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가 조금 이상합니다, 송다비 씨.”
“뭐가 이상한데요?”
“온종일… 당신 생각밖에 안 납니다. 송다비 씨 향기를 맡고 싶고, 품에 끌어안고 싶고, 입을 맞추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못 하고… 당신만 떠올립니다.”
침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고백하는 정헌의 눈빛이 다정하고도 수줍었다. 나사 하나가 풀어진 사람처럼 설레는 표정이었다.
“섹스 생각은요?”
“…예?”
“나는 매일매일 정헌 씨랑 하는 생각밖에 안 하거든요. 내가 당신을 보면서 얼마나 야한 걸 떠올리고 있는지 정헌 씨가 알면 깜짝 놀랄걸요.”
“아뇨, 저도,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헌이 얼른 대꾸했다.
“내내 그날 밤만 떠올렸습니다. 저는 제가 불능인 줄 알고 살았는데, 세상에 이런 쾌감이 있다는 것을 송다비 씨를 통해 알았습니다. 너무….”
정헌의 두 뺨이 붉어졌다. 그는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들키고 싶지 않은지 눈을 아래로 내리깔며 내 시선을 피했다.
“너무, 좋았습니다.”
그날 밤, 내 아래에서 쾌감에 흐트러져 잘 익은 과일처럼 발갛게 달아올랐던 한정헌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허리를 흔드는 대로 흔들리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자존심이 무너져 내린 수치스러움. 그런데도 참을 수 없는 쾌감이 동시에 얼룩진 그 야하디야한 표정. 꼭 내 아래로 꺾어서 굴복시키는 것처럼…
입맛이 당겼다. 그 표정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등줄기로 슬슬 피어올랐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정헌의 셔츠 단추를 풀어 내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사흘, 그 이상은 기다릴 수 없었다. 결혼식 전까지는 어떻게든 결판을 낼 생각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자극하고 끌어당기고 긁어대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정헌이다. 그가 나를 잊고 일주일이나 살 수는 없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었지만 나는 정헌을 믿었다. 나에 대한 그의 사랑을 믿고 있었다.
나는 정헌에게 키스하면서 침대 위로 그의 몸을 밀었다. 정헌은 내 손짓에 따라 순순히 뒤로 누우며 키스에 응해왔다. 이런 키스의 쾌감마저도 자신에게는 버겁다는 듯이 두 눈을 질끈 감고 침대 시트를 양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정헌 씨, 예전에 여기 좋아했던 거 기억나요?”
정헌의 가슴과 옆구리가 이어지는 부분을 간질였다. 그의 몸이 움찔 튀어 올랐지만, 숨을 들이마셨을 뿐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나는 정헌의 몸을 애무할 때 끙끙거리며 터져 나오는 신음을 정말로 좋아했다. 몸을 섞을 때마다 한 시간 이상 공들여 전희를 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 신음을 참다니, 그러면 안 되지.
“여기를 만져주는 것도 정말 좋아했는데….”
쪽쪽 몸에 입을 맞추면서 내려가, 한쪽 젖꼭지를 물고 한 손으로 다른 쪽을 꼬집었다. 다른 손으로는 속옷 아래쪽의 허벅지 사이를 쓸어내렸다.
정헌이 흐윽, 하는 소리를 내며 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막았다. 페니스가 끝까지 일어선 것은 물론 온몸이 팽팽해졌지만, 손등을 씹으면서도 좀처럼 신음을 들려주려 하지 않았다. 나는 심술이 나서 일부러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다.
“왜 신음을 참아요? 기분 좋잖아요, 지금. 좋은 만큼 소리를 내야죠.”
“으, 으읏….”
“그렇게 참아봤자 소용없어요. 내가 정헌 씨를 다 아는데…. 어디를 어떻게 자극하면 당신이 무너지는지 다 안다구요. 그러니까 힘 빼지 말고 나한테 몸을 맡겨요. 원래 그랬던 것처럼.”
