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편
<-- 12. 집들이가 원래 이런거였나요? -->
엉덩이가 들려진 상태로 머슨은 내 허벅지를 붙잡고 얼굴을 파묻었다. 숨은 제대로 쉬어질까 싶을 정도로 깊숙한 곳까지 혀를 찔러대자 밀려오는 흥분감에 공중에 띄어진 발을 버둥거렸다.
머슨은 미동도 없이 날 애무하기에만 바빴고 그 어느 때 보다 거칠고 투박했다. 이성간의 섹스를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붉은 넝쿨에 온 몸이 감겨 서서히 잡아먹혀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거부할 수도 없이 아주 강압적으로.
“그만해…읏”
“말 해. 날 밀어내지 않겠다고.”
“하웃! 거기에 대고 얘기 하지 마!”
더운 숨이 민감한 곳에 퍼지자 어깨가 움츠려들고 하체가 놀라 힘이 들어간다. 머슨이 단단하게 붙잡던 내 다리를 풀어주더니 애액으로 범벅이 된 입술로 목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혀와 이 때문에 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닿는 부분이 아릿하게 아파온다. 그런데 이 옅은 고통이 잊혀질 만큼 강렬한 것이 아래를 급격하게 뚫고 들어왔다.
“하악!”
고통에 일그러진 소리를 냈음에도 머슨은 멈추질 않았다. 여전히 입술은 목 위에서 지분거리기 바빴고, 손에 닿는 머슨의 등 근육 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게 느껴졌다.
“잠깐만, 머슨!”
그의 이름을 부른건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함이었으나 머슨은 오히려 내 가슴을 쥐고는 살살 주무르기 시작했다. 달래려는 의도인지 지금까지의 거친 애무와는 다르게 다정한 손길이었다. 그러나 진정되기는커녕 자극만 심해져 올 뿐이다. 아래는 변함없이 뻐근했고, 목은 따끔했다.
목을 만지면 땀이 섞인 피가 닦여 나올 것 같았다. 마음 같아선 지금 내 안에 들어와 있는 머슨의 페니스를 있는 힘껏 걷어 차 주고 싶었지만, 맥없이 깔려 있는 지금의 나로선 무리였다. 아프다고 등을 두드려 봐도 도통 들어먹질 않고 막무가내로 나를 짓누를 뿐이다.
다만 다행인건, 아래에 뻐근하게 삽입된 페니스가 아직 까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 몸을 짓누르고 있는 장대한 몸뚱아리와 목에 박혀 있는 입만 떼어진다면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
“머슨, 이제 좀…”
“알았어.”
정말? 지금까지의 행동과 일관되지 않게 순순히 대답하고는 그 지독하던 입술이 떨어져 나간다. 내 얼굴 사이로 손을 짚은 머슨이 나를 내려다 보며 천천히 숨을 고른다. 섹스를 할 때 마다 간간히 웃어주던 미소도 없이 그저 뚫어져라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머슨의 진득한 눈빛을 당해내기 힘들었다. 잠시 눈을 깜빡 거리다 고개를 돌려 그를 피했다.
“읏…”
턱이 잡히고 머슨은 날 다시 자신의 아래에 가뒀다.
“왜, 왜 그래”
“날 전부 받아 내.”
겨드랑이 아래로 손이 들어오고 이어 힘껏 몸이 당겨졌다.
“흐읏-!”
페니스가 전부 들어가지 않았었던 건지, 가득 들어찼다고 생각했던 아래가 더욱더 깊숙이 뚫리며 머슨의 하체와 완전히 맞닿았다. 으윽- 이건 정말 넣어도 넣어도 익숙하지가 않아!
평소의 머슨이라면 내가 잠시 그의 육중한 페니스에 적응할 시간을 주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내 몸속 깊은 곳에 도장이라도 찍으려는 것처럼 뿌리까지 전부 밀어 넣고는 전희도 없이 거칠고 빠르게 움직였다. 방 안은 내가 터뜨리는 신음보다 더 한 소음이 가득 메워졌다. 낡은 나무 침대가 머슨의 박자에 따라 거침없이 끼익- 끽-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질척한 체액으로 뒤덮인 살이 맞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하…아, 아, 응! 알았, 다, 며?!”
“그래서, 넣었잖아.”
“그 말, 아니었, 으… 하앗! 였어!”
“아니어도 넣었어.”
