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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배신을 알지 못하여-25화 (25/138)

025화

헤르트는 사정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고개를 드는 제 것을 보며 고민했다. 이렇듯 테사와의 정사는 절대 한두 번으로 끝이 나지 않았다. 하면 할수록 더욱 목이 마르고 갈증이 돋게 만드는 것이 테사였다.

그는 계속해서 제 씨물을 토해내는 질구를 바라보다 이내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그녀를 아래로 밀어 내렸다.

“하, 읍……!”

테사는 제 입 안으로 커다란 살덩이가 들어오자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헤르트가 제 것을 그녀의 입에 집어넣고 있었다. 갑작스런 구음에 숨이 막혔다. 다시 단단해진 양물이 금세 그녀의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이어 헤르트는 테사의 뒤통수를 단단히 붙들어 잡았다.

“똑바로 빨아. 네가 가장 잘하는 거잖아.”

“컥, 흐…… 으!”

“못 빼면 그대로 다시 네 아래에 집어넣을 줄 알아.”

깊게 들어간 것이 목젖을 건드리자 테사가 미약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생리적으로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그러나 이미 들어온 이상 그의 것을 뱉을 수는 없었다.

테사는 이를 감추고 혀로 양물을 빨기 시작했다. 혀끝으로 쓰면서도 텁텁한 맛이 느껴졌다. 속이 울렁거렸다.

“으, 픕, 흣……! 읏, 음…….”

최대한 입을 오므려 성기를 빨았음에도 워낙에 커다래서 침과 섞인 백탁액이 입술 밖으로 자꾸만 흘러내렸다. 때문에 추잡한 침소리가 흘러나왔다.

“컥, 흐……. 아, 흡.”

테사는 헤르트가 허리를 흔들며 제 것을 더욱 안으로 밀어 넣으려 할 때마다 헛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그렇게 큰 것을 자신이 다 삼킬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런데도 그는 끝끝내 제 것을 그 작은 입에 다 넣으려 했다. 테사는 힘겹게 숨을 껄떡이며 혀를 움직였다. 목부터 얼굴까지 다시 빨개지고 있었다.

“하, 미친……. 좀 더…….”

“흐…… 읏, 프, 흡……!”

별안간 헤르트가 잡았던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마구 흔들었다. 테사는 여느 때보다 숨이 막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컥컥 하고 침이 역류하여 넘어가고 있었다. 굵고 무거운 살덩이가 입 안 여기저기를 냅다 찔렀다.

결국 테사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미약하게 그의 허벅지를 밀어내자 헤르트가 순순히 그녀의 머리통을 놓아주었다.

콜록! 콜록!

성기를 뱉어낸 테사가 기침을 사납게 쏟아냈다. 침이 기도로 넘어가 목이 타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헤르트는 그런 테사를 잠자코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테사는 헤르트의 눈치부터 살폈다. 그가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죄, 죄송해요……. 다, 다시 할…….”

“됐고, 얼굴 대.”

헤르트가 테사에게 손짓했다. 테사는 급히 그의 다리 사이로 기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가 우악스런 힘으로 테사의 턱을 잡아 얼굴을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침으로 반질거리는 제 좆을 느리게 쓸어 만지더니 이내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흣……!”

눈물로 젖은 얼굴 가까이 부푼 귀두가 꿀렁이더니 사정없이 그 위에 파정했다. 길게 뻗어나간 정액이 테사의 얼굴과 몸 위로 아무렇게나 흩뿌려졌다. 테사는 순식간에 헤르트의 액으로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러나 헤르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제 양물을 그녀의 볼에 대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흐……!”

뭉툭한 좆머리가 여자의 뺨부터 입술과 눈가까지 쿡쿡 쑤시며 정액을 질펀하게 펴 바르듯이 문질렀다. 그쯤 되자 속눈썹에 정액이 엉켜 테사는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그걸 보며 헤르트는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이렇게 정사를 통해 테사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한껏 고양감에 휩싸였다.

“이제야 마음에 드네.”

“…….”

옷을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헤르트를 보고, 테사는 그저 어딘가 텅 비어버린 느낌이 들 뿐이었다.

헤르트가 집무실을 나가고서도 테사는 그 자리에 덩그러니 홀로 남아 손등으로 얼굴에 묻은 정액을 오랫동안 닦아내었다.

시야가 흐릿해 앞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손등으로 무언가가 쉴 새 없이 뚝뚝 떨어졌다.

***

‘하이씨, 존나 끈질긴 새끼들. 여기까지 쫓아왔어.’

페르데일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병사들을 보며 나직이 욕을 지껄였다. 탈출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수색조가 꾸려져 자신을 찾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성벽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성내를 빙빙 도는 중이었다.

페르데일은 병사들을 피해 풀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렇다고 여기서 잡힐 수는 없었다. 내가 어떻게 탈출했는데. 그는 이를 갈며 다른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어디가 남아 있더라?’

페르데일은 엄지손톱을 이를 뜯으며 딱딱거렸다. 한시라도 빨리 이 성내를 벗어나야 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경비는 한층 삼엄해질 터였다. 그렇게 되면 이곳 지리를 웬만히 다 꿰고 있는 페르데일이라 할지라도 탈출은 어려웠다. 다시 탑에 처박히게 될 것이다.