나는 정헌의 몸을 연주했다. 그가 반응하는 모든 부위를 쓸어내리고 매만지며 핥아대었다. 정헌의 허리는 침대 시트에 닿을 틈이 없이 계속해서 튀어 올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입술을 꽉 깨물고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버텼다. 얼굴이 온통 흐트러지고 몸이 흥분으로 벌벌 떨리고 있는데도 신음하지 않겠다는 견고한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쯤이면 승부욕이 솟아올랐다. 누가 이기나 한번 볼까?
제대로 해보려고 몸을 일으켰을 때였다. 숨을 헐떡거리고 있던 정헌이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이 내 손목을 잡았다.
“송다비 씨, 저를 봐주십시오.”
“네? 봐달라고요?”
“지금 송다비 씨는 누구와 함께 있습니까? 누구와 관계를 맺고 계신 겁니까?”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정헌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그의 질문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더티 토크예요? 당신 몸에 들어가 있는 좆이 누구 건지 얘기해봐, 뭐 이런 종류?”
“그런, 그런 게 아닙니다. 저는 그저… 송다비 씨가 여기 있는 저에게 집중해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지금 정헌 씨한테 집중하고 있는걸요.”
“저는 한정헌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아는 그 한정헌은 아닙니다. 이걸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같은 사람으로 보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요. 같은 사람이잖아요. 당신 한정헌인데.”
멍하니 정헌의 말을 따라 했다. 정헌은 진중하면서도 괴로운 표정을 했다.
“저는… 기억을 되찾고 싶지 않습니다.”
“……정헌 씨?”
그 말에 충격을 받아 눈을 크게 떴다. 연서의 말처럼 정헌의 무의식이 기억 되찾는 것을 방해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 그래서 일부러 정헌을 자극해왔다. 그런데 정헌이 그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있을 줄은, 게다가 이렇게 나에게 확실하게 말할 줄은 몰랐다.
“당신 앞에서 지금 이대로 존재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절… 곧 기억을 되찾을 한정헌으로만 보는 것이 질투 납니다.”
저 표정. 내가 아는 정헌은 저런 표정을 한 적이 없었다. 미묘하게 어둠에 사로잡힌 것처럼 괴로워하는 표정. 눈앞에 있는 나를 자신에게조차 양보하기 싫다고, 독점하고 싶다고 내비치는 수컷의 표정.
내가 아는 정헌은 둥글었다. 질투를 하고 소유욕을 비치긴 했어도 내가 정해놓은 선을 철저히 구분했다.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하면 십 년 동안 참았고, 갑작스럽게 이별을 고해도, 전남친과 단둘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말에도 결국에는 내 의사를 존중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천천히 다가오는 남자였다.
그런데 지금의 정헌은 그보다 절박했다. 모든 것을 처음 겪는 사람처럼 조급해했다. 아마도 이 모습 역시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십 년 동안 마음 앓이를 하면서 조금씩 혼자서 이 날카로움을 깎아나갔을 터였다.
“그러니 절 보면서 당신이 아는 한정헌을 떠올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고 있자, 정헌은 눈빛이 더럭 흔들렸다. 아까보다 초조해진 듯 입술을 깨물었다.
“제가 당신 마음에 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당신이 아는 한정헌보다 더 마음에 찰 수 있도록, 뭐든 노력할 테니까…….”
정헌의 눈에 심지가 굳어졌다.
“한정헌보다 저를 더 좋아해 주시면 안 됩니까?”
순간 오싹 흥분이 솟아올랐다. 그 사람보다 자기를 더 사랑해 달라고 간절하게 청하는 모습이 꼭 사랑하는 연인 몰래 만나는 내연남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꼭, 한정헌 몰래 한정헌과 바람피우는 기분.
기묘한 죄책감이 솟아오르는 동시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나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었으면서도 어느새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데, 과거의 자신에게 질투까지 하면서 내게 사랑을 달라고 갈구하다니.
나는 천천히 정헌에게 다가갔다. 정헌은 내 얼굴이 가까워지자 떨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표정으로 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아… 으응, 응.”
내 어깨를 쓰다듬는 것을 시작으로, 그가 정성스럽게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목덜미에서 귀로 이어지는 부분에 쪽쪽 입술을 맞췄다. 가슴을 입으로 물어서 잇자국을 내고, 다리의 모든 부분을 혀로 핥았다.
