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화
달칵. 헤르트는 스스로 버클을 풀어 그 안에 팽팽하게 부푼 속옷의 앞섶을 풀어헤쳤다. 그러자 말뚝 같은 커다란 좆이 기다렸다는 듯이 퉁 하고 테사의 얼굴 위로 튕겨 올랐다.
졸지에 살덩이로 뺨을 얻어맞을 뻔한 테사가 소스라치며 제 앞에 솟아난 흉악한 것을 쳐다봤다. 울긋불긋한 핏줄이 불거진 굵은 기둥 위로 팽대한 둥근 귀두가 조금씩 쿠퍼액을 내뱉고 있었다. 테사는 이렇게 큰 것이 말이 아닌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불투명한 액으로 반질거리는 우람한 양물이 제 앞에서 꺼덕이자 테사는 덜컥 겁에 질렸다.
제 예상보다 커도 너무 컸다. 이정도로 큰 줄은 몰랐는데. 손에 잡으면 다 잡아지기는 할까? 입 안에 다 들어가지도 않을 것 같았다. 심지어 저런 게 몸에 들어간다니. 들어가기도 전에 입구가 찢어질 것 같았다.
“뭐 해? 안 빨고?”
헤르트는 테사가 제 좆을 빤히 바라보기만 하자 그녀를 재촉했다. 이제 와 싫은 건 아니지? 그리 말하는 듯한 사내의 눈짓에 테사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했다.
자신이 무서워하거나 꺼려하는 낌새를 보이면 헤르트가 분명 화를 내거나 불쾌해 할 터였다. 안 그래도 그녀가 그를 싫어한다고 오해하는 헤르트에게 다른 오해를 얹어주고 싶지 않았다.
테사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것을 조심히 감싸 쥐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헤르트의 것은 손바닥에 다 들어오지도 않았다. 다만 뜨겁고 핏줄이 우거진 양물이 그녀의 손바닥 너머로 선명하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기둥을 어루어 잡기 무섭게 두터운 성기가 더욱 빳빳하게 고개를 들었다.
테사는 본격적으로 무릎을 세우고 양손으로 살덩이를 말아 쥐었다. 단단한 표피를 문지르듯 밑에서부터 위까지 쭉 추켜올리듯 훑어 올라가 둥근 귀두끝을 손끝으로 굴렸다. 선액으로 젖은 구멍은 몇 번 매만지기 무섭게 번들거렸다.
“하…….”
일순 사내의 입가에서 낮고 더운 숨이 쏟아졌다.
헤르트는 아까부터 저를 자극하던 느낌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아찔한 쾌감이었다. 평소 성욕에 그리 밝지 않다 생각했건만, 지금까지 자신이 홀로 행해왔던 것은 어린아이의 장난에 불과했다는 것을 테사가 제 성기를 쥐자마자 깨달았다.
‘빌어먹을, 왜 이렇게 잘하는 건데.’
다만 테사에 대한 화가 짙어져 갔다. 왜 이렇게 능숙하단 말인가. 동정인 그조차 알 수 있었다. 이건 서툰 행위가 아니었다. 경험자가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었다. 테사는 남자를 애무하는 데에 있어 익숙해 보였다.
헤르트의 짐작대로 테사에게 남성의 성기를 애무하는 일은 익숙한 일이었다. 유테르트 후작은 언제나 테사에게 입으로 성기를 빨 것을 강요해 왔고, 후작이 그만하라 할 때까지 계속할 수밖에 없었기에 테사는 이 행위가 익숙했다.
당시에는 그것이 끔찍이도 싫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헤르트를 만족시켜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테사는 생각했다.
성기를 쥐고 흔드는 동안 쿠퍼액이 흘러 전체적으로 번들대자 테사는 한 손으로 사내의 허벅지를 짚어 구음을 준비했다. 그리고는 귀두끝머리부터 천천히 혀로 감싸 안으며 입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원체 성기가 컸던지라 귀두만 삼켰을 뿐인데도 벌써 입 안이 가득 차는 것 같았다.
테사는 최대한 이를 세우지 않도록 입술을 둥글게 말아가며 성기를 더욱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목구멍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났으나 아직까지는 나름 참을 만했다. 그녀는 커다란 사탕을 핥는 것처럼 혀를 조금씩 움직였다.
헤르트는 뜨겁고 축축한 혀가 제 귀두의 구멍 부분을 깔짝이며 핥아 내려가기 시작하자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시발, 이거 뭐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욕이 절로 나왔다. 여자가 몇 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사정감이 빠른 속도로 차올라 아랫도리 전체가 뻐근해졌다.
‘미친, 벌써부터…….’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헤르트는 제 얼굴과 귀가 붉어진 것도 모르고 이를 악물며 가늘게 눈을 떴다. 쾌락이 지나쳤다. 자칫하면 이대로 여자의 입 속에 정을 토할 것 같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튕겨 조금씩 여자의 입 속으로 제 것을 밀어 넣고 있었다.
“흐…….”
더불어 헤르트를 미치게 하는 것은 테사의 구음뿐만이 아니었다. 자신보다 한참 작은 여자가 조막만 한 머리통을 움직여가며 제 좆을 잡고 흔들어 정성껏 빨고 있는 모습이, 그의 인내심을 빠르게 닳게 만들었다. 그 덕에 팽팽해진 좆이 아플 정도로 크게 부풀었다.
