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17)

***

"아, 아으······ 아, 디, 디에고 님······!"

디에고는 애절한 슈엘의 외침을 가볍게 묵살하고는 버둥거리는 그녀의 다리를 제 어깨 위에 올렸다.

그러고는 꼭 다물린 음순을 벌리고 그 안에 숨은 봉긋한 살점을 찾아내 집요하게 물고 빨았다. 그러자 생생한 쾌감에 시야가 점멸하는 것을 느끼며 슈엘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이, 이상······ 흣, 아······!"

준비라는 게 이런 행위일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는데!

슈엘이 넝마가 되어 바닥에 나뒹구는 제 옷가지를 보며 훌쩍였다.

"당연히 이상하겠지. 내가 네 보지 빨고 있는데 안 이상하면 그게 정상이겠어?"

애액이 줄줄 흐르는 질구를 보며 그가 만족스레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힘 빼 봐. 손 넣을 거니까."

"흡, 흐으······."

음부에서 입을 뗀 디에고가 천천히 제 손으로 질구 주변을 더듬거렸다. 엄지로 음핵을 살살 문지르며 중지를 구멍 안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 아으, 아······!"

"슈엘, 힘 빼."

"그, 그게, 흡, 마음대로······! 아, 안 되는······!"

조그마한 구멍이 벌어지고 기어코 디에고의 손이 슈엘의 안을 헤집고 들어갔다. 고작 중지 하나 넣었을 뿐인데 구멍은 힘겹게 벌어져 움질움찔 떨어댔다.

"큰일이네."

"흑, 왜, 왜요······."

"네 구멍 너무 좁아."

"흐윽······."

그가 내벽을 휘저으며 안쪽을 살살 긁어댔다. 그러자 슈엘이 교성을 내지르며 멋대로 허리를 휘었다.

"하윽, 아······!"

"그래도 느끼긴 잘 느껴서 다행인 건가."

찌꺽대며 내벽을 은근히 문지르던 그가 구멍을 들락거리며 다른 한 손으로 발딱 선 음핵을 함께 문질렀다.

그러자 슈엘은 난생 처음 느끼는 쾌감에 어쩔 줄 몰라 하며 교성 섞인 숨만 마구 내지를 뿐이었다.

"흐아, 아, 아응······ 시, 싫어······!"

생소한 감각에 그녀가 허리를 마구 비틀며 버둥거렸으나, 디에고에게 붙잡힌 몸뚱이는 제대로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뻐끔거리며 제 손을 물고 있는 그녀의 음부를 보던 디에고가 중얼거렸다.

"좆 하나만 넣어 볼까?"

"네, 네?"

좆 하나라니. 사람이 그럼 당연히 좆이 하나지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 가!

당황한 슈엘이 바보처럼 그를 바라봤다. 순간 머릿속으로 그가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좆도 인간이랑 다르게 생겼거든

설마! 다르게 생겼다더니 그, 그게 한 개가 아닌 걸까?

슈엘의 눈가에 물기가 그렁그렁 맺혔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런 흉측한 물건이 한 개가 아니라니!

디에고는 그녀의 속도 모르고, 천천히 바지 앞섶을 풀었다. 순간 슈엘은 쿵쾅거리는 심장과 함께 마른 침을 삼켰다.

그의 바지 앞섶에서 과연 얼마나 끔찍한 물건이 튀어나올지,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디에고가 천천히 드로어즈를 젖히고 그 안에서 제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 순간이 마치 억겁의 시간처럼, 슈엘은 아주 느리게만 느껴졌다.

마침내 그가 제 것을 쥐어 꺼낸 순간······.

"꺄아악-!"

두 개다.

정말 좆이 두 개.

***

슈엘은 곧장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디에고가 그녀의 뺨을 톡톡 건드렸다.

"왜 눈 감아."

"미, 미쳤나 봐요! 어떻게 그런 게 두 개나······."

"그래도 봐야지. 네 보지에 들어갈 건데."

그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러나 디에고의 다리 사이에 달린 묵직한 것의 존재감은 결코 슈엘을 시큰둥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참 비명을 질러대던 슈엘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러다 조금 진정된 건지 다시금 힐끔 눈을 떴다. 그러고는 아주 천천히 디에고의 다리 사이로 시선을 옮겼다.

"으아······."

다시금 그것과 마주한 슈엘은 울먹거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그거······ 그거 어떡해요?"

"뭘 어떡해."

"두, 두 개······."

"둘 다 네 구멍에 넣겠지."

"그, 그걸 어떻게 두 개나······ 저, 전 못해요, 못해요, 절대······."

위, 아래로 나뉜 두 개의 성기는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탁한 액을 뱉어내고 있었다.

게다가 생김새도 이상하다.

