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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18세 미만 구독불가 였습니다-98화 (98/170)

98편

<-- 14. 그녀가 집을 나가나요? -->

“끄흡, 저 죽을 것 같거든요? 어디냐 구요!”

"에리나, 나 안보여?"

맙소사.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머슨이 황제의 팔을 뿌리치고 내 손을 잡아온다. 손목이 아릴정도로 세게잡혔다. 와, 이거 신종 고문인가? 화장실 못가게 붙잡아 두는거?

"죽기 싫으면 당장 놔."

눈이 시뻘게질 정도로 얼굴에 힘을 주었다.조금이라도 몸이 느슨해지면 자제력을 잃은 항문이 그것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낼 것만 같았다. 머슨은 내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렸고 억세게 붙잡았던 손을 서서히 놓아주었다.

"화.장.실."

난 황제에게 이를 악물고 한 글자씩 말했다. 황제는 내 모습에 심히 당황해 하면서 얼떨결에 복도 끝 쪽에 위치한 문 하나를 가리켰다. 난 재고 따질 것 없이 휘청거리는 다리로 그곳을 향해 미친 듯이 나아갔다.

날 완전 미친 여자 취급하겠지. 하지만 니네 둘이 뭐라고 하든 난 상관 없어.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

황실 복도가 운동장처럼 느껴졌다. 체력 검사 때 장거리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으로 턱 바로 아래까지 호흡이 차 오른 채였다. 드디어 황제가 알려준 문에 도착하고 거칠게 그 안으로 들어가 모든 걸 해소 해냈다. 막혔던 숨이 탁 터져 나가고, 배 아래는 환호를 지으며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는 소리로 난리를 쳤다. 살아 있길 잘했어. 그야말로 엄청난 카타르시스였다.

물론, 시원함에 몸부림 쳤던 행복한 감정은 오래 가지 않았지만.

“에리나, 괜찮아?”

“얼굴이 말이 아닌데, 화장실에서 무슨 일을 한 거냐”

내장 까지 모조리 쏟아내는 기분으로 속을 비우고 밖으로 나가자 머슨과 황제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냄새 안 빠졌으니까 좀 떨어져. 난 고개를 푹 숙이고는 그들 사이를 뚫고 목적지 없이 앞으로 걸어나갔다.

쪽. 팔. 려

하지만 나를 그냥 보내 줄 머슨이 아니었다.

“내 말, 듣지 않았잖아. 에리나.”

“나중에 들을게 나중에”

머슨의 눈을 차마 마주치지 못하고 피했다. 그러나 머슨은 끈질기게 달라 붙으며 손목을 잡아챈다.

“욕을 해도, 때려도 괜찮아. 그냥 내 말만 들어 줘”

“글쎄 나중에 듣는 다니까.”

“내 얼굴 한 번만 봐주면 안 돼?”

머슨은 여관에서의 감정을 그대로 끌고 와 나와 대면하고 있지만, 난 다르다. 이름하야 급똥에 시달려 못 볼꼴을 보인 나는 그냥 이 자리를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 게다가 버젓이 황제까지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여기서 하려는지... 내가 단호하게 나오지 않는 이상 머슨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부끄러움을 잠시 잊고 똑바로 이야기 했다. 여전히 시선은 머슨의 배꼽 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머슨, 여관에 돌아가 있어. 내가 찾아 갈 때 까지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야.”

“...언제 올 건데.”

“널 케일이라고 인정 할 수 있을 때.”

이 말은 진심이었다. 아직도 난 그가 3년전 그 날의 케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난 그것을 받아드려야 했고, 3년 내내 나와 함께 있던 것은 기억을 잃은 머슨이 아니라 3년전의 케일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머슨이 더 얘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발을 옮겼다. 아까의 그 방으로 돌아가 문을 굳게 닫았다. 난 문고리를 잡은 채로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이렇게 빨리, 이런 식으로 재회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내가 이곳에 있는 건 또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찾아온다. 내 몸에 GPS라도 심어둔거 아냐? 괜히 몸 이곳저곳을 뒤져보았지만 나오는 건 없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방 안에서 수치심과 머슨에 대한 생각으로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고 침대와 쇼파 주변을 서성였다. 이윽고 완연한 밤이 찾아오고, 결국 갑갑함을 견디다 못해 조심스레 방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시종들이 나를 보았으나 황제가 미리 손을 써 두었는지 달라붙지는 않는다. 난 아주 자연스럽게 일전에 한 번 가 보았던 호숫가로 향했다. 선선한 바람이 피부 위를 스치자 기분이 좀 나아진다.

“폐하.”

황제는 별이 박힌 호수의 수면 위를 오랜 친우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속은 괜찮나?”

“겨우 잊었는데, 상기시켜 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렇게 고통스러워 보이던 얼굴은 처음이었네.”

“수 많은 전장을 다니셨으면서 거짓말 하시 긴.”