“빌, 어먹을, 너 이딴 건, 하, 윽…….”
“아, 웁, 으…….”
“아, 젠장, 젠……. 시발…….”
침으로 젖은 소리가 그의 다리 밑에서 적나라하게 났다. 헤르트는 반사적으로 여자의 머리통을 제 커다란 손바닥으로 감싸 안았다. 이 와중에도 손에는 힘을 최대한 뺀 상태였다. 그는 거칠어진 숨을 들썩이며 제 좆을 빠는 테사를 바라봤다.
좋으면서도 싫다. 헤르트의 가슴 속에서는 상당히 상반된 감정들이 서로 뒤엉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박제하고 싶을 만큼, 그에게 쏟아지는 쾌락은 끝내주게 좋았으나 한편으로는 능숙하게 남자의 물건을 빠는 여자가 치가 떨리도록 싫었다.
‘분명 이딴 걸 그 늙은 새끼한테도 해줬겠지.’
불쑥 불쑥 떠오르는 테사의 늙은 남편은 헤르트를 반쯤 미치게 만들었다. 그는 제 앞 벽면에 걸려 있는 죽은 유테르트 후작의 초상화를 쳐다봤다.
시발새끼,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지를 잘라 죽여버리는 건데. 고통이란 고통은 모조리 느끼게 하다 죽이는 거였는데. 가뿐히 목을 날려 죽인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젠장……!’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생각난다. 테사는 그 다 늙어빠진 영감과 몇 번이나 잠자리를 가졌을까. 그녀가 자신을 팔아넘기면서까지 후작의 일곱 부인 중 하나가 된 걸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았다.
헤르트는 으득 이를 갈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여자의 머리통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우, 읍…….”
테사는 급히 안쪽으로 더 밀려들어 오는 성기에 잠시 몸을 바르작거렸다. 커다란 양물이 그녀의 목젖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 정도까지 되자 목이 막혀 숨을 쉬기가 불편했다. 간간이 생리적으로 헛구역질도 올라오려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군말 없이 헤르트의 것을 빨았다.
사실 크기는 압도적으로 헤르트의 것이 컸기에 힘에 부칠 수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후작에게서 나던 역한 냄새가 나지 않아 생각보다 구음하기가 수월했다. 오히려 헤르트에게선 산뜻하게 좋은 향이 났다. 테사는 손바닥으로도 제 입에 다 들어가지 못한 부분을 주무르듯이 흔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헤르트의 것이 더욱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여기서 더 놀라운 점은 그 크기 또한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입 안에 가득 차던 성기는 더욱 비대해져 테사의 입 안에 틈 없이 맞물렸다. 그것으로 테사는 헤르트의 사정이 얼마 머지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 흐윽, 빌어먹, 하, 미친.”
시발, 시발……. 테사의 예상대로 사정감이 최고조에 오르자 헤르트의 입 속에서는 내뱉지 못한 욕설만이 맴돌았다. 아니, 시발, 이딴, 젠장……. 그는 난생처음 느껴지는 쾌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확실히 주기적으로 물을 빼기 위해 혼자서 좆을 붙잡고 흔들 때와는 상당히 달랐다. 여자의 구음은 좀 더 농염하고, 짙은 느낌이었다. 그는 이제 허리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이윽고 헤르트는 손을 뻗어 제 좆을 빨고 있는 테사의 뒤통수를 제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때문에 성기가 테사의 입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며 그녀의 눈가에 자연스럽게 눈물이 차올랐다. 컥, 그녀는 간헐적으로 숨소리를 힘겹게 토해냈다.
“아, 윽, 흣…….”
머지않아 헤르트의 허릿짓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입 안으로 성기가 푹푹 들어와 목구멍을 찌를 때마다 테사는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강한 압력에 머릿속이 엉망진창으로 뒤흔들렸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그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붙잡고 최대한 버티려 노력했다.
“큿!”
절정을 맞이한 사내의 사정은 빨랐다. 입 안으로 텁텁한 정액이 쏟아졌다.
헤르트는 테사의 머리통을 꾹 잡아 눌렀다가 뒤늦게 제 것을 빼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해 급히 뒤로 물러났다. 아직 미처 사정이 덜 끝난 성기가 빠져나오면서 여자의 얼굴과 목, 가슴 부근에 정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테사는 켁켁거리며 바닥으로 머리를 박고 기침을 사정없이 토해냈다. 삼키지 못한 정액이 그녀의 입에서 줄줄 흘러내렸다. 머리부터 아래까지 테사는 희멀건 백탁액으로 엉망진창이었다. 후작이 스푼만도 못한 양을 사정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헤르트의 사정액은 상당한 양이었다.
“하아…….”
헤르트는 제 앞에 엎어진 테사를 내려다보며 한동안 여운에 잠겨 있었다. 감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쾌감이었다. 지금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전쟁터에서 만난 일부의 병사들이 여자와 보내는 하룻밤에 왜 그토록 열정적이었는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미친 짓이야.’
헤르트는 본능적으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내 헤르트는 여전히 발기되어 있는 제 좆을 발견했다. 한 번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보다 아랫도리가 뻐근해졌다. 팽팽해진 좆은 곧추세워져 하늘을 향해 고개를 단단히 들고 있었다.
마치 그의 몸이 더 원하는 듯했다.
이를테면 여체의 뜨겁고 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