위에 달린 성기는 매끈한 인간 남자의 기둥과 달리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징그러운 핏대가 잔뜩 튀어나와 있었고, 아래의 성기는 돌기가 잔뜩 돋아나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저 두 개를 제 아래에 넣는다니.

"저, 절대 못 해······."

슈엘이 훌쩍이며 고개를 마구 가로저었다.

"이거 먼저 넣어 보자."

그러거나 말거나 디에고가 징그럽게 생긴 제 좆기둥을 쥐고 슈엘의 구멍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두툼한 귀두가 푹 젖은 질구에 닿았다. 단단하고 뭉툭한 촉감이 낯설었다. 손가락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크기였다.

'역시 안 들어가······!'

하나도 어려울 것 같은데 두 개라니! 슈엘이 울먹이며 버둥거렸다. 그러자 디에고가 작게 혀를 차며 말했다.

"쉬이, 얌전히 있어."

어르고 달래도 슈엘이 못 하겠다며 난리 치자, 디에고의 등 뒤로 촉수와 비슷하게 생긴 시커먼 마물의 신체가 뻗어져 나왔다. 그것들은 슈엘의 양 발목을 잡고 한껏 벌려 젖혔다.

당장 그녀를 죽이지 않고 살려두고 있단 한들, 디에고는 마물이었다. 싫다고 엉엉 우는 슈엘의 사정을 봐주며 공감해 줄 만큼 감수성이 풍부하지 않았다.

물론 그러한 이유로 슈엘에게 매몰차게 구는 건 아니었지만······.

시선의 끝에 존재하는 다리 사이를 응시하며 디에고가 작게 웃었다. 음란하게 뻐끔거리는 저 자그마한 질구에 제 좆을 욱여넣고 마구 쑤시고 싶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흡, 시, 싫어······ 시, 싫어요, 디, 디에고 님······!"

그러나 촉수들에게 붙잡힌 탓에 다리를 오므릴 수도, 저항할 수도 없었다. 뭐 애당초 저항한들 소용도 없을 테지만.

헐떡이며 울어대는 그녀를 무시한 채, 툭 불거진 주먹만 한 귀두가 천천히 슈엘의 구멍을 찌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윽, 아······!"

비좁았던 질구가 한껏 벌어지기 시작했다. 연분홍빛 구멍은 발발 떨며 저를 범하러 오는 좆을 오물오물 집어삼켰다.

"하으, 으, 으응······."

"하, 씹······."

그녀의 안에 좆을 찔러 넣던 디에고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슈엘, 네 보지 존나 좁아."

팔뚝만 한 것을 저보다 한참 조그마한 인간 여자애에게 쑤셔 넣었으니, 좁지 않은 게 이상할 것이었다.

슈엘이 괴롭다는 듯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으나, 열락에 젖은 디에고는 그녀의 고통을 알아주지 못했다.

녹진하게 젖은 끈적하게 좆을 감싸는 속살의 감촉에, 당장이라도 이성이 날아갈 것 같았다. 참다못한 디에고는 기어코 좆을 뿌리까지 밀어 넣었다. 그가 침입할 수록 내벽을 스쳐 지나가는 우둘투둘한 기둥의 감각이 아찔하게 슈엘을 덮쳐왔다.

버거운 삽입감에 정신 차리기도 힘들었다. 그런 그녀의 사정도 모른 채, 디에고는 제 것을 꽉 깨문 슈엘의 음부를 보며 작게 읊조렸다.

"······남은 좆도 넣고 싶어."

그 말에 슈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절대, 흡, 흐윽, 절대 안 돼요-!"

그러고는 거의 비명 지르듯 외쳤다. 지금도 죽겠는데 저 미친 좆대가리를 어디에 또 넣는단 말인가.

그랬다간 제가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어차피 나 발정 나면······."

말을 잇던 디에고가 오물거리는 구멍을 보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두 개 다 쑤셔 넣을 건데."

"그, 그래도······ 흡, 그래도요······."

"안 아프게 할게."

"저거로 어떻게 안 아프게 해요!"

슈엘이 울먹이며 버겁다는 듯 헐떡였다. 그러자 디에고가 그녀를 품에 안고 답지 않게 다정히 등을 토닥였다.

"힘 좀······ 빼 봐."

"힘을······ 흑, 어떻게 빼요."

아래에 이런 게 박혀 있는데.

그녀가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는 죽겠다는 듯 디에고를 올려다봤다. 그러나 그 시선에 오히려 디에고는 욕정 한 건지 안 그래도 커진 성기가 더욱 부풀었다.

내벽에서 팽창하는 그의 것을 느끼며 슈엘이 살짝 미간을 구겼다.

뿌리까지 찔러 넣어졌던 것이 천천히 몸에서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잠시.

묵직한 것이 다시금 속살을 가르고 찔러 넣어졌다.

"하윽······!"

그러자 찌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투명한 액이 그와의 교접점 사이로 흘러나왔다.