“죽음을 앞에 둔 자들의 얼굴은 무력함, 허탈함, 두려움 혹은 용맹함이었지”

“폐하가 잘 못 보셔서 그래요 잘- 찾아보면 저 보다 더 한 얼굴을 한 사람도 분명히 있었을 걸요.”

“맞다.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자들의 죽음을 내 눈으로 다 담지는 못했었지”

황제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자 그가 나를 바라본다. 물 냄새가 바람을 타고 황제에게 스며든 듯 싶었다.

“마왕님 하고 무슨 사이냐 구요?”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뻔하지 뭐.

“마왕님께선 널 사랑하시나?”

“대충 그래 보이긴 해요.”

“대답이 엉성하군.”

“뭐든 확신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서요.”

특히 머슨과 관련된 감정에 있어선 더 조심하게 된다. 훗날 내가 머슨에게 상처 받게 되더라도 덜 아프도록 보호하기 위한 막을 쳐 두는 것처럼.

“아까도 그런 말을 하던데. 원래 그렇게 타인과 자신을 믿지 못 하나?”

삭막한 대한민국에서 20년 넘게 살아가다 보면, 택시 기사, 통신사 직원, 보험설계사 하물며 수 많은 괴담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어르신 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3년을 동고동락한 사랑하는 남자를 못 믿을 정도는 아니었지. 내가 이렇게 되버리기 까지 황제 그쪽도 한 몫 했다는 사실을 알까?

“그렇다면 폐하는 타인과 자신에대해 얼마나 확신 할 수 있는데요?”

“한 번 믿음을 준 자와 함께 전장에 간다면 난 뒤를 신경 쓰지 않을 정도지.”

“그러니까 본인 감정이 뭔지도 모르는 거 아니…”

희대의 입방정이다. 적당히 넘어가주면 좋겠건만 그럴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걸 이미 많이 겪고 또 겪었기 때문에 난 내 선에서 말을 둘러치기 위해 노력했다.

“무슨 감정 말이냐.”

“폐하 완전 언행불일치 심하시잖아요. 저 마음에 들어 하시면서 매일 못된 장난만 치시고 맞죠?”

필살, 나 자신을 추켜세움 으로써 욕먹기 작전.

“맞다. 니가 마음에 든다.”

“에이- 그렇게 심하게 말씀 하실 것 까진…. 네?”

잘 못 들었는데요.

황제의 반듯한 눈매가 거짓을 품지 않은 채 나를 바라본다.

“마음에 들어.”

사고 정지.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코 밑을 매만졌다. 한참을 생각 하고 한다는 말이 더욱 가관이다.

“저, 마왕 반려인데요?”

그... 솔드아웃 이라고 들어 보셨을라나 모르겠네.

“푸흡. 너무 넘겨짚는 거 아닌가? 착각이 심하군. 마음에 든다는 말이 꼭 그쪽으로만 해석 된다는게 신기해”

“...또 놀렸죠.”

“스스로 놀아 난거지.”

괜히 혼자 북치고 장구쳤다. 황제를 한 대 때릴 순 없어서 애꿎은 돌을 집어 들어 거칠게 호수 위로 던져버렸다. 물방울들이 튀며 뺨에 닿는다.

“그런데 마왕 반려라는데 안놀라세요?”

“처음엔 엄청 놀랐지.”

“아, 들으셨구나.”

“먼저 말씀하시더군. 건들면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하는 것처럼 말이야.”

“...혼자 설레발이야.”

“처음엔 놀랐고, 그 다음엔 화가났어.”

뜬금없는 소감이었다. 고개를 갸우뚱해 보이자 황제도 머리가 복잡한 듯 미간 사이를 찌푸린다.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 작품 후기 ==========

*에반 : 머슨, 너 표정이 왜이렇게 어둡냐?(잠에서 막 일어남)

머슨 : 에리나가 배가 아프대, 내가 보기 싫어서 당분간 오지 않겠대.

에반 : ...('좋은 삼촌이 되는 99가지 방법' 책을 찾아든다.)

*독자님 : 그래! 재회의 감동은 개나 주라지!! (밥상뒤엎기)

작가 : 에리나한텐 조금 미안합니다.

*독자님 : 겁나우껴영ㅋㅋㅋㅋㅋㅋㅋ통곡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황제가 저한테 장가오는건 그닥...

작가 : (빵터지다)ㅋㅋㅋㅋㅋ황제 차였음ㅋㅋ (남 차이는거 세상 재밌다.)

황제 : ...(책상에 엎드림)

작가 : (책상 밑으로 얼굴을 넣으며) 우냐?

*독자님 : 미리 노블 한달치 끊어놓겠습니다! 그 안에 머리나 꽁냥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작가 : 완결도 보실 수 있습니다!!(작가가 성실연재 못한 탓에 완결이 늦어지고 있지만 한달안이면 충분합니다!) 기다리기 힘드시면 일단 저랑 한번 꽁냥대 보실까요?

