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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배신을 알지 못하여-10화 (10/138)

010화

‘정신 차려, 여기서 뭘 더 하겠다고…….’

하지만 그리 생각하면서도 헤르트의 시선은 여전히 테사에게 머물러 있었다. 테사의 잠옷자락은 아까부터 훤히 벌어져 희고 얇은 속살을 보여주고 있었다. 야윈 몸이기는 했으나 가려진 안쪽에는 둥근 두 봉우리가 반듯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헤르트는 아랫배가 살살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아까처럼 올리브를 닮은 진녹색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헤르트는 저도 모르게 왈칵 미간을 좁혔다. 테사가 흠칫하며 곧바로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사과를 내뱉었다.

“……죄송해요. 사, 삼키지 못해서. 삼켰어야 했는데…….”

“삼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제가…… 뱉었잖아요. 기사님의…….”

헤르트는 테사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정액을 삼키지 않아 화가 난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때문에 헤르트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저 더러운 걸 삼키려고 했다고? 헤르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딴 걸 왜 삼켜? 대체 평소 영주와 무슨 짓을 했기에…….

헤르트는 머리가 급격히 차가워지는 것을 인식했다.

“다, 다시 기회를 주시면…….”

“…….”

“더 잘할 수 있어요…….”

헤르트가 아무 말이 없자 테사가 그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입장에선 최대한 그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테사의 바람과 다르게 그녀의 말은 헤르트의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던 불씨를 자극하는 꼴이 되었다.

헤르트는 바닥에 있는 테사를 우악스럽게 잡아 일으켰다. 어찌나 가벼웠던지 그녀의 몸은 쉽게 들려졌다. 그는 아직 어안이 벙벙한 여자를 이끌고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테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그녀의 등을 눌러 그 위에 엎드리게 만들었다. 잊고 있던 등의 상처에서 날카로운 고통이 느껴지자 테사가 반사적으로 몸을 바르작거렸다. 이에 헤르트는 이번에는 테사의 뒷머리를 잡아 책상에 눌러 붙였다.

“저, 자, 잠깐, 아!”

“닥치고 가만히 있어.”

첫날과 비슷한 상황에 테사가 다급하게 그를 불렀지만 그에게 묵살당하고 말았다.

헤르트는 밑으로 손을 내려 그녀의 잠옷자락을 들추기 시작했다. 그는 미칠 것 같았다. 테사가 지핀 불꽃은 어느새 숲 전체를 삼키는 화마가 된 상태였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날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테사를 안더라도 이곳에서 그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아까부터 저를 조롱하고 농락하는 그녀를 도저히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물음에는 입을 다물고, 생각지도 않은 쪽에선 적극적으로 나와 그를 가지고 노는 테사의 모습은 헤르트의 가슴을 재차 들쑤셔 놓았다.

‘네가 먼저 날 자극한 거야.’

헤르트는 속으로 그리 되뇌며 테사의 속옷을 찾아 더듬거렸다. 가장 안쪽, 약간 축축한 천이 만져졌다. 급히 그것을 내리자 젖은 음부가 느껴졌다. 테사는 뜨거운 손이 제 음부에 닿자 놀라 팔다리를 흔들었다. 거, 거긴……!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별안간 길고 두터운 손가락 하나가 예고도 없이 음부를 쑤시기 시작했다. 테사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책상을 긁었다. 익숙지 않은 이물감에 몸이 긴장으로 굳었다. 다만 첫날처럼 반항하지는 않았다. 그저 두 눈을 꾹 감고서 책상에 얼굴을 붙이며 숨을 골랐을 뿐이었다.

테사는 헤르트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그가 갑자기 왜 이렇게 단단히 화가 났는지는 몰라도 그의 뜻에 맞춰주기로 했다.

어차피 사내의 비위를 맞추는 것 또한 테사에게 익숙한 일이었다. 그저 최대한 반항 없이, 가만히 그가 원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었다.

“아, 흐윽…….”