“송다비 씨, 여기가 좋습니까? 여기가 제일 좋은 건가요?”
정헌은 내가 어디를 만지면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내 몸의 떨림과 신음 소리에 모든 신경을 쏟고 머릿속에 입력했다. 그의 눈에서 익숙한 학구열이 불타오르는 것을 발견한 나는 속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다리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간 정헌이 손가락으로 음핵을 건드렸다. 정헌과 섹스를 할 때는 늘 그랬지만 나는 이미 흠뻑 젖은 상태였다.
“응, 으응… 으흐읏.”
그는 엄지로 음핵을 자극하면서 무르게 젖어서 풀려 있는 질 입구를 다른 손끝으로 꾹꾹 눌러 애무했다. 눈을 들어 내가 흥분하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눈빛을 보자 욕정으로 아랫배가 꾹 당겼다.
“빨아줘요.”
정헌이 너무나 예뻐 보여서 나는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지분거렸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는 표정을 짓더니 곧 내 말을 따랐다. 고개를 내려 은밀한 곳 전체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혀를 이용해 음순을 핥아 올리고 음핵을 소리 나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벅차오르는 쾌감에 고개를 뒤로 꺾었다.
“아, 아아, 으응, 앗!”
나도 모르게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정헌은 내가 반응하는 것이 기쁜지 미소 지은 눈매로 나를 흘끗 올려다보더니 다시 입으로 집요하게 애무하는 것에 집중했다. 오싹한 쾌락이 몸을 잠식하며 안쪽이 온통 흠뻑 젖어 들었다.
나의 욕망이 비뚤어진 곳으로 치닫고 있었다. 서툴고 순종적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낯설어하는 정헌이 나를 자극했다. 정헌에게만 나타나는 나쁜 버릇이 고개를 들었다. 엉망으로 자극하면서 괴롭히고 싶어 하는 버릇.
그가 당황하는 표정이 보고 싶었다. 나는 눈을 빛내며 손을 뻗어 침대 옆에 두었던 상자를 더듬어 열었다.
“정헌 씨.”
“예?”
“아까 뭐든지 노력하겠다고 했었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상자 속에서 딜도를 꺼냈다. 초심자가 사용하기 적합한 작고 슬림한 물건도 있었지만, 이 딜도는 우리의 추억이 얽힌 커다란 사이즈였다. 나는 그 딜도를 만지작거리며 아주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이거 당신한테 넣어 봐도 돼요?”
정헌이 그대로 굳었다.
“당신이 나한테 넣는 것처럼 나도 당신한테 넣어보고 싶거든요.”
“그… 그걸 제게 넣는단 말씀입니까?”
“남자는 안에 전립선도 있어서 뒤쪽으로도 느낄 수 있대요. 처음은 아프고 이상하겠지만 몇 번 해보면 적응이 될 거예요.”
“그… 그렇지만….”
“뭐든지 다 하겠다면서요? 거짓말이었나요?”
“…….”
“조금만 참아요, 넣을 테니까.”
나는 금방이라도 넣어버릴 것처럼 딜도의 끝을 정헌의 엉덩이 사이로 가져다 댔다. 위이잉, 하고 딜도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아주 짧은 순간 정헌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얼어붙은 채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 가여운 얼굴을 본 순간 웃음이 터졌다.
“아하하, 장난이에요. 뭘 그렇게까지 놀라.”
정헌의 뺨이 움찔 튀었다. 진심이 10%쯤 섞여 있기는 했지만 정말로 장난이었다. 아무리 나라도 겨우 며칠 전에 처음으로 섹스를 접한(실제로는 아니지만) 사람에게 젤도 하나 없이 애널 플레이를 제안할 만큼 양심이 없지는 않았다. 그저 놀라서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나에게 놀림당한 것을 깨달은 정헌은 야속하다는 눈빛으로 내 눈을 쳐다보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기억을 잃기 전의 정헌이라면 어땠을까? 내가 그에게 삽입하고 싶다고 말을 꺼내면, 난처해하면서도 며칠 고민해보고 내 말을 순순히 따라주었을 것 같았다. 정헌은 나와 어울리면서 성인용품에 익숙해졌고, 끝도 없이 솟아오르는 나의 성욕에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무엇보다 그는 나의 섹스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일에 대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쪽’ 한정헌은 달랐다. 나에 대해 아무 면역이 없었다. 그는 내가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그게 오히려 나를 자극했다.
