주었으면. 저도 모르게 그리 생각할 쯤이었다.

“네가 한 번도 나한테 제대로 부탁한 적 없다는 거.”

“하, 으……. 무, 슨……. 읏!”

“박아달라고 부탁해 봐. 이 안에 잔뜩 싸달라고.”

헤르트가 엄지로 테사의 음핵을 툭툭 건드리자 그녀가 울먹이며 허리를 비틀었다. 안을 꽉 채우던 물건이 갑자기 나가버렸기 때문에 달아오른 몸이 남은 열기로 간질거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걸 노린 것이다.

“바, 박아…….”

“목소리가 너무 작잖아.”

“흐윽……. 박, 박아주세요……. 안에 잔뜩…… 싸, 싸주세, 흣!”

테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퍽! 하고 양물이 금세 틈새를 가르고 들어와 가장 안쪽까지 처박혔다. 테사가 허리를 비틀며 고개를 흔들었다. 다리와 허리에 힘이 바짝 들어가고 발끝이 오므라졌다. 아랫배가 조여들며 경련했다. 또다시 절정에 오른 것이다. 이를 보고 헤르트가 가볍게 웃어 보였다.

“너랑 붙어먹을 때면, 널 괴롭히고 싶어져.”

골반을 잡아 고정하던 두 손이 어느덧 출렁이는 테사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바짝 솟은 유두가 만져지자 헤르트는 그것을 꼬집듯 잡았다. 테사가 아픔에 악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다.

“매번 다문 그 입이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릴 땐 순순히 벌어지잖아.”

“아, 아프! 읏! 그, 흐…….”

“얼마나 더 벌어질지 확인해 볼까.”

헤르트는 테사의 상체를 일으켜 제 무릎 위에 앉혔다. 그녀의 가냘픈 팔을 제 목을 두르게 하고서 그녀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아, 그……. 흣, 그, 만, 아학!”

“하, 걱정 마……. 네 말대로 실컷 박아서 안에 잔뜩 싸줄 거니까.”

거친 추삽질이 재차 시작되었다. 성기가 들어설 때마다 빠듯하게 채워지는 감각과 안을 쳐올리는 느낌이 테사를 다시금 정신없게 만들었다. 그녀의 입이 조금 더 벌어졌다.

“으, 흣, 아……. 하, 으응, 읏……. 아!”

별안간 헤르트는 테사의 작은 배에 제 씨물을 가득 담아 오래도록 부푸는 것이 보고 싶어졌다. 끊임없이 안을 가르고 들어가 그녀의 자궁에 제 흔적을 남겨놓는 것이다.

아이가 들어서 남산처럼 부푼 배를 가지고 뒤뚱거리며 걷는 테사의 모습도 그리 나쁠 것 같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을 것 같았다. 제 애를 임신했다는 것은 만천하에 그와 그녀가 붙어먹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가 될 테니까.

물론 당연하게도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지 잘 알았다. 애라니. 분명 환영받지 못할 존재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이성이 온전치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헤르트는 자조적으로 웃었다.

병신.

완전히 맛이 갔구나. 헤르트는 스스로를 욕하며 제게 붙잡혀 장난감처럼 흔들리는 테사를 쳐다봤다. 그렇게 그녀의 음부에 제 것을 거칠게 쑤셔 박기를 반복하다, 이윽고 테사의 허리를 붙잡고 가장 깊은 곳까지 좆을 처박았다.

“큿!”

요도구에서 꿀렁이며 상당한 양의 정액이 그녀의 자궁 속으로 쏟아졌다. 질이 크게 수축하며 사내의 사정을 도왔다. 그들의 교합부 밑으로 애액과 뒤섞인 백탁액이 뚝뚝 떨어졌다. 기나긴 사정에 테사가 앓는 소리를 내며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박았다.

헤르트 또한 천천히 눈을 감고 두근거리는 여자의 작은 심장박동 소리를 들었다.

동이 떠오르고 있었다. 헤르트는 자신이 테사를 품에 안고 잠시 잠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지가지하는군. 헤르트는 몸을 일으키다가 우연히 테사의 등에 난 흉터를 보고 멈칫했다. 이건 또 뭐야. 머리가 차갑게 식어 내린다.

“이게 무슨…….”

테사의 등에는 무언가로 얻어맞아 길게 터졌다 아문 상처와 옅은 멍이 드문드문 남아 있었다. 대부분 생긴 지 꽤 되었거나 반복된 상처로 남은 흉터자국이었다.

확실한 것은 일반적으로 귀부인의 등에서 발견될 만한 상처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헤르트는 불현듯 자신이 그녀를 탁자로 눌러 붙였을 때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던 첫날의 테사를 떠올렸다. 설마 그게…… 아파서 소리를 지른 거였나? ……빌어먹을. 헤르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런 상처와 흉터 따위는 그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 때 방 밖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헤르트는 침대에서 내려와 가운을 찾아 걸친 후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한 기사가 땀을 흠뻑 쏟은 채 서 있었다. 그가 다급한 어투로 헤르트에게 보고했다.

“유테르트 소후작이 실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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