머슨에게 놀아나고 있다. 어렸을 적 쥐고 뭉갰던 찰흙인형이라도 된 것처럼 속수무책으로 그가 박으면 박히고, 움직이면 흔들린다. 다른게 있다면 난 그 찰흙인형을 저렇게 무서운 집착이 어린 눈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쉬어갈 틈도 없이 마구 몰아치는 머슨에 의해 숨이 턱에 걸린 것처럼 헉, 헉 거렸다. 동시에 격한 움직임과 절정이 비례 하여 평소보다 절정에 오르는 시간이 매우 빨랐다. 머지 않아 온 몸이 부셔질 것 만 같은 쾌락에 휩싸일 것이라는 걸 느꼈다.
“읏, 아, 아! 응, 머슨! 미칠, 것, 같아… 하으”
“그렇게 느껴. 날, 더.”
“흐읏… 잠깐, 만, 나 진짜로…!”
“내가 누군지 보고. 하나하나 기억해”
머슨의 허리에 다리를 교차시켜 감고, 등을 꽉 껴안았다. 힘이 얼마나 센지, 그에게 매달려 있는 내가 마치 몸의 일부분이라도 된 것처럼 침대 시트에 등이 비벼지며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머슨을 통해 받은 야릇한 열이 전신에 퍼져 올랐다. 잔뜩 고양된 쾌감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신음이 절정을 맞이하는 억센 소리로 터져 나왔다.
“흐읏, 앗, 아아! 앗, 악-!”
감당하기 어려운 오르가즘에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하얀 물감에 머리에 끼얹어 진 것처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이 그를 와락 끌어안기 바빴다. 땀으로 범벅이 된 머슨의 등에서 손이 자꾸 미끄러져 제대로 안기는 힘들었다. 내가 절정을 느끼고 있는 그 사이에 머슨은 움직임을 멈췄고, 찰나의 시간이 지나자 내 몸에도 힘이 풀려 그를 가득 얽매던 팔 다리가 가을 낙엽처럼 침대 위로 떨어졌다.
“날 봐”
옆으로 꺾인 고개가 강제적으로 바로 세워진다. 거부할 수 없는 음성에 힘 없는 눈꺼풀을 겨우 들어올렸다. 역시나 내 모든 걸 손에 쥐고자 욕망이 들끓는 적안이 나를 맞이한다.
“방금 전 에리나가 그토록 품에 안으려 했던게 누군지.”
절정의 여파인지 눈물이 흐른다. 고이는 정도가 아니라 머슨의 모습이 방울 방울 들어차 뭉개질 정도로 흘러내렸다. 시큰해지는 코밑을 한번 훔치곤 머슨의 어깨를 힘없는 손으로 밀었다.
“빼”
불기둥 같은 페니스가 아직 죽지도 않고 내 안에 들어차 있었다. 그러나 내 말에도 머슨은 움직이지 않고 베개 아래로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닦아주기만 할 뿐이었다.
“흡... 빼, 빼라고”
활짝 벌려져 있는 허벅다리를 모으려 노력도 해보고 침대위에 발바닥을 쿵쿵 쳐 내리며 반항도 해봤다. 그러자 머슨이 엉덩이를 뒤로 쑥 빼더니 강하게 한 번 치고 올라온다. 그 충격이 정수리 까지 짜릿하게 전해져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눈만 질끈 감았다.
“날 밀어내지마 다음번엔 이런 걸로 안 끝나.”
“...”
입술이 축축한 눈 밑을 찍어 내린다. 언제 또 페니스가 움직일지 몰라 긴장으로 아래가 빠듯하게 조여진다. 머슨의 입에서 불길한 더운 숨이 탁- 터져 나온다. 본의 아니게 그를 자극했구나 싶어 서둘러 힘을 풀었다. 다행이도 페니스는 움직이지 않았고 대신 머슨이 내 입술을 한 번 삼켰다가 부드럽게 놓아준다.
“대답해야지 에리나.”
조곤조곤 말을 걸어오는 머슨을 바라보다가 그의 어깨를 재빠르게 잡아 내렸다. 머슨의 몸이 가까워 지고 난 고개를 내려 그의 목을 자비 따위 없이 아주 세차게 물어버렸다. 내가 드라큘라나 좀비도 아니고 기껏해야 살갗이 조금 까지는 정도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방금전 당했던 일에 대해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하얀 목이 붉게 달아오르도록 강하게 물어주마. 그러나 머슨은 아프다는 시늉 한번 하지 않는다. 오기가 생겨 이를 더 강하게 박았다. 그러자 비릿한 피 맛이 피어올라 서둘러 입을 땠다. 머슨의 깨끗하고 하얀 목에 붉은 핏방울이 고이다가 주륵- 흘러내린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어쨌건 피다.
