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졸데의 어린 시절 첫사랑이 약혼자가 되어 나타났다. 하지만 그녀를 보는 남자의 시선 어디에서도 저와 같은 뜨거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분명히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그의 무심한 얼굴을 거치면 그저 우연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했다. *** 신기한 일이었다. 결혼식을 기점으로 누군가가 무심한 그와 지금의 다정한 남편을 바꿔치기한 게 아닌가 하는 터무니없는 의심마저 하게 될 지경이었다. 설마 꿈인 건 아니겠지? 세상만사 관심이라고는 없어 보이던 사내의 어디에 이런 열정이 숨어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밖이잖아요.” “아무도 안 올 겁니다.” “하지만….” 그녀가 불안한 듯 주위를 둘러보자 남자가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붙이며 속삭였다. “어떻습니까? 또다시 나와 불장난을 칠 마음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