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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18세 미만 구독불가 였습니다-84화 (84/170)

84편

<-- 12. 집들이가 원래 이런거였나요? -->

낮게 내려 앉은 머슨의 목소리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냥 두렵지도 않았다. 머슨이 내뱉은 말에 서운함이 먼저 찾아 들어 전에 없던 화가 욱 하고 튀어 올랐다. 내가 널 싫어서 보내는 게 아니잖아!

이미 물러설 곳도 없는 나를 향해 머슨은 더욱더 가까이 다가왔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벌어져 있던 내 발사 이에 머슨의 가죽 신발이 파고든다. 벽을 짚은 팔이 굽혀지고, 아슬아슬 하게 코가 맞닿을 만큼 그가 고개를 숙였다.

“멈춰. 오지 마.”

얼굴을 돌려 머슨을 외면했다. 작은 반응이었지만 머슨이 움찔 하는 것이 느껴진다. ‘쉽게 떠나버릴 사람’ 머슨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이 나를 발가벗긴 듯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머슨을... 어느 순간에는 등을 돌려 다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사실 머슨이라는 인물은 없고, 이 길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거짓된 이방인인 내가 걸림돌이 되어 그가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은 만들어선 안 된다.

“날 얼마나 아프게 할 건데”

으르렁 거리는 그의 목소리엔 진한 슬픔이 베여 있었다. 난 머슨을 다치지 않게 하고자 노력 했지만, 정작 머슨은 나 때문에 아프고, 힘이 든다 이야기한다.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난 죄책감에 잠도 한 숨 못자고 밤새 눈물을 쏟으며 괴로워 할거야. 너도 다치고, 나도 힘든 상황을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는데 왜 굳이 거부하겠어!”

“내 눈알이 뽑히든, 내장이 터져 나가든 에리나가 죄책감 같은 걸 느낄 필요는 없어”

“어떻게 그래? 네가 사지불구가 돼서 밥 한 숟갈 떠먹지도 못하더라도 난 휘파람만 불고 있으라고?”

“그래. 휘파람이든 노래든 마음껏 불러. 난 에리나만 무사하면 돼.”

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니 속이 답답하고, 커진 목소리는 줄어들 줄을 몰랐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먹어? 네가 나 때문에 다치는데 내가 어떻게 휘파람을 불고 노래를 부르겠어!”

“그게 왜 에리나 때문이야?”

“내가 마왕보다 나쁜 년이라 너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으니까!!”

귀가 멍해질 정도로 빽 소리쳤다. 격해진 감정에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고, 동시에

나 스스로의 한심함을 느꼈다.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핑계로 진실을 숨긴 채 머슨을 붙잡아 둔 나는 머슨의 인생에 있어서 악역이 틀림없었다.

“흐읍-. 그러니까 네가 다쳐서 날 더 나쁜 년으로 만들지 말라고.”

“에리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게 마음이 아파.”

머슨의 손이 내 뺨에 닿아 눈물을 닦아 낸다. 난 그것을 쳐내고 가슴을 밀었다. 위로 받고 싶지 않거든? 나한테 화가 나서 눈물이 나는 거라고. 그러나 머슨은 물러서주지 않았다. 오히려 내 손목을 강하게 붙잡고 벽에 눌러내린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날 밀어내진 못해.”

“그런 말이 아니잖…”

“케일하르츠!!”

앗 깜짝이야. 나와 머슨 둘 만의 공간이 날카로운 비명에 의해 와장창 깨어져 버렸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성녀는 하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억지로 화를 내려 누르는 듯 이를 악물고, 애써 얼굴근육을 이완시킨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아니 됐어. 일단 신전으로 가자. 거기 가서 이야기해도 늦지 않아.”

머슨이 움직이지 앉자 성녀는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미 ‘간다’는 것이 확정이라도 된 것처럼 굴기 시작했다.

“머슨...”

상황이 새 국면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욱 하는 마음 때문에 마구 떠들어대던 입을 몇 대 쥐어박고 싶었다. 분명 다 들었을 텐데. 머슨은 자신의 팔에 매달리는 성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내내 무관심하다 시피 했던 그의 태도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큰 변화였다.

“이만 가라.”

“뭐?”

짧은 말 한마디와 함께 머슨에게서 손가락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고, 성녀의 몸은 빛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 어?!”

성녀가 있던 자리를 손으로 휘저어 봤다. 투명인간이 된 것도 아니고 정말 사라졌다.

“어떻게 한 거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으앗!”

내 몸이 머슨의 손에 가볍게 들리더니 침대 위로 눕혀졌다. 내 위로 올라온 머슨은 다급하게 입술을 찾으며 물어뜯듯 날카롭게 이를 세웠다.