"좆질 해 달라고 보지 조이는 거야?"

거의 반쯤 풀린 듯한 눈으로 읊조리는 디에고를 보며 슈엘이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흑, 그럴 리가요······."

버둥거리던 그녀가 디에고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러자 디에고가 몸을 바싹 붙이며 슈엘의 골반을 쥐고 점점 허릿짓의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흡, 흐아, 아으······!"

큼직한 것이 내벽에 비벼지는 게 아찔했다. 아랫배가 간질간질한 감각을 느끼며 슈엘이 버둥거렸다.

그러나 저를 붙잡고 있는 마물의 신체 탓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하으, 읏, 아······!"

그녀가 허리를 들썩이자 기다렸다는 듯 큼직한 손이 슈엘의 음부를 더듬거렸다. 그러다 기어코 갈라진 살 틈으로 손을 욱여 넣고, 붉게 익은 음핵을 사정없이 짓뭉갰다.

"흐아······ 아, 제, 제발······!"

"제발, 뭐?"

"하, 하지, 흑, 하지 마······!"

"어쭈, 이젠 막 말도 놓네?"

디에고가 고개를 비뚜름히 젖히며 뽑아냈던 좆을 다시금 꽂아 넣었다. 속살에 푹, 푹, 처박히는 찌릿한 감각에 슈엘이 몸을 벌벌 떨며 눈물만 흘렸다.

"흑, 흐윽······."

"아파?"

그 물음에 잠시 고민하던 슈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아프지는······ 흑."

"그럼 하나 더 넣자."

"아 자, 잠시, 잠시만요······!"

슈엘은 제가 말실수했음을 깨닫고 다급하게 외쳤으나 디에고가 더 빨랐다. 귀두가 흉측하게 세개나 있는 돌기투성이 두번째 성기가 곧장 슈엘의 뒷구멍에 비벼졌다.

"아, 아으······."

성기는 알 수 없는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그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낄 새도 없이 두 번째 성기가 가차 없이 슈엘의 구멍을 비집고 처박혔다.

"아흑······!"

슈엘이 숨을 헐떡였다. 허리가 절로 젖혀지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세 개의 귀두가 속살을 긁으며 들어오는 게 낯설고 생소했다. 게다가 표면에 돋아난 울퉁불퉁한 돌기들도 그녀로 하여금 제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반쯤 정신 놓은 듯한 디에고는 슈엘이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두 번째 좆을 찔러 넣은 순간 더욱 거친 숨을 토하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슈엘의 몸을 제 품에 꽁꽁 가두고는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러안은 뒤, 한껏 움찔거리는 앞 뒤 구멍에 난잡할 정도로 좆을 푹, 푹, 쑤셔 댔다.

"하윽, 으······! 으으······!"

슈엘의 몸을 결박시키고 있던 마물의 신체들이 사라지고, 대신 거구의 디에고가 그녀를 깔아뭉갰다.

슈엘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저항했으나, 당연히 디에고는 눈도 꿈쩍 않았다.

한껏 벌어진 구멍에 흉측한 물건이 두 개나 처박혀 미친 듯이 왕복했다.

"흡, 흐아······ 사, 살려······!"

어마어마한 좆들이 동시에 깊은 곳을 쑤시고 들어올 때면, 숨이 절로 헉 들이마셔 지며 시야가 점멸하는 것만 같았다.

그녀가 끅끅거리며 젖은 신음을 토했다.

귓가에 나른하게 속삭여지는 디에고의 숨결마저 미웠다.

"큿······ 이 정도로 안 죽어,"

디에고가 내벽을 마구 헤집어대며 읊조렸다.

"하, 돌아 버리겠네."

잠시 상체를 일으킨 디에고가 비쩍 마른 그녀의 다리를 저 어깨에 걸쳤다. 그러자 더욱 깊은 곳까지 성기가 찔러 넣어지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래를 가득 채운 삽입감에 슈엘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눈물만 끊임없이 흘렸다.

"흡······ 흐끅······."

눈물과 침으로 엉망이 된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디에고가 뒤늦게 물었다.

"많이 아파?"

물론 그렇게 묻는 와중에도 그의 성기는 슈엘의 안에서 한껏 꿈틀거리는 중이었다.

"조, 흑, 조금······."

"힘 좀 빼보라니까."

"그, 그게, 흑, 마음대로······ 흑."

"아니면 나 빨리 싸라고 보지 조이는 거야?"

아까부터 은근히 자연스럽게 던져대는 음담패설에 슈엘이 눈을 질끈 감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꾹 감은 채, 이를 악문 슈엘을 보며 디에고가 장난스레 말을 붙였다.

"눈 안 떠?"

마치 제게 시위라도 하는 듯한 태도에 묘하게 심술 난 그가 슈엘의 음핵을 이리저리 문지르며 속삭였다.

