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쌍둥이
"야이씨, 또라이 같은 년아 너 진짜 안 일어나?"
정권이 욕을 하며 술집 의자에 늘어진 정아를 흔들어 댔다.
"하, 진짜 돌아 버리겠네."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그는 짜증난다는 듯 제 머리칼을 마구 흐트러트렸다.
도대체가 이 계집애는 자취한다고 나가더니 술만 늘었다. 이럴 거면 자취는 왜 한단 말인가. 허구한 날 술에 취해 데리러 오라는 친구들 전화나 오게 만들면서.
"아, 진짜 개 짜증나. 승급전이었는데 씨발······"
모처럼 친구들이랑 새피 좀 달리려 했더니, 금요일 자정쯤이면 어김없이 정아에게서 전화가 온다. 술에 취했다며 데리러 와 달라는 전화.
정권은 탈주하고 나온 승급전이 떠올라 몇 번 더 신경질적으로 짜증을 토했다.
"아니 대체, 하·····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을 왜 마셔."
이럴 때면 쌍둥이지만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날 기미가 없는 정아를 보며 결국 억지로 들쳐 안았다. 그러고 술집 앞에 주차해둔 차로 향하려 하니······.
"저, 손님."
"네?"
"계산······. 안 하셨는데요."
씨발. 계산도 안 했냐.
***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차의 앞 유리에는 불법 주차 딱지까지 붙어있었다.
승급전 탈주에 서정아 술값 계산, 게다가 불법 주차 딱지까지.
억지로 정아를 조수석에 앉힌 정권은 한 대만, 딱 한 대만 그녀를 후려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성질을 내며 시동을 걸었다.
"씨발 진짜 서정아 깨기만 해 봐. 이거 10배로 받는다."
게다가 왔다 갔다 기름까지 생각하면 더 배가 아파 온다.
하여튼 정아때문에 정권은 마음 편히 불금을 보낸 지도 오래였다. 그렇다고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하자니 요즘 세상이 보통 흉흉한가.
힐끔, 세상모르고 잠든 정아의 얼굴을 훑었다. 화장은 잔뜩 번져 엉망이었고, 립스틱도 다 지워져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예쁘장한 얼굴이었다.
'날 닮았으니 당연 예쁘겠지.'
정권은 쌍둥이인 제가 잘생겼으니, 저를 닮은 정아도 예쁜 거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몇 초 더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정권은 정아가 저를 닮은 거라 곧잘 우기곤 했다.
어처구니 없는 논리였으나, 정권은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겨우겨우 정아가 사는 오피스텔 앞에 도착한 정권은 다시 한번 오만상을 쓰고 정아를 둘러업었다.
"야, 현관문 비밀번호."
일어나라며 등에 업은 정아를 들썩들썩 흔들었다. 그러자 정아가 앓는 신음을 흘리며 몸을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이때다 싶어 정권이 더욱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서정아, 너네 집 비밀번호 뭐냐고."
"욱······."
"빨리 말해. 비밀번호 뭔······."
"우윽······."
그런데 너무 흔든 탓일까. 잠에서 깬 정아는 이렇다 저렇다 말도 하기 전에 정권의 등에 업혀 시원하게 오바이트를 뱉어 주셨다.
정아를 업은 정권의 표정이 그대로 썩어 들어갔다.
"씨발."
산 지 1주일 된 내 톰 브라운 트레이닝 세트. 거의 300만원 주고 샀는데······.
정권은 물끄러미 시선을 내려 제 몸뚱이를 바라봤다. 네이비색 트레이닝은 정아의 입에 나온 것들로 질펀하게 젖어 있었다.
"진짜······. 씨발, 너 깨기만 해 봐 서정아."
*** ㅇㅜ 숭 숭
눈을 뜨자 몸이 무거웠다.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욱신거리고 숙취가 밀려왔다. 그래도 생각보다 속은 나쁘지 않았다.
'분명 어제 술집에서 필름이 끊겼는데······.'
정아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이곳이 제 오피스텔임에 안도의 한숨을 뱉었다.
졸음이 묻은 눈가를 비비적거리니 화장도 모두 지워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렌즈도 빠져 있다. 침대 머리맡을 보자 식염수와 렌즈 통이 성의없이 놓여 있었다.
'아, 서정권이 데려다줬나 보네······.'
정권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그는 꽤 살뜰하게 술자리 뒷감당을 해주곤했다.
