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화 (26/55)

* * *

“앗, 잠깐만, 잠깐만요 정헌 씨.”

나는 가볍게 저항했지만 그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정헌의 차 뒷좌석에 함께 앉아 있는 중이었다. 아니 앉아 있다고 표현하긴 그렇지, 그 사람에 의해서 지금 막 눕혀지려는 상황이었으니까.

결국 시트에 등이 닿았다. 정헌은 내 얼굴과 귀와 목덜미에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키스를 퍼부었다.

평소의 한정헌이 아니었다. 끈이 끊어진 사람처럼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입술로 이빨을 숨겨 귓바퀴를 깨물고 목덜미를 핥아 내렸다. 야하고 자극적이고 그렇지만 다정하고.

“흐으…윽, 아핫… 정헌 씨이… 하읏.”

정헌이 쇄골을 진하게 빨아들이자 나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갔다.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어딘지 위험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입고 있던 카디건을 젖히고 상의인 니트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니트 역시 몸에서 벗겨져 나갔다. 이제 위에 남은 것은 브래지어뿐이었다.

그가 숨을 들이마셨다. 방금까지 그렇게 다급하게 달려들었던 모습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정헌은 나의 몸을 앞에 두고 처음처럼 긴장했다. 천천히 손을 뻗어 솜사탕을 만지는 것처럼 가슴을 쓰다듬었다. 그런 접촉에도 몸이 움찔움찔 튀어 올랐다.

“다비 씨는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모든 곳이 다 예쁩니까?”

나를 내려다보는 정헌의 눈에서 감격이 뚝뚝 떨어졌다. 그 말이 기분 좋아서 내가 생글 웃자 당도가 더 깊어졌다. 그는 못 참겠다는 듯이 다시 몸을 숙이고 내 뺨과 입술에 쪽쪽 소리가 나게 키스를 했다.

“타고났어요. 태아 시절부터 예뻤을걸요.”

“진심으로 동의합니다.”

“뭘 그렇게 진지하게, 아! 잠깐만, 잠깐만요….”

“예뻐요. 너무너무 예뻐서 내 앞에 다비 씨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아직도 꿈 같고.”

존재를 확인하듯이 내 윗가슴에 키스마크를 남기면서 그가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꿈이라는 말을 듣자 나는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살짝 그를 밀어내면서 괜히 토라진 표정을 했다.

“정헌 씨 그동안 내 꿈 꿨나 보네요. 혹시 이상한 꿈 아니에요?”

“…네. 혹시 제 꿈에 등장한 게 기분 나쁘십니까?”

“무슨 꿈이냐에 따라 다르죠. 야한 꿈이면 좀 그렇고요.”

나는 그를 놀리기 위해서 최대한 뻔뻔하게 대답했다. 그동안 내 꿈에 마음대로 수십 번씩 혹사시켰던 절륜남 버전의 한정헌이 떠올랐다. 눈앞에서 절륜 정헌이 통탄하며 야 너 양심 없느냐는 표정을 했지만 모른 척 했다.

면역이 없는 현실의 한정헌은 갑자기 차가워진(물론 연기였지만) 내 얼굴을 보고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모르다가 입을 열었다.

“뭐든 숨기지 않기로 했으니까 말씀 드리겠습니다…. 다비 씨가 야한 종류의 꿈에 등장한 것은 맞습니다.”

“그럼 정헌 씨는 꿈속의 나로 자위했겠네요?”

“……손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불가항력으로… 잠에서 깨보니 그만.”

정말이지 장난치는 재미가 있는 남자였다. 어차피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대충 둘러대지 않는 그가 좋았다. 하늘이라도 무너진 양 심각한 얼굴로 몽정했다는 이야기를 천천히 털어놓는 이 사람이 너무 우습고 사랑스러워서 입술 양쪽이 올라가는 것을 애써 참았다.

그런데도 정헌은 심각한 얼굴로 내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그 표정이 묘하게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손을 아래로 뻗어 그의 아래쪽으로 향했다. 바지 속에서 이미 단단하게 서 있었다. 내 손이 그 끄트머리를 잡자 정헌이 짧게 신음했다.