"슈엘."

"흡······."

"설마 좆 두 개 넣었다고 삐졌어?"

"제가, 흡, 제가 뭐라고, 흐끅······ 디에고 님께······."

슈엘이 복받쳐 올라오는 울음을 참으며 꾸역꾸역 말을 토했다.

"어, 어차피, 흑, 죽을 목숨인데······ 흑, 마음대로 하세요."

그녀가 눈물을 닦으며 체념한 얼굴로 디에고를 올려다봤다.

그 시선은 정말 삶을 반쯤 포기한 것만 같아서, 디에고로 하여금 못마땅하게 만들었다.

"제가 뭐, 흑, 불만을 뱉을 수나, 흐끅, 있나요."

언제는 점잖을 것처럼 굴더니, 지금의 그나 발정 났을 때의 그나 별반 차이도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끄러미 슈엘을 보던 디에고는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은 제 어릴 적을 떠올렸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던 악마의 아이를 살려줄 땐 언제고, 정작 자신은 체념한 꼴이라니.

이 상황이 묘하게 우스워서, 디에고가 그녀의 눈가를 성의 없이 지분 거렸다. 그럼에도 슈엘의 눈물은 도통 그칠 줄 몰랐다.

"흡, 흐윽."

마물에게 깔려 옴짤달싹 못 한 채 성욕 풀이용으로 박히고 있자니, 정말 제 처지가 실감 나서 서러웠다.

어제까지만 해도 슈엘은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또래 여자애들이 그렇듯, 이런저런 로맨스 소설에서 봤던 것처럼 첫 경험에 은근한 로망따위가 있는 그런 정말 평범한 여자아이.

설마 던전에서 좆 두 개 달린 마물에게 겁탈당할 운명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따.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하니 생각은 꼬리를 물고 미친 듯이 뻗어 나가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고아로 태어난 거? 성력이 약한 사제인 거?

디에고는 크게 감흥 없는 눈으로 엉엉 목 놓아 우는 슈엘을 바라봤다. 사실 그로서는 슈엘이 울든 말든 좆을 쑤시고 그녀에게 파정하기만 하면 될 노릇이었따.

'저렇게 우는 애 데리고 좆질하면······.'

분명 앞으로의 관계는 틀어질 것이었다.

어쩌면 평생 디에고를 무서워하며 던전 구석에서 제 눈칫밥이나 먹으며 설설 길지도 몰랐다.

막상 그렇게 될 걸 생각하니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배려심 없기로 소문 난 마물인 주제에, 무슨 변덕인 건지. 디에고가 찔러 넣었던 좆을 천천히 빼냈다. 그러고는 엉엉 울어대는 그녀를 자상히 품에 안고 토닥였다.

"안 할게. 울지 마."

함께 지내야 할 세월이 족히 80년은 될 텐데, 디에고는 그녀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을 마쳤다.

이리저리 유린 당해 엉망이 된 음부를 던전 내부에 위치한 온천까지 데려가 닦아 주고, 갈가리 찢긴 싸구려 사제복 대신 고위 마법이 잔뜩 걸린 마계의 옷을 입혀 주었다.

그제야 슈엘이 눈물을 닦으며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디에고를 바라봤다.

"왜 기껏 씻겨 주고 입혀 줬더니 그렇게 봐."

"······흐끅."

"아까부터 누구 뒈지지 말라고 독기도 전부 빼내고 있구만."

그가 투덜거리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슈엘은 그제야 처음 던전에 들어왔을 때와 지금의 공기가 사뭇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

독기로 가득 차 숨쉬기 버거웠던 처음을 떠올리면 지금은 오히려 맑은 숲속이라도 들어온 것처럼 편안했다.

한참 훌쩍이던 슈엘이 울음을 그치고 슬그머니 디에고의 눈치를 살폈다.

"왜······."

"······?"

"왜 저 같은 거······ 흑, 신경 써 주세요?"

한참 머뭇거리던 그녀의 입에서 뱉어진 말이었다.

그 물음에 디에고는 잠시 눈썹을 씰룩이며 그녀의 행색을 살폈다.

특별할 것 없는 탁한 연갈색 머리칼에 눈동자. 그리고 비쩍 말라 볼품없는 몸까지.

확실히 외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잘해 준다기에도 우스운 몰골이었다.

디에고는 스스로도 의아해서 잠시 고민했다.

"글쎄."

확실히 어쭙잖게 가지고 노느니 죽여 버리는 쪽이 편했다. 발정기쯤이야 던전에 처박혀 어떻게든 이 악물고 버티면 됐고.

"재밌어서?"

쥐방울처럼 하찮은 그녀를 보며 디에고가 무심하게 말했다.

"재밌어서 그런 거 같아."

그러나 본인 스스로도 명쾌한 해답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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