집에 데려다줄 뿐만 아니라 술값도 계산해주고, 화장도 지워주고, 렌즈도 빼주곤 한다.
'역시 엄마 아들 찬스 개꿀.'
정아가 속으로 쿡쿡 웃으며 머리맡에 놓인 물컵을 들었다. 그런데 달그락, 소리와 함께 얼음이 녹는 소리가 들렸다.
'응? 얼음······?'
최근에 나둔 건지, 큼직한 돌얼음이 둥둥 떠 있었다. 그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낄때쯤일까.
난데없이 욕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드로어즈만 입은 정권이 머리를 탈탈 털며 나왔다.
"악-!"
놀란 정아가 비명을 내지르며 허둥거렸다. 당연히 저만 있을 줄 알았던 오피스텔에 아직까지 정권이 남아 있을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너, 너, 너, 왜 집 안가고 여기서 잤어!"
그를 향해 삿대질하며 정아가 버럭버럭 외쳤다. 그러자 정권이 한쪽 입꼬리를 이죽이며 말했다.
"야, 서정아. 너는 양심이란 게 좀 있어 봐라."
"뭐?"
"아오, 씨발. 네가 내 옷에 토했잖아."
정권이 정아의 원룸 구석에 있는 빨랫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제야 빨랫대에 대롱대롱 널려있는 정권의 트레이닝이 눈에 들어왔다. 당황한 정아가 입술을 달싹이며 시선을 피했다.
"내, 내가 그랬던가아······?"
그러고는 시치미를 뚝 뗐다. 손에 들린 냉수를 한 번에 들이켜고는 곧바로 다시 침대에 몸을 묻었다.
옷 마르면 챙겨 입고 알아서 가겠지.
그가 갈 때까지 다시 한숨 푹 잠이나 자려는 생각이었다.
"서정아."
정권이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으나, 귀찮은 나머지 일부러 못 들은 척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정아야."
그런데 답지 않게 살갑게 저를 부르는 게 무언가 싸했다. 그 순간, 정아의 머릿속으로 무언가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욕실. 정권이 나온 욕실.
문득 술자리에 나가기 전, 제가 한 행동을 떠올리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 어제······ 딜도 쓰고 세척한다고 세면대에 뒀던 거 같은데······."
설마······ 아니야, 치웠겠지. 치웠어. 분명 치우고 숨겨놨어. 그럴 거야. 그래야만 해. 그래야만 한다. 과거의 정아야 제발······.
그 순간 정권의 목소리 대신, 익숙한 진동 소리가 고요한 오피스텔 안에 울려 퍼졌다.
위이이잉-
정아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소리. 그녀의 반려기구가 정권의 손에 들려 요란스럽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놀란 정아가 펄떡 자리에서 일어나 정권을 바라본 순간, 그는 악마처럼 저열하게 웃고 있었다.
"너 이거 뭐냐?"
***
정아는 21년간의 제 인생을 돌아봤다.
사람은 죽기 전 인생의 파노라마를 본다던가.
혈육 손에 들린 제 딜도를 본 순간, 정아는 주마등이 스쳐 지나감을 느꼈다.
흥미롭게 딜도를 보며 이리저리 버튼을 눌러대는 정권의 입가에는 얄궂은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정아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뛰어내릴까.'
그렇게 퍼져 나간 생각은 제가 죽은 후, 장례식에까지 다다랐다.
-정아, 왜 자살한 거래?
-혈육한테 딜도를 들켰대.
아아, 세상에. 이것 또한 명예롭지 못한 죽음이다.
내가 지금 뛰어내리면 우리 엄마는······ 내 장례식에서······.
-아이고, 아이고오 정아야! 그깟 딜도 좀 들켰다고 왜 뛰어내렸니! 아이고 정아야!
뭐가 됐든 수치스러웠다. 정아가 눈을 질끈 감고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치, 친구가 놓고 갔나 보다······. 하하, 하······."
제가 뱉고도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와중에도 정권의 손에 들린 딜도는 여전히 요란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억겁의 시간이었다. 얼마나 무거운 침묵이 유지되고 있었을까. 그 침묵을 깬 건,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정권의 목소리였다.
"황홀한 10단계의 스케일 모드와 10단계 스피드를 조합하여 강력한 오르가즘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마스터베이션 파트너, 각도 조절 기능과······."
"아아악-! 아악! 악-!"
거실에 널브러진 택배 상자에서 딜도 설명서까지 찾아낸 정권은 어느새 그걸 줄줄 읽고 있었다.