독자님 : 112

*독자님 : 저 기분 잘알지...ㅎ 에리나는 현명하지만 미래를 보진 못했다.

작가 : (빵터지다) 그래도 공감해 주시는 독자님도 계시고, 에리나 복받았다.

에리나 : 나 너무 죽고시포써요....

*독자님 : 작가님 장염은 괜찮으신건가여?ㅠ 혹시 에리나가 작가님 영향을 받아 이런일이 생긴게아닌지...

작가 : 아닙니다.(코가 길어진다.)가뜩이나 죽 싫어하는데 죽먹어야해서 죽겠습니다.

독자님 : 뭐지, 이 구린 라임은

작가 : 드뢉더빝

*독자님 : 제 유일한 조아라 작품이예요 휴재 없이 진행해주세영 8ㅅ8!!! 버스 급똥은 식은땀 남...

작가 :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넙죽 절) 부지런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 지인도 화장실 때문에 항상 버스 놔두고 기차만 타고다녔다구해요

에리나 : 본인 이야기 아니고?

*독자님 : 으악 똥이라니 ㅠ 흥칫 몰라 할 타이밍에 똥이라니ㅠㅠㅠ

에리나 : 모두가 내 똥에 관심을 주시니 기분이 색다른 걸

작가 : 올~ 부럽다 에리나(영혼 무)

에리나 : 그런데 자꾸 눈물이 나와

*독자님 : 에리나가 부릅니다. 장트러블메이커/ 에리나가 부릅니다. 밀어내기 한판

에리나 : 에리나가 부릅니다.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작가 : 응 안돼.

*독자님 : 세 달 참고 참다가 오늘 노블결제하고 왔어용〉〈 원고료쿠폰 두고갈게요 완결까지 파팅!

작가 : 다시 만나게 되어 넘 기쁩니다〉〈 힘 받아서 완결 까지 부지런히 달려볼게요!!

*독자님 : 아놬ㅋㅋ작가님의 현실전개에 천신이고 성녀고 나발이고 모두들 급할땐 화장실을 가서 뿌지직 한다고 생각하니까 환상이 와르르르 흑흑ㅋㅋ너무 상상이 잘가요

작가 : (클나따 망가지는건 에리나 혼자로 족한데.)성녀는 화장실 갈때도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더 이상) 천신과 마왕은 100년에 한 번꼴로 가기 때문에(더 이상) 너무 깊게 상상하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독자님 : 예전에 지하철 1-2시간 멈춘적이 있는데, 용감한 한 분이 나가서 하시면 다들 나가서 하시더라구요

작가 : 이 코멘트 너무 답글 달고 싶은데 제가 이해한게 맞나 잘 모르겠네요! 한 분이 먼저 용기있게 지하철 안에서 용변을 보신건가요?!!!(응?!!!!)

*독자님 : 진짜 너무 재밌어여 ㅠㅠ 와씨..막 이마짚을것 같은 재밌음입니다. 노블중에서 이것만 꾸준히 챙겨봅니다.

작가 : 독자님 코멘트 보고 넘나 행복해서 이마짚었네영 이런 행복전도사 독자님〉〈 감사합니다!!!!

*독자님 : 에리나 머슨이랑 방귀 텄나요?!

작가 : 3년 살다 보면 가리고 싶어도, 실수로 나올 때가 있죠 그렇다고 많이 신경쓰는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에리나 : 뭐, 뭐 난 사람인데 뭐 어때

*독자님 : 밥 먹던 중에 짠해지는 이기분...

작가 : ?!! 식사 중에 에리나가 눈치도 없이 화장실을 찾아댔군요 ㅠㅠ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에리나 : 장이 활발하여 죄송합니다.

*독자님 : 휴 하루만에 정주행 완료! 칭찬해주세요 히힣!!

작가 : 꺄아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쭉쭉 지켜봐주세요(사실 작가가 독자님의 코멘트를 관음〈?〉하기 위해 부리는 수작)

*독자님 : 근데 에리나 이미 임신했을것 같은데... 아니죠?

작가 : 에리나, 너 몸 괜찮?

에리나 : (오늘 독자님들이 언급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좋은 에리나) 완전 최곤데?

작가 : (그게 아니잖아)

*독자님 : 몇 화씩 쌓이면 그제야 노블 끊고 정주행 했는데 완결 다가오니 에리나 처럼 제 똥출도 타서 30일을 처음 끊었어요!

작가 : 진짜 너무 감사해요 ㅠㅠㅠ!!!! 사랑합니다!!(소리친다) 하... 생애 첫 30일이 저와 함께라니 저 진짜 너무 행복해요

독자님 : 혼자난리

*독자님 : 지금껏 정주행해서 여기까지 왔네요 읽는다고 바빠 댓글도 처음달아요!

작가 : 환영합니다!! 완결까지 함께 가 보아용!!(벌써 영혼의 파트너)(작가만)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 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확인 못하고 올려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코멘트 많이 달려서 신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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