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7/55)

챕터 6. 소음에서 자유롭고

* * *

몸과 정신이 함께 날아갔다가 돌아오기를 여러 번, 나는 기진맥진해 축 늘어진 채였다. 내가 꾸물꾸물 정헌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자 몸을 끌어안고 있던 정헌이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불편하십니까?”

“네. 좁잖아요. 아무리 대형차라도 앉으라고 만든 뒷좌석에 성인 두 사람이 누워 있기는 좀 무리가 있죠.”

“안 그래도 차를 바꿀 때가 됐습니다.”

“뭘 또 그렇게 극단적으로? 잠깐만 놔줘요. 옷 좀 걸쳐 입을게요.”

“싫습니다.”

정헌은 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쓰다듬어대는 통에 살이 닳겠다.

빠져나오려고 꿈지럭거렸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 대신 또다시 얼굴에 키스 세례가 퍼부어졌다. 입술이 닿을 때마다 가슴 안쪽이 간질간질해 몸 안에서 재채기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단 말이에요.”

투정하자 그제야 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방금 섹스가 얼마나 좋았던지 몸이 다시 태어난 것처럼 활기가 돌았다. 몸 안쪽에 찌들어 있던 불만족스러운 피로감이 싹 사라진 기분이랄까.

하지만 동시에 너무 격렬했던 탓에 온몸이 뻐근했다. 내 몸은 그가 넣어준 활기를 다 받아들이기엔 그릇이 작았다. 나 원래 체력이 이렇게 없었나.

“운동을 시작해야겠어요.”

“그럼 같이 하시죠.”

“아뇨, 정헌 씨는 하지 마세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은 듯 정헌은 멀뚱한 얼굴을 했다. 내가 그를 너무 과소평가했었다. 그래 그런 걸 참고 있었단 말이지. 거기서 더 세지면 누굴 죽이려고.

그런데 나 너무 좋아서 정신을 아예 못 차렸는데. 혹시 소리가 들리거나 누군가 보진 않았을까. 몸을 일으키고 차창 바깥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모두 잠든 어두운 새벽이었고 바다의 파도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곳이라 소리가 새어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내가 바깥을 살피는 것을 보고 불안해진 건지, 정헌의 시선이 나를 쫓았다. 내가 우리 관계를 들킬까봐 그런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아니, 그야 회사 워크숍 와서 카섹스하는 걸 들키면 사회생활 끝인걸?)

어쨌든 그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몸을 나누었지만 아직 우리 사이에는 이름이 없었다. 나는 기쁘게 명찰을 달아주기로 했다.

“정헌 씨, 혹시 못 보셨어요?”

“네? 뭘요?”

“제 남자친구요.”

뻔뻔하게 툭 뱉었다. 나를 따라 창밖을 내다보던 정헌이 지금 이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뚝 굳으면서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생글 눈을 접어 웃으면서 그의 팔을 잡았다.

“여기 있었네.”

“…….”

“여기 있는 줄도 모르고 한참 찾았잖아요. 어디 갔다가 이제 왔어요?”

이 정도 연기력이면 아무래도 이제 슬슬 데뷔를 해도 될 것 같아. 시치미를 떼고 애교스럽게 팔을 흔들었다.

얼어 있던 정헌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가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덥석 나를 끌어안았다. 예상했던 반응이어서 조금 웃었다. 정헌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를 맞닥뜨린 사람처럼 어쩔 줄을 모르며 목을 울렸다.

“제가 정말 다비 씨 남자친굽니까?”

“당연하죠,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싫어요? 계속 파트너 할까요?”

“아뇨 절대. 무조건 남자친구 하겠습니다.”

그가 칼처럼 단호하게 말하며 놓지 않으려는 듯 팔에 힘을 주었다. 그 품 안에서 행복해하다가 아까 겨우 여기서 빠져나왔다는 것을 떠올렸다. 살짝 밀어 보았지만 정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가 내 귓가에 달콤한 한숨을 흘렸다.

“떨어지기 싫습니다.”

“음, 그러면 계속 이렇게 안고 다닐까요. 내일 아침에 사람들 앞에서도 이렇게 짜잔 등장하는 거죠.”

“네, 좋습니다.”

“내가 말을 말아야지.”

진지하게 괜찮은 방법이라고 중얼거리는 정헌을 내버려 두고, 차 안의 시계를 확인했다. 곧 해가 뜰 시간이었다. 들어가야 할 텐데. 혹시라도 인경 씨가 깨어나면 어딜 갔나 이상하게 생각할 텐데.

하지만 사실 정헌에게서 떨어지기 싫은 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음이 이어져 있는 포옹은 섹스만큼이나 좋았다. 마음이 흐물흐물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부비적거리면서 그의 품을 파고들자 정헌은 고개를 숙여 내 이마에서 관자놀이, 뺨으로 이어지는 곳에 입술을 대고 핥기 시작했다. 그의 아래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느꼈을 때에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배터리 대체 뭘로 만들었길래 이렇게 충전이 빨라?

“아쉽지만 이제 일어나야 될 것 같아요. 자리를 비운 걸 들키기 전에요.”