“읍… 아팟…”

“확실하게 새겨 놓을게”

붉게 달아 올라있을 입술을 손등으로 꾸욱 눌렀다. 비릿한 피 맛이 느껴짐으로서 알았다. 머슨의 잇자국이 깊게 났다는 걸. 머슨은 멈추지 않고 내 손을 치워 내더니 다시 입술을 부딪혀 오기 시작했다.

“따가워… 흡 음!”

고통스러운 키스였다. 힘 차이가 너무 나 차마 저항 할 수도 없이 머슨에게 깔려있었다. 옷이 벗겨지고 맨 살이 비춰지는 곳 마다 머슨이 이를 박아댔다. 마치 짐승처럼.

“으흑… 아파”

“마음으로 밀어낸다면 몸에 새겨 넣겠어.”

배꼽 아래를 강하게 빨며 이로 긁어내던 머슨이 그 자리에 붉은 자국이 피어나는 것을 확인하자 이번엔 혀로 부드럽게 핥아 올렸다.

“사라지면 또 남기고, 또 남길거야.”

큰 손이 배를 훑고 올라가더니 가슴을 쥐었다. 손가락으로 유두를 잡고 살살 돌리기 시작하자 민망하게도 그것이 얼마 지나지 않아 꼿꼿이 서버렸다. 가슴에 입술이 찾아들고 질척한 타액과 함께 요란한 소리가 나도록 빨아 당겼다.

쭈웁- 쭙

염색 된 갈색 머리가 내 턱밑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지독하게 야했다. 찌릿찌릿한 기분이 중심에서부터 퍼져 오르고, 몸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절대 못 벗어나”

“하아… 뭐?”

대답을 들을 겨를 같은 건 없었다. 허벅지가 들리더니 그 사이로 머슨의 얼굴이 거침없이 파고든다. 놀라 반사적으로 이마를 밀었으나 머슨이 좀 더 빨랐다. 음핵을 핥아 올리는 머슨에 의해 뻗은 손이 무색하게도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시도는 물거품이 되었다.

엉덩이가 들려진 상태로 머슨은 내 허벅지를 붙잡고 얼굴을 파묻었다. 숨은 제대로 쉬어질까 싶을 정도로 깊숙한 곳까지 혀를 찔러대자 밀려오는 흥분감에 공중에 띄어진 발을 버둥거렸다.

머슨은 미동도 없이 날 애무하기에만 바빴고 그 어느 때 보다 거칠고 투박했다. 이성간의 섹스를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붉은 넝쿨에 온 몸이 감겨 서서히 잡아먹혀 가고 있는 것 같았다. 거부할 수도 없이 아주 강압적으로.

========== 작품 후기 ==========

*성녀 : 여긴 어디? 나는 무슨짓을 당한거?

에리나 : 나도 무슨 짓을 당하고 있긴 한데...

*독자님 : 너무해 ᕙ(•̀•́ )ᕗ 너무해 ᕙ(•̀•́ )ᕗ

작가 : 핡 이모티콘 옴총 귀여워요!!

*독자님 : 성녀 언제 바르나요? 아 발암...

작가 : 성녀의 패망이 이 소설의 해피엔딩이고, 전 해피엔딩 아니면 못 쓰는 병이있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패망을 볼 수 있으실겁니당〉〈

*독자님 : 황제도 엘도 모두 성녀에 대한 콩깍지가 벗겨졌으면 좋겠네요 성녀3차 빡침 각! (소설도 길어져서 작가님도 오래 봤으면 좋겠어용 헿)

작가 : 이거 끝나면 쉴틈없이 차기작 나갑니다 헿헿(독자님없인 못 살아 정말 못살아)

*독자님 : 곧 완결이라시더니 우리랑 밀당하는 작가님

작가 : 1월 내로 완결이란 말은 취소 최소 입니다...(잠수탄 작가로 인해ㅠ) 2월 내 완결! 빠르게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당!

*독자님 : 여주 넌씨눈 오지랖!!! 아오 답답이!!!

system : (이 코멘트를 성녀가 좋아합니다.)

*독자님 : 머슨만 제정신! 나머지 다 나사 나간것 같아요! 주신도 왜 그딴애를 성녀로뒀죠?! 주신님 A/S부탁점요!!!

주신 : 아아 15일 내로 가져오셨어야 환불 가능이구요, A/S는 2년까지입니다. 기간지났어요

독자님 : (아 내 뒷골)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 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후원쿠폰 주신 히나나님 감사합니다〉〈

*대지각 죄송합니다 ㅠㅠ (씬좀 써볼랬더니 뜻밖의 손님들로 집중하지 못했네여 ㅠㅠ 내일은 많은 용량으로 제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 +(지금부터 쓰면 내일 올릴수있겟징 춍춍춍=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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