“그럼 깨어 있을 때는요? 그때는 혼자서는 안 했어요?”

“으윽…. 안 했, 습니다.”

“왜요? 참은 거예요?”

“…저는 다비 씨 목소리가 없으면 서질 않습니다.”

그 말에 손을 뚝 멈췄다. 눈을 깜빡였다. 그거 참 이 남자를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희한하다고 해야 하나…. 한 박사 같은 남자가 십 년을 품어온 순애보란 가끔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하긴 뭐 이해 좀 못하면 어때. 이렇게 귀여운데.

“그렇구나…. 저는 했는데.”

담백하고 짧게 말했지만 내 목소리는 담뿍 젖어 있었다. 정헌의 눈이 커졌다. 내 손 안에 들어있는 그의 물건이 갑자기 두 배쯤 팽창했다.

바지 속의 페니스가 안쓰러워져서 버튼을 열고 지퍼를 내려주었다. 오랜만에 보니 원래 이만큼 컸었나 싶어서 놀라웠다. 엄지로 그 끝을 슥 쓸었다.

“나는 정헌 씨 생각하면서… 혼자 했어요.”

팽팽하게 선 그의 드로즈가 끈적하게 젖어 들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남은 그 얇고 탄탄한 천마저 아래로 끌어 내렸다. 위협적일 만큼 딱딱해진 것이 튀어나왔다.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오른손을 가지고 왔다. 페니스를 잡게 하고 그 위를 내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러니까… 정헌 씨도 해볼래요?”

정헌이 가쁜 숨을 내쉬면서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입술을 달콤하게 빨아들였다. 그의 흥분과 벅참과 경이로움 같은 것이 녹아 있는 진하고 풋풋한 키스였다.

혀가 얽히는 동시에 나는 천천히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단한 감촉에서 나오는 젖은 소리가 차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윽, 윽, 아, 흐윽.”

정헌의 신음이 이어진 입술을 향해 건너왔다. 숨결에서 바다 맛이 났다.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려 그의 손과 내 손을 적셨다. 그는 힘겨운지 몸을 떨었지만 나는 쉬거나 멈추게 두지 않았다. 오히려 문지르는 동작에 박차를 가했다. 더 잘고 더 빠르게.

“다비 씨, 이거 너무, 읏.”

그가 쾌감을 주체할 수 없는 얼굴로 고개를 쳐들었다. 그의 손가락 위였지만 성기의 단단한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뜨겁고 축축했다.

나는 엄지를 들어 그의 귀두 끝을 살짝 긁었다. 헉. 정헌은 열기가 느껴지는 낮고 거친 신음 소리를 냈다. 즐거워하는 건지 괴로워하는 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는 소리였다.

“으윽, 다비 씨, 저 이제 그만, 흣, 일부러 이렇게까지 해주시지 않아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기분 어때요? 좋아요?”

“흣, 으, 너무 자극적….”

정헌은 어떤 선을 넘을 뻔했는지 바르르 떨며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놓아주지 않고 더욱 힘을 주어 성기를 잡았다. 이번에는 가장 예민한 부위를 두 손으로 가두었다. 붉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은 더욱 희어졌다.

나는 손을 그대로 두고 정헌의 얼굴을 향해 다가갔다. 아 예뻐. 흥분으로 들뜬 얼굴에 촉촉 소리 나게 입을 맞췄다. 그는 정신없이 나를 쫓아 움직인다. 예쁘다. 예뻐 죽겠어. 너무 예뻐서 배 안쪽이 저릿저릿해졌다.

“으으… 읏.”

이제 정헌은 흥분에 젖어 내 손에 스스로 성기 끝을 문지르고 있었다. 위아래로 거칠고 불규칙하게 움직였다. 혼자 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숨 막히게 야할 줄이야. 그가 느끼는 모습이 너무 섹시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 몸에 전율이 돋았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정헌의 것을 입에 머금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정헌이 그답지 않은 강한 힘으로 나를 확 밀어냈다. 놀랐는지 헐떡이는 와중에도 눈이 커져 있었다.