흥분이 극에 달한 나는 그의 몸을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정헌을 나와 벽 사이의 좁은 틈에 가두어 그가 뒤로 도망칠 수 없게 하고 두 다리를 벌렸다.
“예쁘네요, 정헌 씨.”
정헌의 입술과 뺨 위에 쪽쪽 입을 맞추었다. 입술을 부드럽게 빨아들이며 다독이자 정헌의 몸에서 힘이 조금 빠져나갔다. 그가 내 몸을 껴안으면서 다가왔다.
며칠 전만 해도 제 몸에 손대지 말라고,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쌀쌀맞게 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랬던 남자가 지금은 이렇게, 다리를 벌리고 있다. 커다란 정복감과 함께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비정상적인 크기의 흥분이 밀려왔다.
나는 언제 봐도 감탄이 흘러나올 만큼 커다랗게 일어서 있는 그의 페니스를 붙잡았다. 그리고 허리를 움직여 내 안으로 천천히 집어넣었다.
“아, 아아… 음… 송다비 씨…….”
정헌은 녹아내리는 것 같은 목소리로 신음하면서 내 목덜미에 코를 대고 숨을 들이마셨다. 빠듯하게 안을 꽉 채우는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아까부터 흠뻑 젖어 있던 질 속에서 그의 페니스는 위용을 과시하며 요동쳤다.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있는 힘껏 쿵쿵 짓찧으며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 아읏, 아, 아!”
등 뒤는 벽이었다. 오로지 나에게 안기는 것 외에 정헌에게는 아무 선택지가 없었다. 그의 커다란 몸이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내 몸에 매달렸다.
힘을 주어서 나의 질로 그의 성기를 꽉 쥐어짰다. 그의 몸이 파르르 떨리며 하반신이 내 안에서 불끈 튀어 올랐다. 그 감각을 만끽하면서 고개를 꺾으며 정헌의 입술에 키스하고 세차게 빨아들였다.
“아, 으응, 아, 정헌 씨, 좋아요. 더 세게 해줘요, 으응.”
“소, 송다비, 씨, 다비 씨, 아흑, 아윽!”
정헌이 거칠게 신음하면서 나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쾌락을 위해 스스로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내 안에 새겨놓는 것처럼, 난폭하게 허리를 콱콱 올려쳤다. 정헌은 지금 자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정말로 강렬한 움직임이었다.
마치 발정하는 동물처럼. 이성을 잃어버린 채로 있는 힘껏.
커다랗고 묵직한 몸으로 자비 없이 쑤셔대는 허릿짓에 나는 곧 용량 초과의 쾌감이 찾아온 것을 느꼈다. 정헌 역시 마찬가지였다. 절정 직전의 표정으로 내 얼굴 위에 입을 맞추고 있었다.
“아, 아아!”
“하아, 흐윽!”
나는 허리를 뒤로 꺾었다. 마침내 찾아온 쾌감은 눈앞이 하얗게 표백될 만큼 커다랗게 터졌다. 정헌 역시 나와 같은 시간에 도달했다. 그는 몸에 뜨겁게 번지는 여운을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두 눈을 질끈 감고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아……다비 씨….”
정헌은 사정 후에도 한참을 헐떡거렸다. 하반신에 관성이 붙은 것처럼 멈추지 않고 천천히 움직였다. 뜨겁고 끈적한 액이 부딪치는 소리가 질걱질걱 울리며 정헌이 경련하듯 몸을 잘게 떨었다.
정헌의 눈에 쪼듯이 키스를 했다. 정헌의 온몸은 심장이 된 것처럼 펄떡거리면서 박동하고 있었다. 그는 태어나서 이런 쾌감은 처음이라는 표정으로 내 몸을 꽉 끌어안았다. 절대로 놓지 않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