이렇게 까지 할 생각은 아니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지금 내가 물러서면 머슨이 계속해서 강압적으로 나올 것 같아 오히려 눈을 더 크게 부라렸다.
“...죽을 줄 알아.”
머슨이 슬쩍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기다란 손가락으로 내가 사정없이 깨물었던 목을 쓸어 올렸다. 양이 많지 않아 묽은 핏 자국이 손가락에 묻어 나온다.
움찔-
반쯤 내려간 눈꺼풀과 풍성한 속눈썹이 이렇게 사람을 긴장되게 만들었던가? 자신의 피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던 머슨은 그것을 제 입에 가져다 댄다. 붉은 혀가 손가락을 한 번 핥아 올리자 피가 말끔히 입 안으로 사라져 갔다.
난 머슨의 행동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그러다 적안이 다시 나에게 향하자 겁에 질린 것도 아닌데 마치 그런 것처럼 몸이 크게 요동친다.
“책임진다는 거지?”
“뭐, 뭘!”
그가 고개를 까딱해 보인다. 아마 내가 목에 낸 상처를 말하고 있음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선 나도 할 말이있거든?
“똑같이 해 준거야”
“난 널 책임질 거니까.”
“...”
“그럼 우리 똑같은 거네”
입술이 겹쳐 오고 진한 키스가 이어졌다. 몸 안 가득 차있던 페니스가 이제야 쑤욱- 빠져 나간다. 머슨과 입을 마주한 상태로 신음이 흘렀고 머슨은 그것을 삼켜갔다. 혀가 볼 안쪽 여린살을 쓸고 서로의 입술이 먹히고 먹혀 들어가며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타액을 맛보았다.
“하아… 잠깐, 너 키스는 왜 이렇게 잘하는데?”
천년의 분노도 가라앉게 만들 혼이 쏙 빠져나갈 정도로 황홀한 키스였다. 여기서 어물쩍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헐벗고 달려들기 전에 멈춰서야 했다. 아 이미 헐벗었지만.
“에리나가 내 옆에만 있어 준다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어.”
“흐읍! 잠깐, 야!… 으읍…”
성급한 섹스에 대한 호통은 한참 후에야 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머슨은 자신을 밀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더 기어코 받아 냈고, 성녀의 신전으로 가는 일은 결국 고사하기로 결정했다.
========== 작품 후기 ==========
*피가 난무하는 본격 고어섹슈얼판타지로맨스
에리나 : 응 아니야
*독자님 : 잉잉잉~ 작가님 안 오시는줄 알았쟈나용〉〈
작가 : 설마 저, 기다리신 거예요? 아니, 어쩜 이럴수가... (벅차다) (물고 있는 치킨조각을 건낸다) 이거 제 영혼까지 다 준겁니다.
독자님 : 더러워
*독자님 : 머슨 폭발해주면 너무좋네여유ㅠㅠㅠㅠㅠ
작가 : 우주대폭발이 아직 남았습니다!!(캐붕될까봐 걱정하는 작가)
에리나 : ...? 어느정도기에...
작가 : (안쓰럽게 에리나를 바라본다.)
에리나 : 왜 뭐 왜
*독자님 : 흐으어 한번 눌러 보았다가 결제하고 새벽4시까지 읽었어영8ㅅ8! 하 여주 세상답답, (그렇다고 디스는 아님미다!!)
작가 : 아, 안돼 에리나 사이다여야 되는데... 에리나 분발해 독자님들이 원하시잖아!
에리나 : (스프라잍 샤워 충전중...)
*독자님 : 머슨 그러디마! 아니 그래도 되긴 한데 설명을 하란마뤼야 기억이 돌아왔다고 왜 말을 못훼!! (박신양st)
작가 : (독자님 복장터지는 소리 여기까지 들리는 작가) (에라 모르겠다 걍 다 밝히고 서로 해피엔딩 가는 빠른길을...)
피에르, 레이넌 : 안돼! 우리들 등장 한번 더 하자!!!! (정체 밝히는 에피소드가 사라지면 에필로그에서나 볼 수 있는 그들)
독자님 : (기억이 가물가물) 알았다! 첫 화에서 끔살당한 마을주민 41, 42!
작가 : 끔살은 맞지만 마을주민은 아닙니다. (피에르, 레이넌 토닥토닥)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 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후원쿠폰주신 별하난이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