‘놈들이 잘 모르는 곳. 또 예상하지 못하는 곳.’

그는 병사가 지나가자 다시 몸을 낮췄다.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밖을 나돌아 다니기보다는 안으로 들어가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사실 도박장이나 쏘다니던 체력은 바닥난 지 오래였다. 이렇게 빨리 들킬 줄 모르고 탈출에 힘을 많이 소모한 까닭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다 이윽고 서관 첨탑을 발견했다. 그 길목은 확실히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그야 반쯤 유폐되다시피 한 후작부인이 머무는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곳은 무시하기로 했다. 페르데일의 친모는 제 아들이라도 바로 연락하여 잡아가라 할 사람이었다.

‘친모라는 여자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어.’

페르데일은 딱딱거리며 다시 눈동자를 굴렸다. 어디가 좋을까. 등잔 밑이 어두우면서도 안전한…….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던 페르데일은 머지않아 별관을 떠올리고 씩 웃었다. 별관은 서관 첨탑과 가까이 있어 인적이 드문데다가 평소 손님 숙소로 사용했던 만큼 외부와의 길도 잘 이어져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아버지 부인들이 사용하고 있어서 웬만해선 병사들이 수색한다며 들이닥칠 일도 없지.’

특히 대대적인 봉쇄령이 떨어지지 않은 지금 몰래 숨어 들어가기도 수월했다. 고작 전 영주의 부인들을 감시하겠다고 경비를 철통같이 해놓을 머저리 같은 놈은 없을 테니까.

‘좋아, 거기로 가자.’

페르데일은 병사들의 눈을 피해 별관 쪽으로 움직였다.

***

“너무 조용하지 않아?”

하녀가 갖다준 레몬에이드를 쭉 들이키며 자넷이 중얼거렸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유테르트 후작가는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누군가는 평화로운 일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넷은 아니었다. 그녀의 생각에, 후작가는 조용하면 조용할수록 문제가 있었다.

“이쯤 되면 무슨 새로운 일이 터져야 하는데.”

“이제 막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죠. 그보다 그리 안일하게 계시지 마세요. 누가 보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요.”

차양막 아래 신발을 벗어던진 채 다리를 꼬고 의자에 벌러덩 누워 있는 자넷의 배는 다른 때와 달리 홀쭉해진 상태였다.

“어차피 여긴 내 방인데 누가 본다고. 그리고 불편하단 말이야. 땀도 차고. 그리고 무거워.”

“언제는 따뜻해서 좋다면서요.”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덥거든? 그리고 들켜봤자…….”

아, 아직은 조심해야 하려나. 자넷은 입을 비죽이며 잔을 내려놓고 근처에 있던 둥근 방석 모양의 천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능숙하게 배 안쪽으로 쑥 집어넣었다. 그러자 임신을 한 것처럼 금세 배가 부풀어 올랐다. 평소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임산부 자넷의 모습이었다.

“하아, 이런 연극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건지.”

처녀지만 졸지에 임산부가 된 자넷이 배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에 툴툴거렸다.

“잊고 계신 것 같아 말씀드리지만 임산부인 척하자고 먼저 제안하셨던 건 아가씨세요.”

“하지만 그땐 말이야. 임신이라도 한 척을 해야 그 미친 부자한테서 테사를 한 번이라도 떨어트릴 수가 있었다구.”

“그러면 이제 그만 우리도 철수하면 안 돼요? 아가씨의 할 일은 웬만큼 다 끝났잖아요. 애초에 여기에 들어온 것도…….”

“아직은 안 돼.”

진의 말을 자르며 자넷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하늘로 손을 내밀어 잘 다듬어진 제 손톱들을 바라봤다.

“여기가 개판이 되기 전까지는 붙어 있어야 해. 그러니까 내가 아까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물은 거잖아. 나라고 여기서 안 나가고 싶겠어?”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옆에서 잠자코 바느질을 하는 진을 쳐다보며 자넷이 말했다. 그녀는 영차 소리를 내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코니 바깥으로 푸르른 숲이 보였다. 성에서 지낼 때는 잘만 가꾸어진 정원만 보다가 별관에 와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숲을 보고 있으니 느낌이 색달랐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금씩 질려가고 있었다.

“그래도 내 직감이 말해 주는데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아. 우리…….”

자넷이 말을 하다 말고 멈춰 섰다. 저 멀리 숲에서 누군가가 이곳으로 바삐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제 하녀인 진에게 이리 와보라며 손짓했다.

“저거 말이야, 저거. 사람 아니야?”

“잘 안 보이지만…… 맞는 것 같은데요? 근데 왜 사람이 숲에서 오죠? 여긴 별관 뒤쪽인데. 굳이 숲으로…….”

“딱 봐도 몰래 들어오는 거잖아. 아, 나 누군지 알 것 같아.”

나무와 수풀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자넷은 숲을 가로질러 이곳으로 몰래 들어오려는 이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그녀는 비웃음에 가까운 미소를 그리며 팔짱을 꼈다.

“진, 네 말이 맞았어. 너무 조용한 게 아니라 이제 막 일어나고 있었던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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