“왜 그래요? 싫어요?”

“싫은 게 아니라, 어떻게 다비 씨가 그런.”

“뭐가 어때서요. 정헌 씨도 나한테 입으로 해줬잖아요.”

“그거랑은 다릅니다. 저는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쁘고 달갑게….”

“나도 똑같은데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정헌 씨가 좋으니까 하고 싶어요.”

좋아한다는 말은 정헌의 눈물 버튼이라도 되는지, 그는 또 눈가가 촉촉해졌다. 정헌이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이 멘 소리가 나왔다. 결국 그는 말로 하길 포기하고 나를 안고 시트에 눕혔다.

정헌이 나를 똑바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조금 색다르다. 애가 탄다는 듯이,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까워 죽겠다는 듯이 나를 살펴본다.

나보다 훨씬 연한 빛깔의 눈동자가 사막의 모래처럼 흔들렸다. 바람이 사구를 쓸어내리는 것처럼 사르르, 눈이 무너진다.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이런 것을 보고도 이 남자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바보지.

“사랑합니다.”

그때 정헌의 입에서 짐작만 하던 그 말이 갑자기 쿵 떨어져 내렸다.

마음은 확인했지만 이렇게 묵직한 발언이 예고도 없이 쏟아질 줄은 몰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사랑을 입 밖으로 말할 단계야? 우리가 벌써? 당황하는데 정헌 역시 당황한 기색이었다.

“아… 부담스러우시죠. 방금 저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갔습니다. 지금 이런 곳에서 벌써 그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저 혼자 감정이 너무 커서…. 이런 말은 근사한 곳에서 제대로 예행연습을 마치고 하려고 했는데….”

정헌이 어쩔 줄을 모르고 중언부언 말을 더했다. 평정심이 무너진 듯이 보였다. 어쩔 줄 모르는 모습까지 귀엽게 보이는 것은 콩깍지 때문이겠지.

나는 괜찮다고 말하듯이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눈썹 아래에 있는 작은 점을 쓸었다. 정헌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말해서 죄송하지만 진심입니다. 저는… 다비 씨를… 사랑해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

“제가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세련되게 전달이 될지 저는 도통 모르겠어서. 죄송합니다 다비 씨. 하지만… 말로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머리가 이상해질 정도로 다비 씨가 좋은데 이걸… 어쩌죠. 이런 감정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떤 방법을 써야 다비 씨에게 온전히 전달될까요?”

정헌이 초조해하면서 애틋하게 물었다. 우리 관계에서 이끌어주는 쪽은 대부분 나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질문의 답을 알고 있었다. 나는 기꺼이 가르쳐 주었다.

“…들어와서 얘기해 줄래요?”

“…….”

“나한테 들어와서… 마음이 전해질 때까지 얘기해 줘요.”

그가 이를 꽉 물었다. 급해진 몸짓으로 니트 치마를 벗겨 내리고 아까부터 젖은 지 오래였던 속옷 역시 끌어 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바지 주머니에 있는 콘돔을 꺼내 입에 물고는 한 번에 찢어서 페니스에 씌웠다. 그리고 그대로 다리를 벌리고 내 안을 향해 박아 넣었다.

“흑!”

익숙해질 수 없는 크기였다. 난 꿰뚫린 사람처럼 파르르 떨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정헌은 한 번 더 허리를 쳐올렸다.

그의 물건이 끝까지 밀고 들어왔다. 안이 꽉 차버린 기묘한 아픔에 젖어 있던 내벽이 우물우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헌이 꽉 눌러 참는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했다.

“오늘은 제가 인내심이 바닥이라 참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참긴 왜 참아? 내가 언제 참으래? 흥분으로 찌푸려진 얼굴로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정헌이 힘껏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흣!”

순간 눈이 크게 떠졌다. 그가 왜 경고했는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엄청나게 배려한 거였구나! 퍽. 퍽. 정헌은 내벽의 외양을 훑듯이 느리게 빠져나갔다가 힘차게 들어왔다. 그리고 끝까지 들어올 때마다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랑합니다.”