"정권아! 내, 내가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정아는 다급하게 일어나 그의 손에 들린 사용 설명서와 딜도를 빼앗았다. 그러자 정권이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뭘 잘못해. 다 큰 성인이 혼자 살면서 자위 좀 할 수 있지."
제 혈육이지만 웃을 때면 꽤 봐줄 만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오늘따라 그 웃음이 섬뜩하기만 하다.
정권은 특유의 능글맞은 얼굴로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야, 근데 이건 너무 작다. 이거로 뭐 느껴지기나 하냐?"
은근히 딜도를 비웃는 정권의 말에 순간 욱한 정아가 곧장 반박했다.
"자, 작긴 뭐가 작아! 한국 남자 평균보다 훨씬 크거든?"
"이열, 서정아. 꼴에 파트너라고 실드 쳐주냐?"
"아악! 아아아악-!! 미친 새끼야! 꺼져! 꺼져! 나가! 꺼져 버려! 서정권 개새끼 나가 죽어 버려!"
"어쭈? 지가 들켜 놓고 왜 나한테 승질?"
정아가 정권의 등을 퍽퍽 후려쳤다. 정권은 아프지도 않은지 눈 하나 꿈쩍 않고는 그녀를 말리기 위해 팔목을 붙잡았다.
순식간에 행동이 제압당한 정아는 수치심에 고개를 푹 떨궜다.
'나가 죽자. 정아야······.'
그런데 그런 그녀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좀 더 정확하게는, 단단하게 발기해서 툭 튀어나온 정권의 드로어즈가.
"야, 너 미친······."
왜 좆을 세우고 그래?
그녀가 다급하게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정권이 조금 더 빨랐다.
"근데 진짜 이런 거로 뭐 느껴지기나 하냐?"
"뭐, 뭐······?"
"이거 한국 남자 좆만 하잖아."
뭐래 너도 한국 남자거든?
차마 뱉어지지 못한 말이 입가를 맴돌았다. 정권의 것을 다 담지 못한 드로어즈만 봐도 그의 것이 딜도보다 크다는 건 알 수 있었으니까.
정아는 정권이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몰라 입만 벙긋거렸다. 그러자 그가 야살스레 웃어 보였다.
"야, 차라리 내 좆 먹을래?"
미친 소리가 틀림없었다. 정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 혈육이 뱉은 말을 다시금 되새김질했다.
"너, 너, 너, 미쳤냐?"
그러자 정권이 짓궂게 웃으며 정아에게 몸을 바싹 붙였다. 그러고는 손에 들린 딜도로 장난치듯 정아의 뺨을 꾹꾹 눌렀다.
"왜, 좆 먹고 싶어서 이런 거 집에 둔 거 아니야?"
"미, 미친······."
정아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러자 정권도 그녀를 따라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 간격을 유지했다.
묘하게 위협적인 태도에 당황한 정아는 발이 꼬이면서 침대로 자빠졌다. 그런 그녀 위로 정권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올라탔다.
"야, 꺼, 꺼져라 너······."
낯선 혈육의 행동에 정아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 그러자 그녀가 당황한 걸 깨달은 정권이 묘한 미소를 그린 채 말했다.
"왜, 딜도보다 내가 나을걸?"
"병신, 뭐래. 니 좆 6.9센치라 감흥도 없거든?"
그가 우습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볼래?"
"뭐, 뭘."
"내 좆."
그러더니 망설임도 없이 드로어즈를 아래로 젖혔다. 애당초 정아의 대답은 크게 중요치 않았던 모양이다.
정권이 드로어즈를 젖히자 그 안에 담겨 있던 성기가 기다렸다는 듯 빳빳이 고개를 들며 튀어나왔다.
'미, 미친놈! 본다는 말도 안 했는데!'
멋대로 좆을 꺼낸 정권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빳빳이 선 제 좆기둥을 움켜잡았다. 순간 놀란 정아가 저도 모르게 숨을 헉 들이마셨다.
시선은 원치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그의 중심부에 꽂혔다. 당황한 나머지 눈이 크게 떠졌다.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던 정권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어때, 딜도보다 크지 않냐?"
"미친."
"왜, 궁금하지 않아? 한 번 박아 줄까?"
정권이 짓궂은 말을 뱉으며 능숙하게 그녀의 옷 안으로 손을 들이밀었다. 그러더니 브래지어를 젖히고 그 안에 숨은 자그마한 젖가슴을 움켜쥐고 주물렀다.