“…워크숍에서 공적인 스케줄은 다 끝난 걸로 아는데 이대로 서울로 가면 안 되겠습니까.”

“동료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이 남아 있잖아요.”

“지금 다비 씨랑 친목을 제일 도모하고 싶은 사람은 접니다.”

“그건 나도 그렇지만… 우리 일하러 온 거잖아요.”

“…그럼 십 분만 더.”

정헌이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흐트러진 내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빗어주었다. 그 참에 나는 하고 싶었던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우리 일단은 회사 사람들한테 비밀로 하는 게 좋겠어요. 들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공적인 공간에서 나서서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사람들이 알면 회사 안에서 같이 일할 때도 불편할 것 같고.”

“…….”

그는 탐탁찮다는 표정으로 눈썹을 들어 올렸지만 내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아는지 반대의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나는 사실 비밀로 연애하는 거 짜릿하기도 해요. 스릴 있잖아요.”

“…다비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제야 정헌이 겨우 승낙했다. 대신 뭘 잘못한 것도 아니니 만에 하나라도 들키는 상황이 오면 그때는 거짓말하지 말고 얘기를 하자고 당부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마로 쏟아져 내려온 그의 앞머리를 만지작만지작 지분거렸다.

“…궁금한 게 있는데요.”

“네.”

“정헌 씨는 교수 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게 오래 공부했으면 연구 계속하고 싶었을 거 아니에요.”

“예전에는 그게 꿈이었죠. 학교에 있을 때는 그랬습니다.”

“그럼 T대 교수 정말 좋은 기회인 거잖아요? 그거 혹시 나 때문에 포기한 거예요?”

“정말 원하는 걸 얻게 된 것을 포기라고 부르진 않죠.”

“그래도… 후회하지 않겠어요?”

나는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평생의 꿈일 수도 있는 좋은 기회를 이 사람은 나 때문에 놓친 건 아닐까.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정헌이 부드럽게 손을 잡았다.

“새로운 꿈이 생겼으니 괜찮습니다.”

“새로운 꿈이라는 게 뭔데요?”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수십 번씩 말하던 그가 새삼스레 눈가를 붉혔다. 혹시? 쓸데없이 그런 쪽의 눈치만 빠른 나는 그게 뭔지 알 것 같았지만 모른 척했다. 사실 연애를 막 시작한 남자들이 영원한 미래, 결혼으로 얽히는 사랑을 원하는 것은 뭐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첫 연애니 오죽하겠어? 애정표현의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넘겼다.

“이제 8분 남았어요. 정헌 씨는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요?”

“10분만 더 같이 있으면 안 됩니까?”

“무슨 노래방 시간 추가도 아니고.”

웃어넘기려는데 그의 눈동자가 방금 전까지와는 달랐다. 촉촉하고, 일직선이고, 의미를 잔뜩 담고 있는 수컷의 눈. 설마 싶어서 아래로 시선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언제 또 이렇게 됐어요? 우리 진지한 얘기 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이야기의 주제와는 딱히 상관이 없는 거 같습니다.”

“알았어요, 내 목소리 탓이다 이거죠? 아무래도 이젠 수화를 배워서 써야 될 것 같아요.”

“그러지 마세요.”

이야기의 끝에는 웃음과 키스가 섞였다. 마지막, 진짜 마지막을 여러 번 외치면서 몇 번이나 입술을 겹쳤다.

* * *

월요병이 사라졌다.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워크숍에 돌아온 정헌에게 사람들이 사과했다. 사과를 받아들이는 그의 얼굴이 여전히 무표정해서 다들 정헌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나만 알고 있었다. 정헌이 그런 건 조금도 개의치 않고 있으며, 지금 무척이나 기분 좋은 상태라는 것을.

워크숍 내내 그는 한 발짝 뒤에서 시선으로 나를 따랐다. 그리고 모두들 정헌의 차가 불편하다면서 타고 싶지 않아 해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 혼자 탔다. 즐거운 드라이브와 함께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함께 있는 동안 정헌은 끊임없이 애정공세를 퍼부었고 나의 애정에 일일이 감격했다. 마치 초콜릿처럼 달달하고 진한 사랑에 몸을 푹 담근 기분이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밝게 인사하면서 사무실로 들어섰다. 사람들도 인사를 건넸다. 자기 자리에 앉아 있던 정헌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귀를 쫑긋 세우는 충성스러운 개처럼. 눈이 마주쳤다. 난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게 미소 지었다. 그의 눈 역시 둥글게 휘어지는 것이 보였다.

간질간질한 만족감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크, 워라밸 최고다.

일을 하면서는 내내 표정관리를 했다. 참으려고 해봐도 눈앞에 정헌이 돌아다니니 자꾸만 웃음이 나오고 얼굴이 풀어지려고 해서 혼났다. 이러다간 일주일도 안 돼서 들켜버리겠네.

“한 박사님 2차 기한까지는 맡아주실 모양이더라고요. 지금처럼 프로젝트 사무실에 상주하지는 못하지만 연구동 일이랑 동시에 진행하신대요.”