“아!”

“사랑, 하고 있어요.”

“으으, 흑! 흑! 아흑! 아아…앙! 앙! 잠… 잠깐… 아! 정헌 씨!”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

흥분이 고조되면서 그의 말이 조금씩 짧아졌다. 오늘의 섹스는 내가 그에게 가르쳐 주었던 모든 것의 총 집합체였다. 정헌은 나의 예민한 부위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으며 내 신음 소리를 기민하게 캐치하며 방향과 세기를 컨트롤했다.

퍽, 퍽, 퍽, 박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 힘이 너무 강해서 나는 시트의 끝으로 조금씩 밀려났다.

그가 내 골반과 엉덩이를 잡고 끌어당겨 단단하게 고정했다. 와중에 손짓이 다정했다. 그리고 다시 쳐올리기 시작했다.

“흡! 정헌 씨!”

“사랑해.”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지금까지의 그와 나누었던 섹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쾌락이 너무 강해서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정헌이 연신 속삭이는 사랑한다는 소리에 가슴 안쪽이 욱신욱신 조였다. 나는 마치 정헌처럼 청각이 예민해진 것 같았다.

그의 성기가 질 안을, 손이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의 손짓에 한 차례 감전처럼 짧은 쾌감이 발부터 머리까지를 질주했다. 허억, 나도 모르게 허리가 들리며 휘었다.

“하윽!”

“사랑해.”

정헌은 내 몸이 움찔움찔 떨리고 있는데도 나를 놓아주거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벌어져 있던 다리를 안으로 모으고 접어서 그대로 껴안고 다시 밀고 들어왔다. 자극되는 부위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쾌감이 터졌다.

“한 박, 아니 정헌 씨, 하윽! 조, 좋아요… 아앗! 아아, 앙!”

그가 긁고 지나간 자리에 아픔은 완전히 가시고 그 자리에 쾌락만이 남았다. 난 몸을 들썩거리면서 정헌의 등에 손톱을 박았다. 그러고 보니 나만 모든 옷을 벗고 있었고 이 사람은 옷을 하나도 벗지 않은 채였다. 그게 또 묘하게 자극적인 모양새라 입술을 물면서 그에게 매달렸다.

“으으으흣!”

순간 아주 길고 강하고 뜨거운 감각이 내벽을 때렸다.

“하, 아으으앙…!”

눈물이 핑 돌았다. 그렇게 밝히면서도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종류의 오르가즘이 뇌를 타고 온몸으로 흘러내렸다.

어떡해? 좋아! 미쳤나봐 너무 좋잖아! 야! 좋다 말고 뭐 쌔끈한 단어 없어? 이야호! 세상 사람들 지금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아요!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면서 디즈니 영화 속 난쟁이들처럼 춤을 추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 기쁨을 그저 숨과 신음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좋고 또 그저 좋았다.

나는 잠시 미래에 갔다 온 기분이었다. 먼 미래에 할머니가 되어서도 나는 이 섹스를 인생 최고의 섹스였다고 회상하고 있었다. (여기서 더 업데이트된다면 또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그런 섹스도 해봤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지 뭐어. 미래의 내가 만족스럽게 중얼거렸다.

온 몸에 터졌던 쾌감의 끝을 잡고 할딱이고 있을 때 정헌이 한껏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파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에 대고 다정하게 속삭였다.

“사랑해….”

그 말을 듣는 순간 핑글 돌았던 눈물이 부피를 넓혔다. 눈물이 맺혔다가 관자놀이를 향해 뚝 떨어졌다.

정헌이 그것을 발견하고 입술로 눌렀다. 그리고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달콤하게 미소 지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몸의 쾌락은 마음이 연결된 쾌락을 결코 이길 수가 없는 거구나. 완벽한 섹스 토이가 불완전한 인간의 물건에게 패배했음을 깨달았던 날처럼 나는 속으로 고요하게 중얼거렸다.

그날 밤 우리는 다시 갱신할 필요가 없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