"야, 내 좆은 큰데 니 가슴은 어째 절벽이냐."
"닥쳐, 미친놈아!"
"내가 틀린 말 했어?"
안 그래도 콤플렉스인 부분을 콕 집히자 정아가 버둥거리며 정권의 등을 후려쳤다.
"그래, 좋겠다. 니 새끼 좆 커서 좋겠다. 병신아!"
"응, 좋아. 존나 좋아."
정권이 능글맞게 웃으며 정아의 뺨에 입 맞췄다. 혈육과는 절대 하지 않을 법한 스킨십에 그녀가 기겁하며 고개를 도리질했다.
"너, 너, 오늘 어디 아파? 왜 이래?"
"딱히. 지극히 정상인데?"
말캉한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일순 유두를 꼬집으며 비벼댔다. 그러자 정아가 미간을 구기며 옅은 신음을 흘렸다.
"하윽······."
"이야, 우리 정아 오빠 손에도 잘 느끼네."
"미, 미친 안 꺼져?"
"혹시 밑에도 젖은 거 아니야?"
그녀가 무어라 반박하기도 전에 반대 손이 짧은 트레이닝 팬츠를 내리고 속옷 틈으로 파고들었다.
정권의 손은 기어코 다물린 음순을 벌리고 그 안에 숨은 조그마한 살점을 짓눌렀다. 그러자 정아의 몸이 멋대로 펄떡이며 젖은 신음을 내질렀다.
"아흣······. 하, 하지, 마······!"
"와, 너 밑에 개 젖었어."
푹 젖은 질구 주변을 더듬거리던 정권이 손을 빼내고 애액에 젖어 번들거리는 손끝을 내보였다. 수치심에 정아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넌 그냥 남자면 다 좋냐? 내 손에도 좋다고 질질 싸게?"
일부러 저를 난감하게 만드는 말만 뱉어대는 정권이 얄미워서 정아는 입을 꾹 다물고 그를 째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권은 정아의 속옷을 단번에 끌어 내리며 그녀의 하반신을 나체로 만들었다. 정아가 버둥거리자 그는 가느다란 허벅지를 쥐고 억지로 벌렸다.
"아흑······. 너, 너 엄마한테, 흑 이를 거야."
이른다는 말에도 정권은 눈 하나 꿈쩍 않았다. 그녀가 엄마에게 이르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그저, 어릴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말투에 실없이 웃기만 할 뿐이다. 그러다 손에 들린 딜도를 정아의 갈라진 살 틈 위에 올려놓았다.
"흣······."
"너 우머나이저 같은 건 안 쓰냐?"
"닥쳐, 미친놈아! 그딴 거 물어보지 마!"
딜도 끝이 여린 음핵을 세게 짓눌렀다. 악마처럼 저열하게 웃던 정권은 딜도를 들고 천천히 위 아래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으, 응, 아, 아이 씨, 흣, 미, 미친······!"
그러다 정아의 반응이 즐거웠는지 묘하게 짓궂은 미소를 그렸다.
"볼 만하다. 너?"
"씨, 씹새끼······!"
"오빠한테 뭐? 씹새끼?"
"누, 누가, 흣, 오빠야 병신아. 흐으······."
정권이 한쪽 입꼬리를 비틀며 장난스레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러더니 곧장 딜도의 전원을 켰다. 음핵을 짓누르고 있던 딜도가 순식간에 요란하게 진동하며 살점을 가차 없이 짓누르기 시작했다.
"하윽, 아······! 이, 이거, 흣, 치워어······!"
당황한 정아가 숨을 헐떡이며 발버둥쳤다. 그러자 정권이 더욱 그녀를 결박시키며 제 몸으로 짓눌렀다.
잔근육이 덕지덕지 붙은 몸뚱이가 무자비하게 가녀린 몸을 가뒀다.
"얌전히 좀 있어 봐."
"너, 너 같으면, 흐으, 응······! 야, 얌전히, 흣······!"
아찔하게 치고 오는 쾌감에 말이 뱉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정권의 팔뚝을 세게 붙잡고 발발 떨었다.
그 모습이 애처롭기도, 묘하게 가학심이 동하기도 했다.
가만히 정아를 바라보던 그는 음핵을 괴롭히던 딜도를 아래로 내려 질구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뻐끔거리며 애액을 흘리던 구멍 틈으로 단번에 밀어 넣었다.