점심을 먹으면서 팀원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고 있었던 얘기였지만 처음 듣는 척했다. 지금처럼 매일매일 얼굴을 보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기한이 연장된 건 정말 다행이었다.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정헌과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오랜만에 본래 사무실인 해외영업 부서가 있는 5층엘 내려갔다.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일이라 받아온 파일을 넘겨보며 부지런히 걸었다.

다들 사무실로 들어가 있어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나가는데 복도 끝에 익숙한 등이 보였다. 정헌이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부를까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그만두기로 하고 잠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그 순간 뭘 느끼기라도 한 건지 거짓말처럼 그가 돌아섰다.

눈이 마주쳤다. 오히려 내가 놀라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나를 발견한 정헌은 그들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손짓을 하고는 내가 있는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난 재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근처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동료들이 문으로 들어가 사라진 것을 보고 얼른 정헌의 손을 잡아채 잡아당겼다.

정헌을 끌고 간 곳은 비상계단이었다. 쿵, 계단으로 통하는 문을 닫자마자 나는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정헌은 아주 쉽게 끌려왔다. 눈을 감고 그 입술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술을 부딪쳤다.

내 갑작스러운 행동에 말문이 막힌 표정으로 서 있는 정헌의 입술에 묻은 립스틱을 엄지로 슥 쓸어 닦아주었다.

“미안해요. 정헌 씨 뒷모습이 너무 자극적이라.”

넥타이를 놓아주고 옷깃을 정리해 주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얼굴로 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이번에는 그가 내 손을 잡고 세게 당겼다.

나는 순식간에 벽으로 밀어 붙여졌다. 정헌의 입술이 빠르게 다가와 맞물렸다. 심장 소리가 쿵, 쿵, 계단까지 들릴 것 같아 그의 옷자락을 꽉 쥐었다.

정헌이 내 뒷목을 잡고 끌어당겼다. 키스가 보다 급하고 진해졌다. 그는 마치 물속에서 산소를 찾는 사람처럼 갈구하듯이 내 호흡을 집어삼켰다.

아직 근무 시간인 회사 안이니까, 농담처럼 지나가는 가벼운 버드 키스를 생각하고 저질렀던 일인데 이 정도로 정헌을 흥분시킬 줄은 몰랐다. 그는 눈을 꽉 힘을 주어 감고 키스에 열중하고 있었다. 천천히 혀를 내밀어 그의 혀를 문질렀다.

“으응, 하아.”

그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느끼고 말았다. 몸을 파르르 떨면서 정헌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바짝 붙어온 정헌의 혀가 입천장의 오목한 부분을 나붓하게 문질렀다. 그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는 내가 뱉어내는 모든 소리를 자신의 것으로 하려는 사람 같았다.

미치겠네. 퇴근 시간까지 이러고 있고 싶어.

나도 모르게 그의 셔츠 단추를 풀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허둥지둥 정헌을 밀어냈다. 마침내 떨어진 그의 눈이 반쯤 감겨 있었다. 키스에 넋을 잃은 정헌의 표정이 또 몸을 동하게 만들어서 얼른 고개를 흔들어 잡생각을 쫓아냈다.

“너무 자극하지 말아요. 낮부터 나 건드리면 정헌 씨 큰일 나요.”

“그 큰일 꼭 나고 싶은데요.”

“진짜 쓰러지게 섹시한 큰일인데요?”

“…저 이번 달 반차 남았습니다. 쓰러지면 휴가 내겠습니다.”

정색처럼 진지한 대꾸에 웃어버렸다. 귀여운 말을 자주 한다니까. 왜 예전에는 이게 귀엽다는 걸 몰랐지? 왜 또라이 같다고만 생각했을까? 립스틱이 선정적으로 번진 그의 입가를 손으로 문질러 닦아주면서 얼렀다.

“이제 돈 벌러 가야겠다. 많이 벌어야 우리 남자친구 맛있는 것도 사주죠.”

정헌은 남자친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의 입매가 위로 솟구치는 것을 흐뭇하게 보면서 매무새를 정리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작게 중얼거리며 내 뺨에 쪽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뽀뽀를 못해보고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정헌의 반경 30cm안에만 들어가면 무조건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마치 어린 아이가 소중하게 아껴 먹는 사탕이 된 것 마냥.

뽀뽀세례를 받으며 허리에 손을 둘렀을 때였다. 갑자기 끼익, 쾅!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황급히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다행히 우리가 달라붙어 있었던 5층의 비상계단 문은 아니었다. 비상계단은 1층부터 꼭대기까지 통으로 이어진 구조라, 한 층 위에서 누군가 통화를 하는 듯 아니 부장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억울한 목소리가 들렸다.

난 얼른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쉿, 하면서 살금살금 5층의 문을 열었다. 이따가 봐요, 입모양으로 말하자 정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편지 봉투에 마지막으로 인장을 찍듯이 입술을 앞으로 내밀고 쪽, 뽀뽀하는 시늉을 했다. 정헌의 얼굴에 웃음이 확 번지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소리를 죽이고 문을 쏙 빠져나왔다.

아, 연애란 건 정말 좋은 거야.

간질간질한 느낌이 손끝까지 꽉 차올라서 실실 웃으면서 날아갈 듯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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