다만 조금 힘든 점은 헤르트의 손짓이 너무나도 서툴고 거칠다는 것이었다. 사내의 두꺼운 손가락은 무작정 테사의 안을 푹푹 찌르며 멋대로 내벽을 휘저었다. 마치 살갗이 쓸려 나가는 기분이었다. 음부가 젖은 상태이긴 했지만 이런 경험이 드물었던 테사는 크게 버거워했다.

“손가락 하나에도 꽉 물고 놔주질 않네.”

“아, 아니……. 으, 읏!”

얼마 후 질구 안을 휘젓는 손가락의 개수가 늘어났다. 그러자 질이 조금씩 애액을 더 내뱉었다. 그 까닭에 손가락들이 좀 더 수월하게 질구를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애석하게도 고통은 그대로였다.

테사는 일그러진 얼굴을 책상에 묻고 이를 악물었다. 내벽을 긁는 이물감이 너무나도 이상했다. 제 안쪽에 벌레가 기생하는 느낌이었다.

‘느낌이 너무 이상해…….’

이런 걸 다른 부인들은 어떻게 참았을까. 아니면 자신만 못 참는 걸까? 익숙하지 않아서 자신이 더 힘들어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테사는 어떻게든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이 아픈 걸 헤르트가 몰랐으면 했다.

얼마 가지 않아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음부에 뜨거운 살덩이가 닿았다. 테사는 고개를 돌려 돌아보지 않아도 그것이 헤르트의 성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버, 벌써 집어넣는다고……? 테사는 생각보다 빠른 삽입 시도에 몸을 떨었다. 그의 것을 빨면서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기에 무서웠다.

‘그게, 내 아, 안으로…….’

다물어진 곳에 삽입하기가 용이치 않자 헤르트는 테사의 다리 한 쪽을 들어 올렸다. 테사의 체중이 앞으로 쏠리자 음부가 보다 더 훤히 벌어졌다.

이어 그녀의 붉은 속살이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게 보였다. 그것을 보자 헤르트는 아랫도리가 더욱 뻐근해졌다. 그는 자리를 잡고서 제 것을 질구에 맞췄다. 아까보다 인내심이 짧아지고 있었다.

“헤, 르트……. 잠, 흐!”

둥근 머리가 질척한 음부를 문질렀다.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뜨겁고 습한 열기가 느껴졌다. 헤르트는 서둘러 입구를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건 마치 본능이 원하는 것 같았다. 어서 저 여자의 안으로 들어가 네 것으로 휘저어 놓으라고.

“하, 힘 좀 풀어봐.”

흉기 같은 성기가 들어가기도 전에 입구가 가득 찼다. 헤르트는 제가 원하는 대로 들어갈 수 없자 눈살을 찌푸렸다.

경험이 없는 그는 여자의 아래가 다 풀어졌는지 안 풀어졌는지 알 길이 없었다. 건장한 성인이 되고 나서부턴 사내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만 머물렀으니 여자의 반응 또한 잘 알지 못했다.

헤르트의 입장으로는 그저 테사가 저를 거부하는 것으로만 느껴졌다.

“넌 역시 내가 싫지?”

“그, 그런 거 아니, 아니, 흑…….”

“그럼 여긴 왜 안 벌려주는데.”

“죄, 죄송……. 흣!”

불현듯 헤르트가 테사의 등허리를 꽉 잡았다. 그는 억지로라도 질구를 벌려 들어갈 생각이었다.

사실 저 좁은 구멍에 제 좆이 정말 다 들어갈지 의문이기는 했다. 하지만 괜찮을 거라 여겼다. 애도 낳는 구멍 아니던가. 무엇보다 병사들에게 들었던 바로 여자들은 클수록 좋아한다고 했다.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헤르트는 그대로 좆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악!”

“큿, 씨발, 뭐가 이렇게 조여.”

억지로 벌어진 아래부터 허벅지가 벌벌 떨렸다. 테사는 왈칵 눈물을 터트리며 고개를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아파, 너무 아파……. 그러나 사내의 손은 어느새 그녀의 등을 눌러 제압한 상태였다. 테사는 발버둥도 치지 못하고 그저 숨만 죽였다.