"흐응······!"
그러자 조그맣던 선홍빛 구멍이 벌름거리며 곧잘 딜도를 삼켰다. 그와 동시에 교성 섞인 신음 또한 새어 나왔다.
얄쌍한 허리는 연신 위아래로 들썩였고, 진동하며 내벽에 처박힌 딜도를 오물오물 받아먹는 구멍은 외설적이었다. 움찔거리는 건 또 어찌나 색스러운지 발간 구멍이 연신 파르르 떨렸다.
정권은 여전히 흥미롭다는 얼굴로 깊게 쑤셔 박은 딜도를 뒤로 빼냈다. 그러고는 다시금 깊숙이 찔러 넣었다.
"흣, 아······! 아응······ 흣, 하, 하지, 하지 마······!"
"하지 말긴 뭘 하지 마. 보지는 좋다고 먹으면서 앙앙 울어대는데."
정권이 중얼거리며 진동의 세기를 높였다. 그러자 정아의 몸이 멋대로 들썩거렸다.
"흐응, 흣, 아······ 하응······."
"좋냐? 6.9센치 박고도 좋아서 그냥 자지러지네."
"너, 너어······!"
"내 좆 박으면 좋아서 죽는 거 아냐?"
놀리는 게 명백한 말에 정아의 얼굴이 울긋불긋해졌다.
정권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수치심이 온몸을 장악했다. 그러면서도 쾌락을 느끼는 제 몸뚱이가 서러웠다.
'이건 서정권 때문이 아니라 딜도 때문이야.'
입술을 짓씹으면서 신음을 눌러 삼켰다. 정권을 째려보는 시선이 꽤 사나웠다.
정권의 손에 유린당하는 구멍은 딜도로 난잡하게 쑤셔졌다. 찌꺽거리는 소리가 선연하게 집 안 가득 울려 퍼졌다.
푹, 푹, 가차 없이 쑤시는 그의 행위에 정아의 눈꼬리에는 물기가 그렁그렁 매달렸다. 평소 스스로 하던 것과는 아예 다른 감각에 결국 정아는 눈물을 찔끔 흘렸다.
"씨발······ 흑, 진자, 흐으, 서정권 개 짜증나."
"너는 애가 좀 솔직하면 덧나냐?"
"뭐, 흣, 뭐어······?"
"떡 칠 남자 하나 없어서 혼자 딜도로 보지 쑤시는 주제에 내가 와서 박아 주면, '오라버니 감사합니다.' 하고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일부러 정아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한 말이 틀림없었다. 정권은 원래 곧잘 그런 말들을 뱉었으니, 쌍둥이인 정아가 그의 말뜻을 모르려야 모를 수 없었다.
자기도 빳빳하게 좆대가리 세우고 있는 주제에 입만 살아서 미운 말을 뱉는 꼴이 얄미웠다.
"너, 흑, 너 재수 없어······."
그녀가 훌쩍거리며 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권은 구멍을 난잡하게 쑤셔대던 딜도를 뽑아냈다.
그러자 질펀한 애액이 흐르며 발간 속살이 함께 딸려 움직였다.
"야하긴 존나 야하네."
정권이 중얼거리며 귀두 끝을 그녀의 구멍에 맞췄다. 딜도와는 사뭇 다른 성기의 감촉에 놀란 정아가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지, 진짜, 진짜 할 거야?"
"그럼 가짜로 하냐?"
"미쳤어!"
그녀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정권이 상체를 숙여 정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궁금하지 않아?"
낮은 중저음이 부드럽게 그녀를 유혹했다.
"우리 쌍둥이잖아."
질구를 비벼대던 정권의 것이 천천히 자그마한 구멍을 벌리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속궁합도 잘 맞지 않을까?"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제 것을 뿌리 끝까지 처박았다. 예고 없이 단번에 꿰뚫린 정아는 제대로 신음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숨을 헐떡였다.
"하윽······ 흑······."
딜도와는 차원이 다른 크기가 아래를 꽉 채우고 들어왔다. 난생처음 느끼는 묵직한 삽입감에 정아가 끅끅거리며 울음을 뱉었다. 아래가 말뚝에 박힌 것처럼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 아파, 흑, 아파 미친놈아······ 흐으."
반사적으로 정권의 어깨에 손톱을 깊이 박아 넣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꿈쩍하지 않았다.
한계까지 벌어진 구멍이 발발거리며 힘겹게 정권의 것을 물고 있었다. 모양새가 퍽 안쓰러웠다. 무자비하게 아래를 치받고 온 성기에 적응하기 위해 연신 내벽을 조였다 풀었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정권을 자극한 건지 우둘투둘한 살기둥의 부피만 더욱 부풀었다.
"이씨······ 흑, 흐윽······"
분한 건지 정아가 욕을 짓씹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권은 한쪽 눈썹을 씰룩거리며 일부러 그녀의 다리를 더욱 벌렸다.
핏대가 잔뜩 오른 것이 기어코 그녀의 안을 휘젓기 시작했다. 정권이 허리를 빼내자 툭 튀어나온 귀두가 움직이는 게 선연했다.
방금까지 삽입하고 있던 딜도와는 느낌 자체가 달랐다. 촉감도 온도도 크기도, 모두 달랐다.
흉포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정권 탓에 숨이 가쁘게 쉬어졌다. 심장은 쿵쿵, 요동쳤고 아래는 얼얼할 지경이었다.
"이야, 내 좆 작다고 놀리더니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거 봐라."
정권이 얄궂게 웃으며 그녀를 놀렸다. 짓궂은 말에 한 대 후려쳐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그의 말마따나 숨조차 제대로 쉬기 버거웠다.
분했다. 그에게 진 것 같아서 분하고 열받았다.
"6.9센치라 감흥도 없다던 서정아씨 어디 가셨어요?"
정아의 반응을 보며 신이 난 정권이 연신 조롱 섞인 말을 뱉어댔다.
"서정아 씨. 아까는 6.9센티라 박아도 감흥 없다면서요, 대답 좀 해 보세요. 네?"
정권이 뒤로 빼냈던 성기를 다시금 찔러 넣었다. 그러자 정아가 헐떡이며 젖은 숨을 뱉었다. 단단하게 부푼 것이 사정없이 속살을 휘저었다. 절로 달뜬 숨이 뱉어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흐윽, 흐······ 으응······."
"저기요, 서정아 씨."
"부, 부르지······ 흣, 마, 개새끼야······."
그녀가 가늘게 눈을 뜨고 정권을 째려봤다. 정권은 제 아래 깔려 헐떡이는 정아의 모습이 꽤 볼 만하다고 느꼈다.
"개새끼라니, 너무하네."
그래서 일부러 더욱 거칠게 허리를 쳐올렸다. 푹, 푹, 귀두 끝이 그녀가 좋아 죽는 지점을 배려 없이 쑤시고 들어왔다.
"하응······ 흐, 으읏, 아······!"
그러자 정아는 신음을 참지 못했다.
서럽게도 정권의 것은 황홀했다. 딜도와는 차원이 다른 굵기와 크기가 구멍을 꽉 채우고 움직여대니 느끼지 못하려야 못 느낄 수가 없었다.
두툼한 귀두와 툭 불거진 핏대들이 자극적이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딜도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정아야, 개새끼한테 박히는 기분이 어때?"
얄궂은 목소리가 장난스레 귓가에 속삭였다. 정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정권을 째려봤다.
사실 그녀는 이성과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방에 놓인 딜도 탓에, 정권은 그녀가 처음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하는 눈치였지만 슬프게도 처음이었다.
정아가 속으로 욕을 삼켰다.
'씨발······ 처음이 쌍둥이 형제 놈일 건 뭐냐고!'
딱히 처음에 크게 의미 부여하고 싶은 건 아니었으나, 그래도 억울하긴 매한가지였다. 서정권은 저 잘난 얼굴로 여자 여럿 후리고 다녔을 텐데, 저는 그러지도 못하고 정권에게 홀라당 잡아먹힌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더 서러웠다.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 내며 울음 섞인 신음이 흘렀다.
정권은 발정이라도 난 건지 그녀가 울든 말든 힘겹게 뻐끔거리는 구멍을 뚫고 푹, 푹, 제 것을 쑤셔대기 바빴다.
"흡, 흐윽, 흣······."
얇은 무쌍커풀 눈매가 쌍둥이임을 증명하듯 똑 닮아 있었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그러자 정권이 기다렸다는 듯 곧장 그녀에게 입술을 부볐다.
"흐우······ 응······."
말캉한 입술이 서로 맞닿았다. 정아의 잇새가 벌어지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정권이 파고 들었다. 뜨거운 혀가 서로를 옭아매고 타액을 뒤섞었다.
퍽 다정한 입맞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