“아……. 학!”

하지만 찢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가까스로 벌어진 질구 안으로 살덩이가 무식하게 계속 들어오려 하자 테사는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 대체 어디까지……. 막연한 아픔과 공포에 그녀가 코를 훌쩍였다. 그를 거부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이 아픔을 덜어주었으면 했다.

“헤, 헤르……. 너, 너무, 악!”

“하, 아직 반도 안 들어갔어.”

테사의 등허리를 꽉 누른 채 헤르트는 귀두만 겨우 삼킨 아래를 내려다봤다. 머리만 넣었을 뿐인데도 빠듯함을 넘어 뻑뻑하기 그지없는 좁은 구멍이었다. 때문에 삽입을 시도한 그조차 괴로울 지경이었다.

‘그 새끼들은 넣고 보면 좋아서 미칠 거라고 그러던데. 다 거짓이었나. 빌어먹을.’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욕설을 짓씹었다.

“힘 풀어. 노인네랑은 좋아서 붙어먹고, 내 것은 싫다는 거야?”

“흐윽, 그, 그게 아니, 아…….”

“젠장.”

헤르트는 슬쩍 허리를 물렸다. 그는 누르고 있던 여자의 등허리에서 손을 떼고서 서로가 붙은 교접 부위를 더듬어 만지기 시작했다. 한계까지 벌어진 구멍을 따라 원을 그리다가 이내 툭 튀어나온 음핵을 찾아 그것을 손끝으로 비비기 시작했다.

‘여길 만져주면 좋아한다고 했던가.’

새끼손가락보다 한참 작은 둥근 알은 여자의 성감대라고 했다. 그것을 잘 만지면 여자들이 침상 위에서 까무러져 앙앙 울어댄다고 그의 주변 병사들이 자랑하듯 말했던 게 기억이 났다. 듣고 싶어서 들었던 게 아닌데 이렇게 도움될 줄이야.

잘 만지는 게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헤르트는 열심히 음핵을 문질렀다. 그러나 한참을 만져도 테사는 앓는 신음만 흘리며 버둥거릴 뿐, 도저히 좋아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남성의 물건을 문 그녀의 아랫구멍은 여전히 빳빳했다.

이 와중에도 발기한 좆은 들어가고 싶어 심하게 꺼덕거렸다. 아랫도리가 불편해질 정도였다. 헤르트는 한계에 다다르는 것 같은 느낌에 미간을 좁히며 밭은 숨을 내뱉었다.

헤르트는 음핵을 만지는 것을 그만두고 대신에 테사의 둔부와 허벅지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뼈가 도드라질 정도로 마른 여자의 몸이 손끝에 느껴졌다. 몸은 대체 왜 이따위인 거야. 헤르트는 사용인들에게 그녀의 식사를 잘 챙기라고 지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말랐지만 여자의 몸은 얇고 부드러웠다. 그가 종종 혼자 꺼덕이는 좆을 잡고 흔들며 상상했던 여체보다도 훨씬 더 말랑하고 따뜻했다. 실제로 손 안에 착 감기는 촉감이 그가 처음으로 공을 세우고 하사받은 값비싼 벨벳망토보다 더욱 좋았다.

망상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한다더니.

헤르트는 저도 모르게 테사의 몸을 만지는데 집중했다.

한편 테사는 헤르트가 커다란 손으로 제 몸 이곳저곳을 만져주자 조금씩 몸의 긴장을 풀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부드럽게 천천히 쓰다듬는 그의 손길은 오래 전 과거의 향수를 불러오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애틋하고 소중했던 그때 같아서.

문득 테사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입을 꾹 다물었다. 희미한 울음소리마저 흘러나가지 않길 바랐다. 다행히도 그것만 빼면 몸은 확실히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오히려 긴장이 풀리면서 남아 있던 열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 때였다.

“……난 충분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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